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의 후쿠오카 #6 일일 투어 버스 타고 다자이후 텐만구!
지난 글 : 2017/08/30 - [발자취 足跡/일본 日本] - 한여름의 후쿠오카 #5 하카타 역 앞 미니 크로와상, 일 포르노 델 미뇽(il Forno del Mignon)
출발 전 첫번째로 정했던 일정대로라면 이튿날에는 교통 패스를 이용해서 다자이후 텐만구를 찾아갈 예정이었다. 이유는 다른 날 유후인에 갈 때 유후인노모리를 탑승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 두 가지 일정을 어떤 방법으로 가야 더 저렴할까 힘들게 검색하고, 어떤 여행 패스를 살까 공부를 많이 했었는데 이런 우리에게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 바로 후쿠오카 지역의 홍수 사태였다.
처음에는 우리가 가는 지역과 관련이 없으니까 괜찮다고 생각했지만, 유후인노모리의 기찻길이 그 지역을 지난단다. 어쩌지? 걱정이 태산 같았다. 그런데 놀랍게도 운휴를 하지 않고 다른 루트를 통해 빙 돌아갈 수 있게 변경되었다는 것이 아닌가? 다행이라고 생각하기도 전에, 기차 소요 시간이 편도 2시간에서 편도 4시간으로 늘어났다는 것을 확인했다. 에이, 이건 못가지.
그래서 결정한 것은 일일 투어 버스였다. 투어 버스를 좋아하지 않는 나는 조금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생각해보니 신의 한 수였다. 그 이유 첫번째, 단체 여행이다. 이 많은 사람을 끌고 다자이후 텐만구와 유후인을 각각 다른 날에 이동할 생각을 했다니 그것은 나의 오만이었다. 그 이유 두번째, 여행 일 내내 비가 왔다. 비가 오는 날에는 혼자 이동해도 짜증나는데 어떻게 11명을 데리고 돌아다녀... 불가능한 일이다. 이쯤 되니 유후인노모리 편도 4시간 운행에 고마워해야할 지경이다.
그리하여 여행업체 사이트에서 검색을 해보고 이것 저것 따져본 후에 일일 투어 버스를 예약했다. 코스는 다자이후-벳푸-유후인. 업체가 많아서 종류가 다양한데, 어떤 곳은 점심식사가 포함되어 있기도 하고, 어떤 곳은 유후인이 마지막 코스이기도 하고, 어떤 곳은 벳푸에서 온천을 즐길 수 있기도 하다. 우리는 더운 여름이라 온천을 할 생각은 없었기에 유후인이 마지막 코스이면서 벳푸 온천 입장료 포함, 그러나 점심이 없는 (간식은 있음) 여행박사 투어 버스를 예약했다.
일일 투어 버스들은 대부분 오전 8시 40분까지 하카타역 치쿠시구치 로손 편의점에서 모이게 된다. 우리도 늦지 않게 아침 일찍 출발 했다. 이 날은 하루 종일 투어버스를 사용할 거니까 패스를 구매하지 않고 JR 1회권을 사용하였다. 숙소에서 나올 땐 괜찮았는데, 하카타 역에 도착하니까 갑자기 비가 오기 시작해서 결국 로손에 들러서 우산을 하나 샀다. 귀여운 스누피 우산. 물도 한 병 샀는데, 투어가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가이드가 얼음물을 줬다(...).
좌석은 좁지도 않고 넓지도 않다. 우리는 나름 초반에 탑승해서 빈 자리가 많았다. 대부분 맨 뒷좌석에 일행끼리 주르륵 앉았는데, 일행 중 2명이 혼자 앉겠다고 앞 쪽에 따로 앉았다가 결국 좌석이 꽉 차서 다른 사람과 앉아서 가게 되었다. 바보니?
비가 오기 시작하니까 여행의 설레임도 사그라들기 시작했다. 조금 있으면 그치겠지 기대했는데, 점점 폭우처럼 쏟아졌기 때문이다. 거기다 아침에 고데기로 열심히 말아놓은 머리가 다 풀려서 그런 건 맞다. 심지어는 가이드조차도 왜 이런 날씨에 여행을 오셨냐고 했다. 샌드위치로 휴가 내기 좋은 날이니까 그렇죠. 그런 건 왜 물어보세요. (투덜투덜) 게임 같은 건 안했지만, 그것과 별개로 가이드가 참 말이 많으시고 아는 것도 많으셔서 버스 탑승 하는 내내 심심하지는 않았다.
50분 정도 지나서 다자이후에 도착. 자유시간을 40분 정도 주는데, 비가 오니 설명이고 뭐고 그냥 앞사람을 쭉 따라갔다. 자유 일정이었으면 이 거리에서 궁금한 가게도 둘러보고 주전부리도 사먹고 했을텐데... 아쉽긴 했지만, 비가 이렇게 오는데 그것도 할 짓이 못 되니 좋은 게 좋은 거다 생각하기로 했다.
그런데 비오는 날도 사람이 이렇게 많다니... 한국인과 중국인, 대부분 투어 버스에서 하차한 사람들이다. 아직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카메라를 든 나. 사방에 찍히는 건 우산 뿐이었다. 다자이후 거리의 풍경... 풍경이 뭐죠? 빨간 우산, 파란 우산, 노란 우산들은 실컷 보았어요!
7분 정도 쭉 올라가면 토리이가 나온다. 사진을 몇 장 찍었더니 가이드는 이미 저 토리이 너머로 사라졌다.
다리가 있길래 건너가기 시작했다. 원래라면 옆에 있는 안내문이라도 읽을 텐데, 비가 오니 흙바닥을 밟기가 싫었다.
이 연못을 건너는 다리는 총 3개로, 과거의 다리, 현재의 다리, 미래의 다리가 있다고 한다.
건너면서 뒤를 돌아보면 안된다고 가이드 분께서 알려주셨다.
그래도 카메라를 바꿨다고 비오는 날에도 나름 청량하게 찍혔다. 다행이다.
원래 카메라였다면 (....)
우산을 들고 사진을 찍는 것은 어려워...
기껏 찍으려는데 우산이 가득한 것도 슬프다...
학문의 신 스가와라노 미치자네를 모시고 있는 다자이후 텐만구.
비가 오니 공부고 뭐고! 다 필요없다! 라는 느낌이다.
비오는 날에는 침대에 누워 만화책을 보는 것이 최고 행복이지... 암.
다자이후 텐만구에는 소 동상이 두군데 있다. 정문 앞에 인기 많은 소와, 좀 더 들어가면 있는 인기 없는 소.
인기 많은 소 앞이 사람들로 바글바글 한게 싫어서 우산에 치이니까 인기 없는 소를 찍어주었다.
어둡고... 우산 범벅...
우산 범벅222...
혼덴 앞을 빙 둘러싼 지붕 밑으로 들어가니 사진을 좀 편하게 찍을 수 있었다.
에마가 걸려 있는 작은 신사의 모습. 규모가 큰 신사가 아닌데 관광객들로 가득하니 좀 안쓰러웠다(?)
5분 정도 사진을 찍고, 자유시간이 촉박하기 때문에 우리는 바로 유턴을 했다. 어쨌든 다자이후 텐만구에 왔으니 이 지역 명물, 별다방 하나는 둘러봐야하지 않갔어? 언젠가 맑은 날씨에 다시 볼 수 있으면 좋겠네. 후쿠오카를 또 다시 여행지로 선택할 일이 언제쯤 올지는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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