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 2018 제4회 궁중문화축전 경복궁 야간 특별 관람
문화재청에서는 1년에 여러 번 4대 고궁을 야간에 여는 이벤트를 한다. 그 중 달빛기행, 별빛야행은 입장료가 30,000~50,000원 정도로 궁궐 전반을 산책하며 공연도 보고 다과도 먹는 고풍스러운 행사이다...만, 아직까지 티켓팅에 성공한 적은 없다. 판매 시작 2시에 옥션에 들어가면 주말 공연은 전부 다 매진되어 있기 때문이다죽기 전에 갈 수 있나?. 하지만 아쉬움도 잠시. 봄과 가을에는 경복궁과 창경궁에서 야간 특별 관람이 있다. 일반 입장료 금액을 내고 까만 밤하늘 아래서 고궁을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 지난 4월 말 진행되었던 궁중문화축전 덕에 다녀왔다.
제 4회 궁중문화축전이 열리는 9일간, 4대 고궁에서 많은 행사가 있었다. 개막제에는 김정숙 여사님도 오셨다고 한다. 서울에 살았다면 하나씩 다 가보았을 텐데... 아쉽게도 연휴 주말에만 시간이 나서 5일 경복궁, 6일 창경궁 야간 개장 티켓을 구매했다. 함께 갈 사람도 정하지 않은 채로 1인이 구매할 수 있는 최대 티켓인 4장씩 샀다.
방문 1주일 전 단톡방에서는 큰 반응이 없었지만 다행히 친구 A가 전날에 가보고 싶다고 해서 합류. 다른 친구 B도 가고 싶다고 해서 총 3명이 되었다. B가 가고 싶다고 했을 때 A가 티켓 알아보다가 전부 다 매진이어서 깜짝 놀랐단다. 서울 이벤트에 관심 없는 서울러들 내가 니들이랑 갈지 안갈지는 모르지만 일단 4장씩 티켓을 사놓았다고 하니까 다들 빵터졌다. 다른 친구들은 일정이 있어서 참여 불가. 결국 온라인에서 가고 싶어하는 분을 모집한 뒤에 남은 한 장을 드렸다.
야간 특별 관람은 오후 7시부터 9시까지 진행한다. 친구 A와 본비빔밥에서 저녁을 먹고, 시간에 맞춰 오후 6시 50분 경 광화문 앞으로 갔다. 온라인 예매를 한 사람들은 광화문과 흥례문 사이에 있는 매표소에 가서 실물 티켓으로 바꾸어야 한다. 이미 사람들로 바글바글.
중간에 매표소 기계가 이상해져서 줄 선 라인이 없어질 뻔 했으나... 문화 시민들 덕택에 문제 없이 티켓을 교환할 수 있었다. 다시 광화문 앞으로 와서 한 분께 나눔해드리고 7시 10분에 친구 B와 만났다.
그러고보니 새 카메라로 찍는 건 처음이다. 기념(?)으로 현판을 찍어봤다.
들어가면서 이전에 경복궁 방문 포스트를 썼을 때 배웠던 광화문의 역사에 대해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블로그를 하면 스몰토크에 도움이 됩니다.
해 지기 30분 전의 경복궁. 친구 B는 해가 지는 시간까지 체크를 해두었단다. 7시 28분.
우리는 경복궁 전각을 모두 구경할 수 있는 줄 알고 빨리 돌아보자~며 경회루로 후다닥 뛰어갔다.
그러나... 경복궁 야간 개장에서는 광화문-흥례문-수정전-경회루 구간만 관람이 가능하다.
궁중문화축전 내내 경복궁에서는 경회루 야간음악회 '경회루의 밤' 이 열렸고, 우리가 방문한 5월 5일 토요일은 마지막 공연이었다. 공연 시간은 8시. 경회루 앞에는 관객들을 위해 마련해놓은 좌석이 있었지만 이미 전부 사람들이 앉아 있는 상태였다. 경회루 안 쪽에서 공연 준비를 위해 바삐 돌아다니는 분들이 보였다.
언제 봐도 무겁고 웅장한 멋이 있는 경회루.
친구들에게 잡상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고 경회루 특별 관람도 꼭 참여해보라고 권유했다.
친구가 나보고 문화해설사를 하면 어떻겠냐고 하여 미래에 긍정적으로 검토해보겠다고 했다.
아직 해가 지기 전의 경회루. 앞 모습도 멋있지만, 옆 모습도 독특한 느낌이라서 좋다.
소나무 사이로 빼꼼 비치는 모습이 자연친화적인 느낌.
하늘과 호수의 빛이 함께 어두워지는 시간. 반짝반짝 빛을 내는 경회루가 아름답다.
옆 모습만 한참 찍다가 공연이 시작되어 조금 더 가까이로 옮겼다.
5월 5일 경회루의 밤 공연은 한국의집 예술단의 용비어천-하늘이 열리다 라는 작품으로, 세종대왕 즉위 600년을 맞이하여 한글창제의 의미와 문화예술의 결과물인 용비어천가의 정신을 되돌아보고 기리는 의미로 만든 무용극이다. 처음에 팜플렛을 읽지 않은 채로 관람하여 공연을 보는 내내 추측만발이었는데, 나름 비슷하게 추론해서 재밌었다.
글을 몰라 억울하게 자살한 농부의 딸. 심각한 분위기이기 때문에 조명이 벌겋다.
핍박받는 백성의 눈물에 괴로워하는 세종이 한글창제를 결심하고 정의공주, 집현전 학자들과 함께 한글창제를 하는 모습이다. 경회루 2층에 있는 귀신(?)같은 형상들은 여섯 용으로 변신한 조선개국의 원혼들이다. 육룡이 나르샤의 그 육룡.
공연은 총 7장으로 거의 40분 가량 지속되었기 때문에 팔이 아파서 영상을 다 찍지는 못했고, 띄엄띄엄 찍었다. 귀찮아서 편집은 하지 않았음
6장 하늘이 열리다 - 공연의 하이라이트 부분인 한글 창제 이후 기뻐하는 백성들
마지막 7장, 정가단아리 합창단이 세종의 업적을 노래한다. 곡명 아름다운 나라.
방문 전에는 공연에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았으나 생각보다 퀄리티 있었고 감동적이었다. 무용 부분은 여성, 남성, 독무, 단체 등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였고 밤하늘에 울려퍼지는 한국적 선율과 빛나는 경회루의 모습이 아름다웠다. 이 날 방문한 모든 이들에게 잊을 수 없는 밤을 선사해준 공연.
색색깔로 변하는 경회루의 모습. 찍고 또 찍고 또 찍고. 단렌즈라 클로즈업을 할 수 없었던 것이 아쉬웠다.
합창단 앞에서 지휘하시는 분이 검은 옷을 입고 계셨던 게 은근 한국적이고 멋있었는데.
공연을 보고 나니 거의 9시. 꿈 같은 시간이 끝났다.
밤하늘에 휩싸인 근정전도 다시 찍어주고...
늦은 시간에도 고궁 사랑에 여념이 없는 시민들. 우리도 그 중 하나♥
요 앞에서 친구들 사진을 찍어주다가 너무 어두워서 유체이탈 짤만 몇 장 건졌다.
광화문의 빛나는 뒤태(...)를 찍어주고 관람 종료.
광장에는 부처님 오신날을 맞이하여 빛나는 종이 석탑이 있었다. 크고 아름답다.
지하철을 타러 횡단보도를 건너면서 광화문에게 인사. 안녕 안녕. 다음에 또 보자.
■경복궁 관람 관련 포스트
2017/06/09 - [발자취 足跡/한국 大韓民國] - 서울 :: 경복궁 #1 광화문을 지나 아미산까지
2017/06/10 - [발자취 足跡/한국 大韓民國] - 서울 :: 경복궁 #2 크고 아름다운 누각, 경회루
2017/06/19 - [발자취 足跡/한국 大韓民國] - 서울 :: 경복궁 #8 월담을 해서라도 보고 싶은 경회루 안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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