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나라 단풍여행 3박 4일 일정 및 여행 정보
11월, 계획에 없던 교토·나라 여행
9월 추석에 상해와 항주를 다녀오고 나서 당분간은 해외에 나갈 일이 없겠거니 싶었다. 10월에는 광주, 11월에는 강릉을 가야지! 단순하게 국내 여행 계획만 짜고 있었는데 10월 말에 갑자기 친구 H와 E가 교토를 가야겠다며 여행 계획을 짜기 시작했다. 발단은 여기서부터 시작되었다.
내 모교에서는 심화반이라는 명목으로 야간자율학습을 따로 진행하는 A와 B반이 있었다(근데 맨날 놀았음). 나는 B반에 속해있었고 고등학교 3년 동안 그 무리에서 친해진 아이들과 지금까지도 종종 만난다. 나까지 포함해서 6명, 서울 관련 포스트를 올릴 때 찬조 출연하는 친구들이다. (ㆁᴗㆁ✿)
Y는 작년부터 교토에서 일하고 있는 중으로 올해 4월에 나와 J가 그녀를 보러 여행을 다녀왔었다. B는 6월에 오사카를 다녀오면서 만남을 가졌지만, H와 E는 벌써 1년이 넘게 Y를 보지 못해서 꼭 교토 여행을 해야겠다고 벼르고 있던 찰나였다. 10월 말에 갈까? 11월 초에 갈까? 한참 얘기를 하더니 비행기 가격이 저렴한 11월 말에 가는 것으로 결정짓고, 본격적으로 남은 이들을 꼬드기기 시작했다. 같이 가면 더 좋지 않겠니? 우리 단체 해외여행 하자고 했잖아! B가 순식간에 넘어갔고, 이미 올해 한 번 다녀온 나와 J는 몇 시간 동안 망설였지만 결국 모두 가기로 결정했다. 에라 모르겠다! 하고 지름. 이 과정이 얼마나 웃겼던지. (우리한테만 웃길듯... ㅋㅋㅋ)
마침 또 어떻게 환상적인 타이밍. 한국에선 11월 말쯤 되면 단풍의 끝물이지만 일본은 딱 만개할 시점이란다. 그리하여 이번 교토·나라 여행은 단풍여행이라고 명명하였다. 나라에서는 단풍 구경을 거의 못하긴 했지만...
교토와 나라의 단풍 명소
일본 각지에서도 가을이 되면 단풍을 보러 교토로 향한다. 우리가 정한 숙소 위치가 때마침 단풍명소로 유명한 곳들과 가까워서 그 근처 위주로 일정을 짰다. 11월 한 달 동안에는 야간 라이트업도 진행하기 때문에 교토에서의 단풍 구경은 아주 만족스러웠다. 원래 계획은 은각사(지쇼지)-철학의 길-난젠지-게아게 인클라인-에이칸도 젠린지를 쭈욱 내려오면서 관람하는 일정이었는데, 이런 저런 사건 때문에 일정이 늦춰져서 난젠지와 에이칸도만 다녀왔다.
교토 시내
난젠지 | 은각사(지쇼지)에서 남쪽으로 2km 방면에 있는 규모가 큰 절로, 단풍 명소로 아주 유명하다. 수로각까지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지만 산몬, 호죠테이엔, 난젠인을 보고 싶다면 각각의 입장료를 지불해야 한다. 11월 중순부터 시작하는 단풍철에는 텐쥬안에서 야간 라이트업 행사를 진행한다. (오후 5시~9시)
에이칸도 젠린지 | 단풍이 아름다운 교토에서도 그 아름다움이 1위에 빛나는 에이칸도 젠린지. 넓게 깔려있는 단풍잎을 카펫이라고 부를 정도로 규모가 크다. 낮에 관람할 경우에는 아미타불상 관람을 할 수 있고, 밤에 관람할 경우에는 야간 라이트업(오후 5시~9시)을 구경할 수 있다. 다음 여행에서는 낮에 가서 문화재도 구경해보고 싶다.
위에서 잠깐 설명한 것처럼 교토 서부는 은각사와 철학의 길도 있으므로 가을의 운치를 즐기기에 적합하다. 단풍을 보러 교토에 가시는 분들은 대부분 이쪽 경관을 중심으로 계획을 세우시는 것 같다. 난젠지 근처에 있는 게아게 인클라인은 포토 스팟으로 유명하다고 해서 꼭 가보려 했으나 시간이 부족해 보지 못한 점이 아쉽다. 친구들이랑 스냅 사진 찍고 싶었는데 ༼ಢ_ಢ༽
나라
일본의 옛 수도 하면 제일 먼저 교토를 떠올리지만 나라도 수도였다는 것! 나라는 과거 야마토 국이라고 불릴 정도로 일본 문화의 중심지였으며, 서기 700년 전후로 꽤 오랜 기간 동안 일본의 수도였다. 당시 백제와 교류가 빈번하였기에 일찍이 불교를 받아들였고 삼국통일 이후 백제의 피난민들이 나라로 이주를 했다고 한다.
호류지 | 일본 첫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호류지. 단풍 명소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규모가 상당히 커서 볼 거리가 꽤 있다. 현재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인 서원이 있으며 옛 백제 양식과 흡사하다고 한다. 나라 시내와는 멀리 떨어져 있어서 방문하기에 복잡한 것이 단점이지만, 의미가 있는 곳이라 꼭 방문하고 싶었던 곳.
나라 사슴공원 | 나라 시내에는 사슴들이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있으므로 굳이 사슴공원을 콕 찝어서 방문할 필요는 없다. 옆을 거닐고 있으면 쪼르르 달려와서 과자를 달라고 조른다. 귀엽지만 무섭기도 하다.
도다이지 | 호류지가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건축물이라면, 도다이지의 대불전은 세계에서 가장 큰 목조 건물이다. 대불전 안의 불상이 굉장히 커다랗기 때문에 나라에 왔다면 꼭 보고 가는 것을 추천한다. 사슴 공원 바로 앞에 있기 때문에 사슴을 보다가 방문하기 적합한 위치이다. 역시 단풍 명소라기에는 조금 부족하지만.
이 외에도 나라 시내에는 고후쿠지, 우키미도, 요시키엔과 이스이엔 등 다양한 단풍 명소들이 있다. 일단 일정에는 넣어뒀지만 호류지 쪽의 교통편이 좋지 않아 시간을 많이 허비하는 바람에 우리는 호류지와 도다이지만 관람하고 왔다. 다음에 또 나라를 가봐야겠다, 라는 생각이 드는 여행이었다.
교통편 TRANSPORTATION
간사이 공항에서 교토 시내로 가는 방법이나 교토의 이동편은 이전에도 설명한 바 있어서 예전 설명을 가져왔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중요했던 부분은 바로 교토에서 나라를 방문할 때 이용해야할 교통편이었다. 오사카에 숙소를 예약하고 교토, 나라를 여행하는 분들은 보통 긴테츠 레일 패스나 간사이 패스를 사용하지만 우리는 숙소가 교토라서 어떤 교통 패스를 사용해야 가장 이득인지 머리를 팽팽 굴려야했다 @_@
간사이 공항에서 교토 시내까지
간사이 공항에서 교토 시내로 가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리무진 버스를 탑승하는 것이고 좀 더 보편적인 방법은 하루카はるか라는 열차를 이용하는 것이다. 예전에는 이코카ICOCA라는 교통 카드와 하루카 왕복 티켓을 무조건 함께 구입해야 했으나, 지금은 이미 이코카를 소지하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하루카 왕복 티켓만 별도로 구매할 수 있게 되었다. 이 경우 한국 여행사를 통해 구입하는 것이 가장 편리하다. JR 웹사이트에서 예약하거나 공항의 미도리노마도구치에서 구입할 경우에는 줄을 서야 해서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왕복 티켓 가격은 3,200엔.
교토 시내에서 이동할 때
교토에서는 대부분 교토역에서 숙소 이동하는 구간만 이용했기에 버스비 230엔 또는 지하철비 260엔을 탑승할 때마다 지불했다. 나라에 방문하는 날은 버스를 3회 이상 탑승할 것 같아서 1일 무제한 티켓(600엔)을 구매했는데, 결국 그 날도 버스는 딱 2번만 탑승했음. ㅎㅎㅎㅎ 버스 1일 무제한 티켓은 버스 안에서도 간편하게 구매할 수 있으니 미리 준비하지 않아도 된다.
교토에서 나라로 이동할 때
교토에서 나라를 방문한다면 긴테츠 나라 세계유산 티켓을 활용하면 좋다. 출발지에서 나라 지역까지 가는 전철티켓 1장, 나라 지역에서 출발지로 가는 전철 티켓 겸 나라 지역 내 자유이용구간 전철 티켓 1장, 나라 시내 교통버스 자유이용권 1장, 마지막으로 관광지 할인 티켓까지 총 4장을 주는 티켓으로. 교토와 나라 왕복 교통편 뿐만 아니라 나라 시내에서 약간 떨어져 있는 호류지, 여러 관광지가 있는 나라 시내까지 추가 요금없이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다만 관광지 입장료 할인 티켓은 호류지, 도다이지, 고후쿠지 등은 포함이 되어 있지 않아 그다지 쓸모는 없다.
티켓은 JR 교토역이 아니라 긴테츠 교토역에서 구매 가능하다. 교토 출발 시 1일권 가격은 1500엔.
탑승가능지역 : 오사카난바~츠루하시, 교토, 야마토야기, 긴테츠나라, 그 외 나라 시내 버스노선
입장료 할인 : 가스가타이샤혼덴(春日大社国宝殿 春日大社神苑 萬葉植物園), 간고지(元興寺), 다이안지(大安寺), 야마토문화관(大和文華館) 나코 렌탈 사이클 긴테츠나라, 사이다이지, 니시노쿄 센터 (3월~11월), 나코 렌탈 사이클 호류지 센터
숙소 ACCOMMODATION
비행기 표는 저렴하게 구매했지만 이상하게 숙소는 잘 검색이 되지 않았다. 알고보니 우리가 출발하기 전 날인 11월 23일 금요일이 휴일이라 일본에서도 숙소가 많지 않았던 것. 가격도 무지하게 비쌌다. 결국 첫날은 Y네 숙소에서 하루 신세지기로 했다.
둘째날과 마지막날의 2박 숙소는 에어비앤비 고수인 H가 찾아주었다. 일본 에어비앤비는 흉흉한 소문이 많이 돌아 이용한 적이 없었는데, 정부에 등록되어 있는 정식 게스트하우스라고 하고 가격도 저렴하여 예약했다. 총 7인까지 숙박할 수 있다고 되어있다는 점이 가장 큰 메리트였다. 우리가 6명이니까. ㅎㅎㅎ
셀프 체크인으로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편하게 지냈으며 바로 근처에 버스 정류장과 편의점이 있어서 좋았다. 가격은 1인당 2박에 70,000원 정도. (Y에게는 첫날 숙소를 신세지기도 하였고 이미 거주지가 있는 사람에게 숙박비를 추가 지불하게 할 수 없으므로 총 금액을 5인이서 결제하였다!)
일정표는 이전 교토 여행처럼 빼곡하게 짜두었으나, 단체 여행인데다가 첫날 숙소에서 다음 숙소로 이동할 때 체크인 시간, 그리고 식당을 기본적으로 1시간 정도 대기하는 바람에 실제로 실행할 수 있었던 건 반 정도? 조금 아쉽지만 원래 여행은 약간 아쉬운 채로 남겨놔야 완벽하다는 나의 지론. ㅎㅎㅎ
동영상 편집도 하고 싶었지만 우여곡절로 인해 찍은 영상이 많지 않아... 요건 잠시 미뤄둔다.
가을의 날씨를 그리워하면서 천천히 올릴 예정 :)
총 여행 경비
간사이 공항 왕복 항공권 : 약 150,000원
교토 게스트 하우스 2박 숙박비 (6인실) : 70,000원
포켓 와이파이, 하루카 왕복 기차, 버스 1일권 : 약 37,000원
입장료, 식비 등 여행 경비 : 190,000원
약 44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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