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오션스8 (OCEAN'S EIGHT), 범죄자를 꿈꾸는 8살 여자아이를 위한 영화

오션스8 (OCEAN'S EIGHT), 범죄자를 꿈꾸는 8살 여자아이를 위한 영화

작년에 오션스 시리즈의 여성 버전이 나온다는 말을 듣고 불렛 저널에 보고 싶은 영화 리스트에 써놓았던 오션스8. 지난 주말에 드디어 볼 수 있었다! 영화관에서 보기 전에 상영이 내려갈까봐 조마조마했었다.

오리고기 맛있게 먹고 영화관에 갔을 때, 날 제외한 가족들은 쥬라기 월드를 보고 싶어했다. 나는 개봉 첫 주에 이미 관람을 마친 상황. 냉큼 혼자 오션스8를 보겠다고 선언했다. ㅋㅋㅋ그렇게 쿨하게 3: 1로 나눠서 영화 관람을 하기로 했다. 다행히 끝나는 시간이 얼추 비슷! (쥬라기 월드도 4D라서 재미있을 것 같긴 했지만...)

가족들은 쥬월을 보러 들어가고 나는 혼자 남아서 엄마 생일 쿠폰을 이용해 받은 자몽 에이드를 마시고 있었다. (CGV 생일 쿠폰에는 음료 두 개, 팝콘 하나가 포함되어 있다. 음료 하나와 팝콘은 가족이 들고 감ㅋㅋㅋ)

영화 초반에 인상깊었던 장면은 데비(=산드라 블록)가 출소해서 아무렇지도 않게 범죄를 저지르는 장면. 너무 신박해서 나도 따라하고 싶을 정도? 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한국에서는 안 통할 것 같다.

위 스틸컷은 함께 한 탕 하자며 루(=케이트 블란쳇)를 열심히 꼬시는 장면. 영화 내내 루가 너무 잘생겨서 그저 함박웃음^___^ 하늘색 수트, 초록색 반짝이 수트, 스카쟌 다 잘 어울렸다.

연기 천재 헬레나 본 햄 카터(=로즈)와 앤 해서웨이(=다프네)도 좋아하는 배우라서 영화 보는 내내 즐거웠다. 둘 다 아주 입체적인 캐릭터로 나온다. 거기다 헬레나 배우의 연기 못하는 연기를 보고 있자니 해리 포터에서 폴리 주스 먹고 벨라트릭스로 변한 헤르미온느가 생각났다ㅋㅋㅋㅋ

사라 폴슨이 맡은 태미 역할은 겉보기에는 아주 평범한 주부처럼 보인다. 나는 가정이 있다며 참가하기를 거부하지만, 결과적으로는 그 누구보다 도둑질하는데 재능이 있었다ㅋㅋㅋㅋ 중요한 부분은 다 도맡아서 한다. 

여성 주인공 캐스팅에 더불어 착실하게 인종 쿼터제(ㅋㅋ)도 들어갔다. 아미타 역할의 민디 칼링의 OUI 장면에서는 다들 깔깔 웃음ㅋㅋ 엔딩 장면도 귀여웠다. 흑인인 나인볼과 동양인 콘스탄스 캐릭터도 뻔할 뻔자가 아니라 매력있었다. 콘스탄스 역할을 맡은 아콰피나는 중국/한국 혼혈의 래퍼(!) 란다!

내용이 너무 쫄깃한 맛이 없고 너무 쉽게 진행되서 별로라는 평도 많다. 어쩌랴, 손발이 착착 맞아서 그런 것을? 쫄리는 장면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로서는 오히려 더 취향이었다.

“You are not doing this for me. You are not doing this for you. Somewhere out there is an 8-year-old girl dreaming of becoming a criminal. Do this for her.”

“A him gets noticed, a her gets ignored, for once we want to be ignored”.

왜 이걸 해야하냐는 질문에 범죄자가 되길 원하는 8살 여자아이들을 위해서! 라는 대답. 도둑 정체성(ㅋㅋ)을 제대로 표현하는 말이라서 웃기기도 하고, 재밌기도 하고. 사회규범에 맞지 않는 말을 당당하고 그럴 듯하게 한다. 하긴 말도 안되는 남성 중심 서사 범죄 영화들이 널리고 널렸는데 이 정도면 귀여운 수준이다. 루가 남자 멤버 하나 끼울지 말지 고민할 때 데비가 가차없이 안된다고 했던 장면도 손에 꼽고 싶다. 

쿠키 영상은 없다.

스카쟌이 우주 최고 잘 어울리는 범죄자... 보스로 모시고 싶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