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 자유여행 #2 배고픈데 머리도 아팠던 레스토랑, Tingara
아... 글을 써야하는데, 졸리다. 어째서 주말마다 해가 중천이 떠 있을 때는 그렇게 잠이 쏟아질까?
오키나와 여행기를 빨리 써야한다는 의무감에 더 잠이 솔솔 왔던 것 같다. 꿀맛같은 낮잠. 잠만보가 따로 없네.
5월 황금연휴에 여행을 가면 블로그 포스팅을 할 수가 없기 때문에 예약글 비축분을 여러 개 써두었는데,
유독 오키나와만 잘 안써진다. 아무래도 첫날의 고통이 너무 커서 그런가보다. 매번 새벽에 쓰게 되는 현실ㅋㅋㅋㅋ 어서 해치워야겠다.
오키나와에 도착한 첫 날, 우리는 팔과 다리가 몹시도 피곤하여 바로 잠이 들고 싶었으나,
(평일 주말에도 낮잠을 3시간씩 자는 나에게 여행 첫 날 잠이란 얼마나 소중했겠는가?)
그것보다 더 생존과 직결된 문제가 있었으니... 바로 연료 부족이었다.
저번 포스트에서도 강조했듯이 정말 너무너무너무너무... 너무너무너무너무x2 배가 고팠다.
숙소 현관 앞 귀여운(?) 시샤
체크인 했던 숙소는 도미토리였는데, 첫 날 잠만 잘 것을 예견했던 D씨가 저렴하게 예약한 곳이다.
숙소 이름은 유메노 사카미치. 꿈의 언덕길이라는 뜻이다. 우리 말고 다른 손님들은 대부분 대만인이었다.
대만 가족이 한 팀, 친구들끼리 온 팀이 한 팀. 그리고 우리.
도착이 상당히 늦어서 밥을 어디서 먹어야할지 많이 고민했는데, 숙소 호스트가 추천해준 식당이 있었다.
유메노 사카미치에서 왔다고 말하면 음료수를 공짜로 준대나 뭐래나...ㅋㅋ 새벽 5시까지 운영한다고도 하고.
거기에 낚인 우리는 그래 이 곳으로 가자! 하고 다시 차를 타고 이동했다.
구글맵으로 대략 10분 거리
너무 늦은 시간이라 그런지 모토부 항 근처 몇몇의 가로등을 제외하고는 아주 어둑어둑했다.
일본 본토와는 다르게 뭔가 황량한 느낌의 건물도 많았다. 오키나와는 이런 느낌이구나!
도쿄와 교토, 오사카 등의 대도시와는 몹시 다른 느낌이었다.
10분이 지나고... 20분... 또 30분. 계속 빙글빙글 돌면서 이 음식점을 찾았으나 나오지 않았다.
오키나와에서는 내비게이션에 맵코드를 입력하면 쉽게 어디인지 검색을 해준다.
찾다 지친 우리는 꼴랑 10분 거리에 있다는 음식점을 가기 위해서 내비게이션 맵코드를 사용하기로 했다.
(맵코드 치는 거 귀찮단 말이야잉ㅠㅠ)
!!!!!!!!!!!
실제 위치는 바로 저 大都라고 쓰여있는 곳이었다! 로손 편의점 바로 옆에 있었다. 구글맵이 우리에게 사기를 친 것이었다.
저쪽을 왜 Tingara라고 표시하는 것일까? 정말 이해가 되지 않았다. 10분 거리를 30분 걸려서 뱅뱅 돌아오다니... ㅠㅠ
어쨌든 힘겹게 식당으로 들어갔다.
동네 식당이면서 5층에 있지 말라구. 찾기 힘들자나...
5층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이렇게 시샤들이 반겨주는 인테리어였다.
문이 너무 꼭 닫혀있어서 들어가기가 좀 망설여지는ㅋㅋㅋㅋ
식당 분위기는 뭔가 재즈바 같은 느낌? 음악이 계속 흐르고 있었고 몇몇의 손님들이 있었다.
그 손님들은 담배를 피고 있었다. -,.-;;
우리나라는 이제 대부분의 식당이 거의 금연으로 지정되었지만, 일본은 아직 아니라고 한다.
너무 오랜만에 보는 풍경이라서 깜짝 놀랐다. 하하하...
"여기... 술집인가봐ㅠㅠ"
음식 종류는 상당히 많았다. 그런데 뭔가 다 안주? 느낌이었다. 이자카야에 가본적은 없지만 이자카야 음식 같은 느낌ㅋㅋㅋ
밥 종류가 눈에 보이지 않았다. 크흑... 밥이 먹고 싶었는데....
음식도 썩 끌리는 게 없어서 그냥 피자와 오징어튀김을 시켰는데, S씨가 고기가 먹고 싶다고 해서 메뉴판을 잘 살펴보았다.
"오늘의 추천" 이라고 쓰여있는 부분에 스테이크들이 있는게 아닌가?
하나는 품절이고, 남은 게 アグータン (아구-탕) 스테이크라고 쓰여있길래 어쩔까 고민하다가 그걸 선택하였다.
아구는 무엇이고 탕은 무엇일까 걱정하면서....
주문을 하는데, 갑자기 몹시 친절하시던 여성 스탭이 오셔서
밤 12시가 지났을 때는 한 사람당 2천엔의 추가 차지가 붙게 된다고 하는거다???????
그 대신 본인들의 식당에서 제조하는 무슨 와인을 무료로 준다며 가지고 오는 것이다.
정말 당황스러웠다... ㅋㅋㅋㅋ 서울 아니고 오키나와에서 눈감고 코베어 가기 있기 없기?
우리 중 아무도 술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술은 그냥 도로 가져가시라고 했다.
이미 시간은 거의 12시가 되어가고... 다른 곳을 가기엔 식당이 열지 않았을 것 같아서 울며 겨자먹기로 그냥 시켰다.
여기서 우리 예산이 많이 들어가게 되는군요... 어쩌죠ㅠㅠㅠ, 일단 먹고 생각하죠. 이런 얘기를 나누면서. 정말 머리가 아팠다.
뭔지 알 수 없는 전채
두번째의 두부 같은 건 맛이 괜찮았다. 다른 두 개는 너무 짰다.
그래도 배고파서 다 먹었다...ㅋㅋㅋㅋ
음료수. 패션푸르츠와 파인애플, 자몽 주스들이다.
한잔만 공짜였다ㅎㅎㅎ
내가 앉은 바로 옆에는 이렇게 건치를 자랑하는 시샤모형과 열대지방에서만 필 것 같은 꽃장식이 있었다.
또 이 동네, 모토부 지역의 업체들을 소개해놓은 팜플렛들도 있었다.
오징어 튀김과 콤비네이션 피자. 오징어 튀김 가격은 800엔 정도, 피자는 2000엔 정도.
오징어 튀김은 바삭하고 맛이 있었다. 그런데 콤비네이션 피자는 인간적으로 너무 작았다.
지름이 20cm 정도 되는 것 같았다. 으으... 내 코가 또 베어지다 못해 없어지는 느낌이군요....
높은 코도 아닌데 너무하세요...
그리고 뭔가 이상한 스테이크가 나왔다.
아구- 탕- 스테이크의 정체란 무엇인가...
찾아보니 아구는 이 지역에서 흑돼지를 일컫는 말인 것 같았다.
탕은... TONGUE... 즉, 돼지 혀 스테이크 였던 것이다! (빠밤!)
우리가 원한 스테이크는 이런 게 아니었는데!? 한국도 아니고 오키나와에서 돼지 혀 스테이크를 먹어보다니?!
너무 신기하긴 했다. 별 경험을 다 한다~ 싶었다ㅋㅋㅋㅋㅋㅋㅋ 아구아구아구....
맛은 뭔가 오독오독 씹히는 식감이었다. 약간 돼지 누린내 같은게 나는 것 같기도 했다. S씨는 질색을 했다.
이런 음식을 오늘의 추천으로 먹을 줄은 몰랐다. 첫날부터 너무 하드코어가 아닌가 싶다.
내가 아구가 뭔지만 알았더라도 이런 일은 없었겠지만.... 네이버 사전에도 안나왔다ㅠㅠ (구글 검색으로 알아냄)
시샤야, 오키나와는 정말 요상한 것 같다.
음식의 양이 얼마되지 않아서 게눈 감추듯이 먹어치우고 나니, 두려움의 계산시간이 왔다.
음식값으로는 대략 7천엔이 나왔는데, 12시 넘어가면 1인당 2천엔 차지가 된다고 했으니 우리는 만3천엔 정도를 지불해야하는 것이었다.
양이 얼마 되지도 않는데 12시가 넘었다는 이유로 이 가격이라니... ㅠㅠ
다시는 숙소 주인들이 추천해주는 음식점에서 식사를 하지 않을거야!
그렇게 다짐하고.... 부들부들 떨면서 계산을 하는데,
오잉? 6천 얼마를 부르는게 아닌가?
냉큼 내고 식당을 빠져나왔다.
대체 무슨 커뮤니케이션의 오류가 있었던 걸까? 12시 지나서 '주문'하면 차지한다는 뜻이었을까?
근데 왜 술은 강매하려 한 거지ㅋㅋㅋㅋㅋ
혹시 술을 안산다고 해서 돈을 안 받은 걸까?
잘 모르겠지만 이득 본 기분이었다. 아님
그렇게 돈 계산 하느라 아픈 머리를 부여잡고 우리는 부리나케 숙소로 돌아와서...
씻고 새벽 2시 쯤 잠들었다. (화장실 되게 별로였다)
피곤하지만 내일 건너갈 섬에서의 물놀이를 기대하면서....
오키나와 자유여행 3박 4일 - #2 배고픈데 머리도 아팠던 레스토랑, Tingara : 여정 ❹
상단 왼쪽 버튼을 누르시면 일정을 날짜별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해외여행 > ’16 오키나와 沖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키나와 자유여행 #5 귀여운 지붕의 BBQ 레스토랑 난치치 (32) | 2017.05.22 |
---|---|
오키나와 자유여행 #4 고래상어와 물고기들이 노니는 츄라우미 수족관 (26) | 2017.05.21 |
오키나와 자유여행 #3 맑고 투명한 바닷가, 열대어 가득한 민나섬 (35) | 2017.05.17 |
오키나와 자유여행 #1 첫 날, 공항에서 숙소까지 (40) | 2017.04.27 |
오키나와 자유여행 3박 4일 일정 및 여행 정보 (35) | 2017.03.23 |
댓글
이 글 공유하기
다른 글
-
오키나와 자유여행 #4 고래상어와 물고기들이 노니는 츄라우미 수족관
오키나와 자유여행 #4 고래상어와 물고기들이 노니는 츄라우미 수족관
2017.05.21 -
오키나와 자유여행 #3 맑고 투명한 바닷가, 열대어 가득한 민나섬
오키나와 자유여행 #3 맑고 투명한 바닷가, 열대어 가득한 민나섬
2017.05.17 -
오키나와 자유여행 #1 첫 날, 공항에서 숙소까지
오키나와 자유여행 #1 첫 날, 공항에서 숙소까지
2017.04.27 -
오키나와 자유여행 3박 4일 일정 및 여행 정보
오키나와 자유여행 3박 4일 일정 및 여행 정보
2017.0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