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의 후쿠오카 #13 후쿠오카에서 꼭 먹어야 한다는 키와미야 함바그 하카타점
지난 글 : 2017/09/06 - [발자취 足跡/일본 日本] - 한여름의 후쿠오카 #12 유후인 거리에서 주전부리 타임 (금상 고로케, 비허니 아이스크림)
9시간 동안의 투어 버스 일정을 마치고 출발지점이었던 하카타역에 다시 도착하였다. 오늘 먹은 것이라곤 각종 주전부리들과 점심 1끼. 숙소로 돌아가기 전에 굶주린 하이에나들을 진정시키기 위해 꼭 가보자고 생각했던 맛집, 후쿠오카에서 꼭 먹어야 한다는 키와미야 함바그를 먹으러 갔다.
키와미야 함바그는 체인점이 여러 군데에 있는데, 제일 유명한 곳은 전 날 갔던 미트랜드 규카츠가 있는 텐진 파르코 백화점 오이치카에 있는 곳이다. 본점이라 항상 사람이 많고 붐빈다고 한다. 게다가 텐진으로 이동하려면 교통 수단이 필요한데, 숙소에 가는 JR 요금 말고 추가로 교통비를 지불하지 않기 위해서 하카타역 근처에 있는 지점을 방문했다.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지 못해서 조금 많이 걸어야했다는 것이 유우머...)
위치는 하카타 버스 터미널 바로 근처라 치쿠시구치보다는 하카타구치 쪽이 가깝다. 가까이에 있는 호텔은 토요코인 하카타에키마에와 니시테츠 호텔. (왜 호텔 얘기를 하냐면, 하카타역 앞 지도에는 호텔을 중심으로 표기되어 있기 때문이다.)
새로 산 신발이 아프다고 칭얼거리는 일행과 배고프다고 울부짖는 일행을 다독이며 키와미야 함바그 하카타점에 도착.
키와는 극상의, 미는 맛, 야는 가게를 뜻한다. 캐치프레이즈는 "미소를 지으면, 웃는 얼굴로 만날 수 있다".
처음 도착했을 때 찍은 사진. 가장 끝에 우리 일행이 서 있다. 이후 대략 1시간이 지나서야 일행 중 4명이 들어가서 앉을 수 있었다.
아무래도 접근성이 좋아서 그럴까? 매장이 그렇게 넓지 않은데 대기인원이 많아서 시간이 오래 걸렸다. 파르코 점에서는 몇 명이나 수용가능한지 모르겠지만 하카타점은 대략 20명 정도만 앉을 수 있다. 쉴 새 없이 손님들이 들어오니 직원도 힘들겠지 싶다. 먼저 들어간 일행들이 식사하는 걸 찍어주려고 매장 유리문 앞에서 카메라를 들었는데, 대기자들 주문할 때 도와줬던 일본 스탭이 나에게 "쟈마(방해)되니까 비키라" 고 했다.
욕설이 별로 없는 일본어에서 쟈마라는 말은 상당히 어감이 세다. 앞 뒤에 아무 것도 붙이지 않고 "쟈마" 라고 하면 꺼지라는 의미다. "오쟈마시마스(실례합니다)" 라고 할 때 말고는 식당에서 손님에게 쓸 일도 없다. 그 직원은 내가 한국인이니까 별 느낌 없을 거라고 생각하고 짜증을 낸 것이겠지. 하지만 난 기분이 나빴다. 웃는 얼굴로 맞아준대매? -.-;
그동안 내가 다녀온 일본 지역은 모두 간사이 지역으로, 대도시에다 관광지라서인지 손님 응대를 이런 식으로 하는 걸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물론 내가 잘했다는 건 아니다. 왔다갔다 해야하는데 내가 길막을 하고 있으면 짜증이 나겠지. 그렇지만 미트랜드에 이어 키와미야까지 서비스가 그다지 좋지 않은 느낌. 생각해보니 숙소도... 같은 일본 안에서도 손님 응대에 이렇게 차이가 나다니 놀랐다. 이게 지역차이인 걸까? 딱 한 번 경험한 후쿠오카라서 확실하게 단정짓진 못하겠지만.
같이 응대하고 계시던 한국인 남자 스태프는 아주 친절했다.
그리하여, 1시간만에 영접하게 된 함바그 스테이크.
줄을 서 있을 때 12인 모두 똑같은 메뉴로 주문했다. 귀찮으니까
한국어로 된 메뉴가 있어서 주문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
■ 키와미야 함바그 주문 방법
1. 겉익힘을 숯불구이로 할 것인지, 철판구이로 할 것인지 정한다.
2. 사이즈를 정한다. (S, M, L 에 따라 가격이 다르다.)
3. 소스를 정한다. (키와미야 소스, 양파, 와사비, 돌소금, 유자폰즈, 달걀 풀기, 와사비간장, 고기간장)
4. 세트 여부를 정한다. (밥, 국, 샐러드, 소프트 아이스크림이 무한 리필 된다.)
12인분을 숯불구이로 할지 철판구이로 할지, 소스는 뭘 할지 정해주는 게 귀찮아서 그냥 반반에 세트로 통일. 반반 가격은 1490엔, 세트는 324엔으로 1인당 1814엔이 된다. 고기 양은 각각 100g씩이라 L사이즈와 동일하다.
소스는 예전에 와봤다는 D씨가 추천한 키와미야 소스로 선택했다. 하지만 가장 인기 있는 건 달걀을 풀어 스테이크 밑에 깔아주는 소스라고 한다. 내 취향도 그건데... 너무 서둘러 주문하느라 몰랐다. 흑흑.
무한 리필이 가능한 세트들. 밥은 1공기로 살짝 부족한 느낌이다. 샐러드 소스는 식탁 앞 선반에 놓여져 있다.
일행 중 몇 명이 밥 리필을 부탁할 때, "얼마나 드릴까요?" 라고 물어봐서 "적당히 주세요" 라고 했더니, 밥 숟가락 3스푼 정도만 담아줘서 우리 모두 빵터졌다. 그래서 두번째에는 많이 달라고 했더니 고봉밥을 주었다. 만약 물어본다면 무조건 많이 달라고 하세요...
키와미야의 함바그 스테이크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함바그 스테이크와 다르다. 안쪽이 레어 상태라서 달구어진 철판을 이용해서 원하는 대로 구워먹는 스타일. 즉, '소고기 육회를 다져서 뭉친 후 겉부분을 익힌' 레어 스테이크인 것이다.
고기를 철판에 익힐 때는 쇠젓가락을, 먹을 때는 일회용 나무 젓가락을 사용해야 해서 먹을 때 정신이 좀 없었다. 계속 나무 젓가락으로 굽거나 쇠젓가락으로 먹기 일쑤... ^^;;
맛있다. 스태프가 짜증내도 봐줄 정도. 그래도 쟈마는 기분 나빴어!!
개인적으로는 숯불(연한 색)보다 철판(진한 색)이 맛있었다.
소프트 아이스크림은 테이크 아웃이 가능하다.
음식을 다 해치우고 바깥으로 나가면 칙칙이가 있다. 몸에 밴 냄새를 없어주는 페브리즈(?). 밖에 나와서 다른 일행들이 먹고 나오기를 기다리는데 마지막으로 들어간 두 녀석이 한참 동안 나오지 않았다. 먹는 속도가 느려서가 아니라 밥과 국을 계속 리필했기 때문이었다. 이 두 녀석들은 어제부터 오늘까지 계속 배고프다고 했다. 하긴 등치가 커서 에너지원이 많이 필요할 것 같다. (한 놈은 별명이 멧돼지이다). 모두 식사를 마치고 숙소로 가기 위해 시계를 보니 거의 밤 10시가 다 되어 있었다. 아이고 힘들어. 밥 먹는데만 꼬박 2시간이 걸렸다.
◆◇◆◇◆
레지던스 호텔 하카타 5 의 바로 옆에 있는 JR 역 요시즈카에는 24시간 슈퍼 SUNNY가 있다.
내가 좋아하는 블렌디 스틱이 가득 있는 것을 보고 찍었는데, 내일 사야지~ 이러고 다음 날 슈퍼를 안 갔다...ㅠㅠ
홍차 오레 마시고 싶었는데.... 홋카이도 가서 꼭 살거야. (다짐)
도토루 커피와 스타벅스 커피들도 그냥 일반 슈퍼에서 판매하는 게 좋아보였다.
수많은 녹차들.... 전부 못 샀다. 이 녀석들도 다음날 구매할 셈으로 찍은 건데... ㅠㅠ
그럼 대체 뭘 샀는가하면. 일단 머그면과 머그우동을 3팩씩. 그리고 호로요이 청포도 맛과 차가운 파인애플 맛을 사서 D씨와 나눠 마셨다.
뭔진 모르지만 54엔 할인도 해줬다. 슈퍼마켓을 이용하니까 이런 점이 좋긴 하다. 다만 봉투가 유료다. 2엔.
이제 다음 날 일정은 캐널 시티와 후쿠오카 시내를 둘러보는 것. 그리고 나는 이 날 입사 이래 최고로 짜증을 부리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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