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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여행과 좋아하는 것들을 날짜 순서 계절 상관없이 무작위로 꺼내어 보는 일기. 모든 리뷰는 내돈내산 :) *답방이 좀 느려요. 그래도 꼭 갑니다!

보은 :: 장안면 오창리, 멋드러진 소나무숲에 둘러싸인 조선시대 건물 추원각과 숭사재(구 양졸당, 영창재)

  • 2025.06.25 17:31
  • 국내여행/대전·충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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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에는 보은관광청년PD의 활동을 위해 점심께에 나와 전동자전거로 군 1/4바퀴를 돌아보는 여정을 떠났다. 금요일 토요일에 비가 와서 피신해 있던 전동자전거를 알차게 충전시키고 읍에서 출발하니 오후 12시 정도더라. 카카오맵에 저장해둔 곳들을 도착지로 설정했더니 30분 정도 나오길래 일단 씽씽 ㄱㄱ.

 

보통 이렇게 저장해둠

 

 

 

가는 길에 낙화장도 슬쩍 봤고... 여기도 언젠가 가보고 싶은데 용기가 안난다는 ㅎㅎ;; (문의할 용기가...)

저번 달에 슬쩍 지나쳤던 말티재가 은근 가까워서 전동자전거로 와 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살짝.

 

 

 

 

 

첫번째로 방문한 곳은 추원각. 여기가 주 목적지는 아니었는데, 서원리로 가는 길 중간에 있길래 한 번 들러보았다.

 

 

 

도로에서 보이는 고택의 지붕.

저기가 추원각인줄 알았더니...

 

 

 

아니란다. 이 안내 기념비를 기준으로 왼쪽에 있는 건물이 추원각, 오른쪽에 있는 건물은 예안 이씨의 재실이다.

카카오맵에 안 나와 있었는데?! 살짝 놀라면서 일단 추원각을 먼저 보기로 했다.

 

 

 

...들어가는 입구에 풀이 너무 많아서 좀 쫄았다. 벌레나 뱀 나올까봐...

 

 

 

추원각은 조선 초기 관직을 지냈던 무관이며 장영실과 함께 과학 발전에 이바지한 예안(현 안동) 이씨 이천과 세종대왕님의 유서를 판각한 목각판을 보호하기 위한 건물이다. 본관은 안동이지만 기묘사화 이후로 보은에 은거하던 이천의 후손들이 일제강점기에 만들었다고. 이천이라는 인물을 잘 알지 못했는데 이렇게 여길 찾아옴으로써 지식이 하나 늘었다.

 

 

 

이천

 

무관이면서 과학 발전에 힘썼다니 독특한 이력이다.

천문기구, 금속활자, 화약무기 등의 분야에 업적을 남겼으며 그 중 이중 금속활자를 개량한 것이 가장 뛰어난 업적이라고 한다. 1993년에 정부에서 '불변의 장군 과학자 이천의 달'을 지정하기도 했었다고.

 

 

 

정문이 끈으로 얄팍하게 묶여 있어서 풀고 들어갔더니... 오메.

풀이 우거져있다.

 

 

 

슬리퍼를 신고 온 지라 헤치고 갈 수가 없어서 멀리서 찍었음.

왼쪽에는 단청무늬 바로 밑에 걸려있는 나무 판자가 있고.... (세종대왕님의 유서판) 비석도 보이긴 보인다.... ㅋㅋㅋ (이천의 실기비). 유서판은 죽기 전에 남기는 글이 아니라 명령을 내린다는 의미로 세종대왕이 이천에게 북진을 명령하는 내용이 쓰여있다고 한다.

 

 

 

아니,,, 너무 관리가 안되어 있자나요,,, ㅠㅠ

추원각이 비지정 문화재라 그런건지... 아마 후손분들이 정기적으로 보은에 내려올 때 관리를 하지 않으실까 하는 추론을 해보았다. 오신지 오래 되셨으면 그간 풀이 이렇게 자랐을 수도 있긴 한데... 바로 뒤에가 산이고 말이지. 어쨌든 여기까지 왔는데 좀 아쉬웠다.

 

 

우거진 소나무숲

 

 

 

 

존재를 알지 못했던 옆의 건물로 가본다.

이쪽 건물로 향할 때 갑자기 차 한대가 옆에 주차를 하길래 관리인이신가? 싶었는데 내가 사진 찍는 사이에 사라지심... 어디로 가신 걸까...

 

 

 

당당하게 들어가려고 했는데 대문채가 다 잠겨있다.

아니? 대체 어떻게 들어가란 말이야 여기도 허탕치고 가야해? 라고 열불을 내며 담장 너머로나마 사진을 찍음.

 

 

담장샷 나쁘지 않아

 

 

 

 

 

사진을 찍다가 옆쪽이 휑하니 비어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가봤다. ㅋㅋㅋ

 

 

담장이 여기까지더라구...

 

 

 

아마 차량이 들어가기 쉽게 담장을 허물지 않았을까 추측해본다.

 

 

 

나무 고유의 색을 살려 중후하고 단아한 느낌을 주는 건물.

추원각 안내문에는 우측의 건물이 영창재라고 쓰여있었으나, 한자를 읽어보면 숭사재라고 쓰여있다. 뭐가 맞는 건가요...? 영창재, 숭사재로 아무리 검색해도 건물에 대한 내용이 전혀 나오지 않아서, 안내문에 써있던 대로 양졸당을 검색해보니 어떤 책에 실렸던 내용이 검색결과로 나왔다. 

 

'졸'로 자신을 나타내다

우인(友人) 이서백(李瑞伯, 이협)이 상서로운 터인 선대(先代)의 집터에 띠 풀로 엮은 움막을 짓고, 그곳에서 독서하며 스스로 모든 일이 졸렬하다면서 '양졸(養拙)'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내게 글을 써 달라고 청했다. 내 필체 역시 졸렬하니 서로 어울리지 않는가! 결국 이서백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고, 이렇게 글을 쓴다.

나 또한 '졸(拙, 서툴고 모자람)'에 대해 할 말이 있는 사람이다. 남송의 유학자 주염계는 태극의 뜻을 남김없이 분명하게 밝혀 진실로 공맹(孔孟)의 도통을 계승했지만, 일찍이 '졸부(拙賦)'라는 글을 지어서 자신의 뜻을 드러냈다. 친구 이서백도 학문과 문장에 열심히 힘써 재야에 묻히기에 아까운 인재이지만, '졸(拙)'로 당호(堂號)를 삼았다. 그의 뜻이 바로 주염계의 뜻이 아니겠는가? 모름지기 더욱 깊고 넓게 학문에 힘을 쏟아 사우(史友)들의 희망을 저버리지 말기를 간절히 바란다.

권상하, 『한수재집』 '양졸당기(養拙堂記)'
[네이버 지식백과] 양졸당 [養拙堂] - 졸렬함을 기르는 공간 
(조선의 선비 서재에 들다, 2008. 12. 5., 고전연구회 사암)

 

 

 

양졸당, 양졸정이란 이름이 붙은 건물은 전국 곳곳에 몇 채 있는 것 같은데 위 책에 나오는 이협이라는 인물이 이천의 후손이기 때문에 이 건물을 일컫는 게 맞는 거 같기도 하고...? 1693년에는 양졸당이었으나 1837년에 중건하며 영창재라 이름을 바꾸었다가 후손분들께서 새로 건물을 보수하면서 숭사재로 이름을 바꾼 게 아닌가 추측해보았다.

 

 

 

창호지에 구멍이 나 있어서 울트라를 들이밀어 보았다.

 

 

내부는 대충 이렇다!

. 

 

 

 

잔디는 잘 관리되고 있는 것 같은데.... 창호지 바꾸는 건 비용이 꽤 들어서 제사나 행사가 있을 때 바꾸시지 않을까 추측해봄. (모든 것을 다 추측 중...)

 

 

 

건물 뒤로 가서 살펴보니 뒷산에 소나무가 꽤나 운치있게 잘 드리워져 있어서...

여기도 소나무 숲인가 하고 찾아보았지만 따로 산림자산으로 등록되어 있거나 명소로 유명한 건 아닌 것 같았다.

 

 

우물?

 

수돗가에 물이 나오나 틀어봤는데 안나왔음.

(틀어본 이유: 바닥이 철퍽하여 슬리퍼 신은 발에 흙탕물이 끼얹어져서 혹시 씻을 수 있나 하고...)

 

 

 

추원각과 숭사재는 2016년 대하드라마 사극 장영실이 끝나고 방영하는 미니 다큐에서 이천과 관련된 장소로 소개된 적이 있다고도 한다. 유튜브에 클립이 있는지 찾아보는데 딱히 없는 듯.

 

건물은 둘러보았으니 (내부를 볼 수 없는 관계로... 볼 수 있는 건 이게 다지 뭐...) 뒷산의 소나무숲을 구경해보기로 했다.

 

 

 

소나무숲을 느긋하게 구경하고 싶은데 왼쪽의 개집에 묶여있는 정말 사나워보이는 들개가 5초도 쉬지 않고 계속 짖어대어서... 괜히 마음이 조급해지기 시작.

짜식아~! 사진 좀 찍자... (오들오들)

 

 

 

쭉쭉 뻗어 자란 소나무와 팔작지붕이 잘 어우러진다.

전날 비가 흠뻑 내린 후 쨍쨍하게 내리쬐는 태양 때문에 사진도 예쁘게 나왔다.

 

 

 

오랜 세월에 걸쳐 자연 조성이 된 건지 조성을 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빼곡한 소나무들 옆의 들풀들을 정리하고 사람이 걸을 수 있도록 도보 정비만 해두면 멋진 명소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길쭉길쭉

 

 

 

 

 

 

길게 배치된 소나무숲이 멋들어져서 파노라마로 열심히 찍어봤다.

분명 산자락까지 계속 이어지는 것 같은데, 걸을 수 있는 길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서 가보진 못했다.

(슬리퍼 신고 왔음 + 개가 계속 짖음 + 뱀 나올까봐 무서움....ㅋㅋㅋ)

 

 

파노라마 넘 예쁜데?

 

 

 

 

여름철 피서지 겸 산책로로 개발하면 어떨까 하고... 아무 권한도 없지만 조심스럽게 생각만 해봄... ㅋㅋㅋ

사유지라면 어렵겠지만 말이다.

 

 

 

숭사재 건물 뒤로 들국화가 가득 피어있어서 예뻤다. 엉겅퀴도 조금씩 보이고.

 

 

 

소나무 실컷 구경하고 다음 목적지로 갈 시간.

(개가 계속 짖고 있음...)

 

 

정말 무사왔어요

 

 

 

 

카카오맵에 표기되어있던 추원각이라는 표시에 끌려 왔다가, 파란 하늘에 푸르른 소나무들까지 마음껏 볼 수 있어서 꽤나 즐거웠다는. 혼자서 참 잘 돌아다닌다 나. 크크.

 

이 곳이 금굴리와 임한리의 소나무 명소처럼 유명한지는 모르겠지만, 눈 오는 날이나 안개낀 아침에 오면 이 곳에서 멋진 사진을 찍을 수도 있을 것 같고. 관광명소로든, 마을의 산책로로든 개발을 해야한다면 뒷산과 소나무숲에 데크 등 산책로용 길을 깔고 이천과 장영실에 얽힌 이야기를 추원각이나 숭사재에 들어가서 배워볼 수 있게 해두는 건 어떨지 혼자 상상을 해보았다. 어찌보면 되게 소소한 요소이지만 소도시 여행하다보면 (특히 일본) 이런 사소한 사실도 깔끔하게 잘 정리해서 관광명소처럼 잘 포장하더라구. 우리나라도 그렇게 하면 좋을텐데~ 라는 생각을 잠시.

 

 

 

 

중앙사거리 정류장에서 추원각이 있는 오창2리로 가는 버스는 꽤나 많아서(210, 211, 213, 221, 222, 224, 212, 214, 216, 220, 223, 226번) 대중교통으로도 충분히 올 수 있을 것 같다. 농어촌 버스로 10분 정도 걸린다.

 

 

 

그럼 다음 장소로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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