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29. 수도킹덤의 마지막 밤
2주간의 수도킹덤의 밤이 저물어간다.
제2의나라를 플레이한지 어느덧 3년이 넘어가는데
서버 내 최고 킹덤을 가리는 컨텐츠인 수도킹덤을 그동안 한 번도 하지 못했었다.
격주로 일요일 밤 9시 30분에 열리는 컨텐츠로,
킹덤 당 최대 참가인원 50명, 4킹덤이 동서남북에 위치한 자신의 성을 지키며
귀여운 마스코트인 일룡이(1점)와 삼룡이(3점)를 많이 모아 최종 10점을 획득하고 1분을 버티면 승리하는 게임이다.
*10점을 획득하는 킹덤이 없을 경우 9시 50분까지 가장 많은 점수를 획득한 킹덤이 이긴다.
지금은 서버끼리의 전쟁도 있기 때문에 이전보다 크게 의미를 두는 컨텐츠는 아님. 애초에 우리 서버는 상위 킹덤의 배려(?)로 인해 1회 수도킹덤을 하게 되면 그 후 3회 동안 참가를 하지 않는 법이 있어서 4위 킹덤까지는 무난하게 수도킹덤을 먹을 수 있다.
나와 내 게임친구들은 거의 빠짐없이 항상 참가해왔지만
언제나 킹덤 순위가 6~8위 정도였던데다가 (전투력이 그리 높지 않다는 뜻)
킹덤 성향이 강제적이지 않았기 때문에 (킹덤원들이 쉬엄쉬엄한다는 뜻)
수도킹덤을 할 수는 있을까..? 하고 의문이 들긴했었다.
그냥, 하니까 하는거지
라는 마음으로 임한지 3년....
사실 이전에 수도킹덤 한 번 해보려고 킹덤장이 킹덤 두 개를 강제 병합했다가 안 좋은 일이 일어나기도 했었다... 그 후로 만난 사람들이 다 좋은 사람이라 과거의 일이긴 하지만 꽤나 아픈 기억인 부분...
수도전장을 위해 입찰을 할 때 최상위 킹덤 중 하나가 입찰 하는 걸 잊어버려서
4킹덤이 아닌 3킹덤끼리 진행을 하게 되었다.
우리킹덤은 컨텐츠 참가 전에 참가 여부를 엑셀 시트로 조사를 하는데
이날 역대급으로 최저 인원의 참가자가 나왔다.
파티를 짜주는 ㅋㅅㅍ가 바빠서 우리킹덤 최강 귀염둥이 ㅇㅍ가 배치한
11인의 최정예 파티
인원이 적어 운영진들 모두 에휴 한숨을 쉬었지만 요즘 게임의 재미도가 엄청 떨어져있기 때문에 (해야할 숙제가 너무 많고 헤비과금러만 게임을 재미나게 할 수 있음) 추석이기도 하고 참여하기 힘들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서 그러려니 하고 진행했다. 최근엔 많아봤자 20명 안팎이긴 했는데 11명은 좀 심하긴 하다... 나중에 4명이 추가로 들어오긴 했지만.
그런데................................
상대 킹덤들이 수도전장을 꾸준히 안하던 킹덤이기도 하고
그쪽들이 새로 합병해서 커뮤니케이션이 잘 안됐던 건지?
우리 영지로 들어와서 일룡이를 빼앗아 가려 시도하는데
생각보다 우리가 안 죽는거다?
오히려 침입자들을 줘패는데 성공하고 마는데....
이전 수도전장에서는 주로 끔살당하고 땅바닥에 한참 누워있는 굴욕을 자주 경험했었는데
이번에는 죽기는 죽을 지언정 일룡이는 뺏기지 않았고...
뭔가 할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디스코드도 안들어가고 시큰둥하니 할일만 하고 있던 나도 이때부터 정신을 차리기 시작했다. ㅋㅋ
일룡이를 차곡차곡 모아서 6마리를 획득하는데 성공했지만,
결국 3킹덤 중 가장 투력이 높았던 킹덤이 총 점수 10점을 먼저 취득하게 되었다.
1분 카운트 다운이 시작되고 우리 킹덤원들은 적진으로 돌진하면서
죽을 때마다 재화를 써 부활하는 등 최선을 다했다.
킹덤장: 다이아 안쓰면 3대를 저주할 거임
그 때 우리 킹덤 투력 1위인 ㅇㄴ님이 상대팀 삼룡이를 슬쩍슬쩍 건드리면서
최종 카운트 다운을 계속 리셋시켰고
적팀지역챗: 대체 언제까지 싸울거예요~ 끝내자 좀!
우리킹덤챗: (끝날 때까지 싸울건데??? 9시 50분까지는 싸울 수 있는데??)
결국 ㅋㅅㅍ가 그 삼룡이를 옮기고 그걸 ㅇㄴ님이 패스받은 뒤 우리 킹덤으로 가져와서!!!!!!!!!!!!!!!! (흥분)
9점으로 우리 킹덤이 1위인 상태로 전장 종료 4분 전이 되었다....!!
이 때부터는 정말 초 긴장 상태.....
예전에도 카운트 다운 30초 남기고 일룡이를 빼앗기는 바람에 눈 앞에서 수도를 못 먹은 적이 있었거든....
아까 위에서 설명했듯이 우리가 생각보다 안 죽었기 때문에 4분을 버티는 건 생각보다 괜찮았다.
다들 어? 어? 하면서 부활을 반복함.
내 직업이 힐러라 부활 스킬을 써야하는데 다들 재화 써서 부활하느라고
내가 할 일이 없어질 정도...
그렇게 전장이 끝나기 직전 9시 50분까지 최종 10초를 남겼을 때
카페인 2샷 드링킹 한 거마냥 심장 소리가 엄청 크게 들렸고
내 캐릭터가 함박웃음을 지으며 승리했다는 화면이 떴다................
맨날 수도전장 끝나고 쓰러져서 우는 모습만 봐가지고
이렇게 웃을 줄 아는 캐릭터라는 걸...... 모르고 있었음... 후
(끝날 때 허둥지둥해서 캡쳐 하나도 못함ㅋㅋㅋ)
다들 15인의 용사로 수도킹덤을 먹었다는 사실을 믿지 못해서
이 후 컨텐츠는 하나도 안하고 3시간 동안 수도킹덤의 전투가 얼마나 치열했는지에 대해 수다만 떨었다고 한다.
수도킹덤의 킹덤원 & 킹덤장 때만 입을 수 있는 옷을 입고 사진도 많이 찍었다...
언제 또 할 지 모르기에...
기간한정 코스튬
행복했다 제군들!
이번 수도가 되어 좋았던 점은 단지 처음 '수도' 를 먹어서 좋은 게 아니라
합병이나 이전 없이 즐겁게 쭈욱 함께 하던 인원들과 힘을 합쳐서
아주 적은 인원임에도 불구하고 작전을 잘 짜서 성공했다는 점이 감동이었다.
실제로 다른 킹덤 측에서 믿지 못하겠는지 타 킹덤과 계속 연합한 거 아니냐고 의심을 하더라
투력이 거의 1.5배 이상 차이나고 인원도 2배 이상 차이나는데 못 이긴 게 분했나봄 ㅋ_ㅋ
또 포기하지 않고 계속 하다보면 그간의 노력에 아주 약간의 행운이 깃들어서
가끔씩 이런 큰 기쁨을 준다는 인생의 진리도 배웠다.
게임으로 인생 배우기.... ㅋㅋㅋ우히히
별 거 아닌 게임 컨텐츠지만 3년동안 해보지 못했던 걸 이룬 기념으로
블로그에 주절주절 써보았다.
이제 6주 동안은 수도전장 쉬어도 되어서 좋구만 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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