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 대흥동 카페거리, 프랑스문화원 분원 레모볼랑 (철거)
※ 이미 철거된 카페에 대한 포스트입니다. ※
때는 작년 5월. 대전에 시험을 보러 갈 일이 있어서 가기 전부터 어디를 갈까 고민을 했다.
시골에 살고 있다보니 큰 도시에 갈 일이 있으면 반드시 맛집을 탐방해야 한다. 시험 자체는 쉬운 편이어서 부담 없이 플래닝 시행. 당시 인스타그램을 열심히 하고 있어서 검색을 하다가 대흥동에 카페 거리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바로 여기야!"
그러나 카페 거리 갈 시간이 언제쯤일지 확신할 수 없어서 여러 군데 가고 싶은 카페의 리스트를 정리해 두었다.
나처럼 자주 대전을 가지 않는 사람들에게 대흥동 카페 거리를 가는 가장 쉬운 방법은 지하철 중앙로역 4번출구에서 대전여자중학교 방면으로 가는 것이다.
대흥동에는 문화의 거리가 있다고 해서 걸어갈 때 뭔가 아-티스트적이고 멋진 건물들이 많을 줄 알았는데 그랬던 건 아니고... 엄청 큰 대게집이 있었던 건 기억난다; 어쨌든. 나의 첫번째 목적지는 바로 커피기념일이라는 카페였다. 카페 내부가 온갖 토이와 인형들로 꾸며져 있다.
가는 길에 발견한 귀여운 새들.
하늘을 연상시키는 파란 벽에 알록달록한 새들이 날아가고 있는 모습이 귀엽다. 사진을 찍지는 않았지만 끄트머리에 있는 대문의 색은 연두색.
처음 가는 길이라 약간 뱅뱅돌아 10분 정도 걸려서 도착한 커피기념일. 이었는데....
닫혀있었다!
왜째서죠... 토요일 오후인데... 오늘 정기휴일인가요...
검색을 해봐도 동네 카페라 그런지 휴일에 대한 설명은 찾아볼 수 없었다.
흑흑... 스펀지밥... 미니언즈... 미키마우스... 보고 싶었는데ㅠㅠ
아쉬운대로 사진 한방 찍고ㅠㅠㅠ 직후에는 배가 고파서 홍대함박으로 밥을 먹으러 갔다.
홍대함박이라는 곳은 계획하고 간 것은 아니었는데, 카페를 물색하러 돌아다닐 때 눈에 밟혀서 가게 되었다.
이 곳은 차후 포스트에 :-)
이 곳은 홍대함박 바로 옆에 있는 느린나무 북카페 2호점이다. (바로 뒤에 비치는 노란색 창문이 홍대함박이다)
대문에서부터 아지트 느낌이 폴폴 풍겼는데, 오늘은 아지트 기분(?)이 아니라서 패스.
햇살 따사로운 느낌. 실제로 조금 더웠다. 아지트 기분인 날에 다시 방문해보고 싶은 곳.
정면에 보이는 동그란 노란 간판이 비돌, 그 맞은편의 3층 빌라의 트여있는 곳이 모모제인이다.
눈치채셨겠지만 모모제인도 가지 못했는데, 그 이유는 손님이 너무 많아서 자리가 없었다. 날이 본격적으로 더워지는 시기라 카페가 북적북적!
그래서 바로 아래쪽에 위치한 대전프랑스문화원 분원 레모볼랑으로 들어갔다.
카페라는 사전 지식은 있었으나 문화원이라고 하니 약간 경직된 느낌이 들었달까?
그래서 들어가지 않았는데 별 수 없이, 운명적으로, 두 곳의 카페에서 빠꾸를 맞고.
LES MOTS VOLANTS | 영어 번역기를 돌려보니 THE FLYING WORDS 라는 뜻이다.
기분이 너무 좋아서 하늘을 날 것 같은 말이란 의미일까? 그렇다면 나에겐 "맛있는 거 먹자!" 가 최고일텐데.
대전프랑스문화원 본원은 서구 용문동에 있고, 이 곳은 분원이라 카페를 운영하면서 각종 프랑스 관련 전시회, 음악연주회 등을 여는 곳이었다.
카페에 들어서서 처음 받은 인상은 뭔가 자유분방한 느낌? 잡동사니들이 구석구석을 빼곡히 채우고 있었다.
밥을 먹으러 가기 전까지만 해도 어떤 남자 분이 정면의 테이블에 앉아 계셨었는데, 내가 들어갈 때는 계시지 않았다. 옷을 두고 가신 걸로 보아 관계자 분인가 싶었다.
피아노를 기준으로 위쪽이 카페 키친, 오른쪽이 카운터이다. 건물 안쪽으로 들어가서 보면 카운터가 잘 보인다. 왼쪽 사진의 보라색 사각형이 그려진 문은 화장실이다.
화장실 옆은 자그마한 규모의 전시회를 하는 곳 같았는데, 무료 입장이라고 쓰여있어도 대뜸 올라가기가 면구스러워서 가지 않았다. 위 층에 사람이 있는 건가? 아니면 그냥 구경해도 되는 건가? 그런 고민을 하다가 포기. 지금은 가지 않은 것이 조금 후회된다.
* La Nomade 라는 이름의 갤러리였다.
셀프로 물/설탕/티슈/티스푼을 챙겨가도록 준비해둔 테이블이다.
테이블 뒤 쪽에 방이 하나 더 있길래 들어가 보았다.
기다란 테이블이 있어 회의실 용도로 쓰이는건가 싶었다.
회의실 용도로 쓰기에는 지나치게 아늑하고 멋있는 것 같고...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고 싶은 단체 손님들이 들어오기 좋을 것 같았다.
천으로 되어 있는 소파를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 의자로 되어 있는 쪽에 앉아서 메뉴를 확인했다. 문화 행사를 안내해주는 책자와 간단한 메뉴판.
이 때 나는 더워서 상큼한 것이 땡기는 바람에 유자에이드를 주문했는데, 고베(2017.01)를 다녀오고 나니 홍차 브랜드가 눈에 뜨인다. 마리아쥬프레르-마르코폴로와 웨딩임페리얼이 있었다니.... 역시 사람은 아는 만큼 보인다.
이젠 이 곳에서 마실 수 없으니 아쉬울 따름...
테이블 옆에 있던 장식품들과 책자들. 벽면에 책이 굉장히 많았다. 시간도 많은데 책이나 한 번 읽어볼까? 했는데 프랑스어로 되어 있는 책들이 대부분이었다. 제일 밑 칸에 한국 판타지 소설도 보였지만 별로 읽고 싶지는 않았다ㅋㅋㅋㅋ
프랑스 문화원에 와서 한국 판타지 소설이라니. 그리고 사실 다크 메이지와 소드 엠페러 둘 다 읽어본거다.
빼곡한 책의 탑. 그리고 신의 물방울ㅋㅋㅋㅋ
유자 에이드는 유자청을 담근 유리잔에 칠성 사이다 캔을 주는 거였다. 대실망.
어쨌든 더우니 열심히 마시면서 정면에 있는 창문을 바라보았는데, 귀여운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Bon Jour, Cava?
Hello, How are you?
소년과 테디베어가 베레모를 쓰고 반겨주는 곳.
...
반겨줬던 곳.
뒷뜰은 또 색다른 풍경이다. 오묘한 장식품들과 화분, 벤치, 벽화.
화분만 보면 한국적인 것 같은데 하얀 벤치가 아주 약간의 프랑스스러움?
베이지색 시계와 장식품도 귀엽다. 계획없이 아무렇게나 대충 늘어놓은 것 같은 장식품의 자유분방함.
그래서 더 이 곳에서의 시간이 느긋하게 느껴졌던 것 같다.
대전 프랑스문화원 분원 레모볼랑은 2016년 7월 철거되었다.
서구에 있는 프랑스문화원에서는 주로 프랑스어 교육을 하고, 분원인 이 곳은 카페와 갤러리를 운영하면서 프랑스 문화를 알리는 곳이었다.
7년 넘게 이 자리에 있었지만, 토지 주인이 신축 원룸을 세울 계획이 있어 철거를 했다고 한다.
포스트에 올리려고 지도를 검색해보아도 나오지 않아서 이상하다 싶었더니 그런 뒷 얘기가.
낡은 건물이어도 그 나름의 멋이 있고, 정리되지는 않았지만 아늑한 공간이라 느낌이 좋았는데, 상업적인 이유로 사라지게 되니 안타깝다.
분원은 아직 이전할 건물을 찾지 못해서 따로 오픈하지는 않은 것 같다. 분원에서 맡았던 문화 행사도 이제는 본원에서 진행하고 있고...
7년 동안 프랑스 문화를 시민들에게 알리고 교류해왔던 중심지가 이제 그냥 널리고 널린 평범한 풍경이 되어버렸다.
이 날 나를 2번이나 허탕치게 한 다른 카페들이 고마울 정도로...
다녀간 날짜 | 2016년 5월 7일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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