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 헤이리 예술마을 인기 베이커리 카페 르시랑스(Le Silence)
작년 여름 8월 경 코로나가 주춤했을 때, 오랜만에 서울 사촌언니 집을 방문했다. 여름 휴가 겸사겸사.
호적 메이트랑 뮤지컬 보러 갈 때마다 머물 곳 신세를 졌었는데 맨날 제 좋을 대로만 이용하고 꼽사리로 얼굴 보는 것 같아 미안했었더랬다. 이번엔 주목적이 언니들과 오촌조카 :)
1년에 대여섯번 보던 사이였지만 이젠 코로나로 인해 1년에 두번? 쯤 보는 듯. (올해는 0번... ㅠㅠ)
파주가 서울에서는 얼마 안걸리지만, 중부 지방에서 살고 있는 나로서는 찾아가기가 조금 애매한 곳이다.
그래서 항상 방문해보고 싶어도 못가는 곳? 이라는 이미지가 있었는데 빈둥빈둥 이틀차에 사촌이 어디가고 싶냐고 물어봐서 파주는 어떠냐고 던져봤다.
둘째언니가 자주 가는 편이라면서 어렵지 않다고 붕붕이를 준비시켰다. 만세!
둘째언니네서 출발, 따로 사는 셋째언니를 데려갈까말까 고민했다. 셋째언니는 육아로 인해 바쁜 몸이기 때문이다.
셋째언니네 집 앞 사거리에서 갈거야? 말거야? 1분 안에 대답 안하면 두고 간다, 는 협박성 전화에 셋째언니는... 바로 콜!
갈거야? 묻자마자 갈래~ ㅠㅠ 라고 해서 우리 모두 다 웃퍼했다는...
콧바람 쐬고 싶었나보다. 육아에 지친 몸 흐흑
언니의 붕붕이 타고 도착한 곳은 파주의 프로방스 마을이었다.
사실 파주에서 보고 싶었던 곳은 헤이리 예술마을이었는데 ㅋㅋㅋㅋ 전시회, 미술관, 박물관은 아이를 데리고 돌아다니기에는 어려울 것 같아 패스.
...는 방금 생각해낸 말이고 운전하는 사람 마음
프로방스 마을이라는 이름에 맞춰 곳곳에 앤틱한 느낌의 소품과 건물들이 보였다.
비가 와서 조금 톤다운된 느낌의 색감.
멋들어진 건물이 있어 들어가보았다. 아울렛이었다.
쇼핑센터 정말 오랜만에 와서 설렜다. 한국 쇼핑센터라기보다는 호주 아울렛 같았다는. 그냥 개인적인 생각, 왜냐면 내가 한국 쇼핑센터에 가본 경험이 거의 없어서 그렇다 ㅋㅋㅋㅋ
왁스 큐브 겸 방향제를 세일하길래 충동 구매.
사진 속 귀여운 꽃 달린 도자기(?)도 두 개 구매했지만 활용을 너무 못하고 있음... 캔들 워머가 필요하다.
오! 안 그래도 사촌언니가 생일 선물로 뭘 원하냐고 했는데 캔들 워머 사달라고 할까보다.
티 코스터 실컷 구경하다가 충동 구매를 자제하고...
바깥으로 나갔다.
프랑스 전통복을 입은 여인이 춤추는 모습의 벽화가...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여기가 헤이리 마을인 줄 알았다. ㅋㅋㅋ
프로방스 마을에는 카페보다는 상점이 많다. 코로나 때문인지 비가 와서 인지 사람도 거의 없고
이곳에는 '예술'적인 뭔가를 체험할만한 공간이 없다는 사실을 슬슬 깨닫고 있었다.
파주에서 유명하다는 류재은 베이커리. 짐 늘리기 싫어서 이따 갈 때 사야지~ 해놓고
하나도 안샀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바보냐?!
홀라당 까먹었다는.
눈물이 나네요...
비는 오지 않았어도 하늘이 참 흐렸다.
상점가에는 이런 날씨가 나쁘지 않은 것 같기도 하지만,
자연을 배경으로 할 때는 파란 하늘이 훨씬 예쁘다는 생각이 든다.
차를 타고 헤이리 예술마을로 이동. 어디에 주차해야하나 빙글빙글 돌다가, 넓은 주차장이 있는 카페 르시랑스(Le Silence)로 들어가기로 했다.
영업시간 | 09:00 AM~23:00 PM (라스트 오더 22:30)
매장주소 |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헤이리마을길 66
전화번호 | 070-4892-1117
홈페이지 | lesilence.co.kr/
그냥 크길래 들어갔을 뿐인데 알고보니 유럽의 오래된 고가구들로 인테리어를 한 유명한 카페였다. 홈페이지까지 있다니
참, 헤이리예술마을에 와놓고 왜 다른 시설에는 안갔냐면...
이 날은 월요일.... 헤이리예술마을이 쉬는 날이어뜸...
결국 프로방스 마을 구경하고 온 게 잘한 일이었다는! 사람 없는 이유가 있었네 ㅋㅋㅋ
들어가자마자 엄청난 손님들의 수에 살짝 쫄았다.
너무 오랜만에 인파(?)를 만났어... 우리 동네는 사람이 없으니까 ㅋㅋㅋㅋ
그리고 깨닫고 말았다 이 곳은 빵 맛집임을...
파주... 빵으로 유명한 곳이었나
맛있어 보이는 빵들이 많아서 양심껏 골라왔다.
네 명의 어른이들이 시킨 51,000원 어치 카페 메뉴들이다.
1인 1디저트 아님 (더 많음..........)
따란~
메뉴를 많이 시켜서 오히려 사진을 예쁘게 못 찍는 딜레마가...
테이블에 여백이 없다.
푀이테가 뭔고 하니 프랑스 빵 반죽의 일종이라고 하다. 배배 꼬인 느낌의 빵 모양이 특징이다.
달달한 맛이 듬뿍~ 크기도 크다. 네 명이니까 사이좋게 네 등분했다.
겉표면의 얼그레이 아이싱에 끌려서 선택했는데, 빵 자체도 버터가 듬뿍 들어갔는지 부드러웠다.
프레첼은 짭조롬하니 딱 내가 상상한 그 맛이었다. 요건 빵 결이 조금 단단한 편
포카치아는 대체 뭔고 하니 오븐에 구운 이탈리아식 평평한 빵이라고 한다.
요 빵에는 토마토와 올리브가 잔뜩 올려져 있어서 프레쉬한 피자를 먹는 느낌이었다. 약간 키쉬 같기도 했고.
새콤한 토마토 맛이 다른 디저트와 차별화된 메뉴였다.
덕분에 안질리고 다른 디저트도 맛나게 먹을 수 있었던 듯
팡도르는 뭔고 하니... 이탈리아 베로나 지방에서 1800년대에 탄생한 크리스마스에 먹는 전통빵이라고 한다. 원래는 프랑스의 브리오슈에서 유래했다고. 독일의 슈톨렌, 프랑스의 부쉬드노엘과 함께 유명한 크리스마스 시즌 빵. 아~ 그래서 이렇게 슈가 파우더를 뿌려놓은 건가? 눈 내린 것처럼. 달달함 끝판왕인데다가 빵이 카스테라처럼 굉장히 부드럽다.
슈톨렌은 성심당과 카멜리온에서 한 번씩 먹어봤는데 팡도르는 여기서 처음 먹어봤다.
알기는 부쉬드노엘을 가장 처음 알았는데 아직도 못 먹어봤네....
맛나고 저렴한 부쉬드노엘 파는 곳 찾아요(?)
...이스파한 어디서 들어봤는데.
찾아보니 2015년 도쿄여행 때 사먹었던 피에르 에르메의 마카롱 이름 중에 하나다. 피에르 에르메 오리지널인 듯? 마카롱에 이란의 옛 수도이자 유네스코 문화유산 중 하나의 이름을 붙인건데.... 왜 이 청포도 거대 마카롱에 이스파한이라는 이름이 붙어있는건가...
혹시 이스파한이 마카롱이라는 뜻 인줄 알았던건 아니겠지...? 약간 투움바 파스타의 기시감이.
표정이 1초마다 변하는 우리 오촌조카 둥기둥기 타임
사진 100장은 찍은듯. ㅋㅋㅋㅋㅋ
...카페가 정말 컸다.
심지어 빵 커팅하는 공간이 따로 있었다. 오~ 이런 시설 좋아요.
....이 카페는 박물관도 겸하는건가
그럼 이 작품...도... 찐..? 부셰의 작품이 여기에!
놀라버리고 말았다 ㅇ△ㅇ
카페 구석구석이 굉장히 앤틱하고 고풍스러운 가구들로 장식되어 있었다.
예술마을 방문까지 해놓고 예술적 감성을 전혀 채우지 못해서 아쉬웠는데, 얼떨결에 방문한 카페가 예술로 가득차서 기분이 만족스러웠다.
헤이리 예술마을에서는 카페가 예술적이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어요(?)
고전풍과 모던풍이 함께하는 예쁜 카페 :)
두세시간 앉아서 푹~ 쉬고 집으로 다시 갔다. 파주를 마치 동네 마실 나가듯 다녀와버리고 말았군...
다음엔 헤이리 예술마을을 쭈욱 둘러봐야지 >.<)/
달달구리의 후유증으로 저녁에는 국물 닭발을 먹어버리고 말았다는 TMI로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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