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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여행과 좋아하는 것들을 날짜 순서 계절 상관없이 무작위로 꺼내어 보는 일기. 모든 리뷰는 내돈내산 :) *답방이 좀 느려요. 그래도 꼭 갑니다!

보은 :: 제21회 보은동학제, 132주기 보은동학농민혁명군 위령제 참관기 @ 동학농민혁명기념공원

  • 2026.04.20 13:51
  • 국내여행/대전·충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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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말부터 지난주까지는 주말마다 진료 & 취미생활로 서울을 방문해야 했어서 블로그에 좀 소홀했다. 4월 초에 덕질 생활에 치명적인 사건이 일어났기에 제정신도 아니었다네... ^^ 어쨌든 시간은 흘렀고 마음 정리가 끝난 이번주부터는 4월 분량의 청년PD 활동도 업로드하기 위해서 열심히 쓸 예정 ദ്ദി◝ ⩊ ◜) 

 


 

 

4월 보은의 행사로는 벚꽃길 축제만 있는 줄 알았는데, 동학농민운동을 기념하는 보은동학제가 벌써 21번째라고 하여 관심이 갔다. 어떤 행사가 있는지 파악하고 싶어서 보은군청 홈페이지에서 검색해보았는데 올해 일정은 정확히 나와있지는 않았고 도로에 걸린 현수막에서 파악했다는...😓 기념공연이나 동학취회지 순례나 체험 등은 평일이라 가보지 못했고, 18일 토요일 오전에 열리는 132주기 보은동학농민혁명군 위령제에 참가하러 안개 자욱한 아침에 집을 나섰다.

 

이전에 모현암을 다녀오면서 동학농민혁명기념공원을 스쳐지나갔던 적이 있다. 당시 전기자전거 배터리가 부족해 고생했던 것이 생각나 미리 충전을 빵빵하게 해뒀.... 다고 생각했으나 연결 포트를 제대로 확인을 하지 않아 충전이 전혀 되지 않았다는😫 결국 배터리 반토막으로 출발~ 왜 이쪽 길 올 때만 이렇게 살 떨리는 경험을 해야하는거지? ㅋㅋㅋ 결론적으로는 무사히 집까지 잘 올 수 있었긴 하다. ㅋㅋㅋ

 

 

위령제에서 받은 팜플렛에 쓰여있던 보은동학제 일정

 

 

보은은 동학농민운동의 역사에서 시작과 끝을 모두 간직하고 있는 아주 특별한 장소다. 동학의 제2대 교주 최시형이 포교의 거점으로 삼았던 곳으로, 단순한 지리적 요충지를 넘어 민중들의 거대한 에너지가 응집되었던 성지라고 할 수 있다.

 

1894년 본격적인 혁명이 일어나기 1년 전, 보은 장내리에 전국의 동학교도 수만 명이 모였다. 이를 보은취회라고 부른다. 처음에는 억울하게 처형당한 1대 교주 최제우의 명예를 회복해달라는 종교적인 모임으로 시작되었으나, 곧이어 사회 개혁 운동으로 번져나갔다. 농민들의 목표는 부패한 탐관오리를 처벌하고 외세의 침략에 맞서는 것이었다.

 

보은은 혁명의 희망뿐만 아니라 가장 가슴 아픈 마지막 순간도 함께하였다. 공주 우금치 전투에서 패배하여 후퇴하던 농민군 본진은 보은 북실 마을 일대(현 동학농민혁명기념공원 근처)에 머물게 되었다. 여기서 벌어진 북실전투는 동학농민운동의 사실상 마지막 대규모 격전으로, 근대식 무기로 무장한 일본군과 관군의 기습에 무려 2,500명이 넘는 농민군이 전사하는 비극이 발생했다. 이를 북실전투라 한다. 이 때의 희생은 이후 항일 의병 투쟁과 독립운동의 뿌리가 되었다.

 

 

 

 

원래는 이 날 오전 9시에 시작하는 북실마을의 동학전투지 순례도 해보고 싶었지만 몇시에 어디서 시작하는지 전혀 알 수가 없어서 놓쳤다. ㅋㅋㅋㅋ 9시에 종곡초 근처를 지나가긴 했었는데 아침에 너무나 안개가 심했어서 실제로 진행했을진 모르겠다. 솔직히 말해서 모든 일정에서 이 순례길 탐방이 그나마 관광객들이 볼만한 코스 같은데 정보를 찾기가 어려운 것이 좀 아쉬웠다. 현지인에게만 참가하기 쉬운 오전에 진행하기보다는 관광객들에게 접근성 더 좋게 오후 시간에 해설사분과 함께 거닐면서 둘러보면 좋을 것 같다. 아니면 직접 찾아 둘러볼 수 있게 코스 안내문이 마을 입구나 공원 앞에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

 

 

 

동학농민혁명기념공원 앞에 충암 김정 선생의 교육시설이었던 석천암이 있어서 잠깐 구경해보았다.

 

 

 

내부를 보려고 했으나 실패! 너무 잘 잠겨있었다...

 

 

 

오전 9시 10분 경에는 안개가 자욱... 심지어 좀 추웠다!

 

 

 

행사 관계자분들이 미리 오셔서 준비를 하고 계시길래

일찍 온 김에 공원 내부를 좀 둘러보면서 찍으려고 했는데 안개에 좀 웃음이 나는군...

 

 

 

광장으로 올라가기 전에 책모양으로 되어 있는 동학농민운동 연표가 있어 읽어보았다.

그런데 몇 군데에 오타가 있었다... 😓

 

 

 

10월 21알.... 등학농민군... 필히 수정해야겠다.

 

 

 

관광버스로 오시는 분들이 계셔서 조금 놀랐다. 

알고보니 청주 등 다른 도시에서 오시는 원불교와 천도교 교인분들을 위한 버스였다.

 

 

 

아직 10시까지는 시간이 꽤 남았건만, 이미 참석자분들이 꽤 많이 오셨다.

그 분들을 따라 광장을 빙 돌아가는 산책로로 올라가보았다.

조금 더 들어가면 위령탑이 나오는데 거기까지 안가봤네 허허. 자주 있는 일이라 아쉽지도 않구먼

 

 

 

나뭇가지에 거미줄인지 뭔지가 대여섯개나 쳐져 있길래 신기해서 찍어본 사진. ㅋㅋ

산책로가 깔끔하게 잘 되어있고 걷기도 편해서 근처 주민들이 오셔서 가벼운 운동하기에도 좋아보였다.

 

 

 

위령탑 가려면 여기로 올라갔어야 했던 것 같음. ㅋ_ㅋ

 

 

 

사람이 하나둘씩 모이는 광장에는 위령제를 위한 무대설치가 끝나 있었다.

 

 

 

봉사활동 하시는 분들께 팜플렛과 식순 안내장을 받았다. 동학혁명군 추모가 악보도 함께 들어있었는데 정말 아는 노래가 하나도 없어서 이따 따라불러야하는 건가 조금 걱정함... (립싱크했어요)

 

 

 

가슴팍에 이런 추모 리본도 붙일 수 있게 나눠주신다.

 

 

 

사진을 찍으려고 가운데 열 앞 쪽에 앉았는데 알고보니 원불교 참석자들이 앉는 자리였다.

원불교도 큰 틀에서 보면 불교이니 그냥 앉아서 행사 분위기에 맞춰 열심히 이것저것 따라함. ㅋㅋㅋ

 

 

 

동학농민운동에 대한 배경지식이 매우 흐릿하여 어찌하여 원불교와 천도교가 참석하는지 명확하게 몰라서 검색을 해보았다.

 

천도교는 동학의 제3대 교주인 손병희가 1905년에 동학을 근대적인 종교 체제로 개편하면서 바꾼 이름이다. 따라서 동학농민운동의 주체였던 동학교도들이 곧 훗날의 천도교도인 셈이다. 동학농민운동이 미완의 혁명으로 끝난 뒤, 손병희는 무력 투쟁의 한계를 느끼고 교육과 문화 운동을 통한 민족의 실력 양성에 힘썼고 훗날 천도교가 3·1 운동의 중심 세력으로 활약하게 되는 밑거름이 되었다.

 

원불교와 동학농민운동은 시대적 정신과 사상을 공유하는 관계에 가깝다. 원불교의 창시자인 소태산 박중빈은 동학농민운동이 일어난 직후인 1891년에 태어나 그 시대의 고통과 갈망을 직접 목격하며 자랐다. 원불교의 핵심 사상과 동학의 시천주 사상은 흡사한 점이 많다. 동학과 원불교 모두 근대 한국의 자생적인 개혁 운동이라는 공통점을 가진다. 동학농민운동이 민중의 힘으로 세상을 바꾸려 했던 실천적 투쟁이었다면, 천도교는 그 정신을 종교와 민족 운동으로 계승했고, 원불교는 이를 더 보편적인 정신 혁명으로 승화시켰다고 볼 수 있다.

 

 

원불교에서 나눠주신 팜플렛

 

 

 

식이 시작되자 마법같이 하늘이 파랗게 개었다.

어찌보면 원불교 행사에 처음으로 참여하게 되는 셈인데, 교인 분들이 입으신 예복이 하늘하늘 너무 정갈하고 예뻐서 인상깊었다.

 

 

 

사회자분께서 신비로운 분위기 조성을 위해 무대 위에다 물을 많이 뿌려놓았다고 해서 조금 웃음. ㅎㅎㅎ

그런데 정말 행사가 시작되자 이 효과 때문에 상서로운 느낌이 났다고나 할까....

 

 

 

동학농민운동에 대해 잘 알지 못했는데 낭랑한 목소리로 그 정신과 중요성을 듣게 되어

또 새로운 지식이 하나 늘어나는 순간이었다.

역시 백날 책으로 읽어도 머릿 속에 들어오지 않는데 이렇게 한 번 행사에 참가하면 기억이 오래간다.

 

 

 

이어서 천도교 측의 행사가 시작되었다. 진행을 빨리 하시려고 하는 게 눈에 보여서 감사했다...

끝까지 자리하려고 했는데 급 화장실이 가고 싶어서 잠시 자리를 떴다.

 

 

활짝 핀 조팝나무

 

 

 

동학농민혁명기념공원 입구에는 이렇게 장승들이 세워져있다. 장승은 마을의 경계를 정하거나 잡귀를 막는 수호신의 역할을 했기에 동학농민군에게 마을을 지켜주는 든든한 상징물의 역할을 했다. 실제로 전투나 이동 과정에서 장승을 정신적 지주로 삼기도 했다고 한다. 농민군들은 거사를 앞두고 장승 앞에서 승리를 기원하거나, 죽어간 동료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장승을 세우기도 했다. 흔한 나무에 얼굴을 새겨 신성한 존재로 모셨던 장승은 평범한 농민이 세상의 주인이 되고자 했던 동학의 평등 사상과 정서적으로 매우 유사한 것 같다.

 

 

 

아침에는 안개가 자욱해 걱정스러웠지만, 금방 이렇게 맑은 하늘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좋은 날씨 덕분에 위령제에 참석한 사람들도 따뜻한 추모의 마음을 보여줄 수 있었지 않았을까? 비록 아픈 역사를 되새기는 자리였지만, 맑은 하늘 아래 울려 퍼지는 추모사는 더 이상 슬픔에만 머물지 않고 내일을 향한 희망과 평화의 메시지로 승화되는 듯했다.

 

 

 

한 번 자리를 떴으니 다시 들어가기는 좀 그래서 뒤로 빠져 행사 마무리를 보았다.

 

 

 

주차된 차에 가려져서 처음엔 눈치채지 못했는데, 동학농민운동과 관련된 자료들이 돌담 앞에 전시되어 있었다.

금요일에 문화원 광장에 전시해뒀던 것을 위령제를 위해 새롭게 배치한 거라고 한다.

 

 

 

내용 읽어보시는 어르신들 귀여우심. ㅎㅎㅎ

 

 

 

벚꽃이 거의 다 져버려서 조금 아쉽긴 했다. 올해는 벚꽃이 너무 일찍 끝났네.

과거의 행사 때는 좀 더 꽃이 만발한 화사한 풍경이지 않았을까 상상해본다.

 

 

 

합창단분들의 노래를 마지막으로 위령제가 끝나기 직전, 참석객분들이 갑자기 슬금슬금 뒷쪽 텐트로 이동하신다.

알고보니 점심을 준단다! 점심까지 얻어먹을 줄은 몰랐지만 상당히 허기진 상태라 감사히 먹으러 갔다.

 

 

 

반찬 가짓수가 많기도 하다. 시금치된장국까지 있어서 한그릇 뚝딱!

정말 잘 먹었습니다! 😋

 

 

 

크게 기대하지 않았지만 역사적 사실을 머릿 속에 하나 더 적립하기도 했고,

맛있는 한 끼까지 대접받아 만족스러운 방문이었다.

 

 

 

참가상품으로 이런 것도 받음. 딱히 한 것도 없는데 이런 걸 주시다니오.

 

 

 

언제고 와봐야겠다 생각했던 동학농민혁명기념공원을 이런 뜻깊은 이벤트로 방문하게 되어 

평범한 토요일이 인상깊은 하루로 변했다.

 

 

 

 

 

 

출근을 하러 다시 읍을 향해 갈 때, 웬 버스가 식당 앞에 멈춰서길래

저기 맛집인가... 하고 생각하게 되더라는. ㅎㅎ

 

 

 

아침의 쌀쌀함은 사라지고 오후가 되니 따스한 햇살과 봄 기운이 완연하다. 자전거를 타고 지나는 골목마다 싱그러운 녹음이 가득해 눈이 즐거운 시간이다. 5월이 되면 더욱 푸르게 물들겠지?

 

다가오는 5월에는 유등제와 부처님오신날 같은 연례행사로 보은이 더 북적일 예정이다. 보통 블로그에는 다녀온 뒤에 후기를 올리는 경우가 많아 사전 홍보가 어렵기에... 끄트머리에 미리 소식을 전해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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