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 해리단길·동백섬 산책 후에 마시는 맥주의 시원함 @ THE BAY 101
지하철을 타고 해운대역에 도착했다.
원래는 해리단길에서 카페를 한 군데쯤은 방문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부산 여행의 목표 중 하나였다.
하지만 ㅇㄱㄴ님은 카페를 가는 것보다는 산책이나 하자고 하셨다. 아마 소위 말하는 해리단길의 '감성' 카페는 가격이 비싸서 그러셨던 것 같다.
나야 관광객이니 돈을 좀 쓸 생각으로 부산에 온 것이지만 ㅇㄱㄴ님은 일정이 갑자기 생긴 셈이니 말이다.
생각해보니 어두워지기도 했고 생각해뒀던 카페들은 걸어가기엔 거리가 꽤 있길래 그냥 둘러만 보기로 했다.
바닷가로 내려가는 길에 본 시장거리! 저녁 먹을 무렵이라 사람들이 아주 많다.
꼼장어 먹고 싶네... 내 인생 처음이자 마지막 꼼장어 부산에서 먹었었는데.
고층 아파트가 시야에 가득...
말로만 듣던 마린시티를 드디어 보았다. ㅋㅋㅋ
해운대 바닷가를 거닐다 동백섬으로 가기로 했다.
해안산책로를 왼쪽에 보이는 검은 부분이 동백섬이다. 동백꽃이 많이 펴서 동백섬이라고 불린다고 한다.
예전 보통우표였던 '아름다운 우리나라' 300원 9종에 들어있을 정도로 경관이 멋진 곳이라는데 이제는 아파트 단지에 가려져서 해안가에서 그 조경을 제대로 감상하기는 힘들다고 한다.
그러나 마린시티와 해리단길 때문에 관광객들이 많이 오기 시작한 것도 사실이니...
HAEUNDAE 앞에서 사진을 찍는 분들이 계시어
ㅇㄱㄴ님도 날 찍어주시겠다고 하셨다.
절대 사양하지 않는 사람~ ㅋㅋㅋ
단렌즈+어두울 때라 사진이 좀 그렇다. 이럴 땐 오히려 핸드폰 촬영이 더 나은 것 같기도
웨스트조선을 지나 동백섬으로 들어갔는데 초반에만 가로등이 있고 안쪽으로 들어가니 어두컴컴하였다.
(사진 하나도 안 찍었다는 뜻)
뭔가 연인들이 올 것 같은 느낌의 조명이 가득한 곳에서 정면을 바라보니 아파트단지의 불빛이 반짝반짝...
달이 너무나 밝길래 확인해보니 음력으로 보름이었다.
여행지에서 보름달을 보면 괜히 기분이 좋다
동백섬 해안산책로를 걷는데 바다쪽 바위 사이에 이상한 불빛이 있어서 유심히 보니 누가 불을 피우고 있었다.
이래도 되는건가? 아니 애초에 여긴 어떻게 들어갔대...
낚시하고 고기를 구워먹는 것인가...
별 생각이 다 들었다.
웨스트 조선 쪽으로 나오는데 이번엔 해운대 바닷가에서 불을 피우는 사람들이 보였다.
ㅇㄱㄴ님이 이거 법적으로 가능한건가 하시며 안되면 신고해야지, 하고 준법정신을 내보이셨다.
그러나 해운대 공식 웹사이트에서 인터넷 해운대에서 불을 피우면 안된다는 검색 결과를 찾지 못하여 그냥 넘어갔다.
해운대 바다 속에 있는 여러 조형은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하다. (윗 사진 우측)
낮에 다시 오기를 기약하는 수밖에 없겠다.
(풍경을 찍을 때는 단렌즈보단 폰카가 낫군)
ㅇㄱㄴ님이 더베이101 잠깐 들러보자고 하셔서 그 유명한 더베이101에 드디어 입성을 해보았다.
1층은 야외석이 있는 술집, 2층에는 인테리어 소품을 판매하는 가게와 식당가, 3층에는 옥상이 있어서 나가서 경치를 즐길 수 있다.
(인테리어 소품가게에서 특이한 거 정말 많이 판매한다. 안샀지만...)
야외석을 즐기고 싶지만 추워서 망설이는 분들을 위한 투명 돔 좌석
어떻게 보이나 궁금해서 들어가보았다.
시야가 좀 뿌옇지만 따뜻하게 야외석을 즐길 수 있는 또 하나의 방법...
난 좀 답답한 것 같아서 바로 나왔다.
2월 초지만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이 아직 남아있었다.
어두워서 초점을 잡지 못해 당황하는 카메라의 모습
3층에서 후다닥 배경을 찍고 내려왔다.
(이것도 폰카가 낫군)
ㅇㄱㄴ님이랑 자리에 앉아서 맥주 하나씩 하기로 했다. 그런데 맥주 한 병 값이 12,000원이었다.
저기요? ㅋㅋㅋㅋ 결국 카페보다 비싼 것 같은데...
본인은 술을 잘 마시지 않아 맥주 한 병에 12,000원을 쓴다는 것에 거부감이 살짝 들었지만
평소에 먹어보지 않는 독특한 맥주를 마신 것에 의의를 두기로 했다. 여행지이기도 하고...
INDICA IPA 설명서에 꽃향기가 난다고 되어 있어서 술에서 웬 꽃향기?
그런데 정말 꽃향기가 났다. 오~ 신기하여라.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실제 가격 (5~6,000원) 주고 산다면 다시 마셔볼 의향 있음 :)
맥주를 마시는 동안,
ㅇㄱㄴ님은 요즘 외로우신지 소개팅을 하고 싶다면서 주변에 좋은 사람 없냐고 물어보셨다.
음... 안타깝지만 내 친구들은 다 여자라서... 소개시켜줄 사람이 없었다.
그리고 설령 소개를 시켜준대도 장거리 연애가 될텐데 그것은 어찌 감당하려고?
...라는 실로 냉정한 생각을 하며(ㅋㅋㅋㅋㅋ) 맞장구는 사회친화적으로 열심히 쳐주었다.
맥주를 다 마시고 다시 지하철을 타러 돌아가는 길에 더베이101의 전경이 보여서 찍어보았다.
그 참에 횡단보도 신호가 바뀌어 ㅇㄱㄴ님이 저 멀리 먼저 가시는 바람에
엄청나게 뛰었다고 한다.
이것도 폰카가 훨씬 낫네ㅋㅋㅋ
지하철을 타는 내내 졸았다.
맥주를 마신 여파와 지하철의 미약한 흔들거림이 수면욕을 불태웠다고나 할까
정신을 차리니 어느덧 부산역이었다.
그런데 사실 초량역이 숙소에서 더 가까웠다는 어이없는 사실을 다음날 아침 발견했다. 우씨
밤의 초량 텍사스 거리
외국 느낌이 약간?
낮에는 코트만 입어도 괜찮았는데 밤이 되니 추워서 몸을 한껏 웅크리고 걸어갔다.
숙소는 부산역에서 도보 5분, 초량역에서 도보 2분 거리인 K-게스트하우스로 잡았다.
애초에 부산에서 많은 걸 할 생각이 없는 1박 2일 일정인데다가 기차시간을 놓치면 여행도 끝장이기에 안전빵으로 부산역에다 잡고 싶었다.
왜 한국엔 프랜차이즈 비즈니스 호텔 체인(like 토요코인)이 없는거야 ㅠㅠ 하고 울던 중에 발견한 K-게스트하우스. 은근히 전국 여기저기에 지점이 있는 한국식 게하 프랜차이즈다. 화장실이 딸려 있는 1인실이 36,000으로 저렴하길래 hotels.com에서 현장 지불로 예약을 해두었다.
현관 바로 옆에 화장실이 있고, 안쪽은 침실이 있는 단순한 구조이다.
1인실은 침대 사이즈가 조금 커서 2인실로도 이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시트 재질이 너무 까끌까끌해서 숙면하기엔 불편한 느낌이었다. 시트만 딴걸로 바꿔도 이용객이 엄청 늘지 않을까 싶다.
나름 화장대와 TV, 미니 냉장고, 거울, 드라이기도 구비되어 있다. 휴대폰 충전기는 없다. 난 충전기를 가져오지 않아서 순간 진땀을 흘렸으나 (USB 케이블만 가져옴) TV 옆 USB포트에 꽂아보니 충전이 되더라! 오예
화장실 겸 욕실은... 미처 사진을 안 찍었는데 너무 작고 불편했다. 샤워기 헤드를 놓는 곳이 정말 기상천외하여 좁은 화장실 바닥이 물바다가 되었다고나...
조식도 주긴 하는데 다음날 결혼식엘 가야했기 때문에 난 따로 챙겨먹진 않았다. 아마 토스트와 씨리얼 위주이지 않을까?
전반적으로 평을 얘기해보자면 토요코인보다는 퀄리티가 많이 떨어진다. 근데 그만큼 저렴하니까 수요는 분명히 있을 것 같다. 심지어 내가 현장에서 결제한 신용카드는 숙박시설 20% 할인 혜택이 있어서 36,000원에다 7,200원을 추가할인을 받았다. 어찌보면 28,800원에 이 퀄리티의 1인실이라니! 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해볼 수도 있겠다 ㅋㅋㅋ 체크인-체크아웃 전에 짐을 오랜시간동안 맡기기도 했고... 알차게 써먹었다(?)
마음에 차진 않았지만 가격 생각하면 그냥저냥 괜찮은 정도? 혼자 급하게 잠깐 이용할 때라면 재이용할지도... 친구들과 함께 또는 휴양이 목적이라면 추천하지 않는다. 퀄리티가 좋은 숙소는 아님. 침대 시트와 화장실이 너무 크리티컬이었어ㅠㅠ
술을 마시기도 했고 다음 날 결혼식장까지 좀 멀리 떠나야했기 때문에 일찍 잠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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