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 :: 숨겨진 신년 해돋이 명소, 속리산 수정봉 새해산행 (feat. 법주사 떡국과 만두)
나라는 인간은 사실 새해가 되었다는 이유로 해돋이를 보러 가지는 않는다.
일단 지역적 한계로 (기차 없음) 동해안을 쉽게 갈 수도 없고 새해가 된다고 새로운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목표도 딱히 세우지 않는 사람인데 걍 대충 살자~~
저번에 신선대를 같이 다녀온 JS가 1월 1일에만 열리는 해돋이 등산로가 있다고 하여 궁금해졌다.
그 등산로라 함은 바로 법주사에서 진행하는 새해맞이 행사로 수정봉을 오르는 것이다.
수정봉은 속리산 8봉 중에 하나이지만 평소에는 등산로가 닫혀있는데, (확인해보니 자물쇠가 잠겨있는 건 아니라서 등산 러버들은 알음알음 올라가시는 듯) 법주사에서 행사 겸 새해 기념으로 오를 수 있게 열어두는 것이다. 법주사 신도분들 사이에서만 알려진 느낌이랄까? 으음 아주 특별해~
*보통 보은에서는 신년 해돋이를 위해서 가는 곳은 주로 삼년산성, 아니면 아예 문장대, 천왕봉 등반을 하시는 분들도 있다.
법주사 소속 포교사인 엄마에게 물어봤더니 일 때문에 참가 못한 지 꽤 되셨다고 하셨다.
가보고 싶다고 하니 그러라며 본인이 받은 안내문을 전달해주셨다.
데려다 주진 않는다고 하셔서 JS가 새벽 5시 반에 날 픽업해줌... 고마워,,, 못난 언니 뒤치닥거리해줘서...
그래서 HJ이모(JS의 어머니)와 엄마 없이 나랑 JS만 수정봉에 오르게 되었넴... ㅎㅎ
마침 설날이 다가와서 또 다른 새해 기념으로 올려봄!

그렇게 1월 1일 오전 6시, JS와 함께 법주사에 도착.
해가 안떠서 시커멓다. (당연함 해돋이를 보러 가는 거니께)
원래는 속리산 조각공원에서부터 법주사까지 걸어 와야하지만, 신년 해맞이 행사에 참가한다고 하면 차로 가도 통과시켜준다.
템플 스테이 건물 앞에 주차하면 된다. 늦게 오면 자리 부족함!

정말 추웠다... 체감으로는 영하 -7도 정도였는데 실제론 어땠는지 모르겠다 하핫.
핫팩을 챙겨 바지 주머니 양쪽에다가 넣고 미륵전 앞으로 걸어갔다.


까만 하늘에 별이 잘 보여서 여러번 사진을 찍었는데 이놈의 수전증 때문에 찍기 힘들었다.
사실 별 보이는 거는 크게 감흥없긴 함. 왜냐? 울 집에서도 잘보임~
별르주아 발언 흐흐.

아무튼 이런 시커먼 시간에 법주사 오는 건 또 처음이라 새로웠다.

안면 익힌 포교사 분들이 따뜻한 물과 핫팩을 나눠주고 계셨다. 그리고 포춘 쿠키도 하나 주심!
KS 기사 아저씨가 계셔서 인사하고...
밤중에 봉우리를 오르는데 헤드라이트를 전혀 가져오지 않은 우리를 위해 하나 기증해주셨다.
딱히 빌려주려고 생각한 건 아니지만 여분을 가져오셨다고 하신다.

주지스님이 오셔서 뭔가의 좋은 말씀을 해주셨다. (생각 안남 이슈)
있는지도 몰랐던 세존사리탑 옆 길을 이용해 수정봉으로 고고~
6시 30분에 출발했다.

공포영화의 한장면 같...지만 삿된 기운은 들어올 수 없다.
저 비석은 바로 미륵불상 조성기념비이기 때문이다! ㅋㅋㅋㅋ

흔히 볼 수 없는 금동대불상의 뒷면.

지금 금동대불상 아래쪽이 공사중이라 살짝 사진에는 거슬리게 나온다.
아무튼 부처님 올 한해도 무탈하게 해주세요... 라고 해 뜨기 전에 빌어보기.

어두워서 진도가 좀 느리다. 앞 뒷 사람이 비춰주는 불빛에 의존하여 앞으로 나아간다.
바위에는 1342년에 건립된 자정국존비가 새겨져 있다.

어둑어둑한 새벽 산행이라니.
혼자라면 절대 할 수 없지만 JS도 있고 해맞이를 하러 온 여러 신도님들 덕에 무섭지 않다.
1달 반 전에 3~4시간 등산코스 다녀와서 600m도 안되는 수정봉은 힘들지 않을 줄 알았는데,
추울까봐 하도 여러 겹 껴입었더니 정상 100m 전 쯤에 숨이 좀 막혀서 조금 힘들었다.
JS는 벌써 저~ 앞에서 올라가고 있는데 나는 버벅버벅...
후레쉬 들고 있는 언니가 늦게 올라오면 어떡하냐며 구박을 받았다.
근데.... 차피 정상 근처라 안 어두웠자나 >.<

목을 내밀고 있는 거북바위가 등장하면 수정봉 정상에 다 올라온 것이다.
목이 끊겨 있어서 시멘트로 복원했던 것을 최근 몇 년 사이에 다시 돌로 복원했다.
헉헉 거리면서 수정봉 정상에 도착했더니 JS가 제일 앞자리에 앉아 내게 손짓했다.
오~ 명당 획득!!! 역시 체력 좋고 볼일이야 (나말고 JS가)

맨 앞자리에 앉아 수정봉에서 법주사를 내려다본다.
절벽이 있기 때문에 위험하다. 내가 듣기로 예전에 여기서 사고가 났다고...
그래서 앞이 쌩 절벽은 아니고 진입금지 줄이 쳐져 있다.

사진 담당이신 국립공원 직원 분은 허리에 생명줄을 메시고 줄 넘어가서 요러케 셔터 찬스를 가지셨다.

1달 반 전에 다녀와서 봉우리가 어딘지 바로바로 알아볼 수 있었다.
신선대 - 입석대 - 비로봉 그리고 사진에서는 짤렸지만 가장 오른쪽에 천왕봉까지.


명당 자리에 앉아 JS가 가져온 양념치킨 맛 포테토칩을 먹으며 법주사 구경하기.



떠요 떠 해가 뜬다!
...근데 신년 해맞이 하러 가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일출이 생각보다 오래 걸린다.
찍다가... 쉬다가... 찍다가... 쉬다가 그러다보니 해가 뜸ㅋㅋㅋ
그리고 자세히 보면 붉으스레한 하늘 옆에 구름이 껴 있는데 그 부분에 해가 가려져서 잘 안보였다.


나눠주신 포춘쿠키 개봉 영상도 찍어보고 (그냥 나 혼자 볼라고 찍음 ㅎ)
나는 조급함을 내려놓으면 좋은 일이 따라온다는 말이 써있었고 JS는 가까운 사람들과 더 돈독해진다는 말이 쓰여있었다.
포춘쿠키 맛있었음

어느덧 날이 환해졌다.

영상 통화 아님, 그냥 찍는 거임, 유튜브 안함, 구독자도 없음의 상태지만 신나서 인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불경도 잠깐 외고 (잘 몰라서 립싱크함)
만세 삼창하느라 일어섰더니 법주사가 내려다보인다.

수정봉에 올라서 보니 저 위의 저수지까지 잘 보이는구먼~
템플 스테이 건물 아래쪽에 JS가 주차한 차도 보인다.

전체 자동 보정을 갈겼더니 산등성이에 그라데이션 자글자글한 사진이 되어버림. ㅎㅎ;;


JS가 인증사진 찍어달라는데 또 드럽게 못찍어서 혼남...
나중에 내 사진 보고 반성했음. 미안합니데이
망한 사진이지만 하트가 맘에 들어서 올림요~

이 날의 복장은 두쫀쿠 컬러~
바지주머니에 핫팩이 들어가서 점점 핏이 웃겨지는 중이었다. ㅋㅋ
저 모자 마음에 들어서 겨우내 자주 쓰고 다녔다능

이제 다시 하산하는 길. 사진찍게 거북바위 위에 서보라고 했더니 띨롱. 하고 있다

너무 춥다며 담요를 이렇게 써버린 그녀...
날이 밝아서 다행이다.
어두웠으면 귀신이 나온다고 제보받았을 수도 있어

해가 뜬 뒤에 내려오니 아까 시컴컴했던 풍경이 따사롭고 아름다워 보인다.

내려오면서 저기 어디가 문장대예요~ 천왕봉이예요~ 국립공원 직원 분이 알려주셨는데 얼른 움직여야해서 사진은 못찍었다.

다같이 쪼를르 내려오는 하산길~
다들 새해 소원 어느정도는 이루셨을까?

내려오는 길에 고드름이... ^^;;

저기가 문장댄가...? 잘 안보이긴함 ㅋㅋㅋ



관광객들이 없어 산사의 고즈넉함이 그대로 보여지는 느낌.
아까 수정봉 위에서 봤던 해가 나뭇가지 사이로 빼꼼~


아까 어두워서 제대로 보지 못했던 자정국존비.

글씨가 흐려져서 잘 안보인다. ㅎㅎ;;


금동대불상 뒷모습 다시 담아보기.
아래쪽 공사가 얼른 끝났으면~

천왕문도 보수공사 중인건 그렇다 치는데 앞의 키 크던 전나무를 싹둑 잘라놔서 깜짝 놀람.

키가 너무 자라면 꺾일까봐 그런거겠지...?

쩌~기 나무가 별로 없는 듬성한 곳이 바로 우리가 앉아있던 절벽이다.
요 아래에서 올려다봤으면 사람들이 옹기종기 일출 기다리는 모습이 보였을 듯 ㅋㅋㅋ
600m 산을 올라 추운 바람을 쐬었으니 따뜻한 국물을 마셔야 한다.

법주사 식당으로 가서 절에서 만든 떡국을 한 그릇 받았다.

고기가 없어서 채수에 두부와 무, 표고버섯, 떡이 들어간 떡국이었다.
떡이 완전 쫀득하고 맛있었는데
사실 채식 떡국은 내 스타일 아니었다. 역시 떡국에는... 소고기가 들어가야...
지송합니다 부처님.
JS는 두부 안 먹는다고 나한테 다 줬다....
만약 이런 떡국이 별로다 싶으면 만두를 먹으러 가면 된다.
탈골암으로 고고링~
*탈골암은 여자 스님분들이 많이 계시는, 약사여래를 모시는 속리산 부속암자이다.

KS 아저씨가 주지 스님인 혜운스님 뵈러 가자고 해서 냉큼 따라가서 새해 덕담 실컷 듣고
(혜운스님 신년마다 천왕봉 정상까지 올라가서 불경을 읊곤 하셨다는 이야기 들었음. 신비로워~)
내려오는 길에 원주스님을 뵈었더니 만두 먹고 가라고 하신다.
그런데 이미 떡국도 한사바리했고... 저번에 가지 못했던 JS 인생 칼국수집을 방문할 예정이어서
눈물을 머금고 거절했음 ㅠ

가마솥에 이렇게 쪄내는 만두라네.
산에서 나는 재료로 만든 웰빙 만두~!!!

원주스님은 우리 볼 때마다 항상 뭐라도 더 먹이려고 하시는ㅋㅋㅋㅋ

야무지게 그릇을 이용해서 3단으로 쌓아올린 만두탑...

김치만두랑 야채만두 두 종류라고 하신다. 너무 맛있을 거 같다. 이쁘게 생기기도 했고.
설날에 먹으러 올게요~ 했는데 과연 갈 수 있으려나? JS야 고고할래?

탈골암 부엌 가마솥 불을 때는 사진을 찍고 있자니

쓰레받기까지 찍을 거냐며 치워주셨다. ㅋㅋㅋㅋ
아 스님 저는 자연스러운 사진을 추구한다구요~!
아무튼 그렇게 1월 1일 속리산 법주사 나들이를 마치고...
바로 칼국수를 먹으러 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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