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호텔 숙박 후기 (+ 파파밸리 피자, 카페 드 리옹)
J의 결혼식이 끝나고 예약해두었던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호텔로 이동했다. 평소 같았으면 그냥 저렴한 숙소를 찾아 예약했겠지만 이번에 굳이 이 숙소를 이용한 이유를 꼽아보자면...
- 호텔스 닷컴의 1박 무료 쿠폰을 빨리 사용해야함.
- 이왕 쿠폰 쓸 거 평소에 별로 갈 일 없는 호텔을 예약해 봐야겠다.
- 일정이 몇가지 정해졌으니 접근성이 좋아야하고, 서비스도 괜찮은 곳으로.
- 초행길에 헤매면 안되니까 입구를 정확하게 알아야 함.
호텔스닷컴의 1박 무료 쿠폰은 10박을 이용하고 나면 주는 혜택이다. 하지만 그간 머물렀던 1박당 가격의 평균 금액만 사용할 수 있기에 실제로는 할인 쿠폰이나 다름없다. 나는 저려미 숙소만 예약해서 8만원 정도로 할인 금액이 엄청 높은 건 아니었다. 그래도 이게 어디냐! 원래라면 작년 5월까지 유효한 혜택이었는데 코로나로 인해 연장이 되었다. 그치만 언제까지 연장해줄지는 모르는 일이니 빨리 사용하기로 마음 먹은 것.
신라스테이를 예약할까 하다가 쿠폰을 사용하면 실결제 금액이 얼마 안하길래 쬐금 더 가격대가 있는 이 호텔로 예약 해보았다. 세금 포함 10만원 정도 추가 결제, 혼놀인데 좀 사치스럽긴 하군. 크크. 아,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는 봉은사역에 있고,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는 삼성역 쪽에 있다. 가격은 '그랜드'가 붙어서(?) 이쪽이 더 고가라능...
이전에 이 호텔에서 열린 지인의 결혼식에 참가했던 적이 있었기에 위치도 정확하게 알고 있어서 찾아갈 때 마음이 굉장히 편했다. 날씨 예상을 하고 예약한 건 아니었지만, 체크인 당시 비바람이 몰아쳤기 때문에 지하철 역과 코엑스를 통해 진입할 수 있다는 점이 큰 메리트였다. 굿굿.
호메 왈 뭐하러 호텔에서 자냐, 그냥 사촌네서 신세지지? 했는데 그랬다면 비 오는 날 서울 지하철에서 개고생 확정이었을 거다. 으으... 못할 짓.
봉은사역에서 빠져나올 때 카카오맵이 바깥 경로를 안내해줬는데, 애초에 이런 큰 호텔과 이런 큰 쇼핑몰이 함께 있으면 실내에서 다 해결 가능하다는 사실을 깨우치고 코엑스로 재진입. 코엑스 아쿠아리움과 메가박스 쪽으로 걸어가면 호텔로 통하는 에스컬레이터가 나온다.
엘리베이터는 총 6대였으나 거리두기로 인해 1회 4인으로 인원을 제한해두어서 이용시간이 꽤 오래 걸렸다. 직원이 제한하는 건 아니고 시민의식에 맡기는 시스템 :)
12시 50분쯤 도착했는데, 체크인은 오후 3시부터 가능하다고 해서 우선 짐만 먼저 맡기기로 했다. 짐을 맡기려면 우선은 룸 넘버를 적어야 해서 입실은 3시 이후에 하기로 하고, 체크인 과정을 먼저 끝냈다. 짐도 벨 데스크에 무사히 보관 완료. 체크인 하면서 타블렛으로 규정 확인과 사인을 한다. 분명히 그 때 읽은 규정에는 마스크가 없으면 벨 데스크에서 나눠준다고 쓰여있었는데, 가서 물어보니까 아니란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지...? (마스크 여분을 하나만 가져온 줄 알고 혹시 몰라 요청했었음)
카운터 직원 외에도 벨 데스크와 로비에 직원이 2~3명 정도 있었다. 다들 친절하시고 서비스가 아주 좋았다.
나는 에스컬레이터로 들어왔지만 호텔 입구는 윗 사진의 오른쪽이다. 정문 기준으로 정면에는 딸기 뷔페, 왼쪽으로 가면 3년 전에 방문했던 예식장이 있다.
▼예식장 & 식사 후기글
2018.04.30 - [국내여행/서울] - 서울 :: 강남 인터컨티넨탈 코엑스 하모니볼룸 결혼식 & 식사
이날 이곳에서도 결혼식을 올리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신부 이름이 J랑 똑같아서 혼자 신기해했다.
배정 받은 방은 금연실로 1775호였다. 인터컨티넨탈 호텔의 총 층수는 30층으로, 중간 층을 배정받은 셈.
호텔 3층에는 피트니스 클럽이 있어서 실내 수영장과 사우나 이용도 가능한데, 코로나 시국이라 이용하기에는 꺼려졌다. 제목이 호캉스가 아닌 이유. ㅋㅋㅋ 자고로 호캉스라 함은 부대 시설을 즐겨줘야 하는데 말이죠.
어쨌든 결혼식 끝나고 호텔로 돌아와서 입실!
문 옆에 카드키를 꽂고 불이란 불은 다 켰다.
따라따다다~♬ (혼자지만 분위기를 업 시켜보려함)
혼자 쓰기엔 조금 넓은 편이고 둘이 쓰기엔 딱 맞는 정도의 방 크기다.
침대와 TV 사이에 엽서 쓰기 딱 좋은 테이블이 있었는데 아뿔싸, 엽서를 한 장도 안가져왔다. 참나...
테이블 위에 올려져 있는 서비스 안내서와 룸서비스 메뉴 (들여다 보지도 않음ㅋㅋㅋ)
또한 비흡연 객실로 흡연 시 과태료가 부과된다는 내용이 쓰여있었다.
코로나 대비로 청소 완료 했다는 안내서도 따로 있었다.
옷장 사진을 요고밖에 안 찍었네. ㅋㅋㅋ
옷장 옆에는 네스프레소 커피 머신과 물 4병. 물은 2병만 무료다.
냉장고 안에도 뭐가 가득했지만 ㅋㅋㅋ 가격이 무서워서 먹지는 않았다.
눕기 전에 판판한 시트의 침대 사진 한 번 찍어주고.
그런데 침대 위 조명이 안 켜진다? 너무 어둑어둑
그리고 침대 뒤 이상한 소나무 벽지가 너무 웃겼다...
멀티 충전 코드가 제공된다. 충전기를 가져오지 않은 투숙객한테 상냥하고만.
반대쪽 베드 테이블에는 라디오, 알람, 조명을 조절하는 기기가 있었다.
침대 위 조명을 어디서 켜는지 몰라서 방을 한참 둘러보다가 (나만 바보라서 모르는 건가하고 지식인 검색까지 해봄) 결국 카운터에 전화해서 물어보고 방법을 알아냈다. 설명이 정확하지는 않았지만... ㅋㅋㅋ STAND 하단의 버튼을 누르면 세부적으로 조명 조절이 가능하다.
혼자니까 심심해서 TV도 켰다. 이 때 채널 돌리다가 어쩌다 사장을 봤는데 꽤 재밌어서 요즘 티빙으로 잘 보고 있다.
가격대가 있는 호텔답게 화장실이 꽤 넓은 편이다. 한쪽은 샤워부스 한쪽은 욕조.
샤워부스는 수압이 엄청나게 셌으며 욕조는 마개가 제 역할을 제대로 못하는지 물을 계속 틀어놔야 했다.
물 낭비하는 죄책감 오져서 사용하다가 관뒀다는... 여기서 약간 연식이 느껴졌다. 시설은 좋은 편인데. 리모델링 했나봄.
욕조 위 쪽에는 간이 빨랫줄 설치가 가능하다.
핸드 타올, 페이스 타올, 배스 타올이 2장씩(2인실이라서)이라 혼자오니 모자람 없이 팍팍 쓸 수 있어서 좋았다.
외국인을 위한 다양한 코드 종류.
그러고보니 예약했을 때 결혼식 참석할 건데 혹시 얼리 체크인 가능하냐고 문의를 넣었더니 (가능하다면 체크인 후에 여기서 세팅하고 가려고 했음) 내가 외국에서 입국하는 줄 알았는지 2주 자가격리를 해야한다며 메일을 보내줬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외국인들이 많이 오나 보다.
어메니티는 박스에 담겨져 있다. 일회용 칫솔과 치약, 쉐이빙 키트와 샴푸, 컨디셔너, 로션인데 사진을 전혀 안 찍었네. 옆에 있는 조그마한 병이 바디로션이다. 미국 스파 브랜드 Agraria 제품이라나. 그냥 무난무난했다.
2021년까지 친환경 용기로 바꾼다고 했다는데 아직은 여전히 일회용 용기다. 2021년 9개월 남았는데 그 안에 바꿀건가용?
호텔 화장실에서 다들 꼭 셀카를 찍던데^.^)
비바람에 엉망진창이 된 머리를 다시금 정리해주고 7시 50분에 시작하는 미나리를 보러갔다. 충동 혼영.
내가 머문 방은 안타깝게도 뷰가 굉장히 별로였다. 봉은사 뷰냐 한강 뷰냐로 엄청 갈린다던데
나는 봉은사뷰도 아니고
주차장 뷰였다.
봉은사면 감지덕지지...
봉은사 뷰이신 분들 실망하지 마세요. 주차장 뷰보다는 낫잖아요....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의 최고 장점, 코엑스를 집 앞 편의점처럼 이용할 수 있다. 물론 우리집 앞에는 편의점도 없고 편의점 치고 가격이 비싼 식당들이 대부분이며 진짜 편의점은 안보인다는 단점이 있지만...
서울 처음 온 외국인들한텐 너무 재밌을 것 같다. 실제로 일본 여행 갈 때 숙소 바로 앞에 쇼핑 센터가 있었던 경험이 생각나고 ㅋㅋㅋ
영화가 끝나면 오후 10시 쯤이라 코엑스 대부분의 매장이 문을 닫는다.
아직 저녁도 못 먹었는데, 깜짝 놀라서 영화관 바로 앞의 피자 가게 - 파파밸리 피자에서 테이크 아웃을 요청하고 영화가 끝나는 9시 50분에 픽업하러 오기로 했다. 알고보니 9시 50분에 폐점하시던데 나 때문에 매장 앞에서 조금 기다리시던... 나 완전 진상손님이셨다 -.-;;; 너무 죄송했고 친절한 매장이니 추천추천. 외국인 손님들도 많더라.
피자는 영화 끝나고 숙소에서 맛있게 먹었다. 가장 뻔한 메뉴를 시켰기 때문에 딱 정석적인 피자였음. 조금 식긴 했지만 괜찮은 맛이었다. 호텔 룸에 전자렌지가 있었으면 참 좋았을텐데. 뭐, 피자는 식어도 맛있긴 하니깐.
영화 시작 전에 조금 돌아다니다가 멋진 카페가 있길래 들어가봤다.
여기는 밀푀유가 유명하다던데, 벌써 매진이었다. 아쉬운대로 당근 케이크를 사서 호텔에 가져다 두었다.
유명한 줄 알았으면 입실하기 전에 미리 사다 놓을 걸.
이 매장에서 결제 후에 카드를 두고 와서 다음날 찾으러 다녀왔다.
날 알아보시고 바로 건네주셨다... 여기도 너무 친절하심
영화 관람은 아주 잘 마쳤다. (리뷰글은... 귀찮은데 올릴 수 있을까요?)
영화를 보고 돌아와서 재입실. 커피도 잘 안 마시면서 커피머신을 한 번 사용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 마시기 때문에 사용하는 거다. 집에 커피머신을 사둘 이유가 없으니깐.
캡슐 2개 정도가 제공된다고 하길래 일단 에스프레소 디카페나토라는 캡슐을 넣어보았다.
설명서에 적혀있는 대로 하나씩 실행해보는 게 뭔가 미션 수행 느낌도 나고 재밌었다(?)
진짜 별 거 아닌데 커피머신 1도 사용해 본 적 없어서 ㅋㅋㅋ
처음 내렸을 때는 거품이 풍부하더니
두번째 내렸을 때는 어디서 많이 본 느낌으로 내려졌다.
그런데 캡슐이라서 두 번 내리면 안된다더라...?
어차피 첫번째 잔도 다 마시진 못했다.
너무 써요 -.-
다음날 아침, 여전한 주차장 뷰와 선정릉
리스트레토 캡슐을 사용해보았다.
와 지금 찾아보니 리스트레토도 에스프레소네.
당연히 썼다. 또 다 못 마셨다. 애초에 모닝 커피 마시는 사람이 아니여
이런 낭비야말로(...) 호텔의 묘미지
커피 저리로 치우고
카페드리옹에서 구매한 딸기우유를 꺼냈다. 음 맛있겠군. 역시 이쪽이 내 취향이다
조식 신청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전 날 구매한 케이크와 딸기 우유가 나의 아침 식사가 되었다.
두 품목 합해서 14,100원이다. 밥보다 비싼 디저트...
그걸 밥으로 먹고 있으니 상관없나...?
사실 난 당근 케이크를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그치만 이거 아니면 티라미수 밖에 없었는걸... 뭔가 색다른 걸 먹고 싶었다고.
밀푀유면 아침 식사로 딱이었을텐데. 다시금 아쉬워진다.
그래도 나름대로 맛이 괜찮았다. 하룻밤 냉장고에 뒀는데도, 별로 선호하지 않는 케이크인데도 잘 먹었다. 퍽퍽하지 않은 파운드케이크 같은 느낌이랄까?
딸기우유 안에는 생딸기가 들어있어서, 다 마시고 났더니 배가 불렀다.
결국 덜 좋아하는 당근 케이크를 조금 남겼다....
11시 체크아웃에 맞춰서 짐을 정리하고 다시 벨 데스크에 맡겨둔 후, 계획해 뒀던 전시회를 보러갔다.
아무 일도 안했지만 편하게 쇼핑하고, 영화 보고, 드러누워서 푹 쉬었던 하루. 강남 한복판의 인프라를 만끽해서 좋았던 숙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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