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나라 단풍여행 #2 엔코지(圓光寺)에서 교토의 단풍을 만끽하다
#2 엔코지(圓光寺)에서 교토의 단풍을 만끽하다
181124 _ DAY 1
1월 초에 실수로 발행해 놓은 포스트를 드디어 올린다! 시험도 끝났고 이제 아무 부담 없이 블로그에 매진하고 싶...지만! 이번 주말에는 또 여행을 간다. 흑흑. 그 전에 하나라도 써놓도록 노력해야지.
다시금 11월 말, 단풍 여행에 대한 기억을 되살려 보면... 교토역에서 사람이 아주 많았던 지하철을 타고 기타야마 역에 내린 후, 내 캐리어를 보관할 코인 락커를 찾고 있었다. 다른 친구들은 오후 늦게 도착하고, 하루 묵기로 한 Y의 하우스는 걸어가기에는 너무 먼 곳에 있었기 때문에 코인 락커에 짐을 두었다가 모두 모인 다음에 끌고 숙소로 갈 예정이었는데...
기타야마 역에는 수하물 캐리어가 들어갈 만한 코인 락커가 없었다. 벌써부터 나의 완벽한 계획이 무너지기 시작. 교토 메트로... 이러기야!
결국 친구네 카페에 가서 파르페를 하나 주문하고 짐을 맡겼다. 시킨 음료는 미깡 어쩌고 파르페였는데 가격은 약 702엔. 3분의 1 정도 마신 후 다음 장소인 엔코지에 가기 위해서 그대로 들고 친구의 자전거를 빌려서 탔다. (패착이었음...)
내가 결코 자전거를 못타는 사람이 아닌데... 친구의 안장은 너무나도 높았다. Y는 롱다리였던 것이다. 안타깝게도 초반에 안장 조절하는 방법을 몰라서 엔코지까지 가는 길이 너무 힘들었다. 계획을 짤 때는 4km의 거리쯤 별 거 아니라고 생각했건만 높은 안장에 자전거 바구니에 담겨 있는 배낭 그리고 먹다 남은 파르페. 구글맵을 켜놓고 있어야 하는 스마트폰 등 양손과 양발이 너무 바빴다.
영업시간 | 09:00 AM~17:00 PM (입장 마감 16:30)
매장주소 | 京都府京都市左京区一乗寺小谷町13
전화번호 | +81 75-781-8025
홈페이지 | http://www.enkouji.jp/
입장료 | 성인 500엔
단풍철이라도 일본의 사찰들은 야간 개장이 없다면 대부분 오후 5시에 문을 닫는다. 입장 마감은 4시 30분, 땀을 뻘뻘 흘리면서 겨우 시간에 맞춰 도착할 수 있었다. 중간에 구글맵이 이상한 곳을 안내해줘서 오르막길을 몇번이나 왔다갔다 했는지. 농담 아니고 한 달치 운동을 다 했다고 볼 수 있겠다. 그냥 버스 탈 걸... 자전거 타보고 싶다는 로망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다.
단풍철에는 차량 주차가 금지되어 있다고 해서 자전거는 어디에 주차하면 되냐고 방문 전 메일로 미리 물어봤었더랬다. 반드시 하얀 벽 안 쪽에 주차를 하라는 답변을 받았는데, 하얀 벽이 어디있는지 몰라서 결국 바로 옆에 있는 다른 사찰의 자전거 주차장을 이용했다는... ^^;
엔코지의 첫 인상은 자갈이 많다, 석양이 예쁘다, 였다.
불상도 여기저기에 있다. 나름 역사가 오래된 사찰이라고 하는데... 일본 절의 역사는 들어도 도통 잘 모르겠어서 그냥 설명하지 않고 넘어가도록 하겠다. 나는 그냥 단풍이 예쁘다고 해서 보러 왔어.
단풍잎
인터넷에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단풍 명소라고 했는데... 사람들이 엄청 많았다. 대부분이 현지인이긴 했지만. 입장 마감 시간이라던 4시 30분이 지나도 사람들이 계속 들어왔다.
자전거를로 높은 지대를 낑낑대며 올라온 만큼, 이치조지 시내가 무리없이 내려다보였다. 허벅지 근육이 후들거리고 있었지만 경치는 참 좋았다.
자갈을 흐르는 강물로 표현한 일본 특유의 모래정원.
요 앞에서 사람들이 어찌나 사진을 많이 찍던지...
혼자라서 서러웠다! 친구들이랑 같이 하는 일정에 여길 넣을 걸 그랬다고 후회함.
절 안쪽 다다미에 앉아서 창문 밖을 내다보면 액자 정원이 보인다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 예쁜 풍경을 찍기는 어려울 것 같아서 올라가보지 않았다. 벗고 신기가 거추장스러운 신발을 신고 갔기 때문이기도 하다.
찍사들이 바글바글 모여 있었던 포토 스팟. 깜찍한 동자승이 있었다!
오하라 산젠인에도 비슷한 석상들이 있는데 여행할 때 미처 발견하지 못해 나중에 엄청나게 아쉬워했었던 기억이 났다. 오늘 봤으니 한을 풀었달까 :D
어둑어둑
알록달록 예쁜 병풍? 문? 자세히 들여다보고 싶기도 했지만, 폐장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서 서둘러 걸음을 옮겼다.
액자 정원을 보겠다고 앉아 있는 많은 사람들.
위의 좌석에서 앉아서 정면을 바라보면 이런 풍경이다.
빨강 노랑 초록 색색의 다양한 단풍잎들 덕에 가득찬 가을의 분위기. 한국에서 단풍을 제대로 못본 아쉬움을 달래고도 남았다.
나는 또 앉기를 포기하고 (인파를 뚫고 앉을 자신이 없음!) 위쪽 전망대로 올라가기로 했다.
경내에 불상도 하나 있다. 어두컴컴해서 들여다보기 조금 민망한 분위기였음.
종이 걸려 있는 누각도 있었다. 그 앞에 펼쳐진 알록달록 다섯 손가락!
뒤 쪽에는 묘지가 있고
그 옆에 전망대로 향하는 길이 있다. 다들 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
높은 굽의 신발과 혹사당한 허벅지 근육 때문에 휘청거리면서 올라왔지만...
여기 올라오기까지의 여정이 전혀 후회스럽지 않은 전망이었다. 단풍과 석양의 불그스름한 빛깔. 카메라에 다 담을 수 없는 것이 아쉬웠다.
(지금 와서 말하는 거지만 엔코지로 오는 길에 자전거에서 한 번 넘어지기까지 했다... ^ㅅ^ 숏다리의 비애...)
빼곡한 교토 이치조지의 건물들
미니어처 모드 VS 일반 모드
파노라마
실컷 구경하다가 돌아가는 길이 너무 어두워질까봐 내려왔다. 내려오는 길에 발이 미끄러져서 자빠질 뻔 했다.
뒤에서 걷던 일본 분들이 놀라셨음. 죄송;
첫날부터 단풍을 실컷 보아서 기분이 좋았다.
엔코지를 떠나기 전 잠시 들렀던 전시관에는 나름 소중해 보이는 작품들이 있었다. 사진만 찍고 바로 나왔다.
많이 어둑어둑해졌다.
단풍나무 한 번 찍고.
소용돌이 한 번 찍고.
경고문구 한 번 찍고 나왔다.
들어가기 전에 읽었어야 했던 안내문... 이지만, 한글 설명이 없으니 굳이 읽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도쿠가와 이에야스와 관련이 있다고 써 있다.
주차해 놓은 자전거를 찾으러 내려가는 길에, 전신주에 붙어있는 안내문을 보았다. 이 쪽 방향으로 붙여져 있으니 내가 몰랐지!
이 하얀 벽 안 쪽에 주차장이 있는 거였다. 찾기 힘들다 정말...
더 어두워지기 전에 이치조지에 있는 서점, 게이분샤로 향했다. 내리막길을 자전거로 달리는 기분이 어찌나 시원하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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