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쓴 카메라야 잘 가, DMC-GF3에서 DMC-GX85로

호주에서 친구 추천을 받아 산 파나소닉 DMC-GF3. 카메라 알못인 나에게 사진에 대한 흥미를 조금씩이나마 갖게 해준 고마운 녀석이다. 호주에서 근교 여행을 갈 때도 이 녀석과 함께 했었는데, 이 놈을 버리고(...) 새 카메라가 사고싶다고 생각한 건 작년 교토 여행에서였다. 날씨가 그다지 좋지 않았던 겨울의 교토 풍경을 어쩌면 그렇게 초점도 못 잡고 빛 번짐은 기본에 야경은 1도 못 찍는지... 이봐 명필은 붓을 탓하지 않는다고 됐고 난 블로거니까! 더 나은 카메라를 가지고 싶다고.

차라리 핸드폰 카메라 사양이 낫다! 는 생각에 올해 초에는 폰카로 연명해보았나, 이 녀석도 동영상이나 야경 결과가 시원찮았다. 결국 올해 남은 여행을 가기 전에 새로 하나 장만하기로 결정했다. 더이상의 보정은 네이버... 찾아보니 작년에 나온 GX85가 배터리/렌즈 호환이 다 되고, 동영상 화질도 좋은데다가 평이 아주 괜찮길래 별 고민 없이 결정했다. DSLR은... 무겁고... 비싸서 못사유ㅠㅠ

GF3으로 찍는 마지막 사진

LCD 필름은 사은품, 렌즈 캡 홀더는 따로 구매했다.

배송이 아주 빨랐고 사은품으로 정품 가방, 정품 배터리를 주어서 아주 마음에 들었다.

처음에 배송이 함께 안와서 문의했더니 다음날 다시 보내주었다.

GF3 용으로 쓰던 정품 배터리가 2개 있긴 하지만, 배터리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거다 (ㅋㅋㅋ)

GF3으로 찍으면 이렇게 어두컴컴하다.

심지어 위 사진은 너무 어두워서 보정한거다.

GX85는 배터리 충전기가 따로 필요없고, 본체에 배터리를 삽입한 다음 마이크로 핀으로 연결하여 충전이 가능하다.

즉 보조배터리 사용도 가능! 이 점이 아주 마음에 쏙 들었다. (사실 확인도 안해보고 샀는데..ㅋㅋㅋ)

블랙, 실버, 브라운 중에 브라운으로. 항상 브라운 카메라가 가지고 싶었다!

GF3의 결과물은 항상 보정이 필수였다. 위 사진을 연속 두 장 찍었는데 하나는 거멓고 하나는 무난하다. 셔터를 여러 번 눌러야 제대로 된 것 하나가 찍힐랑말랑.

이러면 사진을 여러 장 저장되어 용량을 많이 잡아먹거나, 찍고 바로 정리해야하는 귀찮음까지.
예쁘게 찍으려면 무조건 밝은 날, 햇볕이 잔뜩 내리 쬐는, 푸릇푸릇 파랑파랑한 배경으로 찍어야 했다. 안 그런 카메라가 어딨니...?

네 장 다 GF3으로 찍고 보정하지 않은 사진인데 참으로 뒤죽박죽이다.

제대로 된 사진을 하나 찍기 위해서 셔터를 몇 번 눌러야 하는가?

(정답 : 카메라를 바꾸고 싶은 소원을 담아 열정적으로 많이)

GF3보다 버튼이 많긴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조작법이 비슷하여 금방 적응하게 되었다.

좀 무겁긴 한데, 사진만 잘 나온다면 감당할 수 있는 무게다. (뭐든 GF3보다야 잘나오겠ㅈ..ㅣ...)

리뷰치고 구석구석 사진을 안찍었는데 이유는 GF3을 치우고 빨리 새로운 녀석을 사용해보고 싶어서이다.

잘 가, GF3. 너는 썩 좋은 녀석은 아니었지만 노력하는 녀석이었다고 해줄게. (아 잠깐 노력한 건 셔터질과 보정질을 담당한 내 손가락 아닌가?)

처음 샀을 때는 즐거웠는데... 이렇게 올 때 마음, 갈 때 마음이 다른 주인이라 하나도 안 미안해(?)

너 때문에 쓴 내 시간을 생각하면... 그리고 넌 동영상을 너무 못 찍어... 파노라마 기능도 없자나ㅠㅠ

Panasonic LUMIX DMC-GF3 - 호주 골드코스트 오렐리 (2013. 06. 29)

Panasonic LUMIX DMC-GX85 - 전라남도 순천 (2017. 07. 22)

발암이 나았습니다

이제 새로운 애가 왔으니 넌 이제 짜져있어! 그리고 실제로 방 한 구석에 처박아 두었다.

GF3: 너무해ㅠㅠ

하지만 당분간 올릴 여행기는 죄다 폰카 아니면 DMC-GF3으로 찍은 사진들이라는 것이 유우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