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 엽서 구매로 시작하는 여행기 - 행궁동 예술마을 & 수원화성박물관
2019년 5월, 포스트크로싱 밋업을 위해 수원으로 향했다.
처음은 아니다. 2015년 겨울에 안산에 살고 있던 E를 만나고 일요일 오전 수원을 방문했던 적이 있다. 안산에서 수원 가는 길 참 험난하더라. 같은 경기도끼리도 이동시간이 꽤나 걸린다는 사실을 그 때 알았다.
수원 화성을 보고, 기차도 탔고 사진도 찍었는데 겨울날씨에 죄다 흐릿하게 나와서 블로그에 올리진 않았다. (정확하게 말하면 언젠가 올려야지 다짐만 하고 게을러서 못 올렸다 -ㅅ-)
이만하면 밋업 참가를 하려고 굳~이 수원까지 갔던 충분한 이유가 되겠지?
보은에서 수원을 가려면
1. 청주 터미널에서 수원행 버스를 탑승한다.
2. 대전역에서 수원행 KTX를 탄다.
이 두가지 옵션 중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
시외버스는 허구헌 날 탑승하기 때문에 역시나 이번에도 기차를 탑승했다. 이상하게 포스트크로싱 밋업에 참가할 때는 기차를 주로 이용하게 된다. 여행 기분을 살리고 싶은 내 무의식이 열일하나보다.
보은에서 오전 7시 30분 버스를 타야했기 때문에 아침 식사를 하지 않은 상태다.
기차를 타는 날에는 성심당이 내 아침식사를 책임져주지... 후훗
빵을 먹다가 목이 막혀 죽으면 안되니까 빠나나우유도 하나 샀다.
2019년은 대전 방문의 해로 시청에서 예쁜 엽서도 나눠주던데 평일에 대전 시청까지 갈 수가 없어서 득템하지 못했다. 그대신 빵은 득템 (참가자분들께 나눠드릴 튀소와 부추빵, 튀소구마)
2019년까지인줄 알았더니 언제 스리슬쩍 2021년까지 연장되었네?
9시 53분 출발 수원 경유 KTX가 내가 탑승할 열차로다.
이제 대전에서 출발해요, 라고 밋업 톡방에 올렸더니 울산에서 출발하신 ㅇㅎㅅㅌ님이 같은 기차에 탑승하고 계시다는 것을 알려주셨다.
아쉽게도 자리가 멀어서 얘기를 나누지는 못하고 빵 하나만 전달해드렸다.
내 몫의 빵도 잘 먹음 냠냠굿
KTX는 참말로 빨라서 좋았다. ㅇㅎㅅㅌ님과 수원역에서 내렸더니, ㄷㄴㄷㄴㄷ님도 바로 몇 분뒤에 도착하셨다. 셋이 만나 우선 수원역에 입점해 있는 카카오프렌즈샵에 가기로 했다. 5월 말에 카카오프렌즈 우표가 출시되니까 맥시카드용 엽서가 있나보려고.
밋업 참가자 중에 나만 수원에서 1박을 하려고 계획한 상태라, 먼저 숙소에 가서 짐을 맡기고 가기로 했다. 다른 분들은 모임 장소로 직행한다고 하시기에 빵 꾸러미 하나를 ㄷㄴㄷㄴㄷ님께 맡겼다. (제가 시킨 게 아니라요... ㄷㄴㄷㄴㄷ님이 그렇게 해주신댔어용...)
숙소는 수원역에서 도보로 걸어갈 수 있는 곳이었고 짐만 맡겨둔 다음, 버스를 타고 장안문에서 내린 후 행궁동까지 걸어서 이동했다. 걸어다니면서 살짝살짝 보이는 수원 화성의 성벽이 날 설레게 했다...♥
밋업 시작 시간까지 꽤 여유가 있어서 처음 찾아간 곳은 행궁동 예술마을에 위치한 예술공간 봄이라는 곳이다. 멋들어진 벽화가 그려진 갤러리 카페.
커피 한 잔 하려던 목적은 아니고, 수원 밋업 주최자분께서 말씀하시길 예술공간 봄에서는 전시 리플렛을 엽서 형태로 만들어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고 해서 구경 삼아 가보았다.
생각보다 쓸만한 녀석은 없었지만 (뒷면에 전시 내용이 적혀 있는 경우엔 내용 쓰기가 불편하기에...) 후원도 할 겸 5장을 골라서 사왔다. 사진은 없다 (^^;)
카페 내부를 둘러보려고 했더니 매니저분께서 몹시 말을 걸고 싶어하셔서
약간 쭈뼛대면서 나왔다. ㅋㅋㅋㅋ
앞문, 뒷문이 따로 있고 바로 옆에 있는 대안공간 눈하고도 이어져 있어서 뭐랄까... 아지트 같다고나 할까.
지역 주민이라면 종종 들러봄직한 곳이었다.
다른 게 아니라 이런 지도 일러스트를 엽서로 만들어 판매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해외 포스트크로서들이 지도 엽서를 굉장히 좋아함에도 불구하고 찾기가 꽤 힘들다.
밋업 시작까지 약 1시간 정도의 여유가 있어서 벽화골목을 후딱 걸어보았다.
처음아침길이라는 글씨가 보이는데 정식 명칭일까? 귀여움
이런 골목에서 하루를 시작하는 중고생들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문어를 파는 가게인가...? ㅋㅋㅋㅋ
스쿠터를 즐기는 민화 등장인물을 그린 벽화가 있었다. 재미있어서 찰칵!
셀카봉을 사용하며 데이트 중... 공공장소에서 애정표현은 적당히 해주시죠 ㅡㅡ
길은 짧은 편이지만 미로같은 부분도 있어서 전부 구경은 못하고 수원화성박물관 쪽으로 내려갔다.
개천이 흐르는 곳에 수풀이 푸르러 보기에 좋았다.
훌쩍 다가온 여름
저 멀리 플라잉 수원이 보인다.
주최자분께서 엽서에 꼭 넣고 싶어하셨던 열기구 체험...
어차피 오늘은 시간이 없어서 안되고, 내일 신청해볼까? 선택은 일단 보류.
수원화성박물관에 도착. 밋업 전에 굳이 이 곳을 들른 이유는, 박물관 내의 카페에서 고퀄리티 세트엽서를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원화성 풍경을 수채화로 그린 흔치 않은 엽서다. 사이즈가 상당히 큰 엽서와 중간 엽서가 있었는데 둘 다 구매했다. 사진은 없다 (^^;) 사실 전시도 보지 않았다. 서둘러야 해서...
마그넷도 샀다. (이 때부터였을까요? 제가 국내 여행지 마그넷을 사기 시작한 것이...)
날이 점점 더워져서 행궁 앞의 한 프랜차이즈 카페에 들러 시원한 음료 한 잔을 마셨다. 걸어오느라 조금 힘들었는지 5분이 채 지나기도 전에 순삭해버렸다. 사진은 없다. (^^;)
마지막으로 밋업 장소로 가기 전에 행궁도 잠시 들렀다.
이유는 화성행궁 안에 있는 관광안내소에서 유네스코 문화유산 스탬프를 찍어보려고. 그러나 아쉽게도 점심시간이라고 문을 굳게 닫은 채 열어주지 않았다. (도장은 밖에다 꺼내놓으시면 안될까요? ㅠㅠㅠ)
별 수 없이 다음날 가야지 했는데, 다음날도 점심시간에 걸려서 못 찍음. 아이고 데이고.
여기까지가 밋업 참가 전의 여정. 상당히 뽈뽈거리며 돌아다녔네...
마지막으로 유일하게 수원에만 있는 독특한 모양의 우체통을 소개해보도록 하겠다.
바로 봉돈 우체통. 수원 화성의 봉돈[각주:1]의 모양을 본따 만든 우체통이다. 하나는 수원화성박물관의 뒤켠에, 다른 하나는 화성 행궁 옆 수원화성홍보관 앞에 위치해 있다.
모양 자체도 귀엽지만, 실제로 일반 우체통과 같은 기능을 한다. 오전 9시에 우편물을 거두어 간다고 쓰여있음.
미니어처로 만들어주면 아묻따 구매할텐데... 계획 없으시려나 ㅋㅋㅋㅋㅋ
- 봉돈(烽墩)은 불을 비추어 행궁을 수비하고 성을 수비하며 주위를 정찰하여 사태를 알리는 군사 및 교통상의 신호 시설물이다. 화성 동문의 서남쪽에 있으며, 5개의 연기구멍을 갖추어 신호를 보낼 수 있도록 되었다. 1796년 (정조 20년) 6월 17일에 완공되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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