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 :: 우리동네 일일여행 풀코스 - 법주사-속리산 문장대-정이품송
어느날 J가 전화를 했다. 우리집에 놀러오고 싶단다.
몇 년 전에도 오고 싶다고 했을 때 거절했던 것이 기억에 남았는지 대체 언제 갈 수 있냐고 물어왔다. 사실 이유가 있긴 했다. 이 동네를 둘러보려면 차가 필수인데 나는 무면허고... 가족들은 바쁘고... 거기다 법주사와 속리산을 제외하면 읍내는 아주 별 거 없거든. 차 없이 만족스러운 여행이 될지 걱정스러웠던 부분도 있다.
그랬더니 J 왈, 난 등산을 하고 싶어! (청천벽력)
....응? 그 그래...? (등산 못함, 저질 체력)
2017/10/29 - [국내여행/청주·대전·충청] - 보은 :: 10월 마지막 주말의 속리산 단풍과 문장대 (feat. 감자전)
마지막 등산이 무려 2016년이었는데... 실내 클라이밍으로 다져진 체력의 소유자 J는 걱정 없지만 내가 걱정됐다.
아무튼 등산이 목적이라고 해서 금요일 퇴근하고 내려오라고 했다. 토요일에 내려오면 시간이 없기 때문에... 이 때는 남부터미널을 이용하라 했지만 이후 더 나은 루트를 발견해서 두번째 방문 때는 다른 길로 왔다. 그렇다. 그녀는 재방문을 했음(...) 차차 올릴 예정이다.
버스터미널에서 픽업을 하고 집에 왔을 시점이 밤 11시라서 사진은 없다.
그렇게 금요일 밤을 보내고...
두둥
갑자기 법주사 팔상전
아침에 엄마가 법주사 갈 일이 있다고 해서 냉큼 태워다달라고 했다. 차타고 편하게 입성^^v
처음 본다고 해서 찬찬히 구경하라고 권유한 후
조기 기상으로 인해 탈이 난 나는 화장실을 다녀왔다-.-;;
자주 보는 풍경이지만 엽서샷 건질 수 있을까 싶어서 찍어봤음
아무래도 엽서로 만들려면 화각이 더 넓어야 할 것 같아...
렌즈도 더 좋아야 할 것 같아...
아쉬움 천지
서울에서 여기까지는 약 3시간이 넘게 걸린다.
이렇게 이른 아침 사람이 적은 법주사의 풍경은
동네 주민으로서의 특권이라고 할 수 있겠다.
다 비웠으니 이제 힘차게 법주사에서 속리산으로 건너갈 차례
법주사에서 산 도입부로 가려면 세조길을 지나야 한다. 세조가 왕년의 업보로 말년에 고생할 때 지나온 길이라고 해서 세조길이다. 가을철에 단풍나무가 많아서 예쁨!
이런 저수지도 지나야한다.
아직 등산은 시작도 안했음... 여기까지 이미 5km는 족히 걸었을 것이다. 진정한 등산은 세심정에서 시작한다.
마지막 등산 때는 엄마 친구분이 차로 세심정 근처까지 데려다 주셔서 5km를 안 걸었다.
그래서 이 날 더 힘들었다. ㅋㅋㅋㅋ
힘들어서 사진도 별로 없다.
J는 벌써 저 위에 올라가 있고 (원래 내가 백팩을 메고 있었는데 보다못한 J가 대신 메줌)
나는 힘들어서 괜히 안전쉼터를 찍었다.
허벅지 불타오르는 걸 잠재우려는 내 필사의 노력
이 사진들 전부 시간 벌기용이다
2년만에 체력이 거지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도 근성은 있어서 쉬고 오르고를 반복하면서 끝까지 올라가긴 했지만
문장대로 올라가는 길에는 돌계단이 무지하게 많다. 그 모든 시련을 거치고..
위 사진처럼 기나긴 나무계단이 나타나면 이제 지옥같은 등산이 끝난다.
요 앞에 문장대 비석이 있는데... 아직 정상까지 올라가지 않았기 때문에
위만 보고 올라갔다.
올라가는 길의 철제계단이 조금 무서우니 주의
미세먼지가 약간 있었지만 날씨가 청명한 편이라 산등성이가 잘 보였다.
넘실넘실 산그림자. 산수화같아서 예쁘다.
철제계단을 오르다 말고 바위에 앉아서 서로 찍어주었음. ㅋㅋㅋ
일어서서 찍기엔 너무 무서운 곳이니까 앉아서...
우리 뒤에 오시던 분들도 여기서 사진 찍고 싶으셨는지 J에게 찍사를 부탁하셨다.
문장대 정상에서의 뷰.
산사진은 어떻게 찍어야 할지 몰라서 그냥 마구마구 찍음
이미 많은 분들이 올라와 계셨고 그분들 사진을 찍어드리면서 우리의 우정샷도 획득
ㅋㅋㅋㅋㅋㅋㅋ
J가 내 사진을 찍어준다며 내 카메라를 가져갔다.
본인이 새로 장만한 카메라를 험담하며 내 카메라가 더 낫다고 한다.
사실 난 질보다 양으로 승부하는데...
무슨 마을이 보이는데 어딘지는 모르겠다.
화북면 쪽이 아닐까 싶은데 확신은 없음
대충많이겠지 사진을 찍고나니 어떡해 벌써 12시~라 내려가기로 했다.
엄청나게 허기가 졌음... 이제 또 언제 내려가냐 ㅠㅠ
아까 급해서 못 찍은 문장대 인증샷!
이로부터 벌써 9개월이 지났고나...
아까 힘들어서 못 찍은 돌계단 인증샷^^
각기 다른 돌계단이다 하하하.... 다시 봐도 끔찍하군
내려올 때는 순식간에 팔랑팔랑 내려옴.
2년 전에도 들렀던 휴게소에서 부침개를 먹기로 했다. 그 땐 엄마가 아시는 분이었는데 지금은 바뀐듯?
감자전 하나, 파전 하나를 시켰는데 양이 많았다.
등산 하는 내내 아가씨(^^;;) 둘이서 올라온 거냐는 소리를 참 많이도 들었다.
올라갈 때는 힘내요, 조금만 더 가면 돼요, 김밥 먹을래요?
내려올 때는 반대로 우리가 10분만 더 가면 문장대예요! 북돋워주면서
모르는 사람들과 주거니 받거니
등산은 인싸들의 운동인가 싶었는데
휴게소 손님에게서도 갑자기 오골계가 낳은 삶은 계란을 받았다.
몹시 탱글탱글하니 맛있었다.
생각보다 양이 많아서 다 먹고 나니 배가 불렀다.
하나만 시킬 걸 그랬나보다... 근데 J는 맛있었다고 해서 만족
다시 저수지. 하산 완료!
아침에는 제대로 즐기지 못했던 벚꽃 구경을 잠시 하고 불우이웃성금을 모으던 엄마를 만났다.
엄마에게 비누를 강매당했다... ㅠㅠ
J에게 선물로 줌
일주문으로 내려가는데 말이 세마리나! 이건 뭐지
J는 기념품을 하나 샀다. (뭘샀을까요?)
오리숲길 벚꽃길을 구경으로 마무리
아직 군밤을 팔길래 J가 눈독을 들였지만 너무 비쌌다. 8천원이었나
그래서 안삼
시장에서 속리산버스터미널을 지나 정이품송 옆 카페 로터스 블러섬까지 걸어서 내려옴
도보길이 없어서 조금 불편했고 발바닥이 무지하게 아팠다!
카페에 앉아서 휴대폰을 확인해보니 이 날 걸은 거리는 약 17km...
중간에 배터리가 모자라서 꺼두기까지 했으니 다 합하면 20km는 훌쩍 넘을듯... ^^
내 인생에 최고로 많이 걸은 날이 아닐까 싶도다.
호메에게 데리러 오라고 전화한 뒤 정이품송도 마저 찍고 이날의 일정이 끝났다. 스파르타아ㅏㅏㅏ
저녁식사로는 신전 떡볶이를 먹었는데 장사 조금 했다고 맛이 변한 것 같아 실망했다는 후일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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