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 40년 전통 할머니추어탕에서 뜨끈한 새해 첫 식사
40년 전통 할머니추어탕에서 뜨끈한 새해 첫 식사
연말 연시에 사촌집에서 머무를 계획을 짜고 있을 때 일본에 있는 친척들도 한국에 온다고 해서 오랜만에 오촌조카 얼굴도 볼 겸, 집으로 내려가지 않고 1월 1일 신년을 서울에서 맞이하게 되었다. 오랜만에 한국에 오신 친척들을 보러 김포공항으로 마중을 나간 다음, 새해 첫 식사는 사촌네 근처의 추어탕 집에서 먹기로 했다.
사촌의 극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형부[각주:1]가 추어탕이 먹고 싶다고 해서 간 거다. 놀랍게도 형부의 입맛은 곱창, 순대, 추어탕 이런 쪽이다. 예전에 서울에 오셨을 때 곱창을 사주신 적도 있다. 사촌은 난 그냥 집에서 라면 먹을래~ ㅠㅠ를 시전했지만 형부가 어거지로 끌고 갔다. 형부 고집 짱셈.
형부가 사줬던 곱창 관련 글▼
2017/03/04 - [국내여행/서울·인천·경기] - 서울 :: 완전 후리한 분위기의 까치산역 곱창집 대왕곱창구이
영업시간 | 10:00 AM~22:00 PM
매장주소 | 서울특별시 양천구 신월1동 가로공원로 146
전화번호 | 02-2607-1023
분명 1월 1일 신정임에도 불구하고 손님이 정말 많았다. 10분 정도 대기한 다음에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프랜차이즈 식당인데도 인기가 좋다니 맛이 꽤 보장되는가 싶어 기대가 되었다.
메뉴판은 간단하게 추어탕+돌솥밥 세트, 추어튀김, 물만두. 통추어탕은 미꾸라지를 갈지 않고 통째로 들어간다고 한다. 설명을 듣고 예전에 순천가서 먹었던 마녀생선탕짱뚱어전골이 떠올랐다... 사촌은 질색을 하며 물만두를 시켰고ㅋㅋㅋ 이모가 통추어탕을 주문했다.
밑반찬으로는 어리굴젓과 김치, 석박지, 콩나물 무침이 나왔다. 어리굴젓... 개인적으로 굴을 그렇게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서(요즘은 그럭저럭 먹을 수 있게 되긴 했지만) 나는 한젓가락 먹을까말까. 이모는 잘 드셨다. 어리굴젓은 별도 판매하기도 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나온 추어탕. 보글보글 끓는 모습이 맛나 보인다.
어릴 적에 엄마따라 몇 번 추어탕을 먹었을 때는 식감이 까끌까끌한 것도 맘에 들지 않았고 미꾸라지를 갈아서 넣었다는 설명을 듣고선 왜 그렇게 징그러웠는지 모르겠다. 물론 지금은 아주 잘 먹습니다. 하핳
비린내도 거의 나지 않고 담백한 편의 맛이라서 밥이 아주 잘 넘어갔다. 양도 많은 편이라서 조금 남겼다.
돌솥밥에는 이렇게 뜨거운 물을 부어서...
숭늉에 밥 말아 먹는 것처럼 후식(?)으로 먹으면 된다.
아직 어린 오촌조카에게 추어탕은 너무 고난이도라 따로 준비해온 음식을 먹였다. 그런데 콩나물무침을 너무 잘 먹어서 이모가 굉장히 좋아하셨다. 형부는 오전부터 소주를 시켜서 드셨다. 서울와서 첫끼가 추어탕에 소주라니 형부는 정말 대단하다.
사촌네에서 하도 얻어먹는 게 많아 내가 계산하고 싶었지만 이 날도 결국 얻어먹게 되었다. 감사합니다.
신년 첫끼를 친척들에게 둘러싸여 뜨끈하게 먹을 수 있으니 나는야 행복한 사람이다.
- 일본 사는 친척언니의 남편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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