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 자꾸 생각나는 매운 맛, 대전복합터미널 옆 천안원조닭똥집
엄마 생일을 맞아 대청호 더 리스(The Lee's) 를 다녀오고 나서 우리는 대전으로 영화를 보러 갔다. 마침 트랜스포머가 개봉한 지 얼마 안 되어 무슨 소리인지 이해를 하지 못한 채로 3시간을 날려보냈다내 영혼. 대전복합터미널 CGV에서 내려다보이는 골목 안쪽에 맛있는 음식점이 있다고 해서 영화를 다 보고 가기로 했다.
가게 이름이 닭똥집이다. 너무나 직관적이야. 가게 로고는 닭벼슬인가?
천안원조닭똥집인데 왜 대전에 있는 것이냐? 체인점인가 하여 검색해봤더니 그런 것 같지는 않았다.
미스테리... 가게 주인에게 물어볼 걸 그랬다! 지금 와서 너무나 궁금하다. 주인이 천안에서 내려오신 분인가?
매장은 1층, 2층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우리가 갔을 때는 약간 애매한 시간이라 1층만 개방해두고 있었다.
심플한 상차림
동치미에 살얼음이 올라와 있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매운 것을 먹어야 하니까 시원해야 하거든.
주된 메뉴는 닭똥집볶음이지만, 우리는 닭발을 먹기로 하였다.
닭발 大는 22,000원, 小는 17,000원. 기본 맵기는 레벨 3이지만, 맵기 조절이 가능하다.
우리 집 사람들은 매운 것을 잘 못 먹어서 레벨 2로 먹으려고 했지만 3은 먹어줘야 맛있다고 하여 의심 반 기대 반으로 레벨 3으로 주문.
자리를 잡고 앉아 있는 와중에도 계속 손님이 와서 자리에 앉거나, 식사를 포장해갔다.
아이 둘을 데리고 온 엄마 손님도 계셔서 대체 저 아이들은 어떤 매운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건지 궁금했다. 아마 닭내장탕이 아니었나 싶다. 설마 닭발이겠어...?!
닭발 大 22,000원
깻잎이 초반에 아주 많았는데, 숨이 죽어가면서 양이 적어서 더 달라고 부탁했다. 닭발은 이미 조리가 되어 있는 상태라 바로 먹을 수 있었다.
처음에는 숨을 참고 천천히 먹었는데, 곧이어 아주 매워서 콧물이 나기 시작했다. 레벨 3은 기본 맵기라며!!!
가게 주인 아주머니가 말씀하신대로 딱 닭발하면 떠오르는 그 맵기였다. 턱 바로 밑 목 부분이 찌릿찌릿 아파왔다.
(지금 포스트를 쓰고 있는 와중에도 파블로프의 개마냥 침샘이 자극되고 있음)
정말 오랜만에 먹는 닭발. 호주에 있을 때는 단 한 번도 먹을 수가 없었다.
닭발하면 떠오르는 바로 그 양념 맛이다. 아주 아주 맵고 약간 달달한 맛.
매워 죽겠어서 물을 한바가지로 퍼마시고, 코를 풀고 진정이 되면 다시 괴로울 것을 알면서도 젓가락을 들게 되는 맛.
맛있는데... 매워. 매운데... 맛있어
이것이 바로 닭발의 매력이 아닌가 싶다. 콧물을 닦느라 휴지를 참 많이 썼다.
(나는 매운 것을 먹을 때 땀이 1도 나지 않고 콧물만 흘린다...)
이런 음식을 먹을 때는 당연하게도 볶음밥을 먹어줘야 한다. 볶음밥 가격은 한공기에 2000원. 두공기를 볶았다.
본 요리보다 이렇게 볶아 나오는 밥을 더 좋아하는 나로서는 싹쓸이를 하고 싶었지만 물배가 차버려서 다 먹지 못했다.
내가 너무 아쉬워했더니 엄마가 포장해달라고 하셨다(ㅋㅋㅋㅋㅋ)
집에 가져가서 저녁에 애피타이저(?)로 먹음.
사실 너무 자극적인 음식은 별로 땡겨하지 않는 입맛인데, 오랜만에 닭발을 콧물 흘려가며 먹으니 맛있었다. 자꾸자꾸 생각나는 맛. 매운 음식을 먹고 나서 배탈이 나는 경우도 있는 비루한 위장의 소유자지만, 이 곳 닭발은 먹고 나서도 괜찮았다. 양념 재료를 괜찮은 걸 쓰나 보다. 내 위장은 재료 감별사
대전복합터미널에 있어서 버스를 타고 대전에 온 사람들이 가보기에 아주 좋은 위치라는 것에도 가산점. (뚜벅이다 보니...ㅎㅎ) 다음에 가보게 되면 한번도 먹어본 적 없는 닭똥집 볶음을 한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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