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대입구 1번출구 앞 터키쉬 케밥 하우스, KEBAB INN


11월 초의 서울 나들이. 날씨가 약간 추워질락말락 할 때였다. 오랜만에 평일에 서울로 올라오게 되었다. 평일과 주말 포함에서 4일이면 꽤 여유롭다고 생각했는데, 나들이 메이트도 보고 (나들이 메이트라는 말이 무색하게 거의 6개월 만에 보는 것이었다), 오랜만에 다같이 지인 그룹도 만나고, 노트북 수리도 하고 나니 나흘이 금방 지나갔다. 혼자 올라 올 때는 주로 남부터미널을 이용하지만 이번에는 호적메이트와 함께 하는 일정이었기에 동서울 터미널로 갔다. 건대역 근처에 있는 인형뽑기 가게에서 놀고 싶다는 것이 그 이유... 1번 출구로 나오면 바로 있는 그 곳이다.


별로 성공할 만한 것이 없다길래 10분 정도 있다가 배가 고파서 음식점을 찾아보았다. 건대입구인데 그래도 먹을 게 꽤 있지 않겠어? 라는 생각. 그러나 그것은 착각이었다! 고등학생 시절에는 학교가 이 근처라서 주로 이 근처에서 놀았는데. 지금은 가게들이 너무 바뀌어서 뭐가 뭔지 알 수가 없었다. 손에 짐이 가득해서 검색하기도 요원하고.





1번 출구 바로 앞의 맛의 거리는 입구가 좁아서 괜히 가기가 망설여졌다. 눈 앞에 보이는 버거킹 쪽으로 걸음을 옮기자 골목길에 케밥을 판매하는 음식점이 보였다. 오, 케밥! 우리 지역에서는 판매하는 곳이 없기에 먹을 수 없는 음식. 호주에서는 외출할 때 종종 먹었던 음식. 너무 반가웠다. 호적 메이트도 괜찮다고 해서 홀린 듯이 발걸음을 옮겼다.




나는 호주에 있을 때 케밥을 처음 먹어봤다. 친구들과 클럽을 다녀오고 나서 헤어지기 전 허기질 때였다. 호주는 늦게 까지 여는 식당이 별로 없지만 케밥 가게는 24시간 열거든. 그래서 클럽 간 다음 케밥 먹는 게 일종의 관습(?)이다. 그 후로도 종종 케밥을 먹었는데, 가장 좋아하는 것은 치킨 케밥에 칩스 조합. 칩스에 양념이 뿌려져 있는 게 좋았다. (호주에서는 감자튀김을 칩스라고 한다.) 자주 먹었던 브랜드는 ORIGINS 이나 SUNSHINE KEBABS. 한국 와서 제일 그리운 게 바로 호주 어디에나 있는 케밥 가게였다.




배가 너무 고파서 메뉴를 안 찍었다. 이럴 수가. 메뉴는 대충 치킨 케밥, 비프 케밥, 믹스 케밥을 바게트 빵이나 랩, 혹은 그릴로 접시에 담아 먹을 수 있다. 감자 튀김과 탄산 음료가 함께 있는 세트메뉴도 있다. 가격은 5900원에서부터 11900원까지 다양하다. 우리는 배가 고프긴 했으나 장트러블인간이므로 많이 먹지는 않고 세트 메뉴중 치킨 케밥, 소고기 케밥, 감자 튀김, 탄산 음료가 하나 나오는 커플(...) 세트를 시켰다. 가격은 17900원. 




주문 받는 사람들은 터키 사람, 앉아서 케밥을 먹고 있는 사람들도 터키 사람으로 보였다. 아~ 현지의 맛을 아는 사람들이 오는 곳이면 꽤 맛집이겠네? 좀 기대가 되었다.




벽에는 이렇게 터키 스타일 장식들이 있다. 인테리어에 꽤 신경쓴 듯 싶다. 배경음악도 잔잔하게 틀어주고, 카운터 위의 화면에는 어디인지 모를 터키의 여행 영상이 틀어져서 나오고 있었다.




17,900원 커플 세트 (치킨 케밥 + 점보 소고기 케밥 + 감자튀김 + 탄산음료 1개)




치킨 케밥은 내가, 소고기 케밥은 호적 메이트가 먹었다. 그런데 먹다보니 좀 허전하다. 내용물이 그렇게 빵빵한 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호주에서 먹을 때는 랩 안에 내용물을 가득 담아서 랩으로 둘러싸면 잡히는 감촉이 단단한데, 이 곳은 마치 KFC 트위스터 같은 느낌으로 흐물흐물했다. 여기서 1차 실망. 그리고 감자 튀김이 그리 맛있는 편이 아니었다. 자고로 이런 케밥에는 통통한 감자 튀김이 제맛인데! 네모네모로 썬 두꺼운 감자튀김 말이다. 거기서 또 조금 실망. 맛은 무난무난했다.


터키 사람이 와서 먹는 음식점이고 어플을 이용해서 배달까지 해주는 가게인데 어째서 나는 별로인걸까? 이전에 내가 먹어봤던 케밥의 이미지와 달라서 더 그랬던 거 같다. 맛도 약간 시즈닝이 덜 된 느낌? 가격도 썩 싼편은 아닌 거 같다. 호주에서는 5~7불에 두툼한 케밥 단품, 10불이면 시즈닝 된 감자 튀김까지 같이 나온다구ㅠ_ㅠ 모처럼 추억을 되살리러 갔다가 말 그대로 추억만 되살아나는 느낌이었다. 건대 입구를 자주 가지도 않지만, 가도 재방문은 안할 것 같다. 여러모로 아쉬운 방문. 그치만 인테리어는 훌륭하다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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