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 :: 천고마비의 계절, 석전대제 준비가 한창인 회인면 부수리의 회인향교

오장환문학제와 회인국가유산야행이 열리는 9월 13일 토요일, 회인에 포스트크로서 5인을 초대했다. 볼거리가 많을 것 같아서 고른 날이었고 나 역시 오장환문학제를 구경한 적이 없어서 선택한 날짜였는데, 오전에 가서 구경하기에는 애매~하게 버스시간이 맞질 않아서, 점심을 먹어야 해서 등등의 이유로 오장환문학제는 결국 내년에 구경하는 것으로 미루고 (ㅠㅠ) 남은 시간에 다같이 회인향교를 보러 갔다.

 

 

▼2020년 1월까지는 리뷰를 했어야했지만 귀찮아서 미루다 영원히 못올리게 된 포스트크로싱 관련 글

2022.05.11 - [소소한/취미생활] - 포스트크로싱 - 2019년 10월

포스트크로싱 - 2019년 10월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아주 천천~히 조금씩 하는 중이다.)

 

 

 

아, 점심은 또다시 짜장나라에서 먹었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블로그 포스팅을 위해 다른 곳엘 가고 싶었는데 크로서분들이 울짜장이라는 메뉴에 꽂히셔서 물흐르듯이 짜장나라가 되었음. ㅋㅋㅋ

 

2025.03.06 - [국내여행/대전·충청] - 보은 :: 회인면 정통중화요리전문점 짜장나라의 윤기 자르르한 삼선간짜장

보은 :: 회인면 정통중화요리전문점 짜장나라의 윤기 자르르한 삼선간짜장

(이번엔 울짜장, 탕수육, 짬뽕, 볶음밥 등 다양하게 먹었다네~)

 

 

 

회인향교를 방문하자고 한 이유는 중식을 먹고 노곤한 육체를 깨우려면 산책이 필수인데(!)

이 날 여러 축제 준비로 길이 혼잡하여 오장환문학관을 가기엔 조금 애매했고...

다들 회인에 다시 올 일이 없을 것 같아 그나마 가장 큰 국가유산을 방문해보자, 라는 생각이었다.

나는 2년 전에 회인문화재야행 이벤트 때문에 회인향교를 가보긴했으나 당시에는 오밤중이었기 때문에 제대로 보질 못했고, 낮에 방문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회인향교 아래 정자

 

 

 

 

날씨가 너무너무 좋았다. 어이가 없었다. 이 날은 분명 오전부터 비가 내린다고 했었는데... 

실제로 새벽 6시까지 비가 무지막지하게 내려서 오시는 분들이 너무 힘드실까봐 걱정을 했더랬다.

그런데 이게 웬걸 오후부터는 너무 맑아서 더울 지경이었다.

★★★ 날씨요정 ★★★ (=나) 의 약발이 떨어진 줄 알았는데 아직 건재해서 다행이었다.

 

아무튼 저 위에 빼꼼 나와 있는 건물이 회인향교다.

 

 

 

 

 

올라가는 길목에 아기고양이 한마리가 서 있길래 찍었는데 튐. (ㅠㅠ)

수풀 사이로 쭉 뻗은 뒷다리의 노릇노릇한 자태가 찍히긴 했다. ㅋㅋ

 

 

ⓒ Catsbe

 

크로서분이 미니 드론으로 찍은 회인향교의 전경. 너무 감사하게도 사진을 공유해주셔서 하나 올려본다.

보통 닉네임 언급은 초성으로 처리 하는데 Catsbe의 지적재산권을 위하여 실닉 표기!!

미니 드론은 배터리 하나로 10분 정도 날릴 수 있다고 하더라. 그래서 항상 배터리 2개를 들고 다니신다고 ㅋㅋ

밋업 진행 할 때 Catsbe님께서 미니 드론 하나 장만하라고 얘기하셔서 솔깃... 했지만 이건 붕붕이 장만하고 난 후로 미뤄야겠다. 부보상^[각주:1]이자 뚜벅이인 나는 들고다닐 자신이 조금 부족하다능...

 

드론 사진 찍으시려고 회인, 말티고개, 속리산에서 촬영 허가받으시느라 고생하셨는데 사진 공유를 아주 흔쾌히 해주셔서 정말정말 감사했다!

 

사진을 보니 올라가는 길 홍살문 옆에 살짝 문화재스러운 건물이 하나 있는데 뭔지 모르겠다.

 

 

회인국가유산야행의 일환으로 행사가 있었지만 우리는 야행이 시작하기 전에 왔으므로...

향교에는 아무도 없었다! 히히.

추계석전대제라고 쓰여있는 현수막이 붙어있었는데, 찾아보니 공자를 비롯한 여러 성현들에게 제사를 지내는 의식이라고 한다. 봄과 가을에 한번씩 진행한다고.

 

 

 

회인향교는 세종 때 창건된 향교로 꽤나 유서가 깊다. 임진왜란 때 불에 타 사라져서 보은향교와 합쳐서 운영했다가 1611년에 다시 지었다고 한다.

 

홍살문을 지나 올라오면 맨 앞에는 명륜당, 그 안에 내삼문과 대성전이 있다.

조선전기~중기에는 향교가 교육 기능을 담당하였지만, 후기에는 제향을 위한 기능이 강조되어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내삼문

 

 

대성전

 

대성전 안에 5성, 송조4현, 우리나라 18현의 위패가 봉안되어 있다고 하여 살펴보니...

5성은 공자, 안자, 증자, 자사, 맹자이다. 다섯 분 모두 수식어가 아주 길었지만 생략하고... 그냥 간단히 말해서 대성전의 대성이 공자의 시호라고 한다.

송조4현은 송나라의 4인을 뜻하며 휘국공 주희, 낙국공 정이, 도국공 주돈이, 예국공 정호 이렇게 네 분이다. (누구신지 잘 모르겠음)

 

우리나라 18현은 동배향으로 설총, 안유, 김굉필, 조광조, 이황, 이이, 김장생, 김집, 송준길,

서배향으로 최치원, 정몽주, 정여창, 이언적, 김인후, 성혼, 조헌, 송시열, 박세채 이렇게 각각 9인씩 모셔져 있다.

위인전이나 일화로 접한 이름이 있는 반면 전혀 모르는 선현들도 계셔서 신기했다.

 

 

 

대성전이 이렇게 닫혀 있어 크로서분들이 머뭇거리셨지만. 

나는야 보은의 블로거, 상주직원이 없는 국가유산들을 탐방한지 벌써 6개월차라고.

이정도면 문 활짝 열고 구경하라고 환영하는 수준이지 암.

자물쇠가 아닌게 어디야?

 

 

 

위에 설명드렸던 성현들의 위패가 이렇게 놓여져 있어서, 제사를 어떻게 지내는지 살짝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제일 앞에 보이는 공자!

동배향에 모셔져 있는 우리나라 선현들에도 아는 이름이 조금씩 보인다. 

오랜만에 한자 읽느라 어물어물.

 

 

 

서배향쪽으로는 크게 맹자의 위패가 보이고...

마지막에 송시열만 겨우 알아봤다는. ㅋㅋㅋ

아예 꽁꽁 닫혀 있을 줄 알았는데 내부사진을 찍을 수 있어서 럭키한 느낌. 다른 사당들에 비해 확실히 크고 지역을 대표하는 곳이다 보니 볼 거리가 꽤 있어서 좋았음.

 

 

 

날이 너무 쨍쨍하여 다들 좀 힘들어하셨다는... ㅋㅋㅋㅋ

ㅅㅍㅍ님 왈, 같이 여행 가면 언제가도 날이 덥다며 나를 탓(?)하시고... (군산... 경주... 목포의 추억)

이제 하산(?) 하기.

 

 

 

딱히 뭐가 없(...)는 편이지만 높은 곳에 위치해 탁 트인 풍경이 고즈넉하고 평화롭다.

 

 

 

아까 열어제꼈던 내삼문도 다시 꼭꼭 닫아주고.

 

 

파란 하늘 배경으로 찍을 수 있어서 럭키~!

 

 

 

명륜당 아래에서 그늘을 피하고 계신 세 분...

내가 뒤늦게 계단에서 내려오실 때 사진 한 방 찍어주셨는데 공유받지 못함 ㅋ_ㅋ

아, 이 날 축제 때 한복 입고 오면 혜택이 있다고 해서 허리치마를 원피스처럼 입고 갔었다.

 

 

ⓒ Catsbe

 

Catsbe님의 고퀄리티 사진

논이 익어가는 게 느껴지는 시골 풍경~

 

 

홍살문

 

가을 초입인데 날이 살짝 더워서 약간 봄 같게도 느껴졌던...

다들 이제 많이 걸었다며 어서 밋업할 장소로 이동하자고 발길을 재촉하심. ㅎㅎ

 

 

▼2023년에 다녀온 보은회인국가유산야행 관련글

2023.09.19 - [국내여행/대전·충청] - 보은 :: 마을 곳곳 미션투어부터 오밤중의 회인향교 탐방까지! 회인 문화재야행의 이모저모

보은 :: 마을 곳곳 미션투어부터 오밤중의 회인향교 탐방까지! 회인 문화재야행의 이모저모

 

 

회인향교의 석전대제^[각주:2]는 내일 오전 11시에 진행된다. 나는 일중이라 보러 가긴 힘들겠지만 풍요로운 날씨와 풍경이 어우러지는 멋진 행사가 되었으면 한다.

1. 보부상의 원래말. [본문으로]
2. 전국 200여개의 향교에서 봄과 가을에 진행되는 제례. 1986년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