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의 후쿠오카 #15 텐진 지하상가 그리고 캐널시티 라멘 스타디움


지난 글 : 2017/09/09 - [발자취 足跡/일본 日本] - 한여름의 후쿠오카 #14 텐진의 한가로운 카페, 스테레오 커피(Stereo Coffee)



스테레오 커피에서 짧은 휴식을 뒤로 하고, 다시 일행들을 만나러 텐진 지하상가로 향했다. 실제로 만나기로 한 시간보다 더 있다 가고 싶어서, 한 번 시간을 늦췄다. 이제 더이상 할 거 없다고 빨리 오라는 일행들의 칭얼거림.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으로 왔던 길 되돌아가기.




왜 갑자기 하늘이 맑은 건데. 내내 비온다고 해서 우산 챙겨왔다고.

...장우산이란 말이야.




돌아가는 길 중간에 흐르고 있는 시내.

전날 비가 그렇게 많이 왔는데도 요정도라면, 평소에도 별로 깊은 곳은 아닌 거 같다.




이번에는 지하상가를 이용해서 만남의 장소까지 가기로 했다.

지하상가에는 각종 옷, 소품 등 잡화를 판매하는 상점과 카페들이 몰려 있었다.

굉장히 넓어서 진득히 살펴보자면 2시간도 모자랄 거 같았다.


시끄럽지도 않고, 도보도 깨끗하고, 간판 크기가 미관을 해치지 않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말이 지하상가지 솔직히 백화점과 별 다를 바 없어보인다.




이 곳 화장실은 아주아주 깨끗했다. 디스플레이가 마음에 들어서 굳이 화장실에서 카메라를 꺼냄(...)




일행과 만나자마자 투덜거림을 들었다. 저희가 살 만한게 없어요. (적립1)

살 만한 걸 사는 게 아니라 구경하는 재미가 여행인 거라고 얘기해주고, 다음 목적지인 캐널시티로 발걸음을 옮겼다.






기온 역에서 내려서 캐널시티 쪽으로 걸어갈 때 보이던 어떤 절.




절 보는 걸 좋아하는 나로서는 구경 좀 해보고 싶었지만,

에스 에이치 오 피 피 아이 엔 지를 외치고 있는 일행들을 버릴 수 없었기에 그냥 이동했다,




캐널 시티에 도착하자마자 우리가 한 건 바로 배고파무새들에게 연료를 공급하는 것이었다. 쇼핑무새들은 먼저 쇼핑을 하고 싶어했지만, 쇼핑무새도 연료가 떨어지만 금방 배고파무새로 변하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닥치고 밥을 먹자는 일념으로 캐널시티 Center Walk 5층에 있는 라멘 스타디움으로 갔다. 하카타 지역의 라멘 맛집들을 모아놓은 공간이란다.




마치 이자카야 거리인 것처럼 보이는 등불들... 하지만 면(麺)이라고 써있다네!



5층에 입성하자마자 보이는 것은 사람, 사람, 사람. 정말 사람으로 가득했다. 맛집이 있으면 뭐하나, 그릇의 개수보다 사람이 많은 듯 싶구나. 어제 저녁을 먹는데 2시간이 넘게 걸렸던 것을 떠올리고서 질려버린 나는 돈코츠 라멘이고 자시고 그냥 제일 사람이 적어 보이는 식당에서 먹자고 제안했고 다들 동의했다.

아... 후쿠오카에서 정말 맛있는 라멘 먹고 싶었는데... 이렇게 또 하고 싶은 걸 못하게 되는구나. 그냥 이치란이나 갈 걸. 무슨 영광을 누리겠다고 라멘 스타디움에 와서 사람만 잔뜩 보고 가나.




그렇게 입장하게 된 가게는 에스컬레이터에서 들어서면 바로 왼켠에 있는 케센누마 카모메 식당이었다.

자판기에 돈을 넣고 식권을 사서, 직원에게 주면 음식이 나오는 시스템.

사람이 가장 적어보이긴 했지만, 이 곳도 좌석이 거의 꽉 차 있었다.




비주얼은 정통 일본 라멘, 합격인데.



가장 기본 라멘을 시켰고 고명으로는 달걀, 챠슈, 우엉 등이 있었다. 정말 짰다. 물 부어 먹고 싶을 정도로. 물이라고 하니 말인데 옆에 있는 일본 아저씨가 까만 옷을 입고 있는 우리 일행을 가게 직원으로 착각해서 얼음물을 담아달라고 했다. 웃기는 아저씨다. 또 물이라고 하니 말인데 한참 먹고 있던 와중에 식당 손님이 아닌 한국인이 들어와서 일본인 스태프에게 한국어로 물 좀 달라고 했다. 으음... 자판기에서 생수를 사드셔요.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꾹 참았다. 결국 바쁘게 일하고 있던 한국인 스태프가 불려와서 그 분께 물을 드려야 했다.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서 일행들에게 먹어보라고 일본 교자를 시켰다.

일본 교자는 한쪽면이 바삭하고 베어물면 육즙이 톡 터지는 아주 아주 내 취향의 군만두다.

다들 라멘이 너무 짜다고 맛이 없다 하는데 어떡해. 이거라도 먹어야지.

(그래도 배고파무새들은 그릇을 싹싹 비웠다.)




4접시를 시켰는데, 직원들의 착오로 인해 5접시를 먹게 되었다.

라멘은 실패했지만 만두는 다들 맛있었다고 좋아했다.



그래, 먹을 게 뭔 상관이야난 상관많지만 흑흑ㅠㅠ, 이 놈들이 원하는 대로 쇼핑할 수 있게 시간이나 넉넉하게 줘야지. 맛있는 거 먹게 한답시고 1시간 기다려서 식사했는데 맛이 별로다, 배가 안부르다 하면 스트레스만 받으니까 오히려 잘된거야. (어제의 교훈)


그런 의미에서 캐널 시티 라멘 스타디움은 굳이 갈 필요 없다고 본다. 사람이 너무 많고, 덥고 습하며, 그렇게까지 맛집도 아닌 거 같다! 그냥 후쿠오카 시내에 있는 이치란이나 잇푸도 체인점 가는 게 (물론 여기도 좀 기다려야겠지만...) 훨씬 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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