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크로싱 - 2019년 1월
신년을 맞아 새롭게 시작한 취미! 일상 카테고리에 짧게 소개한 적이 있다. 1월 5일에 시작해서 약 1달이 지났기 때문에 월말 겸 정리용 포스트를 올려본다. 조금 늦었지만...
(+ 취미 카테고리를 생성하면서 불렛 저널 관련 포스트를 옮겼는데, 꼴랑 두 개밖에 없어서 좀 웃었다. ㅠㅠ)
포스트크로싱(POSTCROSSING)이란?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국제 랜덤 엽서 펜팔이라고 할 수 있겠다.
시작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포스트크로싱 웹사이트에서 회원가입과 프로필 작성을 마친 후 엽서 보내기를 신청하면, 임의로 지정된 포스트크로서의 주소를 받게 된다. 처음 시작할 때는 최대 5명까지 보낼 수 있는데 프로필 세부 설정에 따라 전부 다른 국가의 주소를 받을 수도 있고, 겹치게 될 수도 있으며, 우리나라가 걸릴 수도 있다 :-)
각각의 엽서마다 하나의 엽서 아이디Postcard ID가 주어지고, (한국은 KR로 시작한다.) 엽서에 이 아이디를 적어 보내면 받은 사람이 홈페이지에 등록을 할 수 있다. 등록된 엽서는 Traveling에서 Sent로 상태가 바뀐다. 이 때 엽서를 받은 사람이 보낸 사람에게 잘 받았다고 감상을 써주는 것을 허레이Hurray라고 한다.
내가 보낸 엽서가 Sent로 등록이 되면 나는 또 다시 한 장의 랜덤엽서를 보낼 수 있게 되며 동시에 랜덤매칭된 누군가로부터 엽서 한 장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물론, 엽서가 도착할 때까지 어느 나라의 누구에게 엽서를 받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엽서의 특성 상 배송도 짧게는 2주에서 길게는 1달이 넘게 걸리기 때문에 기다림이 애타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이 바로 포스트크로싱의 재미! 1초면 지구 반대편까지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디지털 시대를 역행하는 아날로그 취미랄까.
이렇게 계속 엽서를 주고 받다 보면 최대로 보낼 수 있는 개수가 점점 늘어난다.
처음에는 최대 5장을 할당해주고, 보낸 엽서가 5장 이상 등록되었다면 6장으로 늘어난다. 15장 이상은 7장, 25장 이상은 8장, 35장 이상은 9장, 50장 이상은 10장. 이후부터는 50장을 쓸 때마다 1장씩 슬롯을 늘려준다. 나는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 최대 장수가 5장뿐이다.
원하는 엽서를 받고 싶거나 국제 엽서 교류를 활발히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1대 1로 엽서 교환을 요청해서 주고 받는 다이렉트 스왑Direct Swap을 하기도 한다. 개인 교류라 포스트크로싱 보낸 엽서 장수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또한 엽서에는 증지보다 우표를 붙여 주는 것이 매너라고 여겨진다.
한국의 포스트크로싱
다른 나라에서는 공식적으로 HAPPY POSTCROSSING 시리즈와 같은 관련 엽서나 우표도 발매할 정도로 꽤 메이저한 취미인데 반해, 한국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편이다. 포스트크로싱 홈페이지에서 한국의 멤버수 랭킹은 27위, 보낸 엽서 랭킹은 34위. 그런 한국 국적인 당신이 지금 포스트크로싱을 해야하는 이유!(...)는 바로 한국에서 국제 엽서를 보내는 비용이 저렴하다는 것! 그리고 멤버수가 적은 덕에 한국 엽서는 꽤 레어한 취급을 받는다는 것!
평소에 다이어리 꾸미기를 좋아하거나 스티커나 마스킹테이프 등 문구류를 사랑한다면 특히 안성맞춤인 취미다. 세계 각국의 엽서와 우표를 모을 수 있는 메리트도 있고.
...이상 아직까지 받은 엽서 0인 쌩초보 포스트크로서의 어색한 영업멘트...
엽서 & 우표
포스트크로싱을 하기 위해 준비해야할 것은 일단 엽서와 우표가 있다. 한국에서 국제 엽서를 보내는 비용은 엽서 크기에 상관없이 전세계 어디든 430원으로 동일하기 때문에 계산을 할 필요가 없다. 우체국에서 420원짜리 무궁화 우표와 10원짜리 태극기 우표를 사는 것이 가장 쉽다. 그런데 엽서를 하나 둘 쓰다보면 다양한 우표를 갖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흔한 수순이다. 그렇게 우표박물관에 가게 되고... 우표첩을 사게 되고... 취미우표통신판매를 신청하게 되고... 의외로 보통우표가 기념우표보다 희귀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우체국 갈 때마다 보통우표 몇 장 남았는지 물어보고... (네 접니다) 그렇게 사들인 우표 가격이 어느덧(....) 으음... 노코멘트하겠음. 아무튼 많이 샀다. 우표 수집에도 한 발 걸친 느낌.
엽서는 생각보다 판매하는 곳이 많지 않아서 주로 여행지에서 구매하거나 엽서북을 사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성에 차지 않으면 자체 제작을 하기도 한다. (네 접니다222) 자체제작을 하면 한 장에 200~300원 정도로 꽤 저렴한 편. 만드는 과정도 재밌어서 신나게 작업했다.
+) 우리나라엔 공식적인 Airmail 스티커가 없다. 해외 스티커도 좋지만, 뭔가 한국적인 스티커가 가지고 싶어서 디자인 & 제작도 해봤다ㅋㅋㅋㅋ 그런데 스티커는 제작비용이 천차만별에 꽤 비싼 편이어서 개수는 얼마 안되는데 지출이 컸다. 어디 저렴한 업체 없나... ㅠㅠ
어쨌든 이렇게 준비과정을 마치고 지금은 열심히 취미생활에 몰두하고 있다. 너무 진도가 더딘 것이 흠이지만 기다림을 즐거움으로 승화시키면 된다.
1월의 보낸 엽서 - 총 7장
첫번째로 보낸 국가는 독일. 당시 집에 엽서가 없어서 법주사에서 받은 엽서를 사용했다. 그 분 프로필에 식물 엽서 또는 로컬 엽서를 선호한다고 있어서 겹벚꽃이 있는 엽서로 골랐다. 내용은 그냥 난 포스트크로싱이 처음이다, 우리 동네가 뭐로 유명하다 등등... 독일은 배송이 꽤 빠른 편이라 보낸지 13일만에 두번째로 등록이 되었다. 허레이로 아주 만족한다는 답변을 받아서 기분 좋았다 :)
두번째로 보낸 국가는 러시아. 보낸지 35일이 넘어가고 있는데 아직까지도 등록이 되지 않고 있다. 러시아는 보통 1~2달 정도 걸린다나... 가끔 아예 엽서가 실종되는 경우도 있다고... 흑흑ㅠㅠ 제발 등록해주세요...
세번째로 보낸 엽서는 폴란드. 거의 한 달이 다 되어가던 2월 1일에 등록이 되었다. 포스트크로싱 사이트에서 엽서에다 고국에 대해 세가지 사항을 적고, 두 개는 맞게, 하나는 틀리게 써서 퀴즈를 내보라고 쓰여 있길래 문제를 적어서 보냈는데, 제시카는 우리나라 인구수가 5천만 이상이란 것을 믿을 수 없었는지 틀린 답을 골랐다. 또한 그는 한국의 7 스킨법에 관한 책을 읽은 적이 있다고 한다. 깜짝 놀라서 그건 보편적인 스킨 케어 방식이 아니라고 메시지를 따로 보냈다. ㅋㅋㅋㅋ
네번째로 보낸 국가는 미국. 보낸지 24일째에 세번째로 등록되었다. 역시 엽서가 마음에 든다고 했고 진실 혹은 거짓 퀴즈는 정답을 맞춰 주었다.
다섯번째로 보낸 나라는 라트비아. 처음으로 남자 회원이 걸렸는데 프로필에 우표는 따로 봉투에 넣어서 보내 달라는 등 (그 경우 요금이 상당히 비싸진다) 요구사항이 많아서 인상이 별로 였다. 그래도 우표를 모으고 있다고 하니까 코너 부분에 포스트잇을 붙여서 우표를 뗄 수 있게 만들었다. 그 밑에다가 우리집에 굴러다니는 수입인지도 넣어주고... 놀랍게도 이 엽서가 첫번째로 등록이 되었고 허레이로 구구절절 고맙다고 써줘서 별로라고 생각한 게 쫌 미안했다. ㅋㅋㅋㅋ
허레이에 그냥 Thank you만 보내는 사람도 꽤 많다는데 아직까지 내가 받은 허레이는 대부분 정성이 가득... 운이 좋다. :)
위의 엽서를 보낼 때까지는 우표에 욕심이 없어서 전부 400원 팔색조 + 10원 태극기 보통 우표 조합이다. 엽서가 커서 우표를 4장 붙여도 문제가 없었다.
라트비아로 보낸 엽서가 등록이 되어 새로 보낼 수 있었던 여섯번째 엽서. 대만으로 갔다. 나처럼 늅뉴비 포스트크로서였는데 인생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해서 윤동주 시인의 "새로운 길" 이 쓰여져 있는 엽서를 보냈다. 그러나 규격엽서의 사이즈가 너무 작아서 쓸 말을 다 쓰지 못했다... 이 때는 우표박물관에 다녀오기도 했고 우표 공구도 해놓은 참이라 우표에 다양성이 생겼다. 그리고 볼펜 대신 딥펜으로 글씨를 썼더니 굉장히 잘 써지고 편했다.
독일로 보낸 엽서가 등록이 되어 보낼 수 있었던 일곱번째 엽서. 핀란드로 보냈다. 국가가 골고루 나와서 재밌다고 생각했다. 프로필에 부엉이 엽서가 있으면 보내달라고 하길래 2년 전에 고베여행에 갔을 때 구매했던 엽서를 개시하게 되었다. 함께 샀던 부엉이 스티커도 붙여줬다. 안타깝게도 부엉이 우표가 없어서 세트로 맞출 수 없었다. 슬퍼라... 핀란드에 대해 잘 몰라서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에 나온 핀란드 청년들이 한국에서 인기가 많다는 말을 썼다... 국제적 아무말. 하하하.
미국으로 보낸 엽서가 등록이 되어 보낼 수 있었던 여덟번째 엽서. 또다시 독일이다! 독일은 엽서가 빨리 가는 편이니까 좋다. 그림엽서를 좋아한다고 해서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구매한 화조영모도 엽서 중 하나를 보내줬다. 마스킹테이프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구매한 것. 우표는 한국적 느낌이 나는 걸로 골라서 붙였다. 독일 안 가봤는데 가보고 싶다 뭐 이런 내용으로 가득 ㅋㅋㅋ
1월의 받은 엽서 - 총 0장
.......으음...
아니 대체 어디서 오길래 첫 허레이 받은지 3주가 지났는데도 감감무소식인감? 2월 중순인 지금까지도 받은 엽서가 0장이다.
아쉬운대로 국내의 포스트크로서에게 엽서 교환 신청을 해서 몇 장 받기는 했지만 언제쯤 첫 국제엽서가 도착할 지... 아무래도 예상하지 못했을 때 불쑥 도착하지 않을까 싶다. (이젠 내게 수십장의 우표와 엽서와 메모지와 스티커와 마테가 준비되어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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