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알폰스 무하 展 @ 마이아트뮤지엄 (2019.11.17 & 2019.12.28)
전시회 글만 올리려고 하면 급 기분이 다운되면서 질질 끄는 습관이 생겼다.
2월 초에 사진 업로드 해놓고 수정하기가 귀찮아서 이제야...
체코의 국민화가 알폰스 무하의 작품을 볼 수 있는 전시회를 작년에 다녀왔다.
원래라면 내일 모레 3월 1일에 전시가 마감이지만, 코로나19 때문인지 4월 초까지 연장전시가 결정되었다.
알폰스 무하 展 은 삼성역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의 맞은편에 위치한 마이아트뮤지엄에서 진행하고 있다.
어쩌다보니 두 번 다녀왔다. 아니지. 어쩌다가 아니라 각오 하고 두 번 갔다. ㅋㅋㅋ
처음 방문한 날은 이전 포스트에서 말했듯이 우표전시회를 구경한 날에 다녀왔다. 전시를 보고 바로 집으로 갈 예정이라 짐을 꾸역꾸역 들고 왔더니만 손이 모자란 데다가 비가 와서 버스를 탔다. 포스트타워에서 삼성역까지 무려 2시간이 걸리더라... 도슨트도 놓치는 바람에 속이 상했다. 그래서 12월에 서울 갈 때 재관람을 했다는 이야기.
도슨트 운영은 매주 화요일~토요일 11시, 14시, 15시, 18시, 일요일에는 11시와 14시에 운영하고 있다.
티넷 예매처에 일요일 도슨트 내용이 쓰여있지 않아 항의했더니 지금은 제대로 쓰여있다.
화가 알폰스 무하를 알게 된 것은 작년 초 쯤으로, 엽서 취미를 시작하면서부터다. 엽서 친구 ㄷㄴㄷㄴㄷ님이 무하를 좋아해서 엽서북을 사서 교환을 하면서 조금 더 친해졌달까? 그 전에도 그림을 몇 번 접한 적은 있었는데 화가의 이름은 잘 몰랐다. 그러다 마침 이 전시회가 열린다고 하여 가게 된 것이다.
이번 전시회는 체코의 테니스 선수인 이반 렌들의 개인 소장품 230여 종으로 구성되었다. 대부분의 작품이 한국에서는 최초로 공개된다.
무하는 체코 태생으로 아르누보 화풍의 대표적인 화가로 알려져 있다. 유명한 작품들은 주로 제품 광고를 위해 만들어졌으니, 요즘으로 치면 유명 산업 디자인 일러스트레이터인 셈. 빈에서 엄청난 성공을 거두고도 체코로 돌아와서 슬라브 민족의 역사를 담은 대작, '슬라브 서사시 연작'을 그릴 정도로 조국에 대한 애정이 엄청난 화가였다고 한다.
슬라브 서사시는 프라하에 가야 감상할 수 있다고 하는데... 요즘은 보존을 위해서 전시를 제한하고 있다는 말도 있다.
처음 방문했을 때는 비도 오고 오후 늦을 때라 사람이 별로 없어서 사진을 큼지막하게 찍을 수 있었다.
첫번째 전시실에서는 이렇게 기다란 작품들이 잔뜩... 금빛 액자에 그림도 반짝반짝
두번째 방문에는 도슨트 때문에 이렇게 낑겨가며 사진 찍기
도슨트가 괜찮다는 소문이 나서 그런가 사람이 정말 많아서 힘들었다.
ㅇㅅㅌ님이 괴롭다고 호소... ㅋㅋㅋ
도슨트를 들으면 그림 안에 있는 갖가지 소품에 조금 더 집중해서 관람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알차다.
윗 작품의 경우 그림에 얽힌 에피소드와, 그림 가운데의 이음매, 동백꽃의 색상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그림 앞이 사람으로 꽉 찼어도, 첫 방문 때 찍어놓은 작품 사진을 카메라로 보면서 들었다는. ㅋㅋㅋ
엽서북에서 보았던 몇몇 작품들과...
Queen의 노래 Killer Queen에서 들어보았던 모엣 샹동!
이 작품은 첫번째로 보낸 무하 엽서라서 기억이 또렷하다. 일반적으로 자전거 광고에는 자전거를 강조하고, 운동선수들이 땀내면서 뛰어가는 듯한 그림이 많은데 이 작품은 바람의 여신과도 같은 부드러운 느낌으로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켰다고 한다.
아주 거대하여 사진을 찍기 어려운 작품들도 있었다.
물론 슬라브 서사시에 비하면 큰 것도 아니라지만...
무하는 예술을 귀족들의 전유물로 생각하지 않고 대중을 위한 작품을 계속 창조해냈다.
약 100년전의 작품들이지만 요즘 보아도 전혀 손색이 없는 아름다운 그림들
도슨트 중간에 종종 퀴즈를 내시기도 했다. 인상적이었던 질문은 "무하의 작품을 보면 떠오르는 만화가 있나요?"
언뜻 내 머릿 속에 카드캡터 체리가 떠올랐는데, 정답이었다.
카드캡터 체리가 사용하는 크로우 카드 그리고 그 모티브가 되는 타로 카드 모두 무하의 작품에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이때싶 등장하는 덕력...)
아르누보 전시실에서는 무하 작품에 자주 보이는 연작 시리즈가 많았다. 하루 24시간, 계절 등 연속적인 그림을 한 번에 볼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
최상단에 있는 사계 작품이 제일 유명하고 나 역시 그 작품이 제일 마음에 든다.
실제론 봄이 최애 계절이지만 사계 연작 중에서는 여름이 가장 마음에 든다.
전시회 안쪽을 들어가보면 벽면 한쪽에 다양한 패턴들이 걸려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섬세한 꽃 문양들은 바로 옷감 및 종이 패턴으로 사용해도 무리없을 것 같고,
가구와 소품 디자인에도 꽤 신경을 쓴 것 같았다. 실사 느낌의 드로잉도 역시 존잘이로다...
마지막 전시실에는 체코와 슬라브 족을 위한 그림이 많았다. 이 때 도슨트 운영자분이 슬라브 서사시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셨다. 개인적으로는 이쪽 화풍도 마음에 든다. 캔버스 안에 다양한 색을 가득 채워서 화려한 느낌...
말년에 무하는 하루에 열 몇 시간씩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그렇게 완성한 그의 슬라브 서사시...
아무리 직업이라도, 아무리 즐거운 작업이라도 그렇게는 못할 것 같은데
상업 일러스트레이터라고만 생각했던 무하의 다른 면모를 알게 되어서 좋았다.
전시회 기념품으로는 엽서와 마그넷, 핀뱃지, 스티커, 마스킹테이프 등을 판매하고 있다.
무하가 중심이어야하는데 다른 화가의 작품도 있어서 조금 당황 ㅋㅋㅋㅋ
엽서를 한 무더기 사고, 도록도 구매했다.
무하 전시실 바깥쪽을 살짝 구경했는데 여기서도 엽서를 만났다.
7월 청주 국립 현대 미술관에 갔을 때 구매한 엽서들이 여기에... 제주도의 왈종 미술관에서 판매하고 있다.
쓴 엽서로 모으고 있는데 여기서 봐서 반가웠다는...
처음 보러 간 날은 맞은편 현대백화점의 푸드코트, H키친에서 저녁을 먹었다. 엄~청 고민하다가 오므라이스 돈가스를 주문했는데 맛이 괜찮았다! 반찬으로 총각김치를 주고 경양식답게 옛날 맛이 나는 스프... :) 만족했다는~
두번째 보러 간 날에는 현대백화점에 입점해 있는 The Alley에서 흑당 버블티를 마시러 갔다.
사실 첫번째 보러 간 날에도 푸드코트에서 한 잔 사서 마셨더랬다. 바로 시외버스를 타야했기에 맛을 제대로 음미하지 못했던 슬픔... ㅠㅠ 점심을 사주신 ㅇㅅㅌ님께 한 잔 대접하기 위해 모시고(?) 갔다.
The Alley의 음료 주문은 뭔가 조금 복잡하더라. 시그니처 메뉴는 당조절도 안 됨.
난 이미 지난 번에 평범한(?) 브라운 슈가 디어리오카를 마셨으니, 이번엔 크림 브륄레를 시켰다.
ㅇㅅㅌ님은 밀크티를 주문하셨다.
복잡하고 이해하지 못하여 설명을 할 수 없는 우유 옵션... ㅋㅋㅋㅋ
밀크티 말고도 상큼한 류의 음료도 많다.
아직까지 흑당 버블티는 공차와 더 앨리만 마셔보았는데, 개인적으로는 공차보다 더 앨리가 내 취향이다.
공차는 뭔가... 텁텁?한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끝맛이 조금 이상했다. 더 앨리 타피오카 펄도 더 나음. ㅎㅎㅎ
기본 메뉴와 크림 브륄레의 차이는, 크림 브륄레에 크림이 훨씬 많아서 우유 맛이 많이 난다는 것 정도?
그래서인지 디어리오카 밀크가 더 달게 느껴진다! (실제론 비슷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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