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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여행과 좋아하는 것들을 날짜 순서 계절 상관없이 무작위로 꺼내어 보는 일기. 모든 리뷰는 내돈내산 :) *답방이 좀 느려요. 그래도 꼭 갑니다!

[영화] 봉준호 감독의 8번째 장편 영화, 미키 17 (Mickey 17)

  • 2025.03.1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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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2019) 이후로 봉준호 감독의 영화가 아주 오랜만에 개봉을 하여 보러갔다왔다. 3월 1일에 봐놓고 후기 쓸 생각을 전혀 못하고 있다가 주절주절 써보는 내용... 이미 보신 분들은 다 보셨을 것 같아서 스포 상관없이 써보도록 하겠다.

 

 

아주 예전에 크랭크인이 됐다, 로버트 패틴슨이 캐스팅 됐다는 정보를 들었고, 개봉 후에도 시놉시스가 어떤지 확인을 전혀 하지 않고 감상을 했는데 그럼에도 설명을 친절하게 해주어서 세계관에 몰입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새로운 행성을 개척하기 위해 떠나는 우주선에 모종의 이유로 지원하게 된 미키는, 본인에게 별다른 능력이 없어서 우주선의 가장 하층민인 '익스펜더블(expendables:소모품)'이 된다. 알고 지원한 것도 아니고 지구를 뜰 수 있다길래 그냥 얼떨결에 지원한 직업이지만 사실 우주선의 그 어떤 사람도 하고 싶어하지 않는 4D, 아니 17D 직종이다.

 

 

 

익스펜더블은 우주선에 탑승한 후 본인의 전신을 스캐닝하여 저장한 뒤, 우주항해에서 어렵고 위험한 일이 있을 때마다 소모품으로 쓴 후 인체를 재프린팅 ▶ 기억장치(벽돌임) 연동을 통해 매번 새롭게 태어난다. 미키 17이라는 제목으로 유추해볼 수 있듯이 미키는 별 쓸모도 없는 일 혹은 아주 중요한 일에 여러 번 실험체가 되어 16번째 죽음을 경험하고 17번째의 삶을 살고 있었다.

 

 

 

미키는 매우 똑똑하고 능력있는 Love of his life 인 나샤를 만나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 금지' 인 우주선 안에서도 알콩달콩 잘 살고 있었는데 행성 탐사를 하다가 그만... '크리퍼' 라는 외계 생물들에 휩싸여 죽을 위기에 처하고, 그걸 목격한 친구에 의해 18번째 미키가 프린트된다. 하지만 죽게 될 줄 알았던 미키17은 오히려 크리퍼들에게 도움을 받아 무사히 우주선 기지에 돌아오게 되고, 그렇게 17과 18이 동시에 존재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들이 이 영화의 메인 플롯이다. 익스펜더블은 두 명이 동시에 존재하면 안된다는 윤리적 원칙이 있어서 이와 같은 '멀티플' 사태가 발생하면 영구적으로 존재를 삭제한다는 규칙이 있기 때문이다.

 

 

 

우주선 기획을 한 사람은 좀 덜떨어져 보이는 케네스 마샬 이라는 정치인 지망생인데(...) 아니 내가 마크 러팔로 캐릭터를 이렇게 극혐할 줄은 몰랐다 싶을 정도로 짜증나는 인간상이다. 본인만의 유토피아를 우주선에 구현하고 싶어하는 것치고 능력도 없어보이면서 말만 번지르르한... 마크 러팔로 인생에서 처음으로 악역을 맡았다는데 너무 임팩트 있는 거 아니니...

토니 콜렛이 분한 일파, 케네스의 아내 캐릭터도 역시 징그러웠다. 소스 집착녀인 것도 그렇고. 우주선에서 뭔놈의 소스를 그렇게 찾는지... 마지막의 으스스한 부분까지 연기를 너무 잘하셔요들.

 

'크리퍼' 들에게 징그럽다고 이름 붙인 사람들이 극 중에서 제일 징그럽게 느껴지는 아이러니. 

 

 

작중에서 미키 17은 온순하고 룰을 따르는 성격인데 반해 18은 조금 더 반항적이고 싫은 건 거부하는 성격으로 표현되는데, 숫자 18(...)하고 일부러 연관지은 게 아니냐는 커뮤 의견이 있어서 좀 웃었다. 

 

영화를 감상하면서 주제가 복제인간이라는 걸 알았을 때는 ①복제인간을 실제 인간으로 받아들여야 하는가, ②많은 복제인간들 중에 진정한 '나'는 어떤 것으로 판단할 수 있을까, ③복제인간들이 느끼는 자아충돌들에 어떨까 등의 윤리적인 화두를 떠올렸는데... 사실 그런 주제보다 좀 더 사회적인 부분을 생각하게 되었다.

 

'멀티플' 사태는 결국 우주선의 모든 사람들에게 익스펜더블이 필요한 존재이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고 '프린팅'을 하는 사람이 본인인 것도 아닌데 이 돌발상황이 '존재'를 영구 삭제할 기준이 될 수 있을까?

 

또한 익스펜더블을 삭제한다고 해서 익스펜더블이 필요한 일이 없어지는 것도 아닐텐데 이후에 우주선 내의 어렵고 힘든 일들은 누가 담당하게 될까?

 

 

 

더 나은 세상에서 살고 싶다고 우주로 떠나도 제 버릇 개 못준다고 현대 사회 축소판 같은 일들이 똑같이 벌어지고... 자신이 더 나은 종족이라고 생각하며 원주민을 배척하는 인간의 오만함... 등등의 여러가지 주제가 떠올랐다는. 역시 사회학과 나오신 감독님이라 그런가 영화에서도 자꾸 이런 메시지를 읽게 된다.

 

 

 

봉준호 감독 작품 중에서도 유달리 마무리가 해피엔딩이면서 코미디 부분도 많아서 좋았다. 후반부의 대환장 카오스 모먼트도 봉감독님 작품다우면서도 좀 더 가벼운 느낌? 아, 일이 해결되겠구나 싶은 가벼움이 어느 정도 가미되어 편하게 볼 수 있었다. 미키 18... 오래보고 싶었는데 아쉽... 마지막에 세계관 설정을 쫌만 더 풀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긴 하지만. 우주선 내 반란분자들 얘기 더 나올 줄 알았는데 말이지...

 

아 참 댕댕이 베이비 크리퍼 키링 갖고 싶은데 안파나요??

 

 

 
미키 17
“당신은 몇 번째 미키입니까?” 친구 ‘티모’와 함께 차린 마카롱 가게가 쫄딱 망해 거액의 빚을 지고 못 갚으면 죽이겠다는 사채업자를 피해 지구를 떠나야 하는 ‘미키’. 기술이 없는 그는, 정치인 ‘마셜’의 얼음행성 개척단에서 위험한 일을 도맡고, 죽으면 다시 프린트되는 익스펜더블로 지원한다. 4년의 항해와 얼음행성 니플하임에 도착한 뒤에도 늘 ‘미키’를 지켜준 여자친구 ‘나샤’. 그와 함께, ‘미키’는 반복되는 죽음과 출력의 사이클에도 익숙해진다. 그러나 ‘미키 17’이 얼음행성의 생명체인 ‘크리퍼’와 만난 후 죽을 위기에서 돌아와 보니 이미 ‘미키 18’이 프린트되어 있다. 행성 당 1명만 허용된 익스펜더블이 둘이 된 ‘멀티플’ 상황. 둘 중 하나는 죽어야 하는 현실 속에 걷잡을 수 없는 사건이 기다리고 있었으니… “자알 죽고, 내일 만나” 
평점
8.5 (2025.02.28 개봉)
감독
봉준호
출연
로버트 패틴슨, 나오미 아키, 스티븐 연, 토니 콜레트, 마크 러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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