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 여름의 선암사에서 선암매, 와송, 해우소를 보다


지난 글 : 2017/09/14 - [발자취 足跡/한국 大韓民國] - 순천 :: 우렁찬 스님들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삼무(三無)의 선암사



대웅전을 뒤로 하고, 이 곳 선암사에 있다는 600년 된 매화나무를 찾기 위해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600년이나 나이테를 불리셨으면 분명히 덩치가 꽤 있으실텐데. 어디에 계실까? (아무래도 600년이나 연상이다 보니 존칭을 쓰게 된다.)




뒤로 돌아서 한번. 생각해보니 저번 포스트에 올렸어야 했는데.



출처 : http://www.seonamsa.net/sub_0301.php

(캡쳐한 이미지라 클릭은 위 홈페이지에서 가능합니다)




뒤쪽은 과연 산에 위치해 있구나 새삼스럽게 깨달을 정도로 나무들이 무성하다.

정면의 건물이 아마 25번 삼전이지 싶다.




선암사 가장 안쪽의 각황전(18번)으로 들어가는 문 현판에는 종정원이라고 써 있다.

태고종 종정이신 혜초 스님이 주석하고 계신 공간이란다. 아무나 못들어감.




각황전 왼쪽에는 오솔길이 있는데, 양 옆으로 매화나무가 잔뜩 심어져 있었다. 이 담장 옆 홍매화 덕에 봄에 오면 엄청난 장관이란다. 하지만 여름에 와버렸네. 뭐 어떠냐. 눈이 건강해지는 초록을 가득 담아 가니 좋기만 하다. 언젠간 봄에 와 봐야지.




햇빛을 받은 담쟁이덩굴




600년 된 가장 오래된 나무를 보려면 이 쪽 길로 오는 것이 아니었는데, 어느새 직진을 하다보니 선암사를 벗어나게 되었다.

선암사 중수비까지 보고서 너무 깊이 왔다는 것을 깨닫고 다시 유턴하여 직진으로 왔던 길이 아닌 왼쪽에 있는 길로 가보았다.




저기 있네. 대놓고 아름드리인 나무가.

엄마는 어느새 나를 또 앞질러 갔다.




선암사 선암매 (仙巖寺 仙巖梅) 천연기념물 제 488호

선암사 선암매는 원통전·각황전을 따라 운수암으로 오르는 담길에 50주 정도가 위치한다. 원통전 담장 뒤편의 백매화와 각황전 담길의 홍매화가 천연기념물 제488호로 지정되었다. 문헌에 전하는 기록이 없어 수령은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사찰에서 들려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지금으로 부터 약 600여년 전에 천불전 앞의 와송과 함께 심어졌다고 전하고 있어 선암사의 역사와 함께 긴 세월을 지내 왔음을 알 수 있다. 매화 꽃이 필 때면 매화를 보기위해 선암사를 찾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매화나무 중 생육상태가 가장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마니는 또 비켜주지 않으셨다...


이걸 못 찾아서 저 뒤 쪽까지 간 것이 좀 어이없을 정도로 막강한 존재감을 뿜어내는 나무였다(20번 진영각~ 16번 원통전 앞에 위치). 600년이나 되었으면 분명 안내문이 있을 터인데 생각은 하면서도 방향을 잘못잡아서 살짝 헤맨 것이다. 나무를 보고 있자니 알쓸신잡에서 출연진들이 이 나무 밑에 오손도손 모여 법정스님 이야기를 한 것이 생각났다. 그 분이 여기 오셨기 때문에 신성성이 높아졌다는 그 말. 석가모니가 보리수 나무 아래에서 깨달음을 얻은 것처럼 법정 스님도 사색을 많이 하셨겠지? 확실히 고목에는 뭐가 있나보다.




당시의 나는 더위에 죽을 것 같았지만 사진은 참 예쁘구나.

베스트는 3월 말 4월 초의 홍매화 핀 선암사라지만, 여름도 꽤 괜찮은 거 같다.




약숫물 바가지가 쪼르르




23번 장경각으로 추정... 사실 이쯤에서 급 피로해져서 잘 모르겠다^^;;




이번엔 나는 모르고 엄마는 알았던 정보! 10번 무량수전 앞에는 약 300년된 소나무가 누워있다.




300년의 연륜이 있으시니 제 소원도 들어주시려나요?

(말 그대로 listening 만 해주셨다고 한다)




조그만 연못에 나름 잉어도 있다.




선암사 약수터에서 시원하게 목을 축이고 정면을 바라보니...




문화재로 지정된 선암사 해우소(27번)가 있었다.


선암사 해우소 (仙巖寺 解憂所) 전라남도 문화재자료 제 214호

전라남도 평면 구성 정(丁)자 모양을 하고 있는 측간 중에 가장 오래되어 문화재자료로 지정까지 된 선암사 해우소. 좌측은 남자 6명, 우측은 여자 6명이 사용할 수 있게 되어 있는 재래식 화장실이다. 현존하는 절 뒷간 중에서 사이즈가 가장 크기도 하다. 정호승의 저서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라]에 나온 시로 유명한 곳이다.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고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로 가서 실컷 울어라 

해우소에 쭈그리고 앉아 울고 있으면 

죽은 소나무 뿌리가 기어 다니고 

목어가 푸른 하늘을 날아 다닌다 

풀잎들이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아주고 

새들이 가슴속으로 날아와 종소리를 울린다 

눈물이 나면 걸어서라도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 앞 

등 굽은 소나무에 기대어 통곡하라 


 - 정호승 



살짝 들어가 보았는데 어두컴컴해서 쫌 무서웠다.




해우소를 뒤로 하고 다시 만세루로 갈 때 보았던 배롱나무

배롱배롱. 어감이 귀여운, 여름의 백일홍.

뒷간 다음에 예쁜 사진으로 정화를 시도해본다.




언제나 빠른 걸음의 오마니는 기왓장에 소원을 하나 빌고 염주를 하나 사셨다.

절에 가실 때마다 하나씩 꼭 하신단다. 처음 알았다.




엄마가 염주를 고르는 동안 나는 선풍기 바람을 쐬며 휴식을 잠깐 취했다.

7월 말의 선암사는 정말 정말 덥다...




내려오는 길에, 승선교 앞에 드디어 사람이 없길래 한 번 더 찍어보았다.



날씨가 너무 더워 대강 훑어보았는데도 이리도 볼 게 많다. 초입부터 승선교와 삼인당, 절 건물을 당연하고, 천연기념물 매화나무, 누워있는 소나무, 화장실인 주제에 문화재인 뒷간까지. 찾아보니 14번 원통전도 문에 새겨진 달토끼가 귀여워서 볼만하다고 한다. 해우소 산길로 걸어가면 돌에 새겨진 마애불도 있단다. 근처에는 녹차밭, 편백나무 숲도 있으니 한두시간으로는 둘러보는 게 택도 없이 모자랄 것 같다. 이 정도면 선암사는 순천 여행 때 꼭 가야할 필수 코스로 땅땅땅. 임명합니다. (첫번쨰로 와서 더 신나게 봤던 걸지도...) 다음에는 봄에, 홍매화 가득 핀 날에 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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