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의 후쿠오카 #18 마리노아 시티 관람차에서 바라본 야경
지난 글 : 2017/09/11 - [발자취 足跡/일본 日本] - 한여름의 후쿠오카 #17 마지막 밤, 걸어가며 보았던 소료나가시 불꽃놀이
어떤 이에게는 고뇌와 인내의 시간이었던 불꽃놀이 관람. 어떤 이에게는 구원이었던 마리노아 시티 화장실. 이같은 사태가 앞으로 또 일어나지 않도록 일행 모두에게 안 마려워도 무조건 화장실 가라고 명령을 내렸다. 얘들아, 명탐정 코난의 한 에피소드에서는 화장실에 다녀올 기회가 있다면 꼭 놓치지 말라는 얘기도 나온단다. 몇 권이냐면 괴도 키드가 웬 저택에서 탐정 모아놓고 보물 찾기 하는 내용이야 (...)
아직 끝나지 않은 불꽃놀이가 마리노아 시티에서도 보였다.
화장실을 다녀온 이의 환희와 기쁨을 표현해주는 것 같다.
깜깜한 시간의 마리노아 시티. 몇몇 가게는 이미 문이 닫혀 있었다.
불꽃 팡팡팡
마리노아 시티의 밤을 빛내는 관람차는 오후 23시까지 운영한다.
어른 1인에 가격은 500엔이지만, 곤돌라 하나를 빌리면 1000엔이다.
우리는 2/3/3/4 으로 나눠타서 총 4000엔이 들었다.
카메라를 바꿨더니 야경이 찍힌다. 행복하다.
올라가는 도중 S씨가 호들갑을 떨었다. 내가 사진을 찍으려고 일어나니까 움직이지 말라고 외쳤다.
에잉, 겁도 많으셔라. (이런 거 잘타는 1人)
곤돌라 안에서 보이는 마리노아 시티 아울렛
곤돌라 건너편으로 보이는 야경.
가고 싶었지만 못갔던 모모치해변과 마리존, 후쿠오카 타워 쪽이다.
그래, 이렇게라도 보는구나.
해변이 바로 옆이라 물에 비치는 빛들이 멋있었다.
곤돌라가 계속 움직이기 때문에 일반 야경 모드는 불가능하고, 핸드헬드 야경 모드로 찍었다. 나쁘지 않은데?
가장 높은 곳을 찍고 내려올 때.
S씨는 별거 아니네~ 라며 허세를 시전했다.
부들부들 떠시던 거 기억하거든요.
우리가 걸어왔던 다리. 생각해보니 불꽃놀이 타임에 관람차를 탔다면 정말 멋있었겠다.
한 바퀴 돌고 내려와서 이제 숙소로 돌아가야 할 시간. 왔을 때처럼 또 30분을 걸어가야 하나? 걱정되어 찾아보니 투어리스트 패스로 이용가능한 쇼와버스라는 게 있었다. 버스 정류장을 몰라서 관람차 직원에게 물어보니 지도까지 가져와서 친절하게 안내해주었다. 그 와중에 타코야끼를 사 먹고 있는 일행. 얘들아 이거 놓치면 30분 또 기다려야 돼... 한시도 눈을 떼어 놓을 수가 없다.
뜀박질 끝에 도착한 버스 정류장. 도착했을 때 메이노하마로 가는 대기줄은 아주 짧았다. 마음 놓고 기다리는데, 점점 사람들이 불어나고 있었다. 혹시 사람이 너무 꽉차서 못타게 될까봐 표지판 옆에 딱 붙어서 일행들에게도 버스가 오면 잽싸게 올라타라고 했다. 버스가 오고 열심히 몸을 우겨넣고 좌석에 앉았는데, 이 때 한 일행이 일본인에게 조센징이 어쩌고 저쩌고 하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하여튼... 후쿠오카 끝까지 마음에 안든다.
메이노하마에서 텐진역으로 이동한 후 코인락커에 맡겨놓았던 짐을 들고 요시즈카 역으로 이동하는 길이 이 여행 최대의 고비. 진심 어깨 빠지는 줄 알았다. 15분이면 충분했을 귀갓길이 대략 30분 넘게 걸렸다. 에구구. 숙소에 돌아와서는 또다시 짐과의 사투... 티웨이 항공 15kg 제한은 애저녁에 넘은 거 같은데? 걱정이 조금 되었지만 인원이 깡패라고 어떻게든 되겠지. 하고 새벽 1시에 잠이 들었다. 이제 내일 비행기만 잘 타면 돼.
◆◇◆◇◆
...그렇게 무사히 한국에 도착했습니다. 라고 쓰면 좋을텐데, 공항으로 가는 길에 또다른 역경이 시작되었다. 그래 원래 인생은 고난의 연속. 6시에 숙소를 나섰는데 하늘에 구멍 뚫린 것처럼 비가 주룩주룩 내렸다. 끝까지 우산을 사지 않은 일행들을 한 명씩 옮겨주고 JR 탑승하는데 벌써 시간이 20분 이상 소요. 귀국할 때는 버스로 좀 더 편하게 가려고 하카타역에서 내렸다. 버스정류장이 눈 앞에 바로 보이지 않아서 찾아 헤매는데 10분 이상 소요. 비를 맞으며 정류장에 도착해서 티켓을 사고 시간을 확인해보니... 오전 7시 20분 버스밖에 없는 거다!!!! 비행기 시간은 8시 50분.
아무리 시내에서 공항이 가깝다고 해도 비도 오고 있고, 차가 얼마나 막힐지 모르는 상태라 안절부절 못하다가 결국 지하철을 탑승하기로 결정했다. 왔던 길을 돌아가며 흐르는 빗물에 내 눈물도 흘려보냈다...★ 그냥 하카타역에서 바로 지하철 탔으면 벌써 공항인데 흑흑... 이미 구매 완료한 12장의 버스 티켓은 쓸모없어진 채 기념품이 되고 말았다.
지하철은 10분 뒤 우리를 안전하게 공항에 데려다주었다. 물론 국내선↔국제선 셔틀버스를 타야해서 총 시간은 25분 정도 걸렸다. 국내선으로 가는 셔틀버스 안은 한국인들로 가득. 일행들에게 곧 도착한다고 짐 챙기라고 말했더니 옆에 있던 한국분이 내 말을 듣고 "여기 완전 한국이야" 라고 하셨다. 제가 할 말 인데요. 저는 NPC가 아니랍니다. 그냥 피식 웃어주었다.
체크인에 늦지는 않았지만 살짝 아슬아슬한 시간이었다. 그래서인지, 또는 인원수가 깡패여서인지 수하물이나 기내용 짐 무게를 하나도 재지 않고 그냥 통과했다. 은근 비용을 지불할까봐 마음 졸였는데 참 다행이었다. 덕분에 전날 밤에 낑낑대며 정산한 그대로 남은 돈을 나눠줄 수 있었다. 그 돈으로 후쿠오카에서 까까를 샀다. 또 다시 예정된 시간보다 일찍 출발한 비행기를 타고 대구에 도착한 것으로 한여름 습기찬 후쿠오카 여행은 종결.
피곤한 다리, 수면 부족, 어깨 통증 그리고 단체 여행은 두 번 다시 가지 말라는 교훈을 남겨준 이번 여행. 그래 원래 인생은 배움의 연속. 많이 배웠다... 예를 들면 화장실이 있으면 가라는 기본적인 사항도 꼭 말해야 한다는거 그래도 나름 불꽃놀이도 보고, 간식도 이것저것 많이 사서 왔고, 먹을 것도 잔뜩 먹고 왔다. 그리고 내게 남은 텅장... 아쉬운 것도 많지만 추억 만들기에는 성공. 원래 안 좋았던 일은 희석되고 좋은 일만 기억난다잖아. 시간이 지나면 재미있었지~ 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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