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 아직 발전하는 중, 돈의문 박물관 마을(구 새문안 동네) 구경하기
5월 5일은 친구와 만나 경복궁 야간개장을 보러 가기로 했다. 그 전에 시간이 잠깐 남아서 무엇을 할까 하다가 광화문과 가까운 돈의문 박물관 마을을 가보기로 했다. 작년 9월에 이 곳에서 제 1회 서울 도시 건축 비엔날레가 열렸을 때 가보고 싶다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나지 않아서 방문하지 못했다. 드디어 와보는구나!
토요일 오후 4시, 서대문 역에서 내려서 도보로 5~10분 정도 걸어가면 나타나는 돈의문 박물관 마을. 입구가 여러 곳 있지만 우리는 경찰박물관 옆의 계단을 올라갔다.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지나치기 쉽다.
연휴의 첫번째 날이라서일까, 아니면 아직까지 잘 알려지지 않아서일까? 사람들이 많아 보이지는 않았다. 70-80년대의 한국식 건물로 둘러싸인 돈의문 박물관 마을. 와보고 싶다고 생각만 했지 이 곳이 어떤 곳인지는 잘 몰랐는데, 오래된 건물들을 깔끔하게 정돈하고 그 안에서 디자인 물품을 판매하거나 공방들이 자리하고 있는 시스템이었다.
처음에는 식당인 줄 알았는데 돈의문 마을 방송국이라고 한다. 열려 있지는 않았다.
처음에 들어간 건물에는 서울시의 도시 계획을 정리해놓은 전시장이었다. 신월동이 리스트에 있었던 것이 기억난다. 서울 시민이 아닌 내 입장에서는 조금 부럽기도 하다. 이렇게 발전되어 있는 도시에 또 무언가를 더 만들려고 힘쓰는 모습이...
첫번째 들어간 건물이 조금 딱딱한 주제라서 약간 실망을 하고 맞은편에 있는 건물에 들어갔다. 이 곳은 디자이너들이 본인의 작품을 방마다 진열해놓고 판매하는 곳이었다. 방을 하나씩 들어갈 때마다 다른 테마의 작품들이 있어서 보물찾기 하는 기분이 들었다.
친구는 한 디자이너의 마스킹 테이프를 마음에 들어했으나 판매 담당자가 없어서 구매를 하지 못했다.
벽면에 온라인으로 물건을 살 수 있다고 웹사이트 주소가 있었는데, 메모를 해 두지 않아서 어떤 사이트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적어놓을걸!
다양한 종류의 패브릭 장식이 많아서 친구랑 인테리어에 대해 이야기도 좀 나누고...
마을 위 쪽으로 올라갔더니 돈의문 전시관이 있었다. 그 중 하나인 아지오AGIO. 이전에 이 곳에 있었던 이탈리안 레스토랑 건물을 그대로 활용한 전시관이라고 한다. 다른 하나는 한정韓井 전시관으로 이전에 있었던 한식당 건물이다. 전시관의 이름을 이전에 있었던 식당 이름을 그대로 따서 지은 것.
돈의문 전시관은 서울역사박물관의 분관이다. 근처 박물관을 관람하면서 스탬프 투어를 할 수 있다. 우리는 그냥 돈의문 전시관 스탬프만 찍었다. 시간이 늦어서 다른 박물관들이 문을 닫은 시간이기도 했다.
러프하면서도 깔끔하게 정돈된 분위기가 독특했다. 한국다운 느낌.
아지오AGIO에서 창문 밖을 바라보면 서울 도심인데도 불구하고 나무와 산이 보인다. 친구가 교외에 나와 있는 것 같다며 마음에 들어했다.
돈의문 박물관 마을은 새문안 동네라는 작은 동네에 조성한 곳이다. 꽤 오랜 기간 이 곳에 위치해 있었던 구멍가게, 식당의 역사를 알리기 위해 지도와 미니어처로 당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규모가 크지 않은 동네 상권을 기록하기 위해 애쓴 모습을 보니 신기했다. 이 동네에는 근현대에 지어진 다양한 형식의 가옥이 있다고 한다. 문화적 가치가 있어서 바꿔놓은 것치고는 마을이 조금 썰렁해서 상점가를 그냥 보존해 놓는 것이 더 낫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 예쁘게 그려진 일러스트를 보고 있자니 그 부분이 아쉬웠다. 전시관 관람하고 골목길 구경하다가 식당에 가서 밥도 먹고 싶은 마음? 이전에 있었던 한식당들의 메뉴 소개까지 되어 있었는데, 이젠 다 없는 식당들이니 그저 그림의 떡.
창밖으로 경희궁이 보인다는데... 건물은 잘 보이지 않았다.
아지오AGIO 전시관과 한정韓井 전시관은 이어져 있어서 관람에 푹 빠져 있다보면 어느새 나가는 곳이 나온다. 생각보다 전시관의 내용이 알차서 좋았다. 1970년대에는 이 일대가 교육열이 엄청 났기 때문에 과외방이 밀집해 있었다가, 과외 단속 이후에 식당가로 변했다던가.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많았다.
마을 반상회라는 코너에서 우리 동네 이야기를 해보라고 해서 펜으로 열심히 그린 후 걸어보았다. 논과 밭 뿐입니다요.
새문안 동네에서 돈의문 박물관 마을로 변화하는 과정을 찍은 사진들.
식당가였던 모습이 내 눈에는 정겨웠다. 예전에는 이런 전통가옥(?)이 있는 곳에 한국식으로 크게 '찌개' 라던가 메뉴를 크게 써 놓는 게 아주 싫었는데, 요즘은 나름 힙해보인다고 할까, 한국 문화로서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고나 할까. 그래도 너무 과한 건 싫지만.
한옥 식당가였던 곳은 건물을 다시 세워서 아주 깨끗하다. 새 것 냄새가 나는 것 같은 느낌. 조금 서먹하다.
몇몇 공방이 입점해 있었는데 대부분 비어 있고 문을 열지 않아서 썰렁한 느낌이었다.
매일매일 문화체험도 진행한다고 한다. 우리가 한가한 타이밍에 온 건가? 어쨌든 좀 더 활성화 되었으면 하는 마음. 그런데 친구는 여기가 썰렁해서 좋단다. 서울 어디를 가든 사람이 많은 게 싫다고...
광장에는 아이들을 데려온 단란한 가족들이 많았다. 이런 공간이 많이 필요하다.
광장 옆에는 마당으로 들어오는 길이 ㄱ자로 꺾여 있어서 안 쪽을 볼 수 없게 되어 있는 단독 주택이 있었다. 이 곳은 그릇을 만들고 수업을 하는 곳처럼 보였는데 아무도 없어서 약간 민망해 하며 나왔다. 건물 분위기가 너무나 한국적이라 맘에 들었음.
한옥 건물 사이를 걸어보며 탐방 종료.
도시재생계획의 일부로 돈의문 박물관 마을을 조성했다는데 관광지도가 마련되어 있지 않아서 처음 오는 사람들에게는 아리송할 것 같다. (다 본 건지 아닌지 아리송...) 하긴 규모가 작고 공방 입점도 다 되어 있지 않으니 팜플렛 활용도가 좀 떨어질 것 같긴 하다. 그래도 입구에 지도를 구비해뒀으면 하는 마음.
돈의문 박물관 마을의 소식은 하단의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관람을 마치고 나니 날씨가 아주 좋아서 기분이 상쾌했다.
광화문으로 걸어가는 길에 보았던 옛날 열차. 서울역사문화관, 경희궁도 이 근처에 있으니 하루에 몰아서 관람해도 좋을 것 같다. 종로구를 돌아다니면서 서대문 쪽은 잘 가지 않았는데, 나중에 이 쪽 구경도 천천히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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