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베 먹부림 여행 #14 독특한 건물이 가득한 기타노이진칸 거리, 기타노쵸
고베규와 케이크까지 맛있게 먹고 나서 다음 일정인 비너스 브릿지까지 시간이 약간 애매하게 남았다. 원래 I의 계획은 호텔로 돌아가서 테이크아웃한 L'AVENUE의 케이크를 먹는 거였지만, 대기자수가 너무 길어서 케이크 자체를 살 수가 없었기에 일정이 비었다. 그래서 고베를 처음 온 나는 기타노 이진칸을 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다른 식당을 가거나 일정이 있었다면 같이 했겠지만, 석양 볼 때까지 호텔에 있을 거라는 말을 들으니 그 시간이 무척 아깝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기타노이진칸을 보러 가고 싶다고 I에게 전하자, 다음 일정(비너스 브릿지)에 맞출 수 있을까 걱정이 되었는지 약간 탐탁지 않아했다. 그래도 고베 초행인 다른 2인이 한 번 가보고 싶다는 말에 다녀오라고 얘기해주었다. 결국 고베 초심자 셋이서 시티 루프를 타고 기타노이진칸으로 출발!
고베 시티 루프가 난킨마치에 정류장이 있다는 걸 알아서 난킨마치에서 타고 시간을 절약하고 싶었는데, I가 첫번째 정류장에서 타야 팜플렛이랑 시간표를 받을 수 있다고 해서 산노미야 역까지 갔다... 만, 결국 근처 정류장에서 출발하려는 모습을 발견하여 헐레벌떡 타게 되었다. 탑승객이 아주 많았다.
(시티 루프에 관한 포스트는 나중에... :-D)
몇 분 지나지 않아 기타노이진칸에 도착하였다.
하늘은 맑고, 이정표는 빈티지하고. 좋구나.
KITANOIJINKAN [ 北野異人館 ]
고베시 북쪽에 있는 키타노라는 지역에 1887년부터 다이쇼 시대에 이인(異人), 즉 외국인들이 거주할 목적으로 세웠던 서양식 주택들을 의미한다. 당시 외국인들은 일본 내 거류지에만 살 수 있었는데, 고용된 외국인들은 예외로 이렇게 집을 지어 지낼 수 있었다. 기타노 지역에는 이런 이진칸이 33채 남아있는데, 일반인에게 공개되어 있는 곳은 20채 정도다. 현재 일본 내에 이런 식으로 서양식 주택이 여럿 남아 있는 곳은 항구도시인 고베와 나가사키뿐이라고. 1977년에 일본 NHK TV에 방영된 이후로 관광지로 인기가 아주 많아졌다고 한다. 홈페이지(클릭① 클릭②)에 가면 일람표를 볼 수 있다.
엉겁결에 오게 된 거라 사전 지식이 별로 없어서 그냥 슬쩍슬쩍 둘러보기로 했다.
호텔에 돌아갈 버스까지 시간이 별로 없기도 했고...
일단 이쪽 방향에 뭐가 많다고 하길래 알려주는 대로 따라가 보았다.
PARADIS KITANO [ パラディ北野 ]
외국인 무역상의 주택을 개조한 레스토랑. 이진칸이 아니라 입장료는 따로 없다. 내부에는 꽃이 만발하고 초록이 우거진 정원과 서양식 건물로 이국적인 분위기를 만끽하면서 독특한 유럽 음식을 맛볼 수 있다고 한다. 이진칸 관광과 고베 데이트에 안성맞춤의 레스토랑이라고 홈페이지에서 소개하고 있음
언덕 위쪽을 올라가야 볼만한 곳들이 나온다.
기타노쵸에는 이런 골목길이 많아서 지도가 없으면 헤매기 딱 쉽다.
(나처럼...)
헥헥
언덕길 옆에 오란다자카라는 팻말이 있는 곳은 폐가처럼 되어 있었다.
위쪽으로 올라가면 향기의 집 오란다관, 덴마크관, 오스트리아관이 있단다.
기타노이진칸들을 직접 둘러보기 위해서는 유료로 표를 끊고 들어가야 하는데, 여러 개를 한꺼번에 볼 수 있는 공통권도 판매한다.
이런 지도를 버스 정류장에 비치해두면 얼마나 좋냔 말이야
A, B, C라고 쓰여져 있는 부분은 공통권을 판매하는 곳이다. 판매처마다 입장할 수 있는 건물이 다르니 주의해서 사야한다.
상당히 볼거리가 많지만 우리는 정말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크흑...) 수박 겉핥기로 대충 봤다.
둘러 본 곳들만 간략하게 사진을 올린다.
DENMARK HOUSE [ デンマーク館 ]
덴마크 관. 덴마크 바이킹 박물관과 안데르센 박물관의 협력하에 북유럽 덴마크의 역사와 문화를 소개하는 테마관으로, 2분의 1 크기의 바이킹 배 복제 전시와 동화 작가 안데르센의 서재도 재현되어 있다고 한다. 앞 쪽의 포토 존에서 일행의 사진을 찍었는데 아~주 귀엽게 나왔다.
영업시간 09:00~17:00, 입장료 500엔. 덴마크관, 오스트리아관, 네덜란드관 공통권 구입 시 1300엔.
WIEN AUSTRIA HOUSE [ ウィーン オーストリアの家 ]
빈 오스트리아 관. 작곡가 모차르트를 테마로 하고 있는 건물로, 오스트리아 문화의 소개와 모차르트 관련된 물건들을 전시 소개하고 있다. 관내는 18~19 세기 귀족의 집을 재현하고 있어서 관심있다면 들어가 볼 만 하다. 여제 마리아 테레지아의 초상화와 로코코 풍의 의상 등을 전시하여 당시의 궁정 문화의 모습을 알 수 있다. 모차르트가 작곡에 사용한 피아노 등의 복제품 (포르테 피아노) 도 있다., 또한 비엔나 직송 초콜릿 케이크 등의 소개와 판매도 한단다.
영업시간 09:00~17:00, 입장료 500엔. 덴마크관, 오스트리아관, 네덜란드관 공통권 구입 시 1300엔.
건물이 올록볼록 동글동글해서 귀엽다.
오스트리아관과 덴마크관은 같은 건축가가 지은걸까?
HOLLAND HOUSE [ 香りの家·オランダ館 ]
향기의 집 네덜란드관. 네덜란드 총영사 관저로 사용했던 곳이라 빈티지한 분위기가 있는 네덜란드 관. 이 곳에서 설문조사에 응답하면 그 사람에 맞는 단 하나의 오리지널 향수를 만들어준다. (10ml, 3100엔) 1층에는 현재 몇 대 밖에 없다는 150년 된 네덜란드제 자동 연주 피아노 "피아노 라 피아노" 와, 네덜란드 민속 의상을 빌릴 수 있는 코너가 있다. 네덜란드 나막신과 도자기도 판매한다.
영업시간 09:00~17:00, 입장료 700엔. 덴마크관, 오스트리아관, 네덜란드관 공통권 구입 시 1300엔.
오른쪽으로 가면 야마테하치방칸, 기타노외국인클럽, 언덕 위의 이진칸(구 중국영사관)
왼쪽으로 가면 우로코의 집, 우로코 미술관, 벤의 집이 있다는 알림표
티파니의 휴일이라는 레스토랑인데 소개글도 별로 없는 곳이다.
카레라이스를 주로 판매하고 경치가 좋다는 듯 하다.
YAMATE HACHI BANKAN [ 山手八番館 ]
야마테하치방칸. 건축가 한센의 자택으로 지어진 서양식 건물로, 탑 모양의 가옥이 이어지는 튜더 타워 형태의 주택이 이어져 있는 개성적인 외관과 입구의 스테인드 글라스가 아름답다고 한다. 관내는 로댕, 부르 델, 베르나르 렘브란트를 비롯한 서양과 동양의 조각과 미술품이 장식되어 있는데 그 중에서도 "사탄의 의자"에 앉아서 소원을 비는 것이 관광 포인트.
영업시간 09:30~17:00, 입장료 550엔.
8관 프리미엄 패스 (우로코의 집, 우로코 미술관, 야마테하치방칸, 기타노외국인클럽, 언덕 위의 이진칸, 영국관, 양관 나가야-프랑스관, 벤의 집) 구입 시 3000엔.
5관 해피 패스 (우로코의 집, 우로코 미술관, 야마테하치방칸, 기타노외국인클럽, 언덕 위의 이진칸) 구입 시 2100엔.
홈페이지 http://kobe-ijinkan.net/yamate/
이진칸에는 일반주택도 있다. 뒤쪽에 산이 있어 경치도 좋고, 집에 나와서 걸어보면 문화재가 한가득. 여기 사는 사람들은 좋겠네.
지나가다가 발견한 상점에서 파는 물건이 참 빈티지하다.
악기도 좋지만, 기타노이진칸 저택 모형을 판매하는 것도 좋을 거 같은데...
안찍으면 섭한 일본의 맨홀뚜껑
교토 우지에서도 생각한 거지만, 이거 벤치마킹 했으면 좋겠다.
KITANO TENMAN SHIRINE [ 北野天満神社 ]
고베의 북쪽이라 상당히 높은 지역에 있는 기타노쵸에서도 더 위로 올라갈 수 있는 기타노텐만신사. I는 예전에 왔을 때 이 곳을 올라갔다가 죽을 뻔 했다고... (너무 높아서) 교토에 위치한 키타노텐만구를 모방해 만든 신사로 키타노이진칸의 지명 유례가 된 신사라고 한다. 학문의 신 스가와라 미치자네를 모시는 곳으로 물을 뿌리며 소원을 비는 잉어 동상이 인기이고, 이 곳의 오미쿠지는 점괘가 적힌 종이를 물에 담가야만 보이게 되어 있다고 한다.
영업시간 06:00~17:30, 입장료 무료.
전망이 참 좋다던데... 이 정도 올라가면 전망이 좋을 수 밖에 없겠다.
KAZAMIDORINO YAKATA [ 風見鶏の館 ]
풍향계의 관은 고베에 살고 있던 독일인 무역상 토마스의 자택으로, 기타노/야마모토 지구에 현존하는 이진칸 중에서도 유일한 벽돌 외벽의 건물이다. 화려한 벽돌 색상과 현관 2층 부분의 하프 팀버를 이용한 설계는 다른 이진칸과는 다른 중후한 분위기를 풍긴다. 기타노이진칸 거리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저택으로 위에 장식된 풍향계는 기타노쵸의 상징으로 빼놓을 수 없는 존재이다. 1층에는 현관, 거실, 식당, 서재가 있고, 2층에는 부부 침실과 아이 방, 손님용 침실 등이 있다.
영업시간 09:00~17:00, 입장료 500엔. 모에기노야카타 공용권 구입 시 650엔.
홈페이지 http://www.kobe-kazamidori.com/kazamidori/
다른 곳들도 더 보고 싶었지만 버스 시간이 다가와서 어쩔 수 없이 스타벅스 하나만 더 보고 가기로 했다.
풍향계의 관에서 왼쪽으로 조금 더 가면 모에기노야카타가 있는데, 광장으로 바로 내려와서 구경을 하지 못했다.
풍향계의관 바로 앞에 있는 광장
광장을 통해 아래로 내려가면 상점가가 나온다.
스타벅스로 가기 위해서는 아래로 더 쭉쭉
스타벅스 맞은 편에도 멋진 건물이 있었는데, 이곳은 그냥 레스토랑
키타노 가든이라는 이름이었다.
(스타벅스 포스트는 이 다음 편에 :-D)
다시 고베 시티 루프를 타러 올라가는 길에 우로코의 집 티켓 판매 관광안내소가 있었다.
KOBE TRICK ART / FORMER PANAMA CONSULATE [ 神戸トリックアート・不思議な領事館 ]
뒤 편의 건물은 전 파나마 영사관으로, 지금은 "고베 트릭 아트·불가사의한 영사관" 이라는 이름으로 각종 착시현상을 불러일으키는 벽화들을 전시해 놓은 곳이다. 전 파나마 영사관 건물에는 식당, 침실, 라이브러리, 일광 욕실 등을 공개하고 있으며, 마야와 중앙 안데스에서 발굴된 토기와 토우가 전시되어 있다. 또한 입구에 있는 동상 "해마"의 머리를 만지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알려져 있어 인기라고 한다.
영업시간 09:30~17:00, 입장료 800엔.
홈페이지 http://kobe-ijinkan.net/trick/
버스 정류장이 있는 거리 가로등 옆에 이진칸 저택들 부조가 일렬로 세워져 있다.
엄청 많은데 발견한 시점이 거의 끝나갈 무렵이라 사진을 별로 찍지 못했다;
YOUKAN NAGAYA (FRANCE HOUSE) [ 洋館長屋 (仏蘭西館) ]
양관 나가야-프랑스관. 목조 2층 건물로, 정면 현관에서 좌우가 대칭인 구조가 독특하여 "양옥 연립 주택"의 별명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예전에는 외국인 대상으로 빌려주는 아파트였지만, 지금은 프랑스 미술품, 고급 가구를 중심으로 아르누보의 유리 공예가 에밀 갈레 라의 작품과 샤갈의 회화 등도 전시하고 있다고 한다.
영업시간 09:30~17:00, 입장료 550엔.
8관 프리미엄 패스 (우로코의 집, 우로코 미술관, 야마테하치방칸, 기타노외국인클럽, 언덕위의 이진칸, 영국관, 양관 나가야-프랑스관, 벤의 집) 구입 시 3000엔.
3관 스마일 패스 (영국관, 양관 나가야-프랑스관, 벤의 집) 구입 시 1400엔.
홈페이지 http://kobe-ijinkan.net/france/
BEN'S HOUSE [ ベンの家 ]
벤의 집. 이진칸 중에서도 오래된 건물 중 하나로, 담, 벽, 창틀 모두 건축 당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영국의 귀족 벤 앨리슨의 인형(박제) 컬렉션이 전시되어 있으며, 그 중에서는 멸종 위기의 희귀 동물과 짐승이 많다고 한다.
영업시간 09:30~17:00, 입장료 550엔.
8관 프리미엄 패스 (우로코의 집, 우로코 미술관, 야마테하치방칸, 기타노외국인클럽, 언덕위의 이진칸, 영국관, 양관 나가야-프랑스관, 벤의 집) 구입 시 3000엔.
3관 스마일 패스 (영국관, 양관 나가야-프랑스관, 벤의 집) 구입 시 1400엔.
홈페이지 http://kobe-ijinkan.net/ben/
다시 돌고 돌아 버스를 타는 곳까지 무사히 도착
뒤쪽의 담쟁이 덩굴이 무성한 건물은 고베 기타노 포시즌이라는 레스토랑이다.
떠날 때가 되니 더 예뻐 보이는 골목의 구석구석
말 그대로 건물 안은 하나도 안보고 수박 겉핥기(...)만 잔뜩 하고 왔지만, 그래도 예쁜 건물 바깥 쪽을 구경할 수 있어서 좋았다.
다음에 고베를 오게 되면 건물 몇 군데는 실제로 들어가보고 싶다. 특히 풍향계의 관, 모에기노야카타, 야마테하치방칸, 고베 트릭아트가 끌린다. 아예 내가 구경도 하지 못한 곳 중 유명한 곳은 우로코의 집, 이탈리아의 관, 라인의 관 등이 있는데, 이 곳들을 들어가 볼 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적어도 외견이나마.. (크흑...)
근대 서양식 건물 구경하는 것을 좋아한다면 하루 정도 투자해서 이진칸 통합권으로 싸그리 둘러보는 것도 추천. 다만 모두 둘러 보려면 대략 5천엔이 훌쩍 넘는다는 것이 함정^^;;;
고베 먹부림 여행 5박 6일 - #14 독특한 건물이 가득한 기타노이진칸 거리, 기타노쵸
■ パティスリー モンプリュ → 키타노이진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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