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카야마 자유여행 #12 오우치 카페 bon bon cha의 20가지 품목 런치
[ 오카야마 자유여행 ] #12 오우치 카페 bon bon cha의 20가지 품목 런치
점심을 먹을 시간이 되어 미리 찜해뒀던 식당으로 이동했다. 오카야마 여행 계획을 짜고 있을 때 꼭 가보아야겠다고 생각했던, 작은 집을 카페와 식당으로 꾸민 곳이다. 이 식당이 오카야마 성 뒤쪽 마을에 위치해 있고, 오픈 시간이 오전 11시였기 때문에 이 날 아침 일정을 오카야마 성으로 잡았던 거였다. 바로 밥을 먹으러 갈 수 있기에.
오카야마 성 뒤쪽에 있는 작은 공원은 우조공원이라고 한다. 아직 남아있는 오카야마 성벽도 살짝 볼 수 있었다.
우조성에서 식당으로 가는 길에 나름 연못이 있었다. 웬 하얀 조류가 보여서 깜짝!
구글 맵이 알려주는 대로 잘 찾아가니 금방 도착했다. 저 길 안 쪽에 내가 갈 식당, bon bon cha 가 보인다.
おうちカフェ bon bon cha
영업시간 | 점심 11:00 AM~14:30 PM, 저녁 18:00 PM~22:00 PM
정기휴일 | 매주 월요일
주소 | 〒700-0824 岡山県岡山市北区内山下2-2-13
전화번호 | +81 86-222-9090
홈페이지 | http://bonboncha.exblog.jp/
오카야마 노면전차 역 켄쵸도오리 정류장에서 도보 3분, 오카야마성에서 도보 10분 거리에 위치하며 가격대는 1000엔부터 3000엔까지 다양하다. 코스 요리를 먹고 싶다면 예약을 해야한다고 한다. 홈페이지에서 오늘의 재료 및 휴일을 알려주므로 가기 전에 체크하는 것이 필수. 미취학 아동은 출입금지이다.
오우치 카페(おうちカフェ)는 일반 가정집처럼 되어 있는 카페를 말한다. 현관부터 누군가의 집을 방문하는 것 같은 느낌의 구조.
문이 살짝 거의 닫혀 있어서 순간 아직 안 열었나? 아리송했지만 OPEN이라는 글자에 용기를 내어 들어갔다.
알고보니 주변에 사는 고양이가 들어올까봐 문을 막아놓은 거였다. :)
가게는 아주 자그마한 사이즈로 현관 가까운 곳에 화장실이 있고, 초록색 문 안에 맥주(!)탭이 있는 독특한 구조였다. 사진에 보이지 않는 오른쪽에는 오픈 주방이 있고 일렬로 앉을 수 있는 좌석이 있다. 현관에서 정면에는 입식 테이블이 있는 방이 있고, 그 앞에 2층으로 올라갈 수 있는 계단이 있다. 안쪽 사진도 찍고 싶었으나 가까운 곳에 손님들이 이미 앉아있어서 조금 뒤로 미뤘다. (오픈한지 10분도 안됐는데 벌써!)
매일매일 바뀌는 히가와리 런치(目替りランチ)가 880엔, 20가지 재료를 사용해서 만드는 20가지 품목니쥬힌모쿠런치(20品目ランチ)가 980엔. 20가지 품목 런치의 재료도 매일 조금씩 달라진다. 히가와리 런치에는 메인 디쉬에 반찬이 2종류 나오고, 20가지 품목 런치에서는 반찬이 6종류로 다양하게 나온다. 이 날의 메인 디쉬는 단호박 돼지고기 찜과 닭가슴살 튀김 둘 중 하나를 고르는 것이었다.
런치 메뉴에는 음료가 1잔 포함되어 있어서 커피, 오렌지 쥬스, 그레이프 후르츠 쥬스, 우롱차, 홍차 중에서 고를 수 있다.
그 외 일요일 정식으로 야채 데굴데굴(?) 현미 카레 런치를 판매하고, 점심 코스로 30가지 품목 코스를 맛볼 수도 있다. (전날까지 예약 필요) 뒤 쪽에 저녁 메뉴와 디저트 메뉴도 따로 있었는데 사진을 찍지 않아서 아쉽다. 디저트는 쌀가루, 두유가 들어간 일본식이라고 한다. 하나 먹어볼 걸 그랬나.
20가지 품목 런치에 음료수로 그레이프 후르츠 쥬스를 고르고나서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주방 앞 일렬로 놓여진 좌석 위에는 푸른색으로 빛나는 조명이 설치되어 있는데, 가고시마 현의 전통공예 중 하나인 사츠마키리코라는 유리세공이라고 한다.
자그마한 주방. 건너편에서 뭔가 보글보글 끓고 있었다. 주인으로 보이는 남자분은 요리에 열심.
앗! 사진 가장 왼쪽에 있는 것이 바로 디저트 메뉴다... 는 잘 안 보이네 :(
테이블 위에 엄청 귀여운 일러스트가 그려져 있는 액자가 있었다. bon bon cha 가게의 구조와 꼭 같다. 동물 친구들이 찾아오는 귀여운 카페가 컨셉일까? 분위기가 너무 깜찍하고 따뜻하다.
20가지 품목 런치 / 980엔 (세금포함)
반찬 6종류, 수제 두부와 샐러드, 미소시루, 현미밥, 쁘띠 디저트와 음료 1잔.
밥은 한 공기 리필 혹은 곱배기로 주문 가능하다.
(음료수 1잔은 이미 그레이프 후르츠로 시켰는데 보리차가 또 포함되어 있었다.) 밥은 살짝 모자란가 싶은 느낌으로 담아준다. 리필 필수... 미소시루 된장국은 아주 맑은 느낌으로 안에는 우엉이 들어가 있었다.
6종류의 반찬과 샐러드. 가장 맛있었던 것은 고등어 튀김. 겉은 굉장히 바삭하고 안은 촉촉한데, 살짝 가츠오부시 간장 같은 양념이 살살 발라져 있어서 굉장히 맛있었다. 무채는 시원하고 상큼한 맛이 나서 기운 충전. 연근과 시금치도 간이 많이 세지 않아서 좋았다. 차조기 절임은 원래 내가 썩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서 좀 남겼다.
두부와 쁘띠 디저트. 위쪽 반찬에 집중하다보니까 두부를 홀라당 까먹고 있었다. 이건 무조건 밥이 더 필요하다. 반찬을 한 입 씩만 먹어도 한그릇 뚝딱인데. 처음엔 소박한 듯 보였으나 반찬 종류가 아주 많아서 젓가락이 몹시 바빴다. 생선 먹고, 밥 한술 뜨고 된장국 먹고, 두부 먹고, 반찬 먹다보면 어느새 배가 빵빵. 그래도 남기면 안된다는 생각에 열심히 먹었다.
평소에 일본여행을 가서 먹었던 라멘이나 우동, 초밥과는 매우 다른 맛이었다. 간이 센 데가 없고 아주 슴슴하다. 손끝이 깔끔한 주부가 정갈하게 차린 듯한 가정식의 맛. (물론 요리하신 분은 아저씨지만 말이다.) 만족스러운 점심.
배부르게 먹고 나서 손님이 빠져나간 후의 안쪽 방을 찍었다. 11시에 이미 몇몇 분이 앉고 계셔서 못 찍었던 자리. 이 쪽은 식당이라기보다는 카페처럼 보인다.
켄쵸도오리 식당가에 위치해서일까? 단골이 있는지 일본 아주머니 두 분이 오셔서 '항상 먹는 대로' 히가와리 런치를 달라고 주문하셨다. 그리고 '맥주도 마시고 싶다' 며 점심에 맥주잔으로 짠! 하셨다. 귀여우셔라.
주방으로 들어가는 쪽에 작은 레지가 있다. 이제 계산을 할 차례. '980엔입니다.' 이렇게 맛있게, 다양하게, 신선하게, 배부르게 먹었는데 980엔이라니! 정말 저렴하다. 한국에서 먹은 일본 가정식들이 뇌리에 스쳐지나가면서 좀 억울해졌다. 아니 한국의 일본 가정식들도 음식 재료는 한국산일거 아냐... 소스는 일본 거겠지만... 그런데 왜... 가격... (세상억울)
가게 여기저기에 로컬 소식지와 bon bon cha의 메뉴와 가게에서 진행하는 우쿨렐레 교실, 꽃을 즐기는 교실에 대한 설명하는 팜플렛이 놓여져 있다. 팜플렛을 접으면 젓가락을 놓는 받침대로 변신한다. 아 이 곳 왜 이렇게 매력있지?
나오면서 기념으로 엽서 한 장을 가지고 나왔다.
오카야마에서는 데미그라스 소스를 얹은 데미카츠를 꼭 먹어야 한다던데! 그걸 포기하고 이 집의 음식을 선택한 보람이 있었다. 정갈하고 깔끔한 일본 가정식. 내가 현지인이라 이 가게를 내 아지트로 삼을 것 같다. 다른 지역에서 손님이 오면 이 곳에 데려가고 싶은 느낌? 조용하고, 저렴하고, 밥도 맛있고. 오카야마에서의 추억이 더 깊어지는 순간이었다.
정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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