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 :: 2023년 부처님 오신 날, 속리산 법주사의 각종 행사 (feat. 연등행렬과 불꽃놀이)
올해 부처님은 주말과 겹치게 오셔서 약간의 실망을 할 뻔 했으나, 너무나 다행히도 대체휴일로 선정되어 다들 꿀같은 3인 연휴를 즐길 수 있었다. 그러나 아침부터 비 예보로 뿌연 하늘...
어무니는 이미 아침 일찍 출발하셨고, 아침 9시부터 밤 8시까지 법주사에 내내 있을 자신이 없었던 나는 점심께 무렵에 법주사로 향했다. 어르신이 태워다 주셨음. 차가 꽤나 막히길래 상당히 아래쪽에서 하차했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빗방울이 후두둑 쏟아지길래, 마트에서 오천원짜리 비닐우산을 하나 사서 걸어갔다. (그리고 이 비닐우산은 고대~로 법주사에 두고 옴 ㅎ)
이런 축제를 맞이하여 다양한 레트로 상품과(소싯적 먹던 문방구 표 불량식품 같은 거) 달고나 뽑기 및 게임보이 게임 같은 걸 구비해두면 인기가 있을 것 같은 매장이었지만 문 닫은지 아주 오래된 듯 하다. (라고 올 때마다 생각한다.)
닭꼬치와 회오리 감자 등 길거리 음식을 판매하고 있었지만 현금이 없었기 때문에 스쳐지나갔다.
일단 첫끼를 요걸로 때우고 싶지는 않았달까...
속리산들꽃사랑회 야생화전시장이 있어서 잠깐 들러볼까 했으나 비도 오고 그래서 지나쳤다.
동호회인들이 가꾼 꽃들을 세워놓고 구경하는 전시회인가보다.
지난 5월부터 법주사 입장료가 무료로 바뀌어 신분증 제시를 따로 하지 않아도 되었다! 하지만 곧 후회하게 되는데... ㅎㅎㅎㅎ 신분증이 없어서 새로 나온 유네스코 유산 방문 여권을 받지도 못하고 도장 찍을 기회를 놓치고 말았지 뭐람.
일주문이 보이면 어쩐지 설렌다.
엄마의 모금 부스에 잠시 앉아있다가 법주사 사진을 찍어야 되지 않겠냐며 본인이 더 성화이시길래ㅋㅋㅋ
비오는 법주사를 슬쩍 둘러보기로 했다. 비오는 날에 법주사 오는 건 또 처음이긴 하지.
금강문을 지나 들어서니 사람들로 그득그득,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하여 소방차도 대기하고 있었다.
우산 쪼르륵 나란히 보이는 풍경도 꽤 귀여운듯 :)
점심 시간이 다 되어 엄마빽(...)으로 뒷문으로 살짝 들어가 공양밥을 먹었다.
부처님 오신 날에 절에 오면 공양밥을 무료로 드실 수 있기 때문에 대기줄이 아주 길다.
그래서 이 날의 밥은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비빔밥 종류.
평상시에 사람이 없을 때는 메뉴가 바뀐다는 말을 측근(엄무니)에게 들었다. 히히.
그렇게 두 끼를 연달아 이 공양밥을 먹었지...
남기지 말고 먹은 뒤에, 설거지도 셀프로 해야하는 시스템이다 :)
일반신도들은 이렇게 식당 근처 사찰 건물에 앉거나 돗자리를 까시는 등 편한 자리에서 드시곤 한다.
그릇은 일회용이라 드시고 나서 버리는데, 일회용품 소모가 아깝기는 하지만 수백명의 그릇을 다 설거지 하기엔 노동력이 부족하니 어쩔 수 없는 듯.
저녁의 연등행렬과 불꽃놀이 전까지 방문객들을 즐겁게 해주는 무대가 따로 마련되어있었다.
대부분 노래자랑! 경품 추첨도 있어서 참가자분들이 매우 즐거워하셨다.
관욕을 하면 스님께 염주를 받게 되는데, 어무니랑 내가 하러 갔을 때는 이걸 어쩌나, 마침 똑 떨어졌다고 하셔서 그냥 아기 부처님을 씻기고만 나왔다.
당일에는 살짝 춥기도 하고 축축하여 좀 그랬지만 이렇게 사진으로 보니
공기가 차분히 가라앉은 듯한 비오는 법주사도 고즈넉하고 아름답다.
사진 속에서 맑은 공기가 느껴지는 듯하다 :)
한 달이 지났지만 요즘도 비가 내리고 있으니 비슷한 느낌?
비구름인지 안개인지 모를 뿌연 공기 덕에 뭔가 영험한 사찰 같은 느낌이 난다. ㅋㅋㅋ
팔상전 앞에서 시화퍼포먼스가 있어 잠시 구경을 하고...
멋드러진 캘리그라피 전시를 보며 조금 질투하고...
나도 이렇게 예쁜 글씨를 써보고 싶구만!
연등행렬 전에 스님들이 북을 치고 또 타종을 하시며 새로운 이벤트의 시작을 알렸다.
자 그럼 이제 연등을 들고.
아까 낮에 걸어올라왔던 그 길을 다시 걸어내려갈 차례다. ㅎㅎㅎ
법주사에서 속리산 자연생태탐방로를 거쳐서 일주문을 지나 내려오는 길.
사물놀이 팀이 앞에서 신명나게 박자를 타 주셔서 우리 걸음도 폴짝폴짝 가벼웠다. 다행히 이 때는 비도 거의 멈춤.
속리산 시내까지 나와서 한 바퀴 둥글게둥글게 돌아보기. 다들 즐거워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나도 아는 얼굴을 조금 만나고~
행렬이 끝난 자리에는 어느덧 막걸리 한 잔이!
술을 즐겨하지는 않지만 뭔가 마시고 싶어지는 향이 났다. (안마셨지만ㅋㅋㅋ)
새우깡을 집어먹으며 혹시 코로나 걸리는 거 아니야? 걱정을 했지만 아주 멀쩡했다. 히히.
약 10분간의 불꽃놀이를 구경하고...
핸드폰에 있는 영상을 삽입하고 싶은데 용량이 커서 옮기기가 좀 귀찮다 ㅎ_ㅎ 아쉬운대로 올려보는 디카 영상.
역시 부처님 오신날의 마무리는 불꽃놀이지. 동의하시나요? ㅋㅋㅋㅋ
포교사 팀 뒷풀이하러 가는 길에 보았던 귀여운 초가집 모형.
항상 이호식당에서 밥 한 끼 하고 마무리 하는 걸로 정해져있다고 한다.
공양밥을 두 번이나 먹어서 배가 고프진 않았지만, 버섯불고기 전골과 더덕구이는 야금야금 잘도 먹었다.
조금 피곤하긴 했지만, 오랜만에 하루종일 부처님 오신날을 만끽할 수 있어서 재미진 하루였다. 친구한테 우리 동네 축제야! 라고 연등행렬과 불꽃놀이 영상을 보여줬더니 뭔 동네 축제가 이렇게 좋으냐며 재밌겠다고 하더라.
▼2016년 부처님 오신날의 법주사 관련글은 요기!
다음에 또 부처님 오신날을 맞이하야 법주사에 올 일은 2~3년 뒤 쯤이 아니려나? 장담은 못하겠지만 내년은 아마 쉴 것 같고... 가끔씩 와야 더 뜻깊은 것 같다구 :) 아니면 친구를 초대해서 같이 구경해보아도 좋겠다. 불국사[각주:1]처럼 엄청 붐비지 않아서 더 좋은듯!
- 작년 부처님 오신 날 연휴에 불국사와 석굴암 갔다가 사람 많아서 정말 된통 혼났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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