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 :: 카잘스챔버오케스트라 <다과와 함께하는 로비 음악회> 브런치콘서트 @ 보은문화예술회관
지난주 수요일, 지인분께 보은문화원 옆 보은문화예술회관에서 음악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같이 가보면 어떻겠냐는 권유를 받고 쫄래쫄래 따라갔다. 음악회는 충북문화재단 공연장 상주단체인 카잘스챔버오케스트라에서 진행하는 것으로, 나는 이 날 처음 알았지만 알고보니 카잘스챔버 오케스트라는 종종 보은에서 연주회를 진행했다고 한다. 이전 공연은 보은문화예술회관 안의 대공연장에서였지만 이번 공연은 좀 독특했다.


바로 공연장 안이 아닌 로비에서 진행하는 음악연주회였던 것. 옛날 유럽에서 귀족들이 연주회를 들으면서 잠깐잠깐 간식을 먹었던 풍습을 모티브 삼아 기획하게 되었다고 하신다. 이런 소소한 이야기를 오케스트라 단장 구동숙 님께서 연주 사이마다 해주셔서 아주 재미나게 들었다.


우리 일행은 살짝 늦게 입장하게 되어 간식을 거의 먹지 않았지만, 관람객 구성에 맞추어(어르신들이 많아서...) 준비한 꽈배기와 단팥빵, 과일 주스와 커피, 얼음물 등이 있었다. 나는 공연 다 보고 나서 꽈배기 한 조각 먹음 ㅎㅎ
로비에서 진행한다는 점에 조금 놀랐는데 냉방도 잘 되어 있고 악기 연주 소리도 잘 들렸다.

브런치 콘서트에서 연주하는 곡들은 우리 귀에도 매우 친숙한 곡들이 대부분이어서 관객들의 집중도가 아주 높았다. 오케스트라 단원들만 연주하는 곡들도 있고, 단장님의 첼로 솔로곡도 하나 있다. 무!려! 서울대 성악과 출신이신 소프라노 이은샘 님을 초청하여 귀가 호강하는 시간도 있었다. 팸플릿에 써 있듯이 <마중>, <그리운 금강산>, 오페라 라 보엠의 <Quando me'n vo'>을 불러주셨고, 마지막에 앵콜로 오페라의 유령의 <Think of Me> 까지 불러주셔서 정말 좋았다는😍. 체구가 작은 편이셨는데 어디서 그런 쩌렁쩌렁한 목소리가 나오는지 너무 신기했다 ㅎㅎ


단원들 소개도 재미있게 해주셨다 ㅎㅎ 특히 비올라 연주자 분을 소개해주실 때는 비올라 소리를 평상시에 들을 일이 많지 않다고 하시며 솔로 연주를 끊지 않고 계속 시키셔서 잠시 웃음이 터지기도.
어쩌다 맨 앞자리에 앉게 되어 동영상을 열심히 찍었는데, 모든 곡을 다 보여드리기엔 힘들기 때문에 인상깊었던 몇몇 곡 영상과 함께 첨부해본다. (주로 보컬이 있는 곡)

소프라노 이은샘 분께서는 대전 출신이신 할아버지께서 본인을 은삼아~ 라고 자주 불러주셨다며 친근하게 은사마라고 불러주세용 ^^* 하시며 매우 귀엽게 말씀해주셨다.
여기까지 운전하며 내려오는 길에 산자락에 구름이 낀 모습이 너무 멋있었다면서 보은에 사는 분들은 항상 이런 아름다운 풍경을 보시나요?! 라며 어르신들 기분 좋게 만드시는 솜씨도 일품이었다. <그리운 금강산> 은 보은의 유명한 명산인 속리산을 생각하며 골라본 노래라고.
이어서 라 보엠의 <Quando me'n vo'> 를 부를 때는 해당 곡 주인에 빙의하여 무대를 가지고 노는 모습이 너무 멋있었다. 관객들 모두 입 떡 벌리며 감상하신듯.

<여행을 떠나요>에서는 관객들 참여를 위해 단장님께서 여러모로 힘쓰셨었는데 (마이크를 관객에게 드리는 등...) 안타깝게도 가사를 다 외우지 못해 다들 흥얼거리시기만 하고 누군가 마이크를 차지하지는 못하셨다. ㅋㅋㅋ 이런 관객형 무대까지 기획하시다니 무대를 여러 번 진행하신 경력이 돋보이는 느낌이었다.


첼로 솔로곡을 시연해 주신 후 놓여진 단장님의 첼로
첼로는 이렇게 놓는 거구나 신기했다.

여름이라는 테마에 맞추어 시낭송을 하는 구간도 있었는데, 처음에는 좀 어색한 선정이지 않나 생각했는데 시를 어찌나 잘 읊으시던지 깜짝 놀랐다. 시 마디마다 쉬어가는 타이밍이며 또박또박한 발음이며, 너무나 완벽했고 여름 감성에 맞게 감성이 촉촉해지는 시간이었다.

보컬곡으로는 오페라의 유령에 나오는 를 앵콜곡으로, 연주곡으로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을 앵콜곡으로 듣고 행복한 시간을 마쳤다.

사전정보도 없이 가게 된 연주회였지만 연주와 노래 모두 매우 고퀄리티여서 행복한 놀라움이었다. 별 다른 날도 아니었던 그저 평범했던 수요일이 몹시 엘레강트하고 아름다운 특별한 날로 변하는 순간. 예술적 감성을 채우기 힘든 지역에서 군민들을 위해 힘써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했고, 그 분들의 노력 덕에 브런치 콘서트를 관람하신 많은 분들이 즐거워 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예술이 없어도 살 수야 있지만, 이렇듯 평소 접하지 못한 음악이 일상 속에 스며들면 삶에 기분 좋은 여유가 찾아오게 되는 것 같다. 다음 연주회 때도 관람이 가능할 지는 미지수이긴 한데, 그 때도 기회가 되면 꼭 관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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