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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여행과 좋아하는 것들을 날짜 순서 계절 상관없이 무작위로 꺼내어 보는 일기. 모든 리뷰는 내돈내산 :) *답방이 좀 느려요. 그래도 꼭 갑니다!

보은 :: 지역 출신 작가전 「사인사색(四人四色): 네 개의 붓, 하나의 울림」 @ 제산컬쳐센터 관람 후기

  • 2026.02.25 11:22
  • 국내여행/대전·충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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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0.20 - [국내여행/대전·충청] - 보은 :: 시골마을의 고품격 미술전시회, 제산컬쳐센터 개관기념 전시 「고요한 여백, 깊은 울림」

 

보은 :: 시골마을의 고품격 미술전시회, 제산컬쳐센터 개관기념 전시 「고요한 여백, 깊은 울림

지난 8월 15일, 보은읍에 새로운 문화공간이 열렸다. 수업을 듣고 계신 분 중 한 분이 센터 이사장님 가족분이셔서 개관식에 초대까지 받았지만 이 때 서울에 갈 일이 있어서 방문을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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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읍 시내 한가운데에 열린 제산컬쳐센터. 작년에는 개관기념으로 열렸던 전시를 보러갔다 왔다. 예상치 못한 예술계의 거장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어서 즐거웠음.

 

올해는 언제 전시를 보러가지, 하다가 1월 중순 즈음에 걸려있던 지역 예술가 전시 홍보 현수막을 보고 난 후 가야지, 마음을 먹은지 몇 주가 지나고 전시 마감 하기 며칠 전에 겨우 짬을 내서 보러갔다. 요즘 주말에도 일을 하는 처지라 시간 내기가 쉽지 않음 흑흑.

 

어떤 전시인지 좀 알아보려고 검색을 하는데, 어느샌가 제산컬쳐센터의 공식 홈페이지가 생겨있었다. 그래서 들어가봤더니... 아니 이럴수가? 야요이 쿠사마, 이우환, 마르크 샤갈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는 게 아닌가? 보은에서? 기분 좋은 충격을 받고 출근 전 짬을 내어 전시회를 보러 달려갔는데...

 

 

 

이런.................................! 내가 너무 늦었구려. ㅠㅠ

대체 이 전시는 언제 시작해서 언제 끝난건지. 도무지 알 수 없는 일이었다.

홈페이지에는 아직 '전시 완료'라는 표기를 하지 않아서 아직도 관람 가능한 줄 알았지 뭐야.

소장품이라면 언젠가 또 열어주시겠지... ㅠㅠ 아쉽아쉽

 

 

못봐서 아쉬워 잉잉

 

 

 

 

이번 전시는 원래 전시 공간인 5층 제산홀이 아니라, 

보은과 관련 있는 예술가들을 위해 무료로 3층에 있는 사무실 공간을 대여해주셨다고 한다.

그래서 전시 관람료도 무료였음!

 

 

 

보은 출신 작가님들을 모셔서 다양한 분야의 작품을 볼 수 있는 「사인사색(四人四色): 네 개의 붓, 하나의 울림」 전시.

3층으로 가 전시 관람을 시작해본다.

 

 

 

공간이 아주 크지는 않지만 작품들이 오밀조밀하게 걸려 있어 관람하기 편했다.

관람객이 몇 분 계셔서 나는 왼쪽에 있는 작품부터 보기로 했다.

 

 

기쁨에서 사랑으로 (2019)

 

가장 처음 만나게 된 작품. 처음에는 마치 실로 자수를 놓은 것 같은 이미지라 별 기대 없이 다가가 보았는데,

 

 

절을 올리는 사람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걸어가면서 기도를 드리는 듯한 모습 같기도 하다.

 

 

 

바로 옆에 걸린 다른 작품은 색상만 조금 다르다. 제목은 서광-십만배.

혹시 절하는 모습을 다 세어보면 십만번일까? 궁금하다.

 

이 작품을 그리신 박청용 작가님은 회화에 명상을 접목한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여 명상화가, 기도화가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계신다고 한다. 보은 죽전 출신으로 대한민국불교미술대전에서 최우수상, 대한민국미술전람회에서는 종합대상을 수상하신 적이 있다고.

 

 

점에 그린 우주 (2025)

 

창호지에 구멍 쏭 뚫어서 밤하늘을 바라보는 듯한 느낌의 그림이다.

오묘~한 점의 모양이 마음에 들었음.

 

 

 

여백의 미가 느껴지는 작품들.

 

 

기도 (찰나) 사이 (2025) , 사유의 통로에 앉아 (2025)

 

내가 불교성향이 강해서 그런지 이런 여백 가득한 그림에도 심심하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고...

부처님께 기도드릴 때 떠오르는 심상같다.

뭐 나야 기도를 길게 하는 건 아니지만 ㅎㅎ 마음에 쏙 들었다는 뜻~

 

 

*글을 쓰다가 떠오른 기억. 작년에 방문했던 불교박람회에서 포교사 분들이 인사하시면서 작품 구경을 했던 분이 있었는데 확인해보니 역시 박청용 작가님이 맞았다! 보은 분이 그린 작품을 서울에서 처음 봤었다니 ㅎㅎ 뭔가 신기하다.

 

2025 불교박람회 전시장

 

당시에도 작품이 참 독특하다 생각해서 사진을 찍었지만 불교박람회 후기를 안썼더니 바로 기억이 안났다능😳

그 때 좀 더 찬찬히 둘러볼걸. (어르신분들 따라다녀야해서 정신이 없었어요)

 


 

 

천수경

 

다음 작품들은 보자마자 우와~ 라는 생각이 드는... 번쩍번쩍한데다가 글씨체까지 아주 멋진 천수경, 이라는 작품이었다.

많이들 아시는 "수리수리마하수리 수수리사바하"라는 주문이 바로 천수경이다.

엄마가 이걸 보러왔어야 하는데, 라는 생각이 들었음. ㅋㅋㅋ

 

 

반야심경과 용두보살

 

수월관음도가 생각나는 그림에 반야심경이 적혀있다.

 

 

여사서

 

이렇게 커다란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영감과 노력이 필요했을지...

내가 이런 글씨체를 가지게 된다면 어디인들 뽐내고 싶을 것 같다. 너무 머시썽.

 

 

석씨원류응화사적

 

부처님의 일대기와 서역과 중국에 불교가 퍼진 사실을 기술한 경판의 내용을 그림과 함께 담은 작품이다.

 

 

 

처음에는 동판에 글씨를 긁어서 새긴 줄 알았는데 금색 안료와 아교를 섞어서 일일이 쓰시고 그리는 작품이라고.

어떻게 알았냐면 이 작품을 그리신 정기옥 작가님께서 전시회장에 계시면서 설명을 해주셨음.

정기옥 작가님께서도 불교박람회에 전시를 하신 적이 있는데, 거기서는 조그만 부스를 몇백만원씩 내고 넓게 대관해야하는데 제산컬쳐센터에서 무료로 빌려주셔서 너무 좋으시다고 얘기해주시더란. 감동🥹

 

 

농가월령가

 

분명 이런 비슷한 작품을 농경문화관에서 보고 엄청 멋지다고 생각했던 기억이 있어서...

찾아보니 역시나 같은 작가님의 작품이 맞았다!

 

 

당시 찍었던 사진

 

같은 테마로 작품을 하나 더 만드셨나보다.

(농경문화관에 계속 전시해야하니까 말이지)

아니 찍을 수가 없는 멋진 작품이어서 기록해뒀는데 그러길 잘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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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옥 작가님은 사경이라고 하는 불경을 필사하는 분야의 작업을 주로 하시는가보다. 서예 부문에서 대통령상 수상을 하셨다는데 한국적인 그림 또한 너무나 감각있으시다. 속리산에 있는 송전미술관을 운영하고 계신다 하셔서 나중에 찾아뵙기로 했다.

 

 


 

 

나비로 날다 (2015)

 

벽 한복판에 걸어놓은 커다란 작품. 보자마자 순천 선암사의 승선교가 떠올랐다. 

이 구간에는 한국화가 김충식 작가님의 작품이 걸려 있었는데 알고보니 보은 누청 출신이라고 하신다. 예전 집이 그 쪽 방면이었어서 괜히 반가웠다(?).

 

 

▼선암사 승선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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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밭에 숨어있는 동백꽃과 한 마리 나비

차가운 설경을 그렸지만 작품 전체적으로 포근한 기운이 느껴지는 신기한 작품이었다.

 

 

행복한 날의 기억 (2024)

 

요기서는 정기옥 작가님의 설명을 들으면서 둘러봐서 작품 사진은 거의 안 찍었다.

얼핏 듣기로는 김충식 작가님은 보은문화원에서 한국화를 가르치기도 하신다고.

민화와 더불어 들어보고 싶은 과목인데 수강할 시간이 안나서 슬플 따름이다 ㅠㅠ

 

 


 

 

심안 25-001 문장대

 

마지막 작가님은 선진규 작가님. 정기옥 작가님이 말씀해주시길, 보은 장안에 있는 우당고택 선씨 가문 분이시라고 한다. 선씨 고택을 몇 번 찾아가보았는데 이런 작가님을 배출하신 가문일 줄이야! 이력을 찾아보니 원래는 그림과 관련 없는 일을 하시다가 퇴직하고 내려오신 후에 붓을 잡으셨다고! 

 

 

1층 카페에도 작가님의 작품이 걸려있다.

 

 

심안 25-002 천현지황

 

천현지황은 하늘천 따지 검을현 누르황에서 비롯된 것이겠지?

천자문 처음 네 자를 연결시켜서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하늘이 까맣고 땅이 노랗다는 관점의 아이디어에 놀랐다~

이런 독특한 화풍의 작품도 있었고...

 

 

완월 장취

 

한국화풍의 멋드러진 작품도 있었다.

어드메서 귓동냥으로 들은 시조를 이리 보니 또 재밌게 느껴진다.

그림 잘 그리시는 분들은 다들 글도 잘 쓰시나... 싶은 캘리그라피도 멋지다.

꽃, 달, 술, 벗이라는 키워드가 크게크게 잘 보이게 배치하신듯.

 

 

공자삼계도

 

공자삼계도란 평생, 1년, 하루마다 계획을 세워 잘 살자는 공자의 말씀인데, 내용을 보니 부지런하지 못한 내 뼈가 아파온다. 아야야.

저는 그냥 무계획으로 늦잠 자며 살고 싶은데 ☞☜ (원한다고 그렇게 살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물고기가 그려진 이유는....?

공자삼계도와 똑같이 생긴 물고기가 그려진 작가님의 다른 작품, '궐어도'를 참고하여 생각해보자면

이 물고기, 쏘가리의 한자 발음이 '궁궐'과 같은 궐(鱖)인지라 과거 급제, 관직 등용을 의미한다고 한다.

그와 같이 계획을 잘 세워 큰 사람이 되라는 뜻이 있는 것일지도.

3가지 계획이니 쏘가리 세 마리를 그리신 걸 수도 있지만~

 

 

 

보은 지역에 이렇게 작품 활동을 계속 하고 계신 걸출한 작가님들이 여럿 있으시단 사실이 흥미로웠고 그 중 두 분의 작품은 알게 모르게 본 적도 있었다는 사실에 또 놀랐다. 이 전시회가 아니었다면 몰랐겠지? 전시 보러 오길 잘했어~

아직 우리 지역에는 이런 전시의 중요성을 아시는 분이 많지는 않지만😓 이렇듯 다양한 전시를 제산컬쳐센터에서 꾸준히 기획하여 군민들에게 정서적인 휴식과 자극을 제공해주셨으면 좋겠다. (저요 저 마음의 양식이 필요해요) 보은에 오신 관광객분들도 시간 날 때 잠시 들러서 마음의 양식을 쌓아가셨으면 좋겠달까. 

일단 얌전히 다음 전시를 기다려본다 +_+!! 절대 쿠사마 야요이와 마르크 샤갈 같은 거장의 작품을 놓쳐선 안돼... ㅠㅠ

 

 

 

 

 

영업시간 | 10:00 AM~17:00 PM (월요일 휴무) 

전시관람 | 10,000원 (1층 카페에서 커피 or 티 제공, 보은군민 50% 할인)

홈페이지 | JESAN

 

 

 

 


 

 

 

이번 전시회는 무료로 진행되어 카페에서 음료를 구매할 필요는 없었지만 그래도 왔으니 한 잔 마셔야지~

내가 좋아하는 아이스 쑥 라떼를 시켰다.

안그래도 전날에 쑥 라떼 갑자기 땡기더라. 전시볼 짬은 안나서 다른 카페로 쑥 라떼 먹으러 갔는데, 갑자기 쑥 가루 없다고 해서 쓸데없이 말차라떼에 돈을 썼었음😑 주문 안하고 나가기 되게 애매한 상황이었어가지구~

 

 

 

오전 11시 쯤에 왔더니 아무도 없는 호사를...

정원을 볼 수 있는 명당 자리에 앉아 30분 정도 노닥거리다가 출근하러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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