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베 먹부림 여행 #1 옆나라 가는데 10시간이 걸리네
TRIP TO KOBE [神 戸]
올해 구정에 다녀온 고베. 5박 6일의 일정이었다. 맛있는 것, 달콤한 것을 먹기 위해서 떠난 먹부림 여행! 잘 아는 지인 2명과, 지인의 친구들 3명까지 총 6명이서 오직 "먹부림"이라는 목표만 가지고 준비했다. 예전에 교토 여행을 같이 다녀온 지인 I가 본인이 가고 싶은 음식점 위주로 스케줄을 짜고, 우리는 아묻따 그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느끼하고 기름지고 달콤한 디저트 등에 일가견이 있는 분이라 믿음직하기 때문이다.
고베는 일본에서 6번째로 큰 도시로, 효고현의 현청 소재지이다. 오사카에서 30km 정도 떨어져 있는 항구도시이기 때문에 간사이 공항에서 버스로 이동하면 고베의 최대 번화가인 산노미야까지 쉽게 갈 수 있다(고베 공항도 있긴 하지만, 일본 국내선만 운항한다). 한국인에게는 1995년의 한신 아와지 대지진으로 이름이 익숙한 도시이기도 하다. 실제로 내가 여행을 간다하니 어머니가 "거기 지진 난 곳 아냐?" 라고 하셨다.
어두컴컴한 인천공항 행 버스 안에서 사진 한 장
비행편은 각각 알아서 티케팅했는데, 대한항공 좋아하시는 3분, 저가항공 좋아하시는 2분, 결제가 늦어서 좌석이 없는 바람에 오후 비행기 타시는 1분 따로 가게 되었다. 이것이 자유여행의 묘미랄까. 구정이라 체크인이 늦어질까봐 걱정되어 오전 10시 45분 출발이었지만 집에서 아주 일찍 나왔다. 새벽 4시 30분. 청주공항에도 일본 가는 노선이 있으면 이 고생 안해도 될텐데. 인천공항에 도착하니 벌써 4시간이 흘렀다.
◆◇◆◇◆
AT THE AIRPORT [ ICN - KIX ]
공항에 도착해서 일행들을 만났다. 출발하는 시간이 얼추 비슷해서 우선 KFC에서 아침을 먹었다. 이 때 먹은 치즈멜츠타워버거는 맛이 없었다.
I는 일본여행을 여러 번 가본 베테랑인데다가 꼼꼼하여 준비가 아주 완벽했다. JR, 한신, 한큐에 버스까지 복잡한 간사이 지역의 교통 패스도 딱 필요한 만큼 계산하여 한국에서 미리 구매를 해뒀다. I는 잃어버릴까 무섭다며 만나자마자 바로 교통 패스를 나눠주었다. 교토에 이어 고베까지 일정을 전부 맡겨둬서 일본 교통편 계산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몰랐었는데, 이번 여름에 가는 후쿠오카 일정을 직접 짜보니 참 어렵더라. 새삼 미안하고 고맙다.
인천공항 지하 1층에 있는 KEB하나은행에서 인터넷으로 미리 신청한 엔화를 받았다. 나의 총 예산은 97000엔. KEB하나은행 환전시스템은 작년 교토 여행에서 처음 이용해 보았다. 내가 원할 때 미리 돈을 지불해놓고 공항에서 찾기만 하면 되어서 아주 편리하다. 하나멤버스 가입을 해두면 할인 우대율도 굉장히 높다(광고아님). 그래서 인천공항 이용할 때는 항상 환전 걱정이 없다. 거리가 멀어도 공항이 편리하니까 이 점은 참 좋긴 하다.
새로 구매한 여권 케이스...지만 앞부분을 안찍었다! 캐리어에 달았던 네임태그와 세트다.
여행 가기 전에도 미리 여행 소품을 구매하는 재미를 느끼는 당신은 진정한 여행자! (내 텅장...ㅠㅠ)
인천공항까지 오는 건 힘들어도 확실히 면세점 이용이나 시설이 좋다. 역시 공항 서비스 평가 세계 1위 답다.
(그러니까 이제 다른 공항도 좀 개발해줘... 청주 공항이나 청주 공항 같은 거 말이야)
첫번째로 보딩을 하게 되어 아무도 없는 기내를 촬영해보았다! 레어 찬스!
인천에서 간사이 공항으로 가는 비행기는 아주 많다. 국적기부터 저가 항공까지. 티웨이만 해도 하루에 5회를 띄운다. 이렇게 많다니! 한국인에게 가장 인기있는 여행지는 아마 오사카가 아닐까? 9월에 여행 일정이 결정되자마자 예약해서 왕복 25만원이었는데, 12월 즈음에는 가격이 50만원이 훌쩍 넘었다. 역시 구정과 추석의 항공권 가격은 부르는 게 값이다. 아이 무셔.
떠나기 전의 창 밖. 이륙은 언제나 설렌다.
때는 1월 말, 한겨울임을 알려주는 눈 덮인 공항 활주로
살짝 내리쬐는 햇볕이 마음에 들어서 찍은 사진
비행기 안에서 써야 하는 입국신고서. 작성방법은 정말 쉽다. 전부다 아니오, 아니오, 아니오.
신경써야 하는 항목은 일본에서 머물 숙소의 주소다. 이거 안 썼다가 입국할 때 뒤로 돌아가서 다시 작성하시는 분들 많이 봤다.
2시간이 채 되지 않아 간사이 공항에 도착! 일본 여행을 선호하는 이유는 이 짧은 비행시간도 한 몫 한다.
며칠 전 눈 내리던 한국과 달리 포근한 느낌의 날씨. 도착하자마자 옷을 너무 많이 챙겨온 것을 후회했다.
Q : 돌아갈 때 짐 많으면 어떡하지?
A : 그 때 가서 생각하자.
본관역으로 이동하는 윙셔틀을 타고 대한항공 탑승 팀과 약속했던 만남의 장소를 향해 슝슝 =3
작년에 교토 여행을 위해 간사이 공항에 왔을 때는 피치 항공이라 제 2터미널에 도착해서 무료 셔틀 버스를 타고 제 1터미널로 이동했는데, 티웨이는 처음부터 제 1터미널에 도착한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거기다 무료 수하물 15kg까지 넣어주는 티웨이, 난 작년에 대체 왜 수하물도 없는 피치를 탄 걸까...?
만남의 장소는 바로 포켓몬 스토어
여행 출발 이틀 전에 한국에 포켓몬고가 정식으로 출시되어 I를 제외한 모든 일행들이 포켓몬고에 혼을 팔고 있었다. 하루 종일 핸드폰 들고 돌아다니는 우리를 보고 I는 혀를 쯧쯧 찼다. 공항 안에는 코일을 비롯한 각종 포켓몬들과 포켓스탑이 많아서 윙셔틀을 타면서도 돌리고 돌리고. 입국 심사 받으면서도 돌리고 돌리고. KIX 와이파이 잘 터지던데? 히히.
넓고 넓은 간사이 공항. 인천 공항만큼 시설이 좋은 건 아니지만, 여행의 시작점이라는 점에서 가산점을 주겠다.
작년에 방문했던 기억과, 앞으로 만들 추억맛이 또 다시 나를 설레게 했다.
I : 리무진 버스 타러 가야 돼. 빨리 가자
나 : (설렘뚝)네
5일 후에 또 보자!
◆◇◆◇◆
BUS TO SANNOMIYA [ 三ノ宮駅 ]
고베로 가는 리무진 버스는 제 1터미널 6번 정류장에서 출발한다. 버스 정류장 바로 옆에도 매표소가 있지만, 리무진 티켓을 한국에서 미리 구매를 했기 때문에(이것도 I가 준비) 우왕좌왕할 필요없이 여유롭게 기다렸다.
산노미야와 롯코 아일랜드로 가는 버스 운임은 편도 1950엔, 왕복 3080엔이다. 고베 역시 관광으로 유명한 도시라 버스편이 아주 많다. 20분에 한 대씩! 우리는 오후 2시 35분 버스를 탈 수 있었다.
우리가 머물 숙소는 고베 메리켄 파크 오리엔탈 호텔. 고베 전경을 찍은 사진에서 항상 보이는 작은 돔형의 호텔이다. 산노미야에서 조금 떨어져 있지만 시내 무료 셔틀버스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산노미야까지 무사히 가면 된다. 이 리무진 버스를 놓치지 않고 타면 여행 첫날의 긴장감은 이제 끝난다.
"즐거운 여행은 시트벨트에서"
숫자 하나만 더하면 내 생일인데.
일본의 리무진 버스는 짐을 화물칸에 일일이 다 실어준 다음, 주인이 바뀌지 않도록 라벨을 부착해준다. 한국은... 할말하않
나눠준 라벨을 소지하고 있다가 내릴 때 제출하면 내 짐을 가져다 준다. 분실 또는 착오로 인한 캐리어가 바뀌는 일도 없는 아주 좋은 시스템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시스템은 한국에서도 도입해줬으면 좋겠다. 인천공항 서비스는 아주 좋지만, 공항에서 내려서 지역으로 이동하는 버스를 탑승할 때 좋았던 기분이 와장창 깨진다. 한국 리무진 버스는 너무 정신없고, 불친절하다. 기사 운전시간 대비 노동임금부터 당겨타기, 노쇼, 잦은 운행 버스 시간표 등 고쳐야 할 부분이 너무 많아서 당분간 개선되기 힘들겠지만 말이다.
오사카에서 고베로 가는 버스 안
몇몇은 벌써 곯아떨어졌지만 설레는 마음에 잠이 안와서 창밖을 찍어댔다.
유니버설 스튜디오의 호그와트 성이 보여서 찍으려던 찰나! 순식간에 지나가버렸다. 그 대신 웬 관람차가 찍혔다. 찾아보니 세계 최대급 높이라는 텐포잔 관람차가 아닌가 싶다.
뭘 찍으려고 했는데 뭘 찍었는지 모를
그런 풍경들
바다다!
공항에서부터 버스를 타고 1시간. 고베가 눈 앞에 보인다.
새벽 4시에 일어나 버스와 비행기를 거쳐 이제 목적지에 다다른 순간, 어느새 10시간이 흘렀다. 집을 떠나 10시간이 걸려서 겨우 옆나라에 오다니. 아직도 지구는 가깝고도 멀다. 하지만 가는 길이 힘들기에 여행이 더 즐거운 것 아닐까?
자, 이제 예산을 탕진할 일만 남았다!
총 여행 경비
간사이 공항 왕복 항공권 : 약 330,000원
메리켄 파크 오리엔탈 호텔 5박 숙박비 : 306,000원
교통 패스 및 와이파이 금액 : 50,600원
USJ, 관광지 입장료 및 식비, 쇼핑 등의 여행 경비 : 97,000엔
약 1,700,000원
고베 먹부림 여행 5박 6일 - #1 옆나라 가는데 10시간이 걸리네
■ 간사이 국제공항 → 산노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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