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 경복궁 #8 월담을 해서라도 보고 싶은 경회루 안쪽
드디어 보게 된 경회루 특별관람. 처음에는 있는지도 몰랐고 그 후에는 올 일이 없어서 항상 가야지 마음먹고 있던 곳을, 오랜만에 친구를 만난다는 핑계로 갈 수 있게 되어서 감사했다. 남은 인원이 거의 2-3명 남았을 때 겨우 잡을 수 있었다.
경회루 특별관람 예약 (클릭!)
경회루 특별관람 예약은 경복궁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다. 관람 일정은 휴관일인 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있다. 그 중 아무래도 제일 박터지는 날은 토요일과 일요일이다. 평일과 다르게 4번이나 진행되는데도 마감이 빨리 된다. 특히 가장 경쟁이 센 토요일에 관람하고 싶은 분은 6일전 일요일에 신청이 열리기 시작하니 그 때 하시는 것이 좋겠다.
참가인원은 1회당 80명이고, 한 사람이 10명 이상 티켓팅(?) 할 수는 없다. 갑자기 못가게 되었으면 신청일 하루 전에 반드시 취소해야 한다. 가고 싶어도 못 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기억하자!
입장할 때는 휴대폰 캡쳐나 출력물처럼 예약화면을 보여주라고 되어 있는데, 직접 가보니 그걸 다 확인하지는 않고 이메일 주소와 인원 수만 체크해서 들여보내줬다.
경회루 입장하기 전의 대기장소.
시간이 20분 정도 남아서 위로 쭉 올라갔다.
궁궐 담장과 파란 하늘이 마음에 들었다.
하늘이 어찌 이리 맑나? 구름도 운치 있다.
조선시대 하늘은 이렇게 파랬겠지?
이런 것도 괜히 찍어봤다.
야간 경관 조명이라고 쓰여있다.
2년전에는 새들이 자기 자리인 양 돌아다니던 빈 공터.
오른쪽에는 흥복전 복원 공사를 알리는 안내문이 있었다!
공사기간이 2015년 9월 15일부터면 내가 다녀온 기간하고 비슷한데 왜 이걸 못봤을까? (찾아보니 10월 23일에 기공식이 열렸다)
완공이 되면 원래 용도처럼 임금이 외국 공사나 영사를 접견하는 모습을 재연하는 역사체험장처럼 쓸 것이라고 한다.
아까 전 사진에 가장 위쪽에 있던 문, 만시문이다.
경회루로 들어가는 문은 총 3가지가 있는데, 첫번째 문이, 이견문(利見門), 두번째 문이 함홍문(含弘門), 세번째 문이 자시문(資始門)이다.
이견문에서 경회루를 들어가면 이런 풍경으로, 다리 가운데에 어도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즉 이 문은 왕의 출입문이다.
관람객들은 이 곳이 아니라 가운데의 함홍문을 이용한다. 함홍문은 왕의 종친들이 사용했다.
가장 북쪽에 있는 자시문은 정 3품 이상의 관리들만 이용할 수 있었다고 한다.
경회루에 미리 들어가 있으면 1층에서 다른 참가자와 문화해설사님이 올 때까지 자유시간을 만끽할 수 있다.
위 쪽 천장의 무늬가 어여뻐서 찍어보았다. 일본도 중국도 아닌 한국적인 문양이다. 모양은 화려한데 색감은 파스텔톤.
경회루 안에서 수정전 쪽을 바라봤을 때의 풍경.
1층만 봐도 이렇게 느낌 좋다. 완전 명당인데~?
근정전도 보인다.
북악산 쪽으로도 찍어봤다.
천장이 막혀 있어서 사진을 찍으면 어둡게 나온다.
만세산과 미니 황룡주가 있는 서쪽.
친구가 찍어주었는데 노출이 이상했는지 허옇게 나왔다ㅋㅋㅋㅋ
비둘기야 안녕?
그런데 물이 너무 노랗다.
단청무늬가 단아하기도 하고 화려하기도 하고... 한국의 멋.
문화해설사님이 오셔서 주의사항을 듣고 신발을 슬리퍼로 갈아신은 뒤에 2층으로 올라갔다.
목조계단 올라갈 때는 조심 또 조심.
경복궁을 모두 복원하지 못하였는데도, 경회루 2층에서 보니 지붕들이 꽉꽉 채워져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과거에 이곳에 실제 있었던 건물들의 풍경은 정말 엄청났을 거 같다.
2층 창문에는 전부 이렇게 철조망이 쳐져 있다. 혹시나 있을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함일까?
위에서 보는 자시문. 문의 기와부분이 높이 솟아 있는 것으로 확실한 차별성을 두었다.
초점이ㅋㅋㅋㅋ
2층의 지붕 안 쪽 무늬는 1층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차분한 보라색? 파랑색?
마루에 앉아 설명을 듣기도 했다.
파티를 할 때 왕의 자리는 어디였는지, 경회루의 설계에는 주역의 원리를 이용했다는 것, 청동으로 만든 용에 대한 이야기.
연산군의 흥청망청에 얽힌 이야기, 인왕산 순정왕후의 치마바위 이야기, 세종의 파격 인사 등등.
500년 역사를 지닌 만큼 대대로 이야기가 쌓여서 하나같이 다 재미있는 이야기들이었다.
경회루에 몰래 들어갔다 출세한 사연 일제강점기 때 헐리기 전 경회루 연못 둘레에는 사방을 둘러싼 담장과 동・서・ 남문이 있었으며 궁인들도 아무나 들어갈 수 없었다. 세종 때 교서관에 근무하던 구종직이란 자가 숙직을 서던 어느 밤 경회루에 몰래 숨어들어가 풍치를 즐기다가 왕과 마주치게 되었다. 그가 경회루를 구경하고 싶어 미관말직의 몸으로 죄 를 저질렀다고 고하자, 세종은 풍류를 아는 자라 여겨 노래를 불러 보라 하였다. <춘추(春秋)>까지 외우게 한 왕은 다음 날 구종직을 불러 정9품이던 그에게 종5품을 하사하였다.
경복궁 가이드북 발췌
왕만 맨날 이런 풍경을 보고 있었다니!! 직위가 낮은 신하들에게 공개도 하지 않고. 치사하다 치사해.
그것뿐만이 아니라 이곳은 문을 다 활짝 열어놓아서 통풍이 잘되는지 아주 시원하다.
나라도 더운 여름에 여기 맨날 앉아서 쉬고 싶었을 거 같다.
지붕의 색감과 들보의 무늬가 리얼 빈티지.
조명이 따로 없고 어두워서 밝게 찍히지는 않지만. 북쪽의 북악산이 액자 속에 담긴 그림 같다.
한옥지붕부자가 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마루 위에서 다들 열심히 인증샷을 찍으심
2층에서 본 수정전
우리는 저 사람들을 보고, 저 사람들은 우리를 보고.
슬리퍼도 나름 신경쓴 느낌이다.
마루 바닥이 뭘로 그은 것처럼 직직 그어져 있고 구멍이 송송 나있는 부분도 있었는데,
박정희 시절에 이곳에 카페트를 깔아서 나무가 좀 먹어서 그렇다고 한다.
하여튼 도움 되는 게 하나도 없어.
햇볕이 쨍쨍 내리쬐어서 이 담장 밑의 친구 사진이 참 예쁘게 나왔었다.
파란 하늘이어야 잡상의 서유기 친구들도 불경을 찾는 여행을 더 수월하게 할 수 있겠지.
내부관람을 끝내고 나와서 담아본 경회루
아 참, 경회루 내부관람을 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이 하나 더 있다. 바로 경복궁 별빛야행을 신청하는 것이다.
오후 7시 40분부터 2시간 동안 진행하는데, 처음 40분은 소주방에서 궁중수라상을 저녁으로 먹으며 국악공연을 보고, 나머지 시간 동안은 해설사님의 설명을 들으며 경복궁을 탐방하는 것이다. 이 코스에는 집경당, 함화당 내부관람, 경회루 내부관람과 국악독주가 포함되어 있다. 엄청 운치있어 보이는 구성이다. 현장판매 없이 옥션에서 티켓을 구매하는 사전예약제도이다.
2017 6월 대장금과 함께하는 경복궁 별빛야행 (클릭!)
경회루 특별관람을 다녀오고 나서 얼마 뒤에 티켓팅이 오픈한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봤을 때는 자리가 많았는데, 지금은 자리가 하나도 없다. 가격이 5만원이어도 로얄한 느낌이라 용서가 되니, 인기도 상당한 거 같다. 3개월에 한 번 정도 하는 거 같으니 가고 싶으신 분은 미리미리 확인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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