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 이팝나무 꽃 흐드러진 계절, 유네스코 세계유산 옥산서원에서 만난 푸르른 풍경
군산 여행기를 마무리했으니, 이번에는 ㅅㅍㅍ님과 함께한 또 다른 여정을 꺼내본다. 군산여행으로부터 약 10개월 후인 2022년 5월, 어린이날이 목요일이라 금요일에 연차를 내고 나홀로 경주 2박 3일 여행을 계획하고 있었는데 ㅅㅍㅍ님이 함께 가도 되겠냐고 물어보셔서 수락했다. 그런 이유로 출발 2주 전에 게스트하우스도 1인실에서 2인실로 변경. 이 때부터 국가유산 방문자 여권에 도장을 찍는 것이 붐이었기 때문에 둘 다 제일 가고 싶은 장소로 옥산서원과 양동마을을 꼽았다. 자연스럽게 첫번째 일정은 그 두 곳이 되었다.


옥천시외버스정류장에서 옥천역으로 이동, 이후시 대전역에서 신경주역으로 가는 기차를 타러 가는 사진 ㅎ
대전역에서 야무지게 빵도 샀는데... 이 때 먹은 피자바게뜨가 거의 마지막으로 먹은 피자바게뜨이지 않을까 싶다.

기차가 없는 보은에서 (위의 루트로) 경주에 가장 빨리 도착할 수 있는 시간대는 바로 10시 10분 전후...
신경주역에 무사히 도착한 인증사진도 찍었다. 기차역에서 역방인도 열심히 찍었음 ㅎ_ㅎ

신경주역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씽씽 달려 경주역(지금은 폐역) 근처에 하차한 후,
예약해 둔 게스트하우스에 짐 보관을 부탁하고 주린 배를 채우러 갔다.

숙소 근처에 있는 성동시장의 어느 분식집에서 김+튀+떡 모듬세트를 먹었다. 가격은 8,000원 정도.
이 근방 분식집은 다 비슷비슷한 메뉴를 팔고 있으니 골라서 드시면 될 것 같다.
사실 내 입맛에는 그냥 쏘쏘했는데 (그래서 사진 잘 안찍음) ㅅㅍㅍ님은 맛있다고 하셨음.

밥을 다 먹은 후에는 이디야에 가서 커피 한 잔 사 들고, 우리의 첫번째 목적지로 가는 버스 정류장을 찾아 길을 건넜다.

2경주 시내에서 옥산서원과 양동마을을 함께 보려면 203번 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경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해 옛 경주역(폐역) 주변을 지나 두 곳을 모두 들렀다가 다시 경주시내로 돌아오는 노선이다. 양동마을이 훨씬 넓고 볼거리가 많기 때문에 옥산서원을 먼저 본 후 양동마을로 가는 것을 추천한다.
우리는 경주역(폐역) 근처 성동시장 동편 정류장에서 12시 40분쯤 도착한 버스를 타고 출발했다. 이 시간에 출발해도 옥산서원과 양동마을을 모두 둘러보는 데 전혀 무리가 없었다. 아주 느긋하고 여유로운 일정이었음.

버스 안에서 바깥 풍경 조금 보고, 잠깐 졸았더니 어느덧 독락당 정류장에 도착했다.
내리자마자 푸르른 녹음이 우리를 반겨준다. 오후 2시, 햇살도 예쁘게 내리쬐었다.
여기서 길을 따라 3분 정도 직진하면 조선 중기의 유학자인 회재 이언적 선생이 6년 간 학문에 전념하였던 장소, 독락당이 나온다.

웃긴 건 우리는 이 건물이 독락당인줄 알고... 독락당이 생각보다 작네...? 하고 바로 뒤로 돌아 옥산서원으로 갔음. ㅋㅋㅋㅋㅋㅋㅋ 이 쪽 경치도 좋다는데 전혀 보질 못하고....^^;;;
할 수 없지. 독락당은 다음에 다시 보러가야겠다.



마을 분위기가 조용하면서도 깨끗하게 정돈되어있어서 ㅅㅍㅍ님이 이런 데서 살고 싶다는 소감을 남기셨음
시골마을의 좋은 예 같은 느낌이랄까.

독락당 정류장에서부터 걸어내려왔더니 정문이 아닌 뒷길로 진입하게 되어
눈치채지 못한 채 어느덧 서원 안이었다.


옥산서원을 끼고 흐르는 계곡 자계천의 맑은 물과
천변에 흐드러지게 핀 이팝나무 꽃의 모습

항상 느끼는 거지만 조상님들은 어쩜 이렇게 경치 좋은 곳에서 공부하셨는지 모르겠다.
물 맑고 숲 속 향기 가득한 곳.
이래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게 아닐까 생각이 든다.


옥산서원은 본래 경주 양동마을의 일부로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되었고, 2019년 '한국의 서원' 이라는 이름으로 8곳의 다른 서원들과 함께 재등재되었다. 한 문화재가 두 차례에 걸쳐 등록된 독특한 케이스다.
서원의 구조는 전형적인 전학후묘 배치로, 앞쪽에는 공부하는 공간인 구인당, 민구재, 암수재가 있고 뒤쪽에는 제향 공간이 있다. 이 제향 공간에 양동마을 출신인 회재 이언적의 위패를 모시고 있다.

정문인 역락문을 들어서면 2층 누각형 문루인 무변루가 나타나는데 이는 서원 건축에 누각 구조를 도입한 최초 사례로 알려져 있다고 한다. 이 무변루의 편액은 한석봉이 썼다고 하던데.... 전혀 안 찍었네; (방문은 아무 생각없이 했다가 블로그 글 올릴 때 공부하는 편임🙄)

옥산서원 주 강당인 구인당. 그 앞에 불을 놓는 정료대가 보인다.
양 옆으로는 일종의 기숙사이자 공부방이었던 암수재와 민구재가 있다.
5월~10월 주말에는 다도체험을 할 수 있다는데 우리가 방문한 날은 어린이날이라 패쑤...

당시에는 모르고 지나쳤지만, 강당인 구인당에는 두 개의 편액이 걸려 있다. 하나는 1574년 사액 당시 내려진 원래 편액이고, 다른 하나는 조선 후기 명필 추사 김정희가 쓴 편액이다. 지금 정면에서 보이는 현판이 바로 추사의 글씨. 구인당 안쪽으로 들어가 마당 쪽을 바라보면 사액 당시의 원래 편액도 함께 볼 수 있다.
...더워서 움직이기가 싫었는지 안쪽 현판 사진도 없다🙄

옥산서원은 선조로부터 편액을 하사받아 1574년 국가에서 공인된 사액서원으로 승격되었으며, 그 후 주욱 영남 지역 유림의 중요 사설 교육기관이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1871년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령 당시 훼철을 면한 47개 서원 중 하나로 남아 대다수 서원이 철폐된 가운데서도 존속을 허가받은 유서깊은 서원이다.


구인당 뒤에는 회재 이인적 선생의 위패를 모신 사당, 체인묘가 있다.


비각 안에는 이언적의 업적을 기리는 비문이 적힌 비석이 세워져 있다. 1577년에 제자들에 의해 건립된 신도비이다. 이 신도비에는 이언적과 이안눌에 얽힌 설화의 흔적이 남아 있다고 하는데 자세히 들여다 보진 않았다.


이쯤되면 다 봤나, 싶어서 정문 쪽으로 나오는데 알록달록한 정원이 너무 예쁘다.
필히 봄에 방문하시는 것을 추천드린다.
(사실 다 안봤다. 옆에 있는 부속건물을 제대로 보지 않음...)

정문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을 안내하는 비석이 세워져 있었다.
다른 곳도 다 가봐야할텐데!

옥산서원에는 옛 고서들이 무려 만 권 이상 보존되고 있었다고 하는데, 그 중 대표적인 유물로는 우리나라에서 제일 오래된 역사서인 김부식의 삼국사기. 현대에 와서 새로 건립한 보존용 서고 청분각에 독락당에서 발견 이언적의 친필원고와 함께 삼국사기 완존 9권이 보존되어 있다고 한다.
윗 사진에 청분각 현판이 슬며시 보임. 지금은 유물전시관으로 운영한다고 한다. 다음 번에 옥산서원 방문할 때는 부속 건물도 좀 자세히 들여다보아야겠다.

오늘의 목표, 국가유산 방문자여권을 찍으러 왔는데 안내소 문이 닫혀있음.
도장을 밖에다 내놓으시면 모를까 안쪽에 보관해두셔서 잠시 기다리다가... 결국 전화까지 하고 말았다는 ^.^;; 왜냐면 버스 타러 가야했거든요. 시간이 촉박했다구!
이 때 찍은 도장과 여권은 모두 리뉴얼 전이라서 책상에 처박아두고 요즘은 새로 나온 여권에 찍으러 다니고 있는 중이다.
그래서 조만간 옥산서원을 다시 방문할 예정이다.

5월의 어여쁜 모습을 고루 간직하고 있는 옥산서원.
산책하면서 사색하기에도 좋아보였다.


옛 건축물과 자연의 조화로움에 어느 계절이고 방문하고 싶게 만드는 매력
경주라는 도시가 가진 강점이 아닐까 생각한다.
경주를 어쩌다 보니 봄과 겨울에 주로 방문했는데 다음엔 단풍 만개한 가을의 모습도 보고 싶어진다.
(쩝... 센티멘털하네...)

서원 앞에 주차장이 너른 편이라 자동차로 오기에도 편리하다.
이제 다음 목적지인 양동마을로 가기 위해서 독락당 쪽이 아닌 옥산2리 앞 정류장으로 이동했다.



버스 정류장 맞은 편의 대금공부방에 백구가 있었다.
사람좋아둥이였음.


길 건너편에 보이는 옥산상회 커피샵에 아주 오래되어 보이는 커피 자판기가 보여서 잠깐 향수에 젖음.
위생 저리가라지만 저런 곳에서 뽑아먹는 율무차가 참 맛있었는데 말이지.


시간표에는 버스가 2시 53분에 온다고 되어 있지만 실제로 이 사진을 찍은 시간은 약 3시 10분 즈음이고 버스도 그 후에 탔었다. 쫄렸던 기억이 없는 걸로 봐서는 아마 맞은편에서 오는 (독락당으로 갔다가 이리로 다시 돌아올 예정인) 버스를 목격했거나 카카오맵으로 시간 확인한 다음에 탑승했던 것 같다.
2시 50분 버스를 놓치면 1시간 반 이상 기다려야 하니 미리미리 일찍 정류장에 가 계시는 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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