강릉 :: 한 지붕 두 맛집, 초당소나무집의 짬뽕순두부전골과 순두부젤라또
한 지붕 두 맛집, 초당소나무집의 짬뽕순두부전골과 순두부젤라또
예전에 순두부젤라또라는 독특한 메뉴가 강릉에 있다고 인터넷에서 본 적이 있었다. 먹어보고 싶은 마음에 숙모한테 얘기했더니 숙모는 처음 들어본다고 하셨다. 응? 생각보다 별로 안 유명한가? 순두부젤라또는 강릉 초당두부마을에 있는 초당소나무집이라는 가게에 입점해있는데, 삼촌과 숙모는 이 가게에서 자주 먹지 않아서 몰랐다고... 현지인들보다 관광객에게 더 유명한 곳인가보다.
그리하여 떠나기 전 아침식사를 이곳에서 하기로 했다. 지붕은 하나인데 맛집은 두 곳, 일석이조, 일거양득, 일타쌍피가 가능한 강릉 순두부 마을의 초당순두부집이다.
영업시간 | 07:30 AM~20:00 PM
매장주소 | 강원도 강릉시 초당동 354-4
전화번호 | 033-653-4488
아침식사로 젤라또를 먹을 수는 없으니 우선 식사부터 하기로 했다. 강릉고등학교 옆 강릉 초당두부마을에는 20여개의 순두부 식당이 밀집해 있다. 삼촌네는 주로 할머니순두부집을 간다고 하셨는데, 할머니가 들어가는 가게만 세 곳이다. 크크크. 초당소나무집은 바로 옆에 커다란 소나무들이 있어서 찾기 쉽다. 주차는 가게 앞에 무료로 가능하다.
나름 아침 일찍 왔는데 손님들이 꽤 많았다. 거의 만석 수준. 자리에 앉아 메뉴를 고심해보았다. 단체로 왔을 때는 얼큰순두부전골, 짬뽕순두부전골, 해물짬뽕두부전골이 먹기에 좋다. 짬뽕순두부전골과 해물짬뽕두부전골의 구성은 거의 비슷한데, 두부가 순두부냐 판두부냐의 차이이다. 물론 가격도 차이나지만. 인원이 4명이라 짬뽕순두부전골 3인분과 순두부백반 1인분을 시켰다. 짬뽕맛이 나는 두부전골은 처음이라 기대가 되었다.
벽에 써있는 메뉴판을 읽느라 눈아파 혼났는데 테이블에 메뉴판이 있었다. ㅋ...
숙모는 짬뽕순두부전골 3인분을 시킬거면 그냥 해물짬뽕두부전골 소 자를 시킬 걸 그랬나 조금 후회셨다. 근데 어차피 사리랑 공기밥 때문에 그게 그거다.
일요일 오전 9시 30분인데 사람이 이만큼.
손님이 많아서인지 조금 오래 기다렸다. 서빙하시는 분이 전골을 들고 나올 때마다 '우리 건가? 우리 걸 거야, 우리 거 아닌가?' 를 계속 종알거렸다.
보통은 밑반찬을 먼저 주는데 손님이 많아서인지 전골과 같이 서빙되었다. 고추된장무침에 오이소박이는 내 취향이 아니었다. 삼촌은 리필까지 하셨지만.
그렇게 20분 정도 기다렸을까, 드디어 짬뽕순두부전골이 등장했다. 그와는 첫만남인데, 인상이 아주 좋았다. 냄비에 가득한 오징어와 홍합들. 얼큰한 짬뽕 국물도 마음에 쏙~
순두부백반은 양념이 되지 않은 그대로 나온다. 비지와 함께! 갓 짜낸 비지는 비린맛 하나 없이 고소하기만 했다. 순두부백반 자체로도 맛있었다. 짬뽕순두부가 맵게 느껴질 때 한수저씩 떠 먹기 좋았다. 메뉴를 선택한 숙모의 혜안에 찬사를...
짬뽕순두부전골에는 다양한 재료가 들어 있어서 좋았다. 아주 매운 정도는 아닌, 딱 칼칼한 정도.
속이 확 풀리는 짬뽕 국물에 시원한 해물, 부드러운 순두부의 조화가 수저를 쉴 새없이 뜨게 만들었다.
보글보글. 오늘 점심 순두부 어떠신가요? ㅋㅋㅋㅋ
마지막에는 사리까지 추가해서 야무지게 먹었다. 사리는 오동통한 우동 사리.
맛있게 먹고 나와서 이제는 순두부젤라또를 맛볼 차례. 무슨 맛을 살까 고민했는데 먼저 나갔던 삼촌이 이미 3종류의 젤라또를 사놓고 우릴 기다리고 계셨다.
메뉴는 총 8가지! 아로니아 소르베와 요거트젤라또는 벌써 품절이었다. 아마 재료가 전날 소진된 것 같다. 가격은 3500원으로 모두 동일하다.
순두부전골 먹고 나와서, 후식 먹기 딱 좋다. 한 지붕에 두 종류의 제품을 판매하기로 한 것이 누구 아이디어인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천재적이다. 매콤칼칼한 음식을 먹고 나면 시원하고 깔끔한 디저트를 먹고 싶어지기 마련이니까.
삼촌이 주문한 젤라또는 한라녹차젤라또, 강릉커피젤라또, 순두부젤라또. 이렇게 세 가지였다.
순두부젤라또를 한입 떠서 입에 넣은 순간, 어! 정말 순두부맛이다! 두유같으면서도 더 날것의 맛과 향이랄까. 조금 달달한 순두부맛. 오바 좀 더 해서 순두부젤라또를 먹으러 강릉에 오는 사람도 있다던데. 한번 맛을 보면 또 생각날 것 같은 맛이긴 하다. 다른 곳에는 없는 독특한 맛이니까.
강릉커피젤라또는 너무 달달해서 그저 그랬고, 한라녹차젤라또는 내 입맛에는 약간 쓴약 먹는 느낌이었다. 녹차랑 젤라또가 좀 안 어울리는건지... 녹차 평소에 엄청 좋아하는데 이 날 내 입맛이 이상했던건지. 숙모는 녹차젤라또가 제일 마음에 든다고 하셨지만.
식당 바로 옆에 있는 소나무들. 사람들이 삼삼오오 벤치에 모여서 순두부젤라또 한 컵씩 즐겼다. 와중에 재료 납품하시는 분이 우유 등을 배달하는 모습을 보았는데, 주인분이 젤라또를 한 컵 떠서 주시더라. 여러모로 센스만점인 가게다.
강릉에서 꼭 먹고 싶었던 순두부젤라또까지 맛보았으니 이번 여행은 성공적! 집에 가는 버스 시간을 잘못 예약해서 아침에 조금 촉박한 상황이었는데도, 짬뽕순두부와 젤라또까지 맛있게 먹었던 여정이었다. 강릉에 참 먹을 것이 많구나 느끼기도 했다. 다음 강릉 여행은 언제쯤이 될까? 확실하진 않지만, 그때도 분명 즐거울 것 같다. (이렇게 쓰니까 강릉 여행기가 끝난 것 같지만 아직 1편이 남았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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