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 강남 인터컨티넨탈 코엑스 하모니볼룸 결혼식 & 식사
그녀와 알게 된 지도 벌써 5년. 그 중에서 2년은 서로 다른 나라에 있었기 때문에 함께 지냈던 시간은 많지 않은 편이지만, 힘든 호주 유학 시절에 서로 챙겨주었던 고마운 존재이기 때문에 흔쾌히 결혼식에 참여한다고 했다. 바로 전 주에 일본 여행을 다녀온 상황이라 2주 연속 서울로 이동을 하게 되어 상당히 힘들기는 했지만... 그래도 한 의리한다는 나의 명성(?)을 지키기 위해ㅋㅋㅋㅋ 아침 6시 30분 차를 타고 서울로 이동했다. 서울에 지낼 동안 입을 옷과 일본에서 사온 선물들을 캐리어에 바리바리 싸들고. SNS에 일본 사진을 올리는 내 계정을 보고 지인이 "지금 일본이니...? ㅠㅠ 내 결혼식 올 수 있는거야? ㅠㅠ" 라고 해서 좀 귀여웠다. 실시간 아니라구. 걱정하지마! ㅋㅋㅋ
아 참, 몰랐는데 청주에서 코엑스로 바로 가는 버스가 있었다. 도심공항 덕택이다. 버스 시간표를 잘 살펴보니 내가 사는 지역에서 출발한 버스하고 약간 애매하게 타이밍이 안 맞아서 못탈 줄 알았는데 이게 웬걸! 10분이나 시간이 남아서 정말 널널하게 탈 수 있었다. 청주국제공항을 들렀다가 강남으로 가는 이 버스... 앞으로 자주 이용해야겠다...♥
결혼식 장에서 어수선하게 짐을 두는 게 좀 민폐인 것 같아서 도심공항의 짐 보관함을 이용했다. 결제를 후불 교통카드로 하려고 했는데 전혀 먹히지 않았다. 5만원 권밖에 없어서 커피샵 직원에게 부탁해서 천원짜리를 만든 후에야 겨우 사용할 수 있었다ㅠ_ㅠ 이게 뭐야.
바깥에는 비바람이 불고 있었다. 결혼식 복장에 맞춰서 힐을 챙겨왔는데, 힐을 너무 오랜만에 신는 거기도 하고 바깥이 너무 미끄러워서 그냥 운동화를 신고 갔다. TPO에 맞지 않는 복장 정말 죄송합니다 흑흑... 그리고 양손에 과자 선물을 들고, 삼성역에 가서 진정성 밀크티를 샀다. 지인에게 한국에서 제일 맛있다는 밀크티를 맛보게 해주기 위해. 너무 기대는 말라고 했다.
지인은 호주에서 계속 살 예정이므로 축의금을 요구하지 않았다. 그래서 과자를 사간 건데, (로이스 초코, 치즈 쿠키, 말차 쿠키, 로이스 감자칩으로 과자만 4종류... 과자에 미친 사람 같잖아 이거) 생각해보니 열심히 챙긴 선물이 먹으면 없어지는 거잖아?! 싶어서 현대백화점에 가서 입생로랑 아이새도우 팔레트를 샀다. 그러다 2만원만 더 쓰면 파우치를 사은품으로 준다기에 내가 쓸 틴트도 샀다. 직원 분 영업 잘하시네요 후후. 그래도 샘플 많이 챙겨주셨다. 감사합니다. 답례로 일본에서 사온 초콜렛(낱개)을 선물로 드렸다.
비바람을 뚫고 신부대기실에 도착. 한국에 친구가 별로 없는 그녀를 위해 일찍 도착했다. 이미 고용한 포토그래퍼가 따로 있었지만 그냥 내가 찍고 싶어서 그녀의 사진을 열심히 찍었다.
꽃장식이 너무나 예뻤다. 새신부도 꽃처럼 예뻤다.
선물을 건네주고 방문하는 손님들과의 사진도 찍어주고, 지인의 호주 친구 Mariel과도 얘기나누고, 정말 오랜만에 본 공통 지인과 반갑게 인사하면서 결혼식을 기다렸다. 새신부가 배고프다고 해서 초콜렛(낱개)를 주었다. 친절한 웨딩 플래너에게도 하나 드렸다. 과자 보부상
떨리냐고 물어보았는데 하나도 안떨린단다. 왜냐면 시드니에서 이미 한 차례 결혼식을 올리고 난 후라서ㅋㅋㅋㅋ '결혼식을 두 번 하는데 둘 다 내가 사는 도시에서 하는 게 아니야-_-' 라고 투덜거렸다. 귀엽지만 말에 뼈가 있는 투정. 비행기 값만 엄청 썼다고 한다. 고생 많았어ㅠ_ㅠ
마지막까지 사진을 찍고 같이 가느라고 식장에서는 좀 끄트머리에 앉게 되었다. 사진이 잘 안찍혀서 슬펐다. 빛이 너무 강해서 망원렌즈가 있었어도 얼굴은 하나도 안나왔을 것 같다.
사진을 찍어야 하는데 꽃도 뿌리라고 해서 당황. 옆자리에 앉은 공통 지인에게 맡겼다.
축가를 부르시는 분들이 지인의 친구가 아닌 성악가분들이라서 정말 깜짝 놀랐다. 이런 결혼식 처음이야ㅋㅋㅋ
정말 축하해요.
테이블에는 이렇게 예쁜 꽃장식들이 있었다. 옆에 앉은 공통 지인이 식이 끝나면 우리가 가져갈 수 있다고 알려줬다. 오오. 처음 안 사실.
식이 좀 특이하게 진행되었는데, 버진 로드를 지나고 1부가 끝나자 이동을 하지 않은 채로 앉아 있는 테이블에서 바로 식사가 서빙 되었다. 뷔페식이 아닌 코스 요리 식. 이런 결혼식 처음이야222
식전빵이 나왔다. 버터에 냠냠.
전채 요리는 '신선한 계절 야채와 세 가지 맛을 곁들인 참치 타다키' 라고 한다.
살짝 매콤한 맛과 흑임자 맛이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정말 신선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허브 크루통을 올린 포치니 버섯 수프. 게눈 감추듯 먹어치웠다.
중간 디저트 레몬 셔벗.
디저트를 먹고 나니 2부가 시작되었다. 포토타임이다. 가족들과의 사진을 찍은 후에 불려나갔는데 신발이 운동화라 뒷줄에 서고 싶었으나 어쩌다보니 신부와 아주 가까이 앞줄에 서게 되었다 흑흑 죄송해요.
메인 요리로는 호주산 쇠고기 안심과 왕새우, 베이컨 퀴시 타르트, 계절 야채와 버섯 소스. 새우 껍질을 벗겨야 해서 좀 귀찮긴 했지만 맛있었다. 호주산 쇠고기인 점에서 웃으면 되는 건가? ㅋㅋㅋㅋㅋㅋㅋㅋ
앞으로 이런 결혼식 식사를 할 일은 또 없을 것 같다고 공통 지인과 수다를 떨며 와인잔으로 건배!
한복으로 갈아입은 후 테이블을 돌 때는 잔치국수가 나왔다. 영어 이름으로 Wedding Noodles 이라서 좀 재미있었다.
마지막 디저트인 코코넛 오렌지 크림 무스. 깔끔한 맛이어서 좋았다. 디저트를 아직 다 먹지 못한 상태로 숟가락을 놀리고 있는데 갑자기 꽃을 하나씩 뽑는 게 아닌가! 옆자리에 앉은 지인이 냅다 뛰어가는 바람에 나도 얼떨결에 따라갔다가 우리 테이블의 분홍꽃은 건지지도 못하고 디저트도 1/3을 먹지 못했다는 슬픈 이야기...
꽃은 식장 앞에서 직원들이 예쁘게 포장까지 해주었다. 사진을 보면 아시겠지만.... 두 다발이나 챙김...^^;;;
짐이 너무 많아져서 결국 결혼식 끝나고 편도 1시간 거리인 사촌 집에 갔다왔다.
꽃은 이모에게 모두 주었다. 식물을 사랑하시는 분이기에 좋아하셨다. 처음에는 조화인 줄 아셨다나.
가족들끼리만 하는 줄 알았던 폐백도 구경했다. 사진 많이 찍어줬다.
폐백 절차가 그렇게 복잡한 줄은 처음 알았다.
결혼식이 끝나고 사촌의 집에 다녀온 다음 다른 친구들과 마루심에서 식사를 하고 애프터 파티에 갔다.
식장에서 옆자리에 앉았던 지인은 온다고 해놓고 잠드는 바람에 못왔다. 배신자... 그래도 영상통화 했다.
대부분 처음 보는 사이지만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호주에서는 이런 식으로 자주 놀았었는데 :D
1차 애프터 파티를 끝으로 지인과 그 배우자와 작별인사를 했다.
언제쯤 다시 볼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지인과 나중에 여행을 한 번 가기로 했다.
그 땐 중간 지점에서 만나야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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