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따뜻해질 무렵부터, 국내 어딘가로 여행을 가자고 생각하고 있었다. 홀로 군산을 다녀온 것도 어느덧 1년이 넘은 시점(군산 포스트는... 언젠가 글 쓸 거리가 떨어지면... :-D). 가족끼리 전라도를 함께 다녀온 적이 없다는 이유로 정해진 여행지는 바로 전라남도 순천과 강진이다. 순천은 국내여행지101 대국민투표를 하라면 언제나 고정픽으로 뽑을 만큼 항상 가보고 싶었던 곳이다. 반면에 강진은 그 이름조차 생소한 것이었는데, 강진 한정식이 맛있다는 말에 여행지로 선택하게 되었다.




1박할 숙소를 강진으로 잡았기에, 순천에서 둘러볼 시간이 부족하다고 판단. 아침 6시 반에 집에서 출발하게 되었다. 첫번째 목적지인 순천 선암사까지는 어림잡아 3시간 이상 걸린다. 가는 길에 허기질까봐 우리동네 김밥집에서 산 보통김밥. 아침인데도 불구하고 한 줄반이나 먹어치웠다. 새로운 카메라로 찍은 첫번째 스냅이라, 나름 기념할 만한 사진.




하늘이 정말 맑은 7월의 주말이었다. 예쁜 풍경을 많이 보고 올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에 부풀었다.



중간에 잠깐 지리산 휴게소에 들렀다. 화장실도 깔끔하고 괜찮은 편이다.




선암사 안쪽으로 들어가면서 드라이브 할 때는 왼쪽 길이 멋있다. 산자락에 '대한민국 생태수도 순천' 이라고 나무로 새겨(?)놓은 곳도 있었는데 찍지 못해서 살짝 아쉬웠다. 선암사 도착하고 나니 대략 10시 40분 정도. 주차료 2000원을 내고 나니 여행이 조금씩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선암사는 태고종 총본산이자 조계종 제20교구 본사이다. 아무래도 6월 알쓸신잡이라는 예능 프로그램 때문에 이 곳을 관광하러 오시는 분들이 꽤 있지 싶다. 나도 그 중 하나. 물론 엄마가 독실한 불교 신자이기에 그 영향을 받았는지 국내 여행 갈 때는 꼭 절에 가긴 한다. 입장권에 찍힌 사진처럼 멋진 승선교도 보고 싶었고, 600년 되었다는 매화나무도 눈으로 직접 보고 싶었다. (옆에 있는 송광사도 시간이 넉넉했다면 갔을텐데.)




요금은 성인 1인에 2000원이라는 아주 착한 가격. 엄마는 신도증 소지자라 입장료가 면제였다.




주차장에서 선암사로 가려면 20~30분 정도 걸어가야 한다. 아직 12시도 되지 않았는데 햇볕이 아주 쨍쨍해서 고역이었다. 타기 싫어서 긴 바지를 입었다가 땀만 뻘뻘. 그래도 오랜만에 산 속 나무들을 보며 걷고 있자니 기분은 좋았다.




나무가 울창해서 햇볕을 조금 가려주었다.




아름드리 삼나무가 군데군데 심어져 있다.

선암사 옆에는 편백나무 숲이 있어서 산림욕하기 좋다더라.

가보고 싶었지만 날이 너무 덥기도 하고,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서 포기.




한국 불교 최대 종파와 같은 이름을 가진 조계산. 무슨 관계가 있는 걸까 찾아보니, 실제로 한자가 꼭 같다. 마을 조(曹), 시내 계(溪). 하지만 실제로 조계종은 중국의 조계산에서 가져온 이름이라고 한다. 순천 조계산의 원래 이름은 송광산/청량산이었는데, 고려 희종이 불교를 공경하는 마음에서 조계산으로 이름을 바꾸었다고 한다. 




시냇물이 졸졸졸




위쪽으로 올라가면 전통야생차체험관이 있다...고 한다.

웬만하면 가보겠는데, 정말 정말 더워서 올라가기 싫었다.




어쩐지 무서운 장승st의 조형물.




20분쯤 걸어왔더니 승선교가 보였다. 나도 이케이케 멋진 사진 찍고 싶었는데, 잘 안된다.

거기다 웬 아저씨분들이 다리 아래에서 돗자리를 까시거나, 뭔가를 드시거나 했다.




앞서가는 오마니께서 다리를 건너보신다.




선암사 승선교 (仙巖寺 昇仙橋) 보물 제 400호

조선시대에 만들어진 승선교는 화강암으로 만든 아름다운 아치형 석교이다. 계곡의 폭이 넓어 아치 또한 유달리 큰 편이다. 아랫부분에서부터 곡선을 그려 전체의 모양이 완전한 반원형을 이루고 있는데, 물에 비쳐진 모습과 어우러져 완벽한 하나의 원을 이룬다. 승선교는 그 밑단부분이 자연 암반으로 되어 있어 급류에도 휩쓸릴 염려가 없다. 가운데 부분에는 용머리가 조각되어 있다. 전체적으로 정교하고 웅장하며 자연미를 풍기고 있다.

이 다리는 숙종 38년(1713)에 호암대사가 6년에 걸쳐 완공했다고 전한다. 일선에는 선암사를 고쳐 지을 때 원통전(1968)과 함께 설치했다고 한다.


나도 유시민 작가처럼 안내문에 태클을 걸어보자면... 첫번째 문단부터 '만들었다' 라는 말이 2번 연속 들어가서 거슬린다. 그리고 안내문 자체도 낡았고 글씨가 잘 안 읽힌다. 또 위치도 살짝 애매하다. 승선교를 건너가야 읽어볼 수 있다. 그래도 이끼 낀 건 나름 멋있다고 생각한다.




다리 입구(?)에 세워진 비석. 보물 400호임을 알려준다.




아래에 내려가서 용머리를 구경해보고 싶었지만...

저기 앉아 계시는 아저씨의 존재와 날씨의 강렬함이 날 주저하게 만들었다.




물이 정말 맑아보였다. 식수로 써도 될 것 같았다.

승선교를 뒤로 하고 조금 더 올라가보니 매점 비스무리한 식당이 하나 있었다.




그 앞에 있던 작은 연못

이 곳의 이름은 삼인당이다.




연잎 사이로 핀 자그마한 꽃들이 귀여웠다.




선암사 삼인당 (仙巖寺 三印塘) 전라남도 기념물 제 46호

삼인당은 긴 알 모양의 연못 안에 섬이 있는 독특한 양식으로, 선암사 사적에 따르면 신라 경문왕 2년(862)에 도선국사가 축조한 것이라 전한다. 삼인이란 제행무상, 제법무아, 열반적정의 삼법인을 말하는 것으로서, 모든 것은 변하여 머무른 것이 없고 나라고 할 만한 것도 없으므로 이를 알면 열반에 들어간다라는 불교 사상을 나타낸 것이다. 우리 나라에서 이런 독특한 이름과 모양을 가진 연못은 선암사에서만 볼 수 있다.


설명을 보고 나니 좀 더 자세히 찍지 않은 것이 후회된다... 그치만 사실 관리가 잘 되어 있는 모습은 아니었다. 안내문을 읽지 않았다면 그냥 스쳐지나갈 법한 그런 연못. 멋지고 대단한 거라면 그렇게 보이도록 포장을 해줬으면 좋겠다.




삼인당을 보았다면 이제 선암사 사찰에 아주 가까워진 것이다.




조금 더 걸어가자 보이는 나무로 만든 울타리가 멋스러웠다. 예전 교토에서 봤던 미무로토지와 기오지가 떠올랐다.

일본 사찰은 정갈한 반면에 정리가 너무 잘 되어 있어서 인위적이라는 느낌이 들었는데, 한국의 사찰은 좀 더 자연스럽고, 사람 손이 덜 간 느낌이라고 생각했다.




푸릇푸릇한 것들을 보면서 30분을 걸어왔더니 눈이 정화되는 느낌

그리고 온몸의 육수가 빠져나가는 느낌




얼기설기 귀여운 나무울타리 안 쪽에는 공간에는 녹차잎으로 보이는 것들이 무럭무럭.




드디어 선암사 사찰 입구가 보이기 시작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 BlogIcon pennpenn 2017.09.13 07:18 신고

    순천 선암교 가는 길이 참으로 포근합니다.
    선암교 밑으로 내려가면
    보물인 선암교의 명품사진을 얻을 수 있지요.

    날씨가 맑고 화창합니다.
    수요일을 잘 보내세요.

    • BlogIcon 슬_ 2017.09.14 01:03 신고

      밑으로 내려가서 찍었어야했는데, 못했어요ㅎㅎ
      너무 더운 날 가면 안되는가봐요 ^^;;

  • BlogIcon 공수래공수거 2017.09.13 08:39 신고

    선암사엘 다녀 오셨군요
    사진 결과물이 예전보다 훨씬 좋습니다

    저는 못 가본곳이라 가 보고 싶어지는곳입니다^^

    • BlogIcon 슬_ 2017.09.14 01:04 신고

      전부 장비빨(ㅋㅋ)입니다.
      예전 카메라가 많이 안좋아서 그런 것도 있지만요 ㅎㅎ

  • BlogIcon 밓쿠티 2017.09.13 11:17 신고

    지난번 일본여행기에서 절 보고 싶었는데 못 봐서 아쉽다고 하셔서 그렇구나 했는데 어머니의 영향으로 절 구경을 좋아하시는거였군요!ㅋㅋㅋㅋ지금이라면 날이 선선해서 저 위 야생차체험까지 갈 수 있을 것 같아요^^

    • BlogIcon 슬_ 2017.09.14 01:04 신고

      그냥 절구경이 참 재밌더라구요. 일본절하고 한국절하고 또 스타일이 많이 달라서요.
      지금이 딱 순천 가기 좋은 거 같아요. 적당히 따뜻하고 적당히 선선하고.
      오늘 하늘도 참 맑아서 여행 떠나고 싶어지는 순간이었어요ㅎㅎ

  • BlogIcon 줌마토깽 2017.09.13 14:23 신고

    초록초록한
    사진들보고있으니
    기분이좋아지네요ㅎ

    • BlogIcon 슬_ 2017.09.14 01:05 신고

      초록색이 눈에 그렇게 좋대잖아요 +_+

  • BlogIcon 좀좀이 2017.09.13 15:31 신고

    슬님 블로그에 군산 여행기가 올라오면 그때 슬님께서 글감 떨어졌다고 받아들이면 되는군요 ㅋㅋ 불교 신도증도 있군요! 지금까지 전혀 몰랐어요. 저는 항상 절에 가서 절만 열심히 하고 나와서요 ㅎㅎ;; 진짜 녹음이 우거진 풍경사진들이에요. 치톤피드가 뿜어져나오는 사진이네요. 물론 제가 실제 받는 것은 치톤피드가 아니라 전자파겠지만요 ㅋㅋ 저런 안내문은 큰 글씨로 보다 간단하고 임팩트있는 문장으로 만들면 어떨까 싶어요. 저 자리에서 저기 내용 다 외우라고 하면 그거도 고문인데요 ㅎㅎ;; 30분 걸으시면서 눈도 정화하시고 디톡스도 하셨군요 ㅋㅋ 육수 ㅋㅋㅋ 회색 글씨라 더 임팩트 있네요 ^^;

    • BlogIcon 슬_ 2017.09.14 01:08 신고

      군산 사진을 먼저 올릴까하다가, 카메라 때문에 후보정에 시간이 많이 걸릴 거 같아서... 나중으로 미루려구요.
      신도증은 회비를 내야한다고 들었어요 ㅋㅋ 자세히는 몰라요ㅋㅋㅋ
      피톤치드 오랜만에 들어보네요ㅋㅋㅋ 저는 그냥 음이온 나온다~ 이랬는데...
      저 때 날씨가 정말... 태양열로 움직이는 기계부럽지 않게 햇볕 쨍쨍이라 말라 죽는 줄 알았습니다 ^^;;

  • BlogIcon 문moon 2017.09.13 20:22 신고

    몇년전 가족여행으로 순천 갔을때 선암사는 빼고 가지않았지요.
    어떤곳인지 알았다면 가보았을텐데.. 그뒤로는 순천 갈일이 없었구요. ^^
    승선교가 보물로 지정될만 하네요. 멋지게 잘 만들어진것 같습니다. ^^

    • BlogIcon 슬_ 2017.09.14 01:09 신고

      전라남도가 여행가기 참 좋긴 한데, 갈 기회가 자주 없어요 ㅠㅠ
      큰 맘 먹고 시간을 내야 갈 수 있네요.
      승선교가 참 멋진데 아래쪽에 내려가서 사진 좀 찍을 걸 그랬어요ㅎㅎ

  • BlogIcon 청춘일기 2017.09.13 22:44 신고

    7월에 다녀오셨으면 엄청 더웠을거 같은데요 @_@ 나무가 우거진 산이라 조금 시원했을거 같기도 하고요
    저희 어머니도 불교신자라 어딜 가시던 절에 꼭꼭 찾아가시는데 그게 참 좋더라구요 신자가 아니더라도 마음 편해지는 느낌이랄까...^^
    덕분에 사진으로 산림욕 잘했습니다^^

    +
    근데 디스커스가 작동하지 않나봐요? 사용해볼까 했는데 안되네요

    • BlogIcon 슬_ 2017.09.14 01:11 신고

      햇님은 낮은 곳도 높은 곳도 공평하게 볕을 내려주십니다ㅋㅋㅋㅋ 엄청 더웠어요ㅋㅋㅋㅋㅋㅋ
      바람이 안 불어서 땀이 줄줄...ㅠㅠ
      전 향냄새를 좋아해서 절 가는 게 시각 후각적으로 좋아요. 절밥 먹으면 미각도 충족 +_+

      디스커스는 설정을 안 해놨어요ㅋㅋ (게으른자)

  • BlogIcon peterjun 2017.09.14 00:58 신고

    저도 가보고 싶은 곳이네요.
    아직 순천여행은 한번도 못해봤어요. ^^
    관리가 조금 더 되면 좋겠지만... 자연의 멋이 더 잘 드러나 있어서 그 나름의 운치가 있어보이네요. ㅎㅎ

    • BlogIcon 슬_ 2017.09.14 01:02 신고

      약간 이렇게 후리(?)한 점이 한국여행의 재미라고 생각해요ㅋㅋㅋ
      물론 어떤 관광객 입장에서는 깔끔하고 정돈된 모습이 좋겠죠. 저도 원래는 이런 여행을 더 선호합니다만...
      요즘 들어서는 한국 관광지도 조금씩 좋아지고 있어요ㅋㅋㅋ

  • BlogIcon *저녁노을* 2017.09.14 03:09 신고

    요즘 선암사에는 꽃무릇이 많이 필 시기 아닌가요?
    가 본 지...넘 오래되었네요.

    싱그러움이 참 좋으네요.

    잘 보고가요

    • BlogIcon 슬_ 2017.09.18 16:14 신고

      요즘이 날씨가 딱 좋아서 방문하기 좋은 시기 같아요.
      전 편백나무 숲에 못간게 조금 아쉽네요ㅎㅎ

  • BlogIcon sword 2017.09.14 08:32 신고

    날씨가 으마으마 하네요 ㄷㄷㄷㄷㄷ

    강렬한 햇살과 그늘이 뜨거움을 말해주는듯 한데...
    사진은 참 이쁘네요 ㅎㅎㅎㅎ 녹색녹색이 가려주는 태양의 그늘이라니... 이뻐요 ^^

    • BlogIcon 슬_ 2017.09.18 16:14 신고

      정말... 햇볕 쨍쨍!! 너무 더운 날이었습니다.
      차 밖에만 나가면 땀이 주룩주룩 흘렀어요ㅋㅋㅋㅋ

  • BlogIcon 친절한민수씨 2017.09.14 14:29 신고

    알쓸신잡에서 보았고 그전에 나의문화유산답사기에서도 보고 한번 꼭 가보고 싶은곳인데,
    역시나 슬님은 다녀오셨군요.
    푸르른 입구사진부터 계곡까지...
    힐링되는 느낌이네요
    저도 기회가 되면 순천 꼭 가봐야겠어요

    • BlogIcon 슬_ 2017.09.18 16:18 신고

      계속 가고 싶다고 생각하다가 알쓸신잡이 트리거가 되어 줬어요.
      가족들 꼬셔서 갔다왔습니다.
      너무 더웠지만, 좋더라구요 ㅎㅎ

  • BlogIcon lifephobia 2017.09.16 13:09 신고

    우와, 여기 너무 멋진 곳이네요.
    순천만 외에도 이런 곳이 있을 줄이야.
    안내판을 보니까 트레킹 코스도 있는 것 같아서
    친구들과 여기 가보자고 할까봐요. ㅋ

    • BlogIcon 슬_ 2017.09.18 16:19 신고

      조계산이 산이 큰 편이라 올라갈 때 보니 등산하시는 분들이 꽤 있으시더라구요. 선암사는 그냥 산책 수준이었지만요.
      lifephobia님 사진으로 보는 조계산 트래킹 기대되는걸요? +_+

  • BlogIcon liontamer 2017.09.17 23:06 신고

    사진이 다 멋지지만 특히 첫번째 사진 너무너무 좋아요 빛이 스며드는 느낌이에요

    • BlogIcon 슬_ 2017.09.18 16:20 신고

      전 찍고 나서 너무 초록초록한가 싶었는데, 좋아해주셔서 감사합니다ㅎㅎ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