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 이흥용 과자점 바질크로칸트 & 부산시립미술관 이우환 공간 전시 관람
엽서 지인 ㅇㄱㄴ님과 서면역에서 만난 뒤, 일정이 어떻게 되냐고 내게 여쭤보셔서
부산시립미술관에 갔다가 해리단길을 구경하는 정도로만 계획을 했다고 말씀드렸다.
그랬더니 나를 갑자기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에 데려다 놓으셨다(?!)
부산시립미술관까지 걸어갈 수 있는데다가 근방에 유명한 건축물들이 많다고 다 함께 몰아보자며...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는 인터넷 글로 배웠는데요[각주:1], 마음의 준비 없이 오게 되었군.
배가 많이 고프셨던 ㅇㄱㄴ님은 여기서 음료수와 빵을 사가자고 추천해주셨다.
음료수는 원하던 맛이 매진이라 포기했고 빵을 사러 간 곳은 바로 이흥용과자점!
이흥용과자점 역시 인터넷 글로만 접해본 충북러... (근방에 전혀 없음)
찾아보니 서울, 경기, 창원의 신세계백화점에 몇 곳 입점해 있다.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 점이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만 운영하니 이 매장도 그 즈음에 운영하지 싶다.
빵이 그득그득한 매대!
평소 같아서는 왕창 사재끼고 싶었지만 ㅇㄱㄴ님이 두 개만 사자고. 사주신다기에 알겠다고 말씀드렸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사주시는 건 사주시는 거고 나도 따로 살 걸...? 왜냐면 맛있었기 때문에!
3개월이 지난 지금에서야 문득 드는 생각... 아니 후회.
마침 딸기철이라 딸기를 예쁘게 올린 여러 빵들이 출시되었다. 10% 할인까지~♥
ㅇㄱㄴ님은 이흥용과자점의 가장 유명한 빵 중 하나인 바질 크로칸트를 고르셨고,
나더러 이 중 하나를 골라보라고 하셔서 고심 끝에 해체... 아니 선택하였다.
보기도 좋은 빵이 먹기에도 좋다더라~
내가 고른 녀석, 생딸기크림치즈빵
둘이서 나눠먹을 때 좀 편하게 자를 수 있는 사이즈로 골랐다.
나머지는 갈라 먹기 굉장히 애매할 듯하여...
ㅇㄱㄴ님이 자신만만하게 매장에서 빵을 잘라주니 편하게 먹을 수 있다고 하셨으나
이게 웬걸! 사고가 잦아서 빵 컷팅 서비스는 1월 2일자로 종료되었다고 한다.
우리... 어떻게 나눠먹어야 하지? 조금 고민이 되었다.
원래는 센텀시티 빌딩 한 쪽에 옥상정원이 있다고 해서 그 곳에서 빵 하나 하면서 경치 구경도 좀 해보려고 했으나... ㅇㄱㄴ님이 헤매시는 바람에 그냥 포기하고 시립미술관으로 바로 가기로 했다.
헤매다가 발견한 커다란 나무 조형물이 특이해서 한 번 찍어 봤다.
벡스코 건물을 지나가면서 어쩐지 코엑스랑 비슷한 이미지네요, 라고 말을 건넸는데
실제로 대규모 전시회장이라 비슷한 용도로 쓰인다고 한다.
부산시립미술관은 본관과 이우환 공간이라는 별관으로 이루어져 있다.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하고, 본관 입장은 무료지만 전시를 보려면 5천원의 관람료를 내야 한다. 하지만 금요일, 토요일 오후 9시까지 운영하는 야간관람은 무료다. 시민 분들은 이 점을 잘 활용하시면 좋을듯.
다만 야간관람을 진행하지 않는 이우환 공간은 무료 전시 혜택이 없다. (6시까지만 운영) 이우환 공간의 전시 관람료는 3천원이다.
건물의 모습이 공장 같기도 하고... 독특하게 생겼다.
부산시립미술관의 심볼마크 중 M자와도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다.
야외 전시장에는 영문 모를 주방 소품들이 있다. 데니스 오펜하임이라는 미국인 작가의가 티팟 3점과 냄비 3점으로 구성한 'Black' 이라는 작품이라고 한다. 원래는 두 세트를 제작하려고 했는데, 이 작품을 만든 후 돌아가셨기 때문에 이게 유일하다고...
또 하나의 야외 상설 전시로는 이우환 작가의 돌로 만든 작품이 있다. 관계항, 관계항-안과 밖, 관계항-길 모퉁이, 회의.
난해한 현대미술이지만 돌멩이를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조금 이해가 간다.
이우환은 한국 태생의 현대미술가로, 1936년에 경남 함안에서 태어났다. 부산에서 유년시절을 보내고 서울대 미대를 다니다 자퇴, 이후 일본의 니혼대학교에서 철학과를 전공했다. 일본의 획기적 미술운동인 모노파의 이론과 실천을 주도하며 국제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파리비엔날레, 상파울루비엔날레, 카셀도큐멘타 등 귄위 있는 국제전에 참여했다.
부산시립미술관의 이우환 공간은 나오시마의 이우환 갤러리에 이어 두번째로 개관한 개인미술관이다.
오카야마 여행할 때 나오시마를 가지 못해서 아쉬웠는데 그의 작품을 부산에서 관람하게 되었다.
ㅇㄱㄴ님 말로는 예전엔 잔디 위를 올라가서 전시물을 가까이서 볼 수 있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접근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다. 직원분께서 다시 오픈할 계획이 있으시다고 하셨음.
굳이 돈주고 전시를 보고 싶지 않다는 (부산 시민은 2천원인데?) ㅇㄱㄴ님께 티켓은 내가 사드린다고 말하고 (빵값ㅋㅋ)입장권을 구매했다. 그러고 나니 3시가 되기 8분 전. 마침 도슨트가 3시에 시작한다고 하길래 조금 기다렸다가 설명을 들으며 관람했다.
도슨트와 함께하니 작품을 직접 걸어보기도 하고(!) 세부적인 내용에 대해 설명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게다가 우리가 방문했을 때는 이우환과 그 친구들 Ⅰ_ 안토니 곰리(Antony Gormley) <느낌으로(FEEL)> 라는 전시가 별도로 진행되고 있어서 더 다양하게 감상할 수 있었다.
공간 자체를 작가 본인이 디자인했기에 굉장히 깔끔한 느낌이다. 이우환 공간 내부 전시는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지만, 부산시립미술관 홈페이지에서 이우환 공간의 구조와 작품들을 확인해볼 수 있다.
이우환 공간 관람을 마치고 본관으로 가서 본 백남준 작가의 '덕수궁' 오잉?
설명이 없으니 왜 덕수궁인지 짐작이 안간다.
그래도 평소에는 브라운관의 노후화 때문에 전원을 꺼두는 경우가 많다는데, 켜져 있는 화면을 볼 수 있음에 행운이 따랐다고 볼 수 있겠다.
본관은 시간 문제로 관람을 하지 않았지만, 나중에 기회가 되면 그 때는 관람 후 '보고 듣는' 카테고리에 올릴 수 있길...
본관 1층의 카페테리아에 양해를 구하고 드디어 이흥용과자점에서 사온 빵을 먹기로 했다.
그렇다... 그동안 계속 들고다녔다 ㅠㅠ (이우환 공간에서는 음식 반입이 되지 않아 맡겨놓기까지 함)
허가해주신 직원 분들께 너무 감사하다. 번창하세유
물론 당연히 음료는 1잔씩 주문을 했다.
그 유명한 바질 크로칸트... 굉장히 맛있다. 유명할만 한데?
부드러운 크림치즈가 바질 페스토와 잘 어울린다. 질리지 않는 맛. 이 조합 생각한 사람 누구야
빵도 쫄깃쫄깃해서 쑥쑥 들어간다.
생딸기크림치즈빵은 썰어내는데 좀 고생을 하였지만...
유지방이 입안에서 겉돌지 않고 사르르 녹는 맛난 크림이라 대성공! 딸기의 새콤달콤이 크리미한 맛을 중화시켜주었다.
바질 크로칸트와 생딸기크림치즈빵을 서로 번갈아서 먹으니 질리지도 않고 꿀맛이더라.
이와 같이 이씨 가문의 두 거장(?)에게 많은 신세를 진 일정이었다.
제 눈과 입을 즐겁게 해주신 이우환씨와 이흥용씨 감사드립니다~
신세계백화점에서 빙글빙글 돌고, 부산시립미술관까지 걸어오느라 조금 지쳤는지
자몽에이드는 10분도 되지 않아 순삭해버렸다.
다음은 해운대로 이동 :)
미리 말하자면 해운대에서는 정말 별 것 안함
- 세계에서 가장 큰 백화점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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