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웃기고 귀여우면서도 슬프고 따뜻한 전쟁 영화, 조조 래빗(JOJO RABBIT)
정직한 후보 관람을 마치고 약 20분 뒤에 바로 조조 래빗을 보았다. 오랜만에 KT VIP 혜택으로 무료 예매.
작년에는 분명 VVIP건 VIP건 영화를 1년에 6편밖에 예매할 수 없다고 했는데 올해부터 VVIP는 12편 예매가 가능하다. 대신 1달에 1편 제약이 생겨서 사용 못한 1월 분량은 그대로 바이바이...
마침 아카데미 시상식이 끝난 2월 중순이라서 우리나라에도 아카데미 후보로 올라왔던 영화가 속속들이 개봉을 하고 있었다. 조조 래빗은 그 중에서도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갈 무렵, 한 독일 소년을 주인공으로 한 이야기이다. 원작은 크리스틴 뢰넨스의 '갇힌 하늘' 이라는 소설이라고 한다.
전쟁 영화는 즐겨보지 않는 나지만 재미있을 것 같다고 생각한 이유는 1. 주인공이 어린이라서, 2. 스칼렛 요한슨이 나와서, 3. 감독이 타이카 와이티티라서.
토르 3으로 유명해진 타이카 와이티티는 뉴질랜드 출신 영화감독으로 직접 배우로 나서기도 한다. 조조 래빗에서는 주인공 소년 요하네스 베츨러, '조조'의 상상 친구 역할을 맡았다.
그 상상 친구는 바로 히틀러다. 나치즘을 숭배하는 조조가 고민이 있을 때는 상담을 해주는 친구.
조조가 히틀러 유겐트 단복을 차려 입고 친구 요키와 함께 단체 캠핑에 참가하면서 영화가 시작된다. 나치의 프로파간다에 물들어 인종차별적 발언을 서슴치 않지만, 그 나이 또래의 순수함과 귀여운 면모가 돋보이는 그냥 평범한 소년이다.
본인보다 훨씬 큰 단원들에게 토끼를 죽이라는 미션을 받고 망설이다가 성공하지 못한 조조는, 멋지고 담대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한다. 결국 상상 친구 히틀러의 응원(?)을 받고 수업용 샘플 수류탄을 던졌다가 장렬히 실패. 얼굴과 다리에 부상을 얻는 바람에 전쟁에 참가하지 못하게 된다.
조조는 엄마인 로지와 단 둘이 살고 있다. 아빠는 전쟁에 나간 후 연락이 되지 않고, 누나는 어릴 때 사망했다. 나치를 썩 좋아하지 않는 걸로 보이는 엄마는 의견 차이 때문에 조조와 갈등이 생기기도 하지만, 저녁을 먹으면서 춤을 추기도 하고 자전거를 타며 동네 마실도 나가는 등 사랑하는 아들을 위해 항상 활기차고 긍정적으로 열심히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날, 엄마가 언제나처럼 외출해 있을 때 조조는 다락방에 숨겨져 있는 유대인 소녀 엘사를 발견하게 된다.
나치즘에 홀딱 빠져있는 조조이니만큼, 엘사와의 첫만남은 영 좋지 않다. 전쟁에 참가하지 못하는 박탈감(?) 때문일까, 조조는 나치 군에게 인정받기 위해서 유대인에 대한 정보를 모아 책으로 만들어 낼 계획을 세운다. 이 원대한 계획은 엄마한테도 비밀임. 뿔이 달렸네, 괴물이네 하는 말도 안되는 묘사에 엘사는 맞장구를 쳐주고, 협박하려다가 외려 협박을 당하는 쫄보 조조는 그 정보를 하나씩 그림으로 그려본다.
이후의 이야기는 아직 감상하지 못한 분들을 위해 생략.
어린아이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전쟁이란 참으로 어리석어 보인다. 그래도 나름 전쟁 중에 아이들을 보호하려고 애쓰는 어른들의 배려가 심심치 않게 보여서 안심하고(?)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영화 전반에 깔려있는 나치즘에 대한 우스움과 무겁지 않은 템포가 좋았다. (물론 슬픈 장면이 없는 건 아니다... 슬픈 장면은 심장 덜컥할 정도로 슬프다.) 개인적으로는 영화의 클라이막스 부분에 나치 군이 우르르 나타나서 서로가 서로에게 인사하는 장면이 최고로 우스웠다. 뭔 인사를 저렇게 해? ㅋㅋㅋㅋㅋ 정말 별것도 아닌 것에 집착을 하는구나! 같잖다.
조조가 친구 요키와 재회할 때, 소년병들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곧 전쟁에 투입된다, 군복이 어쨌다 저쨌다며 이야기를 나눌 때 섬찟하기도 했지만 대화의 톤이 참 아이다워서 귀엽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고. 아무리 말도 안되는 사상을 주입시켜봤자 아이들은 그저 아이일 뿐인데. 지금처럼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고 춤출 수 있는, 별 것 아닌 일상의 소중함을 되찾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피가 흘렀을까, 하고 순간 센치해지기도 했다.
웃기고 귀여우면서도 슬프고 따뜻한 전쟁 영화를 보고 싶다면 추천! 하고 싶은데... 지금은 상영관이 거의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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