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 :: 회인면 문학여행 오장환문학관 앞 정겨운 초가집, 오장환 생가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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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 :: 회인면 감성카페 라이더들이 들렀다 가는 곳, 라이드 앤 브루 RIDE AND BREW (feat. 정이품보은
이 동네에 살면서 자주 가본 적이 않았던 지역, 회인. 재작년에 피반령 문화재야행 축제를 연다고 하여 한 번 방문해본 것이 다이지만, 축제 참가하고 나서 경품도 받는 등 즐거운 추억을 만들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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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서 시간을 보낸 후 호메는 알아서 쉬라고 하고 나는 오장환 생가와 오장환 문학관으로 향했다. 원래는 두 건물이 붙어 있어서 한 포스트로 올리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사진이 많아져서 나누게 됨 ^.^;;;
오장환 시인의 생애를 짧게 소개해보자면, 그는 회인면 중앙리에서 1918년에 태어났다. 초등학교 3학년 시절 경기도로 건너가 후에 휘문고등보통학교(중학교+고등학교 과정 통합)로 진학, 그 곳에서 그의 문학적 재능을 펼치게 된다. 당시 학교 선배로는 옥천 출신의 정지용 시인이 있었으며 두 시인의 교류가 활발하였다고 한다. 아무래도 고향이 근교여서 그랬을까? 당시 중학생 정도의 나이에 시를 썼으며 이 시들은 문단에 천재가 나타났다는 평을 받게 하였다고 한다.
이후 자퇴하여 짧은 휘문고보 생활을 뒤로 하고 일본으로 유학을 갔으나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대학교를 중퇴하고 다시 한국에 돌아와 서점을 열기도 하였다. 이후에는 중국, 일본, 소련등을 전전하다가 1948년 월북을 하였고 이후 지병이었던 신장병으로 사망하게 된다. 처음에는 월북시인이라 이유로 그의 작품들이 금서로 지정되어 있었지만 북으로 건너간 이후 사망하기까지 그의 삶이 매우 짧고 지병으로 인해 활동이 없었기에 별다른 문제 없이 보은에 관련 관광명소를 지을 수 있었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오장환문학관으로 가는 길에 있는 담벼락에는 예쁜 벽화와 함께 오장환 시인의 시가 쓰여있다.
회인문화재야행을 구경할 때는 어두워서 잘 알아보지 못했던 담벼락들을 구경했다.
일직선으로 쭉 걸어오니 오장환 생가가 보여서 들어가려고 했더니만 여기는 뒷쪽 문이었다.
(어쩐지 안내문 같은 게 없더라니!)
굳이굳이 뒷문으로 들어왔다가 눈 때문에 질퍽해진 진흙을 밟게 되었다는.....
오장환 생가터에는 본디 감나무가 여럿 있어 그의 작품 세계에도 종종 감나무에 대한 언급이 있다고 한다. 어느 정도 자란 후에는 서울과 외국을 오가며 살았지만 항상 고향을 그리워 했다고...
그렇게 생각해보니 말린 곶감 달기 딱 좋은 처마인 듯 하다.
옛날 사진에 크게 자라 있던 감나무는 지금 잘 안보이는 것 같아 가을에 와서 다시금 살펴보면 좋을 것 같다.
오장환 생가는 2005~6년에 복원 사업을 하면서 옛 모습에 가깝게 살린 모습으로, 복원 전 집 사진을 보면 집 자체의 생김새는 비슷하지만 지붕이 철판...? 같은 형태로 되어있다.
복원한 모습이 당연히 훨씬 낫지만 나무의 구불구불한 형태는 살렸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
당시 꽤나 부유한 집안이었다고는 하지만 어떤 모습이었을지는 그 시대 사람이 아닌지라 짐작하기가 어렵다.
큰 방에 나무 탁자 하나와
서랍장 정도로 그 시대를 상상해볼 수 있겠다.
오래된 책들이 꽂혀있는데, 그의 시집일 것 같진 않고...
젊은 시절 떠나간, 거의 유일하다시피한 그의 초상이 쓸쓸한 감상을 불러일으킨다.
건너편에도 넓은 창이 있어 통풍은 잘 됐지 싶다.
담장 너머에는 해바라기 공작소(농촌활력센터, 해품축제 주관)와 오장환 문학관이 살짝 보인다.
눈 내린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방문한 거라 풍경이 황량한데...
가을에 오면 어떤 모습일지 살짝 기대되기도 한다.
오장환 문학제가 열리면 다시금 방문해야겠다.
옛 감성 물씬 풍기는 가마솥 부뚜막
벽면에 그을린 흔적은 진짜인건지? 복원 전에도 있던 흔적일지 궁금해진다.
심히 새거 같던 장독대들 뒤로 실제 살고 계신 주민이 뭔가의 불을 때고 계셔서
진짜로 시골스러운 풍경이 되었다. 뭐 타는 냄새도 그렇고...
앗, 뒤에 우물이 있는 걸 지금 발견했네... ㅎㅎ
오래되어 보이는 농기계? 같은 것이 있어서 찍어봄.
오장환 생가터에 따로 남아있는 물건들도 많지 않고 해설이 붙어 있던 것이 아니라 생가터의 관람 구성이 조금 아쉽다고 느껴졌다. 관리자가 상주하지 않는 이상은 관리가 좀 어려울 수도 있을 것 같기는 하다만...
오장환 시인의 작품 세계에 언급된 부분을 활용해서 안내판 같은 것이 있으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
그의 고향과 관련있어 보이는 시 두 편을 소개해본다.
아침
까마귀 한마리
게을리 노래하며
감나무 위에 앉었다.
자숫물 그릇엔
어름덩이 둘.
고향 앞에서
흙이 풀리는 내음새
강바람은
산짐승의 우는 소릴 불러
다 녹지 않은 얼음장 울멍울멍 떠나려간다.
진종일 나룻가에 서성거리다
행인의 손을 쥐면 따듯하리라.
고향 가차운 주막에 들러
누구와 함께 지난날의 꿈을 이야기하랴.
양구비 끓여다 놓고
주인집 늙은이는 공연히 눈물지운다
간간이 잰내비 우는 산기슭에는
아직도 무덤 속에 조상이 잠자고
설레는 바람이 가랑잎을 휩쓸어간다.
예 제로 떠도는 장꾼들이여!
商賈[상고]하며 오가는 길에
혹여나 보셨나이까.
전나무 우거진 마을
집집마다 누룩을 듸듸는 소리, 누룩이 뜨는 내음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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