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 자유여행 #10 유형문화재 고민가에서 맛보는 오키나와 삼겹살 소바, 시무죠
슈리성에서 즐겁고 고단한 스탬프 랠리를 끝내고 드디어 S씨가 그렇게 갈망하는 점심을 먹으러 갔다.
원래 슈리성 근처에 오징어 먹물로 만든 오키나와 소바가 있다고 해서 그쪽을 가려고 했는데, 비주얼적으로 부담스러워하실까봐 다른 곳을 찾았다. (S씨는 비위가 약하다)
이 곳 시무죠는 D씨가 가지고 있던 오키나와 가이드 북에 쓰여있던 가게였다.
시무죠(しむじょう) 맵코드
33 220 108*03
오키나와는 특산품인 돼지고기를 이용한 소바가 많은데, 이 곳에서는 돼지 갈비가 올라가는 소-키 소바, 삼겹살이 올라가는 산마이니쿠 소바를 판매한다.
일본 본토의 소바와는 다른 면이라서 칼국수 또는 라멘 같은 맛이라고 하여 반드시 한 번은 오키나와 소바를 먹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시무죠는 오키나와 유형문화재로 등록되어 있는 민가에서 오키나와 소바를 즐길 수 있는 가게이다.
이 곳도 역시 들어가는 길이 좁아서 낑낑 주차를 했다. 살짝 고지대에 있어서 차가 없으면 가기 힘들다.
가자마자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어서 또다시 인고의 시간을 견뎌야했다.
S씨는 정말 배가 많이 고팠는지 계속 "맛있겠지? T.T 맛있어야해 T.T" 라고 했다.
정원이 작지만 깔끔하게 꾸며져 있어서
기다리는 동안 사진을 찍었다.
출입문에 걸려 있는 대기자 리스트에 이름을 적고 마루 앞에서 기다렸다.
30분 정도 기다리고 나서야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내부는 이런 느낌이다. 위 사진은 구글맵
안쪽 테이블에 사람들이 꽉 차있어서 사진은 따로 찍을 수가 없었다.
모두들 조용히 소바를 흡입하고 계셨다.
가게내부는 바람이 잘 통하도록 설계된 거 같았다.
뭔가 시골 할머니네 집에서 부채를 부치며 수박을 먹어야할 것 같은 분위기.
음악도 없고 매미소리만 들리는데, 땀을 식히느라 마루에 나와 있어야 하는 그런 느낌말이다.
(물론 우리 할머니는 시골에 안 계셨고 이런 시골집도 없다)
우리 뒤 켠에 장식품들과 이 곳에서 판매하는 기념품 같은 것이 있었다.
제일 인기 있다는 소-키 소바는 이미 재료가 떨어져서 매진인 상태였다.
오후 2시인데 매진이라니... 정말 맛집이라는 것이 실감이 났다.
게다가 이 곳에 있는 손님은 대부분 다 일본인들인 것 같았다.
현지인들이 인정하는 맛집이라니 맛은 보장하겠구나!
돼지갈비 소바가 어떤 맛인지 참 궁금했지만... 어쩔 수 없이 셋 다 삼겹살 소바를 시켰다.
삼겹살 소바는 大사이즈와 中사이즈가 있는데, 大사이즈도 안된다고 해서 셋 다 中으로.
산마이니쿠 소바 (中) 620엔
국물은 가츠오부시 베이스로 굉장히 깔끔한 맛이었다.
듣던대로 일본 본토 소바와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다.
일본 소바는 이렇게 국물이 많게 먹지 않을 뿐더러 소스는 간장 베이스.
저 옆에 있는 건 뭔지 모르겠는데, 맛이 굉장히 요상했다.
오이가 있어서 밑에 부분만 골라 먹었는데 짭짜름해서 소바가 좀 심심할 때 가끔 먹어줬다.
두툼한 삼겹살에는 살짝 간장 양념이 배어 있었고, 굉장히 부드러웠다. 전혀 질기지 않았다.
고기가 두 점 뿐이라 면과의 비율을 맞춰서 먹기 위해 천천히 아껴먹었다.
면 역시 본토 소바와 완전히 다른 밀가루면이다.
오키나와 소바는 칼국수나 라멘같다고 하더니 정말 그런 느낌이었다.
S씨는 너무 맛있다고 몹시 기뻐하면서 아주 빨리 먹었다.
오키나와 소바는 전쟁 때 한 번 명맥이 끊겼다가 미군에서 원조해주는 밀가루를 이용해 다시 번성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본토에서는 메밀을 사용하지 않는데 어떻게 소바라는 이름을 사용하냐며 태클을 걸어 오키나와 소바라는 명칭을 금지시키려고 했단다.
그걸 오키나와 현민들이 투쟁하여 1978년 10월 17일 오키나와 소바도 소바로 불릴 수 있게 규약을 정정,
이젠 매년 10월 17일이 오키나와 소바의 날로 지정되어 있다고 한다.
(면 재료 때문에 소바가 아니네 뭐네 법적 금지까지 시키고 별 난리를 다 친다. 메밀 부심이야 뭐야? 라고 생각되는 나는 정말 한국인이로구나)
음식을 다 먹고 계산을 하고 나오는데, 가게 주인이 새로 들어오는 손님에게 이제 재료가 없어서 영업종료를 한다고 했다.
....원래 영업시간은 오후 5시까지지만 오후 2시에 모든 메뉴가 품절되어 버린 것이다!
이 곳에 가고 싶다면 점심시간보다 살짝 일찍 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오래된 유형문화재도 보고, 달달짭짜름한 삼겹살 고기와 따끈한 국물의 오키나와 특산 소바까지 함께 즐길 수 있어서 좋았다.
영업시간 | 11:30~17:00
정기휴일 | 수요일
오키나와 자유여행 3박 4일 - #10 유형문화재 고민가에서 맛보는 오키나와 삼겹살 소바, 시무죠 : 여정 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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