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나라 단풍여행 #3 이치조지의 게이분샤 서점과 진한 국물의 닭육수라멘
#3 이치조지의 게이분샤 서점과 진한 국물의 닭육수라멘
181124 _ DAY 1
이게 대체 얼마만에 쓰는 일본여행기지? 사실은 사진 업로드는 다 해두고 바빠서 방치해두었다. 확인해보니 거의 2달 전에 포스팅을 올렸길래 깜짝 놀라 이어서 쓴다.
엔코지에서 단풍 놀이를 허겁지겁 마치고 친구가 추천한 이치조지 라멘거리를 방문하기로 했다. 라멘 거리 바로 근처에 게이분샤라는 교토의 인기 서점이 있어서 들러보기로 했다.
자전거로 약 10분 정도 걸리는 가까운 거리에 있다. 오후 6시가 넘어가니까 벌써 어둑어둑...
낮에는 늦여름 마냥 더웠는데 역시 가을은 가을인가보다. 바람이 불어서 날씨가 쌀쌀하기도 했다.
이건 친구가 생각나서 한 번 찍어봤다. 벽 안에 걸려 있는 실 타래들이 어쩐지 귀엽.
게이분샤는 영국 가디언지에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 으로 꼽혔다고 한다. 마침 친구네 근처에 위치하고 있으니 가지 않을 수 없지. 친구가 워홀 초기에 이 서점을 방문하려다가 버스를 잘못 타서 고생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나야 덕택에 자전거로 편하게 왔지만...
게이분샤 안에서는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어서 서점 구경을 잠깐 하고, 얇은 책 한 권―달려라 메로스―과 교토 여행 저널을 한 권 산 후 바로 나왔다. 서점 앞 가지런히 주차되어 있는 자전거들을 한 컷 찍고 저녁을 먹으러 이동.
그래서 과연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다웠냐? 하면 잘 모르겠다. 그냥 서점이었다.
영국 가디언지는 이 곳의 어디에 그렇게 꽂힌 걸까?
영업시간 | 11:00 AM~16:00 PM / 18:00 PM ~ 22:00 PM (수요일 휴무)
매장주소 | 京都府 京都市左京区 一乗寺寺西杉ノ宮町31
전화번호 | +81-75-712-4769
이치조지 라멘거리에 유명한 라멘가게는 다 찾아놨는데, 흘깃 본 대기 줄이 너무 길어서 다 포기하고 그냥 만만해 보이는 곳을 선택했다. 가게 이름은 멘야 케이시(めんや 鶏志).
알고보니 여기도 만만하진 않았다. 약 40분이 넘게 기다렸던 것 같다. 일본 여행에서 가장 시간을 많이 허비하는 순간. 맛집이라고 하는 곳마다 줄이 너무 길다. 심지어 이 가게는 평점이 높지도 않았었는데 말이지.
기다리는 동안 앞에 서 있는 일본인이 자꾸 나를 흘깃흘깃 쳐다봐서 기분이 좀 별로였다. 일본은 여자가 혼자 라멘이나 덮밥 먹는 것을 이상하게 본다고 하더라.
닭육수 라멘 전문점이라 메뉴들이 전부 특제 농후 닭육수 소바, 초농후 닭육수 소바, 농후 새우+닭육수 소바... 이모양이다.
나는 당연히 특제까지는 아니고 두번째에 있는 초 농후 닭육수 소바(880엔)를 먹고 싶었는데, 매장에 들어갔더니 매진이었다. ㅇ<-<
면과 밥 모두 곱배기로 주문할 수 있다는 안내판이 있었다. 학생 할인도 시작했다나.
두번째... 네가 먹고 싶었는데 -"- 그치만 내가 주문한 라멘과 뭐가 다른지도 잘 모르겠다. ㅋㅋㅋㅋ
바깥이 쌀쌀해서 들어오자마자 카메라 렌즈에 김이 서렸다. 매장 안에 앉을 수 있는 좌석은 약 8~10좌석 정도? 굉장히 좁았다.
가게를 좀 더 번창하게 운영하고 싶으면 제발 좌석 수를 늘려줬으면 해...
매진 투성이라 고민 끝에 고른 기본 닭육수라멘. 토핑도 고민하다가 타이밍을 놓쳐서 추가하지 못했다.
나는 맨 왼쪽에 착석. 테이블 위에 여러가지 조미료들이 놓여져 있었다. 고춧가루, 깨, 식초, 그리고 비전의 만능소스(?).
무지하게 바쁘신 주인 아저씨. ㅋㅋㅋ
심지어 중간에 자판기가 고장이 났는지 거스름돈이 없었는지 해서 왔다갔다 아주 정신없으셨다.
가스레인지... 다 활용하면 안되는 거야? ㅋㅋㅋㅋ 40분 기다리면서 너무 추웠어...
이 가게에서 맛을 유지하기 위해 이런저런 사항을 반드시 지킨다고 설명이 되어 있다. 닭육수는 모든 면요리에 다 들어가고, 육수를 좀 더 개발시켜서 교토 제일의 라멘이 되고 싶다, 면은 후시미의 물로 제조한 특제면이다 어쩌구저쩌구... 그래 그렇구나! 다 됐고 배가 고프니 어서 음식을 내놓아라! 라는 심정이었다.
비전의 만능 소스 맛이 궁금하긴 했는데 약간... 꺼림칙했다. ㅋㅋㅋ
이치조리 라멘 거리의 홍보 포스터. 해장라면의 맛은 최고지만 음주운전 하지 말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그런데 웬 만화 캐릭터가...?)
가게 밖에서 40분, 안에서 20분 정도 기다려서 겨우 먹을 수 있었던 닭육수라멘! 780엔.
가게의 정식 명칭은 '소바' 지만 가끔 이렇게 소바와 라멘이 구분되지 않는 요리가 있어서 그냥 라멘이라고 칭하는 중.
(내 맘이다. 그런데 솔직히 라멘 비주얼이잖아...)
처음 국물을 떠 먹었을 때 든 생각은, 삼계탕의 향이 난다! 였다. 또 한 입 먹어보니 꼬꼬면의 맛 같기도 하고.
국물이 굉장히 부들부들했다. 콜라겐이 듬뿍 들어있다더니, 아주 약간의 젤라틴 같은 식감이 느껴졌다.
닭고기 살점이 두 덩이 올라가 있다. 토핑으로 삶은달걀 시킬걸 무지하게 후회했다.
고민하고 있었더니 그냥 거스름돈이 나와버렸으... 뒤에 사람들이 많이 기다리고 있어서 추가 주문을 할 수가 없었다. ㅠ_ㅠ
면의 굵기는 중면 정도? 아무리 봐도 메밀면이 아닌데 왜 소바라고 하는건지 또다시 고민...
먹다보니 처음에 느껴졌던 삼계탕 또는 꼬꼬면 같은 향은 어느새 사라졌고 일본 라멘 특유의 짜고 느끼한 맛이 되살아났다.
안에는 나름의 채소... 우엉과 파가 들어가 있다.
마늘이 갈려져 있는지 마늘맛도 듬뿍. 닭비린내도 살짝 난다. 일본요리에서 그렇게 강조하는 '재료 본연의 맛' 이려나? 국물을 다 마시기에는 너무 짜서 적당히만 먹고 나왔다.
근처의 다른 유명 라멘 가게가 너무 길어서 차선으로 들어간 식당이었는데 기다리기는 만만치않게 기다린 것 같고ㅋㅋㅋ
평소에 맛집 위주로 검색해서 식당을 찾아가는데, 정보 없이 들어가도 독특한 라멘을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느끼한 맛을 싫어하지 않는다면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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