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 자유여행 #15 이끼의 정원, 오하라 산젠인
교토 자유여행 다섯째날
이끼의 정원, 오하라 산젠인
三千院 SANZENIN
2017/01/18 - [발자취 足跡/일본 日本] - 교토 자유여행 #11 오하라노사토 풍경
오하라에서 도보로 10분 정도, 살짝 경사진 동산(?)을 올라 드디어 산젠인을 알리는 비석 앞까지 도착했다. 비석이 상당히 크다.
산젠인으로 들어가는 문인데, 확실히 나뭇결에서 오랜 역사의 향기가 난다.
이 문을 들어가기 전에는 교토의 각종 츠케모노와 야츠하시, 기념품을 파는 상점들이 나란히 열려 있으니 구경을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아 물론 저는 구경하지 않았습니다(;)
천태종 교토 오하라 산젠인 SANZENIN 三千院
역사 | 782년~
영업시간 | 9.00AM-16.30PM
요금 | 성인 700엔
홈페이지 | http://www.sanzenin.or.jp
계단을 올라가면 보이는 매표소부터 전통적인 느낌이다.
성인 입장료 700엔으로 그리 싼 편은 아니었지만, 유명한 곳이라니 그만한 가치는 하겠지? 사실 별 생각이 없었다.
나는 이때도 산젠인에 대한 배경지식이 전무한 상태였으므로... 그냥 유명하다고만 들었을 뿐, 일정을 짜준 지인의 선택에 의심따위 갖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실 지인의 초이스를 신봉하는 편이다)
그
런
데
교토 일정 통틀어서 사전 조사를 안한 것에 대해 제일 후회했던 곳이 바로 이 산젠인이 된다. 그 이유는... 포스트 말미에...
산젠인에 들어가게 되면 먼저 신발을 벗고, 비닐봉지 안에 신발을 담아 객전으로 들어간다.
객전에서 이 정원을 앉아서 감상할 수 있다.
넓은 실내 마루가 있고, 이 마루 위에 앉아서 정원을 감상할 시간을 갖는다.
시간은 자유롭게 명상을 하면서 보낼 수 있다. 700엔 내고 멍때리는 시간.
정원이 굉장히 아기자기하고 귀엽게 꾸며져 있다.
햇살이 살짝 들어오는 시간의 풍경이 마음에 들어서 똑같은 부분 카메라로도 찍고 핸드폰으로도 찍고...
경고: 다음에 나오는 3개의 사진은 똑같은 사진의 반복에 불과합니다.
화질은 당연히 카메라가 좋지만... 핸드폰 카메라 필터로 찍은 사진도 마음에 들어서... 빛이 반짝반짝하는 게 예뻤다.
생명이 잠들어가는 겨울에 와도 이렇게 분위기 있는데, 모든 게 파릇파릇한 여름에 오면 사진이 정말 예쁘게 찍힐 것 같다.
일본인들은 정원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듯 하다.
우리가 찾아간 곳들이 다 정원이 유명한 절이긴 하지만 가는 곳마다 꼭 이렇게 정원을 공들여 가꾼다는 점이 대단하다.
..
엄청 피곤하겠다.
관광객들 눈에 보기 좋으니 된 것이지, 암.
마루에서의 정원 관람을 끝내고 진전으로 이동하는데, 사진 촬영 금지 구역이다.
진전에서는 스님분들께서 앉아서 부처님에게 절을 하시거나, 공부를 하시거나, 그냥 앉아계시거나 한다.
진전은 사진도 찍을 수 없고 하니... 불상을 조금 쳐다보고 바로 나와서 산젠인 부지를 둘러보러 나왔다.
이제 다시 비닐봉지에서 소중한 나의 신발을 꺼내서 신으면 된다.
산젠인 부지 내에는 유청원(정원), 왕생극락원, 금색부동당, 관음당 등 볼거리가 많은데,
이 때 나는
객전에 우산을 두고 왔다는 사실을 깨닫고
맹렬히 다시 역주행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사진을 찍은 것이 별로 없다.
(몹시 원통함)
(곡소리를 내고 있음)
이 때 만약 사전 조사를 해두었다면 정원 곳곳에
출처: 산젠인 공식 웹사이트
출처: 산젠인 공식 웹사이트
이케이케 귀여운 동자지장보살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뛰어가는 와중에라도 사진을 찍었을 터인데.
이걸 못보다니 정말 바보같다. 흑흑ㅠㅠ
어쩔 수 없다 또 와야지(...)
불심이 깊으신 어머니 모시고 올테니 내후년에 보자...
저기 살짝 보이는 건물이 금색부동당이다. 이 부동당 뒷켠에 수국화원이 있으니 필히 여름에 와야하겠다.
여름에는 이끼도 많아서 부지가 온통 푸릇푸릇하겠지...
금색부동당 앞에는 휴게소가 있는데, 그 휴게소에서 자원봉사자(?) 혹은 우리 한국식으로 말하자면 보살님(?) 같은 분들이 따뜻한 차를 나눠주시면서 무료시음을 권했다.
물론 무료시음이라는 것이 당연하게도
산젠인에서 제조하여 판매하는 차를 홍보하는 것이다.
겨울에 추운데 휴게실 안에 앉아서 차 한 잔 마시니 참으로 뜨끈했다. 그래서 홀린 듯이 샀다.
(구매한 차는 나중에 따로 리뷰하도록 하겠습니다ㅋㅋㅋ)
위의 사진은 보살님(?) 분 중 한 분께서 찍어주신 사진이다.
원체 단체사진 따위 찍지 않는 일행이라 사진에서 뿜어져 나오는 어색함이 이루 말할 수 없다...
관음상들 밑에 개개인의 이름이 붙어있다.
어머니를 따라 절에 가면 가족을 위해 연등을 달아놓거나, 부처상들을 위처럼 전시해놓는 걸 종종 보는데... 다를 것이 하나도 없다.
이 많은 사람들의 소원은 무엇일까?
(이 한 벽면만이 아니라 뒷부분에 보이듯이 두 세배 더 있다)
키 큰 나무들 사이로 흐르는 시냇물과 눈에 확 뜨이는 다리.
곳곳에 앉을 수 있게 벤치도 마련되어 있었다.
부지가 상당히 큰데, 걷다가 다리가 아플 수도 있을 것 같다...
(찾아 보니까 요 근처에도 지장보살이 있다던데 왜 내 사진엔 우연히라도 실수로라도 찍히지 않았을까..ㅠㅠ)
돌부처님. 오하라에서는 꽤 사이즈가 큰 불상으로 알려져 있었다고 한다.
뭔가 오래된 아날로그 카메라처럼 찍혔길래 신기해서 올려본다.
부지 곳곳에는 이렇게 잔디와 이끼가 끼어있다.
이끼정원으로 유명한데 겨울이라서 이끼가 그다지 파릇파릇하지 못하다.
그런데 저쪽 저 팻말이 혹시 동자 지장보살일까?... (미련을 버리지 못함)
자양화원을 돌아나오면 변재천 앞, 동자 지장보살에서 대략 2m 떨어진 곳(...) 주작문과도 가까운 곳으로 여기까지 보면 산젠인을 한바퀴 돈 셈이 된다.
(사진은 카메라 vs 휴대폰으로 완전히 똑같은 구도ㅎㅎㅎㅎ)
다녀오고 나서도 이 곳이 이끼와 그 위에 해맑은 미소를 짓고 누워있는 동자 지장보살이 유명한 곳인지 몰랐다.
SNS 이웃이 올린 #산젠인 사진을 보고 "오잉? 내가 갔던 곳인데? 난 저런 것 못봤는데?" 라고 생각했다.
오전에 비를 조금 맞더라도 우산 따위 들고 나가지 말 것을.
뭐든 정신을 흘리고 다니면 이런 일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ㅠㅠㅠ
돌아온 뒤 후회해도 아쉬움만 남을 뿐이니 나중에 다시 갈 계획을 짜며 허한 마음을 채워야겠다.
여러분! 여행은 사전에 열심히 준비합시다.
이제 다음 목적지는 여기서 3분 거리에 있는 호센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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