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베 먹부림 여행 #2 해 질 무렵, 고베 메리켄 파크 오리엔탈 호텔
지난 글 : 2017/07/13 - [발자취 足跡/일본 日本] - 고베 먹부림 여행 #1 옆나라 가는데 10시간이 걸리네
SANNOMIYA [ 三ノ宮駅 ]
버스는 1시간 정도를 달려 고베의 최고 번화가인 산노미야에 도착했다. 도시 이름이 고베이니 고베역이 가장 번화가일 것 같지만, 사실은 산노미야가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JR 철도, 한큐, 한신이 전부 다 지나가서 교통이 아주 편리한 곳이기도 하다. 주변에 쇼핑을 위한 백화점, 먹거리 상점가도 많고 관광객들을 위한 호텔들도 다양하게 지어져 있다.
간사이 공항의 리무진 버스가 정차하는 버스 정류장은 SOGO 백화점 앞에 위치한다.
사진을 찍고 있으려니, 버스에 실은 캐리어를 내려주시는 직원분이 쌩긋 웃어주셔서 가리지 않고 올려보았다. 여행의 시작을 반겨주는 미소.
이런 걸 보면 역시 일본은 관광객에게는 참 친절한 나라다.
육교 위에서의 풍경
예약한 숙소, 고베 메리켄 파크 오리엔탈 호텔은 산노미야역에서 2.5km 떨어져 있는 곳이다. 캐리어를 끌고 가는 것에는 무리가 있는 거리.
만약 호텔까지 이어져 있는 교통편이 택시뿐이라면 사람들은 당연히 이 호텔을 이용하지 않겠지? 그래서 이 호텔은 산노미야와 호텔을 이어주는 무료 셔틀 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버스가 출발하는 곳은 MINT KOBE라고 하는 민트색 색상의 빌딩 1층의 산노미야 버스 정류장이다. 그 곳으로 건너가기 위해 올라온 육교 위가 아주 멋있어서 찍어보았다. 겨울의 오후 4시경. 따스한 느낌이다.
캐리어를 끌고 지나가면서 찍는 바람에 수평이 이상한 반대편 사진
육교 위를 올라가서 반대편으로 내려가는 것조차 이렇게 귀찮은데, 셔틀 버스 없으면 정말 호텔 이용하기 싫을 거 같다.
위 사진에서는 빌딩 벽면의 색상이 잘 안나왔지만, 민트색이다(믿어주세요!).
MINT KOBE 1층 버스정류장에는 여러 곳으로 출발하는 버스편이 많다. 우리는 8번 버스정류장에서 출발. 위 사진처럼 대기하는 곳이 두 군데가 있는데, 위쪽에 있는 곳은 고베 포트피아 호텔로 가는 사람들이 서는 곳이고 내가 서 있는 곳은 호텔 오쿠라와 고베 메리켄 파크 오리엔탈 호텔로 가는 사람들이 서는 곳이다.
MINT KOBE에서 보이는 바깥 풍경. 건너편에 일본 편의점 로손이 있다.
셔틀 버스를 탑승할 때는 바우처나 티켓 같은 걸 보여줄 필요가 없다. 다만 공용 버스이기 때문에 호텔 오쿠라를 먼저 들른 이후에 고베 메리켄 파크 호텔에 도착한다는 것을 유의해야 한다. 버스를 타고 가는데, 우리 일행 중 몇몇이 오쿠라 호텔 정류장에서 내리려고 해서 I에게 핀잔을 들었다(ㅋㅋㅋ). 출발 후 10분 정도가 지나 금방 도착. 버스 안에서도 우리는 열심히 포켓스탑을 찾아 돌리고 있었다. 고베는 한 블록에 포켓스탑이 두 개씩 아주 많더라!
◆◇◆◇◆
KOBE MERIKEN PARK ORIENTAL HOTEL
고베 메리켄 파크 오리엔탈 호텔의 위치는 정말 환상적이다. 고베 시내 전경을 촬영하면 독보적인 존재감을 자랑하는 곳. 크루즈 터미널에 위치해서 바다를 보기도 좋고, 맞은편에는 관람차, 앞에는 고베 포트 타워가 있다. 말만 들으면 엄청 고가의 호텔일 것 같지만 우리는 9월에 미리 예약을 해서일까? 트윈룸 5박에 1인당 30만원 정도만 지불을 했다. 물론 I가 호텔을 찾다가 이 곳이다! 라고 빠른 결정을 내린 덕택이지만 말이다. (서쪽에 관람차가 있어서 그 쪽 오션뷰로 예약을 하면 가격은 더 비싸진다.)
로비는 이렇게 노랑노랑하다. 첫날에는 체크인을 하느라 별로 촬영을 하지 못했다.
(뭐 그렇다고 딱히 머무는 동안 추가 촬영을 하려고 하지도 않았다)
일행 중에 한 명이 늦게 도착할 예정이라, 사정을 설명하기 위해서 나와 I가 체크인을 진행했다. 우리는 곧 밥 먹으러 나갈 건데 카드 키 하나를 그녀가 오면 전달해 달라! 고 너무 구구절절 설명하는 바람에 체크인 직원도 나도 서로 이해를 못하는 상황이 약간 있었다.
I : 왜 그렇게 죽박구울처럼 말을 하는 것이냐!
나 : 너무 오랜만에 일본인이랑 대화를 해서 그렇다는 ^ㅅ^;;;
열심히 설명한 것이 무색하게, 직원이 방 배정을 랜덤으로 하는 바람에 나갈 때 룸 번호에 맞게 카드키를 바꾸기 위해 다시금 상황 설명을 해야 했다. 하하.
엘리베이터에서 비치는 호텔 로비의 모습
가위바위보를 해서 누가 어느 방에 묵을지 결정했다.
나는 I와 늦게 오는 분 말고 다 초면이라 I와 방을 함께 썼다.
혼자 쓰기에는 넓고 둘이 쓰기에는 조금 좁은 싱글 침대 두 개. 이불 시트의 느낌이 아주 좋았다!!! (가산점 +++)
사실 일본 숙소 어디든 이불 시트 느낌은 다 괜찮은 거 같긴 하다.
내가 창가 쪽 침대를 사용했는데, 바로 옆에 이렇게 소파와 테이블이 있었다. 일행 6인 모두 모여 매일 밤 술과 안주를 흡입하며 수다를 떤 추억의 장소.
커텐 너머에는 발코니와 바다가 보인다. 방의 위치가 끄트머리라 완벽한 오션뷰는 아니였지만 동쪽이라 나름 아침에 일출도 보았다.
내가 사용한 침대 맞은편에는 이렇게 고베와 관련된 잡지와 메모지, 호텔문걸이, 셔틀버스 티켓이 있었다. 산노미야에서 버스를 탈 때는 아무 티켓 없이 탑승해도 되지만, 호텔에서 산노미야로 향하는 셔틀 버스를 탈 때는 드라이버에게 티켓을 제출해야한다. 버스 티켓은 프론트에서 받을 수도 있고, 매일 아침 청소하면서 채워주기도 한다. 사진에 있는 핫팩은 상사가 주신 것인데, 솔직히 짐이라고 생각했지만(...) 마음 씀씀이가 고마워서 가지고 왔다. 인원 수에 맞춰서 6개...
공식 홈페이지에서 가져온 사진
슬프게도 화장실과 어메니티, 옷장 쪽 사진을 찍지 않았다. (내가 그렇지 뭐ㅠㅠ)
화장실은 넓은 편이고 당연히 변기에는 비데가 탑재되어 있다. 거울에는 수증기로 인해 뿌옇게 되지 않게 처리되어 있는 부분이 있었다. 수건은 핸드타올, 일반타올, 배스타올 세 개가 매일 제공되고 샴푸, 컨디셔너, 바디 소프와 클렌저들은 위 사진처럼 오리엔탈리스트라는 자체 브랜드를 사용한다. 재미있던 것은 어메니티로 일회용 빗이 있었다는 점. 가운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목욕 가운이 아니라 아주 가볍고 유카타처럼 소매통이 넓은 가운이었다.
수건도 샴푸도 린스도 아무 것도 안 가져와도 다 있어서 좋다고 했더니 I가 하는 말.
"이래서 내가 호텔을 사랑하는 거야."
그 사랑 이제 나도 한다.
◆◇◆◇◆
KOBE HARBORLAND
대강 짐 정리를 마치고 우리는 저녁을 먹으러 나왔다.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는 고베 하버랜드에 음식점이 많으니 그 곳에서 저녁을 먹고, 주변을 조금 둘러본 다음 편의점에서 야식을 사서 귀가(?)하기로 했다.
고베 하버랜드 일대에는 관람차를 비롯하여 호빵맨 뮤지엄, 쇼핑, 영화를 즐길 수 있는 대형산업시설 umieMOSAIC, 각종 패밀리 레스토랑이 있다. 저녁이 되면 관람차에 불이 켜지면서 야경이 아주 멋져서 데이트(...)명소로 꼽힌다고 한다. 우리는 아무와도 데이트를 하지 않기 때문에 관람차를 탈 생각이 하나도 없었지만, 관람차 위에서 보는 야경이 꽤나 멋지다고 하니 관심 있는 분들은 봐도 좋을 것 같다. 비용은 800엔.
KOBE PORT TOWER
고베 포트 타워는 고베의 랜드마크 하면 손꼽히는 건물로, 일본 악기 북을 길게 늘여서 만든 상호곡면구조라고 한다. 전망대와 매점이 있어서 여러 기념품을 살 수도 있다. 3층은 회전식으로 되어 있어 20분에 1바퀴씩 돌면서 차를 즐길 수도 있다고 한다. 안 올라가봤는데 이 설명을 들어보니 한 번 가볼 걸 그랬다는 생각이... 입장료는 700엔.
호텔에서 걸어내려오면 이렇게 고베 포트 타워를 크게 볼 수 있다. 우히히.
모양이 독특해서 "철탑의 미녀" 라고 불린다고 한다.
고베 포트 타워 옆 베이 크루즈 선착장
나카 돌제 카모메리아 터미널
하버랜드 모자이크에 거의 도착했을 무렵, 석양이 살짝 내려오면서 하늘 색상이 아주 예쁘게 변하고 있었다.
2016년에는 이런 색을 볼 때 마다 "이건 올해의 색이야." 라고 말하고 다녔는데, 이제는 "고베에서 봤던 해질 무렵 하늘의 색이야" 라고 생각하게 된다.
(2016년 팬톤에서 정한 올해의 색은 세레니티와 로즈쿼츠로 저 석양 색상과 아주 비슷하다)
사진 찍기 참 좋은 위치에 있어서 아주 마음에 드는 호텔. 고베 여행객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고베 먹부림 여행 5박 6일 - #2 해 질 무렵, 고베 메리켄 파크 오리엔탈 호텔
■ 민트 고베 → 고베 메리켄 파크 오리엔탈 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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