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 :: 생강 살포시 얹어 먹는 청룡집의 고추장 더덕장어구이
광한루에서 유유자적 풍경을 즐겨보았으니, 이제 먹으러 가야한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데 바쁜 현대인의 일정이라 경후식이로구나. 첫번째 목적지를 남원으로 삼았던 이유 중 하나, 더덕장어구이를 먹으러 갔다.
남원 식정동 요천삼거리 부근에는 더덕장어구이로 유명한 맛집들이 몇군데 있다. 그 중 해용집이 제일 유명한 것 같지만 가족 여행이라 오래 기다릴 수도 없고 길 건너에 있는 청룡집도 맛나다는 추천을 받아서 그 쪽으로 갔다. 푸른 용과 바다 용의 한판 대결
영업시간 | 11:30 AM~20:30 PM (월요일 휴무)
쉬는시간 | 15:00 PM~17:00 PM
매장주소 | 전북 남원시 요천로 2266
전화번호 | 063-635-0269
하필(?)이면 우리가 방문하기 약 열흘 전에 방송을 탔다는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여행 계획 짜고 있을 때 이런 말은 없었는데.... 혹여 사람이 무지막지하게 많을까봐 긴장하면서 들어갔다.
우리는 예약하지 않고 그냥 들어갔지만, 일정이 바쁘신 분들은 미리 전화예약을 해두는 것도 좋겠다.
화학세제를 사용하지 않고 인체에 무해한 친환경중성세제와 초음파세척기로 모든 식기를 세척, 살균, 소독하여 고객님들의 건강과 위생을 먼저 생각한다고 쓰여있었다.
컨테이너 건물이 오, 우리 동네 같은데 싶었다. 다만 2020년에 리모델링을 완료하여 지금은 외관이 깔끔하게 바뀌었다고 한다.
입구는 조금 좁았지만 내부는 꽤 넓었다. 벌써 자리가 대부분 차 있었다. 청룡집이 이 정도면 해용집은 도대체 어느 정도라는 거야? 다행히 4인석이 2군데 정도 비어 있어서 앉은 후에 고추장 더덕 장어구이 메뉴를 4인분 시켰다.
더덕장어구이는 2인분부터 주문이 가능해서 홀로 여행을 오면 못 먹는 음식이다. 상당히 가격대가 세기도 하고. 그래도 이왕 여행 온 거, 맛있는 음식 특히 이 지역에서만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맛봐야 하지 않겠어? ^.^)
광한루를 다녀와서 기운이 빠졌는지 밑반찬 풀샷을 전혀 찍지 않았다. ㅋㅋㅋ
모자라단 생각은 안했던 듯. 사진 속엔 없지만 옆에 쌈채소도 있음.
직원 분이 말씀하시길, 별도의 접시에 내온 생강과 마늘을 장어와 함께 먹으면 더욱 맛있다고.
주문한지 그리 오래지 않아 곧 메인 요리인 고추장 더덕장어구이가 나왔다.
없어서 못 먹는 장어지만, 고추장에 버무린 채로 먹어본 적은 없을 뿐더러 더덕과 함께 먹을 생각은 단 한 번도 해본적이 없기에 어떤 비주얼일까 궁금했다. 요렇게 생겼구나!
잘라 놓은 뽀얀 더덕을 고추장 버무린 장어 위에 덮어 놓은 모습. 더덕은 원래 고추장 양념 아니겠어? 당연히 맛있을테고. 더덕 밑에 가리워진 장어의 모습은 어떤지 궁금해진다.
...이런 멘트를 쓰려면 장어의 개인샷을 찍어뒀어야 했는데 그런 거 없다.
가족 식사다 보니 느긋하게 사진을 찍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ㅋㅋ 다들 배가 고파 얼른 먹자며.
지글지글 끓는 철판 위에서 장어와 더덕을 섞어본다. 김이 뭉게뭉게 나는 뜨끈한 여름의 뜨끈한 보양식.
빨간 고추장 양념에 물든 오동통한 장어살
더덕 몇 점과 함께 쌈을 싸서 먹어보기★
매콤한 양념에 향긋한 더덕까지 함께라 기름진 장어가 물리지 않고 입에 쏙쏙 들어간다.
어릴 적에는 분명 더덕을 좋아하지 않았는데, 이젠 너무 맛있다.
잘게 잘린 생강과 흰쌀밥도 추가해서 싸먹어본다. 쌈싸면서 사진 찍는 거 너무 힘들다.
코 찡~한 걸 싫어하는 나지만 생강이 그리 맵지도 않고, 장어구이와 잘 어울려서 참 맛나게 먹었다.
음식에 대해 고집이 있으신 어르신은, 여행 전 본인이 처음 들어보는 더덕장어구이에 대한 불신이 가득하셨더랬다. 그러나 몇 점 맛보시더니 마음에 드신 모양이었다. 정말 열심히 드셨다는 ㅋㅋㅋ
시래기 된장국이 알싸한 고추장 양념으로 예민해진 미각을 진정시켜주었다.
요즘은 누룽지탕이 나오는 듯?
배가 불러도 양념요리를 먹었을 때 후식으로 볶음밥은 놓칠 수 없다.
2인분 추가했더니 아예 그릇을 가져가서 볶아주신다.
이내 김가루 소복소복 쌓인 채로 돌아온 볶음밥... 아 침고여...
오랜만에 만난 온골진식혜! 전라도 식당에서는 이 제품 위주로 판매하는가 보다. (군산에서도 마셨었음)
난 식혜를 사랑하니까 한 병 시키자 했다. 가족들 모두 시킬 땐 다들 시큰둥 하더니 시키고 나면 꼭 한 잔씩 마신다니까.
다 먹고 나오는 길에 손님들이 한가득. 생각보다 탕류를 시키신 분들이 많아보인다.
맛있나 궁금. 쩝...
더덕장어구이를 먹자고 한 사람이 나였기 때문에 내가 계산했다. (ㅋ....)
더운 여름철 태양에 시들어가던 몸에 영양 공급 완료. 맛도 좋지만, 기운이 허할 때 보양식으로도 좋겠다.
남원 가시는 분들께 추천 :) 사진으로 보니 또 먹고 싶구랴.
개인적으로는 방송 출연 여부와 상관없이 오래된 식당들은 각각의 맛이 있다고 생각한다. 아이템 떨어진 TV 프로그램이 와서 촬영해가면 그 때 TV 출연 맛집 되는거고.
주변에 있는 더덕장어구이 전문점 중 퀄리티가 크게 떨어지는 곳은 없을 것 같고, 고추장 양념이나 밑반찬들이 조금씩 다르다고 하니 취향껏 선택해서 방문하면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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