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 버킷리스트 - 친구들과 한복입고 경복궁 나들이 feat. 청춘한복아랑 (※스압주의)
버킷리스트를 굳이 정해놓고 사는 건 아니지만, 예전부터 꼭 해보고 싶었던 체험이 있었다.
바로 친구들과 한복을 예쁘게 차려입고 궁궐 나들이를 가는 것.
2015년 초가을에 혼자서 한복을 입고 창덕궁, 창경궁, 종묘를 방문했던 적은 있지만
한복도 깔끔하지 못했고 혼자 놀아서 남아 있는 사진이 없다.
그 점이 항상 아쉬움으로 남아 있었는데...
11월 초 어느 일요일, 친구들과 함께 경복궁에 가기로 했다.
항상 내 블로그에 찬조출연해주는 그 친구들이다.
한복 대여료가 그리 값싸지도 않은데 선뜻 참여해주어서 너무나 고마웠다.
결론을 먼저 얘기하자면, 많은 이들의 선의와 행운이 함께 했던 즐거운 하루였다.
궁궐 근처에는 수많은 한복 대여점들이 많지만 그쪽으로 예약을 하고 싶지는 않았다.
우리 고유의 한복이 아닌, 외국인 관광객들의 편의성과 취향에 맞춘 요상야릇한 디자인이기 때문이다. 저고리부터 치마까지 금박으로 점철되어있고, 치마 뒤쪽에 리본이 달려있으며 치마 라인도 원뿔 형태인 느낌. 아마 옷을 갈아입지 않고 바로 덧입어야 해서인듯 한다. 아무래도 관광객들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시간일테니...
기왕 한복 체험 할 때 제대로 입고 싶어서
가격대는 조금 나가지만 우리 전통 한복을 대여해주는 곳으로 예약했다.
영업시간 | 10:00 AM~18:00 PM, 화요일 휴무
매장주소 | 서울시 종로구 사직로110 대영빌딩 3층
전화번호 | 02-2272-9522
홈페이지 | http://www.aranghanbok.com/
청춘한복아랑은 경복궁역 근처에 위치해 있으며, 100% 예약제로 운영된다. 지나가는 관광객들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간판조차 없어서 우리도 긴가민가 하면서 들어갔다. ㅋㅋㅋ
가격은 1인당 5만원이지만 치마, 저고리, 속치마, 버선, 꽃신, 노리개, 헤어세팅까지 모두 포함되어있다. 또한 시간 제한이 없고, 오후 6시까지 반납만 하면 된다. (지금 확인해보니 가격이 55,000원으로 올랐다.)
1시에 예약을 해뒀는데, 인원수가 6명인데다가 경복궁은 오후 5시에 문을 닫는다고 해서
급한 마음에 내부 사진을 못 찍었다.
치마와 저고리를 고르면 머리 장식이나 노리개 등은 알아서 매치를 다 해주신다.
나는 평소에 노란색을 좋아해서 자주 입는 편인데 이번엔 어쩐지 차분한 파스텔톤이 입고 싶어져서 연한 하늘색? 군청색과 꽃 무늬가 약간 보이는 흰색 저고리를 선택했다.
치마 끝자락이 길바닥을 청소할 지경이라 눈물이 또르르
는 오바였고 이렇게 신나있었다는 이야기
한복 착장 후에는 화장실을 가기 어렵기 때문에 물을 많이 마시면 안된다.
한복 입기 전에는 추우면 어떡하지 걱정을 많이 했는데 보온이 아주 잘 되어서 더울 지경이었다.
경복궁 앞에는 언제나처럼 많은 관광객들과 산책 나온 사람들로 가득했다.
한복을 입었기 때문에 무료 입장!
근정전 앞에서 번갈아 가며 단체 사진 찍고
개인샷도 한번씩 찍어보기로 했다.
내 포즈는 Y의 시그니처 포즈 흉내 ㅋㅋㅋㅋ
중간에 웬 외국인 아저씨 두 명이 같이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해서
단체 사진 찍었다.
캬~ 다들 넘나 잘어울림
알록달록하면서도 단아한 느낌
경회루 쪽으로 이동할 때 햇볕 내리쬐는 게 마음에 들었는데 카메라에 담기가 참 어려웠다
애초에 단렌즈 미러리스로 가능한 분야가 아닌 것 같기도 ㅋㅋㅋ
일본인 관광객들이 한복을 입고 셀카를 열심히 찍고 있길래 서로 상부상조하기로 했다.
원래 다들 이렇게 단체사진 품앗이 하는 거 아닌가요
아시다시피 내 렌즈 화각이 그리 넓은 편이 아니라서 시~원한 느낌은 없다.
그래도 나름 만족
경회루 정면에서도 개인 사진을 한번씩 찍는 시간을 가졌는데,
내 기준 다 몇프로 부족한 사진이라 패스
윗 사진은 머리 세팅이 잘보여서 올려봤다.
이번에는 어떤 외국인 언니(언니 아닐듯...)가 뒷모습 단체 사진을 찍고 싶다고 요청해서
기꺼이 모델이 되어 주었다. 그리고 그 김에 우리끼리도 찍어달라고 부탁했다 크크크.
우리 한복이 제일 예쁘다면서 몇 번씩 칭찬해주고 가더라.
근데 진짜 우리 한복이 제일 예뻤던 것 같애 ٩(*•̀ᴗ•́*)و
경회루 왼쪽으로 가서 또다시 포풍사진
사진을 위해 가식적으로 열심히 웃어보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맞춘 건 아닌데, 어쩌다보니 Y랑 치마 저고리를 반반씩 나눠입은 커플룩이 되었다. 히히
경회루 뒤쪽 길을 걸을 때 햇빛이 예뻐서 "빨리 서봐!" 했는데 금방 또 구름에 가려졌었다는...
H가 예쁜 포오즈로 사진찍은 이 곳에서
다른 행인들도 똑같이 앉아서 찍더라. ㅋㅋㅋ
곱다 고와 ◡‿◡✿
웃으라고 하지 않아도 그냥 같이 서서 사진 찍고 있다보니까
절로 웃음이 나왔다.
경회루 앞 돌담에서 사진 찍으면 예쁘겠다며 이쪽으로 이동해서 놀고 있을 무렵,
어떤 아주머니 분들이 사진을 찍어도 되겠냐고 하셔서ㅋㅋㅋ 역시 인기폭발이군 자뻑하고 있을 때
무거워 보이는 카메라를 든 어떤 분이 스냅 사진 찍어드려도 되겠냐고 물어오셨다. 오잉?
낯선 사람의 등장에 속으로 '뭐지...?' 했지만 정통 한복 스냅을 찍고 싶으시다는 정중한 요청과
H 왈, 비싼 카메라에 넘어가서ㅋㅋㅋ
<system>'트랙삐'는 스냅 사진 촬영 기회를 얻게 되었다!<system>
그리하여 작가님은
사람이 많지 않은 함원전에서 한 명씩 촬영을 진행했다.
이때쯤 나의 미러리스 카메라는 어딘가에 내팽개쳐져 있는 상태
스냅 촬영을 처음 해보는 관계로... 어색할 뻔 했는데
빵긋빵긋 웃었더니 좋다고 칭찬(?)받았다.
치마는 어떻게 잡아주세요, 손은 이렇게 해주세요 등 지시 사항을 그대로 따라하면 되어서 편했다.
자연스러운 사진을 위해서는 생각보다 부자연스러운 포즈를 취해야 하더라.
개인샷에 이어 단체 사진도 찍어주시는 센스 ^__^
너무 가까이 붙으면 치마가 뭉개진다고 좀 떨어지라고 하셨는데 넘나 옹기종기
친구들 사진 찍어줄 때는 항상 그냥 서 있으라고 했는데
찍혀보고 나니 포즈 지시라던가, 구도 등 신경쓸 것들이 꽤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물론 난 작가는 아니지만, 앞으로는 좀 더 창의적인 구도로 찍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라고 해놓고 지금도 그냥 뻔하디 뻔한 사진만 찍고 있음 ㅋㅋㅋ
경복궁 문닫기 10분 전까지도 굉장히 열성적으로 촬영해주셨다. 사진은 이메일로 전달받기로 함
정말 무료냐면서 우리의 의심섞인 질문에도 한 장 당 백원이라며 농담을 잊지 않으셨던 그 분 ㅋㅋㅋ
결과물이 어떻게 나올지 고대하느라 단톡방에 불나고 월요병마저 극복했었던 기억이.
예쁜 한복을 입은 덕분에 하루 종일 별별 칭찬을 다 듣고
운 좋게 멋진 사진도 얻을 수 있어서 행복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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