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 :: 어느 일요일 저녁, 우동 한 그릇 먹으러 속리산 휴게소로

어느 일요일 저녁, 우동 한 그릇 먹으러 속리산 휴게소로

우리 마을에는 일식집이 없다. 밤 늦게 간단하게 우동 한 그릇 먹고 싶을 때 들를, 포장마차 같은 것도 없다. 오후 9시가 되면 일반 음식점들은 문을 닫고, 주류 취급점만 11시 정도까지 운영한다. 어느 일요일 저녁, 갑자기 오밤중에 우동 한 그릇 먹고 싶어서 속리산 휴게소로 달려갔다. 휴게소는 24시간 운영하니까 가능한 이야기!

고속도로 타다가 나타나는 그 속리산 휴게소! 우리집에서 차로 2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 고속도로로 가면 통행료를 내야하니까, 바로 옆 국도에 차를 대고 뒷문으로 들어갔다. 우리처럼 우동 먹으러 온 사람들이 도로에 차를 빼곡하게 대어놓은 모습이 웃겼다. ㅋㅋㅋㅋ

뒷문으로 들어가기.

뭔가 불법적인 일을 저지르는 느낌인데... 그렇지 않답니다.

정이품송 후계목이 이 휴게소에도 있었다.

충청도 여기저기에 뿌리나보다.

이쪽은 일요일 저녁에 고속도로를 쌩쌩 달려야 하는 차량들.

오후 늦은 시간이라 그런지 매진된 메뉴가 많았다. 우리는 옛날 김맛 우동하나랑 가쓰오 우동 두개를 시켰다.

가격은 5,000원.

주문을 하고 받은 영수증에 쓰여져 있는 번호를 기다리면 된다.

우리는 양식이 아니라 더 왼쪽에 있는 카운터를 봐야했지만, 사진 찍은 것이 이 것뿐이라.ㅎㅎㅎ

빈그릇 놓는 곳은 모두 동일.

휴게소는 전체적으로 공사중이었다. 뭔가 새로 생기려나보다.

그나저나 우리 동네에 탐앤탐스 없는데... 휴게소에 있네... 뭔가 웃기다.

엔젤리너스도 없는데... 휴게소에 있네.

속리산 휴게소가 우리 동네 커피 인프라가 가장 좋은 곳이었다니...

15분 정도 기다렸더니 우동이 나왔다. 고춧가루와 단무지는 카운터에서 셀프로 담아와야 한다.

단무지 정말 많이 담아왔음. 사진 찍을 걸ㅋㅋㅋ 그리고 다 먹었다.

가쓰오 우동은 약간 농심 생생우동 느낌도 나고, 국물이 짜지 않아서 좋았다.

휴게소 우동치고 맛이 꽤 괜찮았음!

옛날 김맛 우동은 약간 포장마차 우동 맛? 좀 더 한국적인 맛이었다.

이 메뉴도 나쁘진 않았지만, 내 입맛에는 가쓰오 우동이 더 맛있었다.

일요일 저녁에 우동만 먹으러 휴게소 오는 건 또 처음이네...

우리 가족만 그런 게 아니라는 것도 웃기고. ㅋㅋㅋㅋ

휴게소 옆에는 3D 입체벽화공원이 있어서 공룡 그림등을 구경할 수 있다. 

밤에 보니 으스스 하더라.

사람들이 하도 다녀서 길이 생겼다. ㅋㅋㅋㅋ

우리 동네에서 밤 하늘을 보면 별이 아주 잘 보인다.

이 날은 구름이 조금 껴 있었다.

일식집이 없는 동네라도 그 나름대로 즐길 수 있는 루트가 있다는 것을 알았던 날.

집으로 오는 길목에 있는 펜션에 사설 천문대가 있다는 사실도 알았다.

한 번 구경해보고 싶긴 한데, 펜션을 갈 일이 없으니까... 좀 애매하다. ㅋㅋㅋㅋ

집에 돌아와서는 부른 배를 두드리며 아주 잘 잤다.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